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와 취미의 '황금 비율'은?
공부와 취미의 '황금 비율'은?
  • 김준환 기자
  • 승인 2013.02.26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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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1학년 이수찬 씨

대구일과학고를 2년만에 조기졸업하고 올해 UNIST 수시전형(탐구역량우수자)으로 입학한 이수찬(19) 씨의 꿈은 신소재공학과 에너지공학 분야를 연구하는 과학자가 되는 것이다. 이 씨는 중학교 시절 TV에서 방영된 환경 관련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고 “‘지구와 인류에 공헌할 수 있고, 실생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학문을 연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다.

이 씨가 입학한 UNIST의 비전도 ‘인류의 삶에 공헌하는 세계적 과학기술 선도대학’으로 그의 꿈과 괘를 같이 한다. 이 씨가 UNIST를 선택한 이유는 화학전지분야에서 그래핀 연구센터와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시설과 함께 우수한 교육 커리큘럼을 갖췄기 때문이다. “졸업 때까지 동일 학부 내 2개 트랙을 선택할 수도 있고 다른 학부나 계열에서 1개씩 선택할 수도 있어 융합적인 사고를 넓힐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또 ‘1년 3학기제’ 시행으로 3년 조기졸업도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어요.”

이 씨는 어렸을 적 아버지의 사업이 부도가 나면서 가정 형편이 어려워졌고 다른 친구들처럼 학원에 다니기도 어려웠다. 과학고 시절 많은 학생들이 학원에 다니고 있었지만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의 경제적 능력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노력으로 진로를 결정할 수 있다고 믿은 것.

사실 과학고 입학 당시 성적은 주목 받을 만한 수준이 못됐다. 등수로 치면 79명 중 70등의 성적에 불과했다. 하지만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자기주도적인 학습으로 성적이 대폭 향상됐다.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아서인지 이 씨는 자신에게 맞는 공부 스타일을 만들어가려고 꾸준히 노력하는 편이었다. 이에 따라 학원이나 과외 등 사교육에 기대려는 학생들에게 이 씨의 공부법이 참고가 될 만하다. 특히 이 씨는 공부하면서 한번 쯤 궁금증이 생길 법한 내용을 중심으로 자신의 공부법 얘기를 들려줬다.

수학도 암기가 중요하다
몇 해 전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공부의 신>에서 수학교사 차기봉(변희봉)은 “수학도 암기과목”이라고 말했다. 기본 공식을 비롯해 수많은 공식들과 문제 풀이하는 과정들이 어느 정도 머릿속에 입력되지 않고서는 해답을 정확히 찾을 수 없다는 의미다.

이 씨 역시 ‘수학은 암기다’라는 말에 공감한다. “고교 시절 수학 선생님께서 ‘창의력은 암기의 축적’이라고 말씀하신 게 아직도 인상 깊어요. 양적 축적이 선행되어야 질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창의력은 완전히 새로운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잖아요. 암기한 내용들이 연결고리를 가지면서 새로운 응용력을 만들어 내는 힘이 생긴다고 볼 수 있어요.” 특히 공식을 유도하는 방법을 이해했더라도 완벽히 암기하지 않으면 실전 문제에서 틀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이 씨는 구체적인 예를 들었다. “이 같은 부분적분 공식은 암기하지 않고서는 관련된 문제를 풀 수 없어요. 특히 정해진 시간 내 문제를 풀어내야 하는 시험의 경우 공식을 유도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려서 암기하지 않고서는 절대 불리하죠.”

하지만 이 씨는 ‘수학은 암기’라고 해도 이해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라며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앞서 설명한 공식에서도 뺄셈 부분을 좌변으로 이항하면 함수의 곱의 미분 꼴이 나오게 되죠. 무작정 외우면 문제를 풀 때 틀리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공식이 어떻게 생겼는지 이해하면서 문제를 풀어야 실수하지 않게 돼요.”

해답지, 득일까 실일까
수학은 학생들이 가장 두려움을 느끼는 과목 가운데 하나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배우는 내용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일정 기간 공부를 안 하면 학습 진도를 따라가기가 힘들다. 특히 수학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에도 시간을 투여해 공부해야 하는 수험생들에게 수학은 넘기 힘든 산처럼 부담스러움이 느껴질 수밖에 없는 과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은 해답지의 유혹에 빠져든다. 대부분의 수학 선생님들과 수학을 잘 하는 학생들은 “수학 실력을 높이려면 해답지를 멀리 하라”고 이구동성으로 얘기한다.

하지만 이 씨의 경우에는 ‘수학 해답지’에 대해 조금 다른 견해를 보였다. 수학 문제 유형에 따라 해답지를 전략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수학 문제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어요. 첫째, 객관식이나 단답형 주관식이 주가 되는 학교시험이나 빠른 풀이를 요구하는 수학능력시험 문제. 둘째, 대학별 고사에서 출제되는 까다로운 풀이과정을 요구하는 문제로 나눠지죠. 저는 학교시험을 준비할 때에는 해답지를 그렇게 멀리 하지 않았어요. 시간 싸움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20~30분 이상 고민해 풀이과정이 생각나지 않을 때면 해답지를 보면서 풀이과정을 재빨리 익혔어요. 반대로 수시 논술을 공부할 때는 해답지를 멀리 했어요.”

정답보다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이나 방식을 요구하는 시험 문제에서 답안지를 보는 행위는 창의적인 사고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 씨는 정말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을 경우 A4용지에 따로 적어가지고 다니면서 틈나는 대로 풀이과정을 떠올렸다. 한 가지 문제에 계속 집중하다보면 쉬는 시간, 화장실, 길거리 등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이 씨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시험의 유형에 따라 해답지 보는 것을 전략적으로 해야 효율적인 공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공부와 취미, ‘황금 비율’은?
상대성 이론으로 유명한 아인슈타인과 독일의 이론물리학자인 하이젠베르크는 수학과 물리학에 천재성을 보였지만 음악에도 남다른 재능을 갖춘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인슈타인은 바이올린 연주회를 열 정도로 훌륭한 음악적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하이젠베르크는 피아노를 잘 쳤다. 이 씨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음악 활동이 학업에 상당한 도움을 줬다고 말한다. “중학교 때부터 기타를 치기 시작했는데 고등학교 때 밴드부 활동을 했던 게 학창 시절 큰 활력소가 됐어요.”

특히 학업 부담감이 가장 컸었던 고등학교 시절, 밴드부 활동은 학업능률을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야간자율학습을 하거나 동아리 실험을 마친 후 공부에 지쳤을 때 잠깐 짬을 내 기타를 치곤 했죠. 이렇게 스트레스를 확 풀게 되면 오히려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힘도 얻게 되더라고요. 밴드부 활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학업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했을 지도 몰라요”

이 씨는 “부모님들 입장에서 한창 공부할 때 취미 활동을 하면 그만큼 시간을 뺏기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하게 돼 오히려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공부와 취미 활동이 균형을 이룬 환경 속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잠재된 역량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어차피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 씨의 말대로 적당한 취미 활동을 하면서 공부와 취미의 황금 비율을 찾아가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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