'입시 코디네이터'로부터 듣는 수능 영어 고득점 전략
'입시 코디네이터'로부터 듣는 수능 영어 고득점 전략
  • 김준환 기자
  • 승인 2013.05.01 09: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영고등학교 김운 교사

서울 동쪽 끝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한영고등학교. 한영고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 등 이른바 명문학군 지역에 자리잡은 학교는 아니다. 하지만 일반고 가운데 ‘서울대 수시 합격자를 두 번째로 많이 배출한 학교’로 명성이 높다. 한영고의 이 같은 높은 성과의 이면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바로 창의적 체험활동 중심의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을 비롯해 토요인문학 특강, 또래상담반, 수학 ·과학 영재반 등이 지금의 한영고 명성을 있게 한 것. 특히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데 숨은 공헌자는 바로 한영고 김운(53) 교사(교무부장)다.

김 교사는 28년의 교직 생활 가운데 26년을 한영고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한영고가 교육부 선정 사교육절감형 창의경영학교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이 순조롭게 운영되게끔 하는 데 알토란 같은 역할을 했다. 게다가 강동구 교육발전협의회 운영위원과 강동구 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도 헌신하는 교사다.

김 교사는 “굳이 사교육을 받지 않더라도 학교에서 하는 정규 교육만으로 학생들의 문제 해결 능력을 높여주고 싶었다”며 “이를 위해 교사들은 학생들의 공부 이력을 정확하게 읽어주는 능력을 갖춘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학교의 진학지도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총괄하는 역할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 교사의 이런 주장은 앞서 언급한 교육 프로그램에 그가 왜 적극적으로 참여했는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김 교사는 지난 2010학년도 입시에서 차별화된 진학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대에 9명을 합격시키면서 모 일간지에 소개되기도 한 유능한 ‘입시 코디네이터’다. 특히 올해 선택형 수능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영어’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김 교사로부터 수능 영어 고득점 전략을 어떻게 ‘코디네이트(coordinate)’해야 하는지 그 비법을 들어봤다.

수능 영어, ‘듣기’ 비중 높아져… 꾸준한 반복학습·딕테이션이 비법
올해 선택형 수능에서 가장 큰 변수는 ‘영어’라는 점에 입시전문가들의 이견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월 전국 연합학력평가에서는 영어 B형 응시자가 87.2%로 나타났다. 이를 반영하듯 영어 고득점을 받기 위한 수험생들의 관심 역시 뜨겁다. 이에 김 교사는 수능에서 영어 고득점을 받기 위한 전략을 듣기, 어휘, 문법, 독해 등 4가지 측면으로 나눠 설명했다.

우선 김 교사는 “이번 수능부터 영어 듣기 평가가 강화됐다”며 “전체 문항 수가 지난해보다 5개 줄어 45개 문항이지만 듣기 평가는 17개 문항에서 22개 문항으로 늘어나면서 문항별 배점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만큼 수능에서 영어 듣기가 매우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영어 듣기 실력은 절대 하루 아침에 바뀔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적어도 하루에 30분 정도 꾸준한 연습이 필요해요. 즉 반복학습이 중요하다는 말이죠. 또한 반복학습과 함께 중요한 게 딕테이션(dictation: 받아쓰기)이에요. 특히 영어 특유의 유음이나 연음을
놓쳐서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딕테이션을 하면 큰 도움이 돼요.”

김 교사는 듣기와 관련된 기술적인 설명도 덧붙였다. “영어 듣기를 꾸준히 하면 어느 정도 괘도에 올라 단어들이 들리기 시작해요. 이때부터 원래 속도보다 빠른 배속으로 듣는 연습을 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어요. 이런 훈련을 지속적으로 하면 실전에서 확실히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죠.”

수능 영단어, EBS 연계율 70% 이상… ‘다의어(多義語)’를 정복하라
수능 영어 영역의 가장 큰 승부처는 바로 어휘력이다. 이유는 이렇다. 듣기, 말하기, 쓰기, 읽기에서 고루 출제된다고 보면 그 바탕을 이루는 어휘를 많이 익힐수록 이해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능 독해의 빈칸 채우기, 요약하는 문장에 적합한 단어 고르기 등 단어를 알아야만 풀 수 있는 문제 유형이 대다수인 점도 어휘력을 늘려야 하는 이유다.

“일단 단어를 공부할 때 EBS 교재를 중심으로 진행하는 게 좋다고 봐요. 수능시험이 EBS 교재에서 70% 이상 연계돼 출제되기 때문에 여기에 나온 단어를 중심으로 확실히 암기한 뒤 넘어가는 게 좋겠죠. 또 학
생들이 독해하면서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곧바로 단어의 뜻을 찾는 경우가 눈에 자주 띄는데 별로 바람직하지 않아요. 이 같은 공부 습관을 버리고 전체적인 글을 읽어가면서 단어의 뜻을 유추해 나가는 공부법을 추천하고 싶어요.”

실제 수능에서 공부한 단어만 나오라는 보장은 없다. 따라서 김 교사가 제시한 방법대로 공부한 학생들은 모르는 단어를 접했을 때 답을 맞힐 가능성이 높다. “(단어 공부와 관련해)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다의어(多義語)’에 대한 정확한 암기는 영어 고득점의 또 다른 비결이 될 수 있어요. 다의어의 경우 한 가지 의미만 알고서는 심도 있는 내용으로 구성된 지문을 이해하기 힘들죠. 따로 다의어를 외우기보다는 예문을 통해 문맥상 어떻게 쓰이는지 파악해 차곡차곡 정리해 두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어법문제, 기출문제 정리로 대비… 문법 실력과 문장 해석력 비례
수능 영어 문제에서 문법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극히 낮다. 하지만 문장의 구조와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라면 문법 공부는 필수다. “실제 수능 문제에서 활용도가 낮은 어법 문제는 거의 출제되지 않아요. 어법 문제는 지금까지 출제된 문제를 중심으로 해서 살펴보면 충분한 대비가 되죠.”

김 교사는 “그동안 학생들을 지도한 경험을 토대로 보면 능동태와 수동태의 구분, 동사와 준동사의 활용 문제 등을 어려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자의 경우 문맥이 길어지게 되면 행위의 주체인지 대상인지 구별하는 게 힘들고, 후자의 경우 하나의 주어와 동사가 존재하는 영어 문장 속에서 동사적 성질을 갖는 단어가 여럿 등장하면 혼란스러워 하는 것 같아요.” 결국 문법은 수학 공식처럼 정확히 암기하면서 문장 구조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될 수 있는 수준까지 익혀야 된다는 얘기다.

독해력 향상, 다독이 정답이다… 추론적 이해능력이 고득점 관건
수능 영어에서 변별력을 위해 고난이도 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 유형도 고도의 사고력을 요하는 까다로운 빈칸 문제가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 교사도 똑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그렇다면 영어 독해력 향상을 위해 필요한 건 무엇일까?

김 교사는 “영어 독해를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어를 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영어 지문을 해석하고도 글의 내용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아요. 몇 번이고 반복적으로 읽고 난 후에야 비로소 무엇에 관해 말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면 너무 늦어요. 이럴 경우 시간에 쫓겨서 글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십상이죠. 심지어는 문단 내에서 아는 단어 몇 개를 조합해 스토리를 유추해서 답을 고르는 학생들도 있어요.”

이쯤에서 생기는 궁금증 하나. 국어 실력 가운데서도 영어 독해력에 필요한 추론적 이해능력을 높이기 위한 공부 방법은 무엇일까? 김 교사는 “꾸준하고 폭넓은 독서를 통해 다양한 배경 지식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김 교사는 수업 시간을 통해 학생들에게 다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동시에 어려운 텍스트를 해석할 수 있는 힘도 길러주기 위해 애를 쓴다. 특히 ‘영미명문선(英美名文選)’과 같은 명문을 따로 발췌한 내용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다.

가령 학생들에게 이와 관련된 독해 숙제를 내 주고, 다시 첨삭지도를 하면서 구문에 대한 이해를 돕는 한편 언어적 사고력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사고력을 요하는 이 같은 공부 방법을 어려워했어요. 그러나 지금은 명문장을 읽고 난 다음에 느낌과 소감을 따로 정리할 정도로 학생들의 영어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어요. 또 이러한 학생들에게서 나타나는 공통점은 바로 유연한 사고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런 맥락에서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선거에서 사용한 슬로건으로 유명한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를 김 교사의 버전으로 바꿔보면 “문제는 국어야, 바보야(It`'s the Korean, stupid)”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