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 세무학과가 인기 끄는 이유는
서울시립대 세무학과가 인기 끄는 이유는
  • 한용수 기자
  • 승인 2010.09.28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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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후 전공일치도 100% 육박
공무원·공사·대기업·금융기관 등 취업의 길 넓어

수험생들에 ‘인기’ 비결은 … 졸업 후 전공일치도 100% 육박

공무원·공사·대기업·금융기관 등 취업의 길 넓어











1984년 학과 신설 당시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입학정원은 30명이었다. 현재 정원은 65명. 그 동안 대학마다 새 전공 신설을 위해 정원 쟁탈전이 벌어졌던 걸 감안하면 세무학과의 정원 증원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우선 세무학 전공자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과 신설 초기 서울시립대 세무학과에 대한 관심은 컸다. 서울시가 입학생들에게 전액 장학금을 제공하고 졸업 후 7급 공무원으로 특별 채용한 때문이다. 현재도 서울시립대 세무학과는 우수 수험생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입시에서는 수시 합격자 학생부 평균 등급이 전국고교우수인재 전형이 1.3등급, 서울고교우수인재 전형과 서울유니버시안 전형 1등급 등으로 매우 높다. 정시 합격자 또한 수능시험 4개 영역 평균 백분위 성적이 ‘가’군 96.7, ‘나’군 97.2로 여전히 수험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예전처럼 단지 세무공무원이 되기 위해 학과를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이 다르다. 

서울시립대 세무학과가 여전히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보다 졸업생들의 사회 진출 분야가 크게 확대된 때문이다. 세무학 분야의 진화가 그 바탕이 됐다. 과거 세무 분야는 법학이나 회계학, 경제학 등의 일부로 취급됐었다. 세무 전문가들 또한 개별 영역에 대해서만 전문 지식을 보유했을 뿐 세무학의 전체적이고 융합적인 지식을 갖고 있지 못했다.

그러나 세무 전문가로 학계나 실무에서 제대로 활약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 지식을 보유할 필요가 생겼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는 조세법(법학), 세무회계(회계학), 경제학(조세정책과 재정학) 분야를 통합해 가르치는 독자적인 ‘세무학 교육 커리큘럼’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법학·경제학 아우르는 ‘세무학 교육 커리큘럼’
국내 첫 개발·운영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학생들은 먼저 세무학의 기초가 되는 민법을 비롯해, 상법·회계학·경제학의 기초 개념을 배운 뒤 조세법·세무회계·조세경제학의 이론적 체계를 학습하면서 세무 분야의 균형 있는 종합적 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이 같은 커리큘럼은 서울시립대가 곧 도입할 자체교육인증시스템을 통해 더욱 개선되고 강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교육과정에 따라 매년 졸업생의 약 50%가 공인회계사와 세무사 시험에 합격할 뿐만 아니라, 법학전문대학원으로 진학하거나 행정고시에 합격하기도 한다. 세무사 자격증은 세무전문 변호사나 세무전문 공인회계사, 일반기업의 세무전문가 등으로 활약할 중요한 발판이 된다.

졸업 후 진출 분야는 세무사와 세무직 공무원은 물론 금융기관이나 공사, 대기업 등으로 다양하며 매년 약 80%의 높은 취업률을 보이고 있다. 졸업생들의 전공일치도는 100%에 육박한다. 서울시립대 세무학과가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졸업생 중 일반기업 또는 금융업계 취업자가 44.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세무사나 공인회계사 22.9%, 공무원과 공기업 취업 20.7%, 대학원 진학 11.9%로 집계됐다. 특히 회계법인 등 조세 실무쪽과의 연계를 통해 학생들의 취업지원이 활발하다. 또 ‘세무인의 밤’ 등의 행사를 통해 선배들의 취업 노하우를 전수받는 자리도 마련된다. 최근에는 해외 교류도 활발하다. 일본의 입명관대학과 매년 교수 교류가 이뤄지고 있으며, 중국·미국과도 학술교류가 추진되고 있다.

세무학과 진학을 염두에 둔 수험생에게 세무학과 이영한 학과장은 “세무학과 진학에 필요한 적성으로는 치밀한 분석력과 문제해결능력을 우선적으로 꼽힌다”고 조언했다. 이 학과장은 “세무 문제는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사항들을 검토하고 정확하게 결론을 내려야 하는 문제들이므로, 분석력이 뛰어나고 문제 해결을 명확하고 합리적으로 해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세무학과를 졸업하기 위해서는 읽어야 할 전문서가 방대하기 때문에 인내력 또한 요구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높은 윤리의식이다. 이 학과장은 “세무 전문가는 국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므로 공공의식과 청렴성, 그리고 높은 직업윤리의식을 지녀야 한다”고 말했다.


<졸업생 인터뷰>

“법학 전문대학원 세무직 공무원 대기업 경리파트 금융기관 취업 탁월”

▲ 건양대 세무학과 정지선 교수(세무학과 92학번)
“사회가 날로 발전할수록 조세 쪽은 더 복잡해지고 수요가 많을 전망이에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가는 길도 더 수월할거에요. 세금 쪽 전문 변호사가 흔하지 않으니까요.”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92학번인 정지선 건양대 세무학과 교수는 서울시립대 세무학과를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 특히 졸업 후 사회 진출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을 강조했다.
지난 1984년 학과 설립초기 서울시와 협약을 통해 졸업생들을 모두 7급 세무공무원으로 특별 채용시키기도 했었다. “세무사 시험이 만들어진 이유가 세무공무원들 정년퇴임하고 생계 보전하는 차원에서였죠. 지금은 많이 달라요. 서울시공무원 7급 특채제도가 없어진 건 그만큼 갈 길이 많아진 때문이에요.”

정 교수 역시 세무학과 졸업생들의 졸업 후 활약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정 교수는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세무학과 교수가 됐다.
“사실 가정환경 때문에 서울시립대 세무학과를 선택했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등록금이 쌌기 때문이죠.(올해 서울시립대 한 학기 등록금은 약 200만원이다.) 제가 교수가 된 건 김완석 지도교수님 영향이 컸죠. 제 성격상 받을 돈 못 받을 것 같다고 하셔서... 하하하”

당시만 해도 회계사나 세무사 합격하면 대부분 고수입이 보장된 개업을 선택했다. 때문에 ‘영업’ 능력은 필수였다. 하지만 지금은 세무직 공무원은 물론 금융기관이나 공사, 대기업 경리파트 취업이 많아져 정 교수가 했던 고민은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 교수처럼 교수가 되는 길 또한 다른 분야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정 교수는 서울시립대 세무대학원 석사과정 때 세무사시험에 합격했고 2006년 8월 조세법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땄다. 그 뒤 학내 지방세연구소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있다가 박사 학위 취득 후 1년 만인 지난 2007년 9월 건양대 세무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정 교수는 “세무 쪽을 전공하지 않은 교수들도 세무학과 교수로 임용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세무학과 졸업하고 교수 되는 건 아직까지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 교수에게 세무학과 교육 프로그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4학년 1학기에 들었던 ‘세무학 연구’. 지금은 작고한 고 최명근 교수의 강의였다. “경제학과 법학 등 3학년까지 공부한 것을 아우르는 강의였어요. 지금 생각하면 가장 도움이 됐던 수업이었어요.”

후배 수험생들에게 조언해달라고 했더니, “수학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전혀 아니다”면서 고개를 가로 저었다. “기본적인 소양만 있으면 된다고 봐요. 법학과 경제학, 경영학적 마인드는 학교에서 공부하면 되구요. 수학은 전혀 상관없다는 것 꼭 기억해주세요.”

정 교수는 일주일에 한 번씩 모교에 온다.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지방세법’을 강의하기 위해서다. 학교에 올 때마다 그는 세무학과 사무실 등을 찾아다니며 후배들을 만난다. “이제는 후배들에게 무언가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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