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공부, 수학의 출발점이자 도착점이다"
"교과서 공부, 수학의 출발점이자 도착점이다"
  • 김준환 기자
  • 승인 2012.12.27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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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여자고등학교 구관서 교사

2012년 12월 11일 소위 강남의 8학군에 위치한 명문 일반고인 경기여자고등학교(이하 ‘경기여고’)를 방문했다. 개교 100년이 훌쩍 넘은 경기여고는 1908년 4월 1일 첫문을 연 이래 최근 100회 졸업식까지 무려 3만9000여 명의 동문을 배출하며 교육자, 정치가, 예술가 등 수많은 여성 인재를 배출해왔다. 그 명성에 걸맞게 경기여고는 2012년 서울대 입학생이 19명으로 서울 일반고 가운데 네 번째로 높다. 연세대와 고려대에 입학한 숫자까지 합했을 때는 10위권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구관서(56) 교사는 1984년 인천의 선인고등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해 현재는 경기여고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최근 3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 서울대 의예과를 비롯해 자신의 반에서 5명을 서울대에 합격시키는 진학지도 성과를 올렸다. 또 서울시교육청소속 진학지원단에서 활동하고 서울진학협의회 부회장을 6년간 역임하는 등 학교 안팎의 진학지도 경험을 토대로 1학년 모의고사 분석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교직 경력 28년 차인 구 교사는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연세대에서 교육대학원(수학교육학) 과정을 마쳤다. 공교롭게도 구 교사의 첫째 아이 역시 아버지가 졸업한 명문대인 연세대(행정학과)를 졸업했기 때문에 구 교사는 제자 교육과 자녀 교육,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셈이다.

“저는 아이들에게 매사에 ‘끈기’를 갖고 집중력을 발휘하라고 주문했어요. 교직 생활을 하면서 장학사 시험을 도전해 준비했는데 3진 아웃제 규정에 결려 장학사가 되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그 당시 잘 알지도 못하는 과목을 꾸준히 반복학습 하면서 혼자 공부했던 것 자체가 소중한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배운 것도 결국 ‘끈기’와 ‘인내’였던 거죠.”

교과서 공부, 수학의 출발점이자 도착점
구 교사는 수학 교과서로 공부하는 게 수학 공부의 출발점이자 도착점이라고 말한다. 교과서를 통해 수학적 개념과 원리에 대한 이해를 정확히 할 수 있으므로 교과서를 최대한 활용해야 된다는 얘기다. 또한 우리 교육 현실을 고려해 볼 때 수학능력시험이나 공식적인 시험에서 고교 교육 과정을 벗어나는 문제를 출제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이는 문제 출제가 교과서를 바탕으로 이뤄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교과서를 잘 이해하면 학업 전략을 세우는 데 유리할 수 있다는 말도 된다.

“교과서를 잘 읽어보면 생활 주변에서 나오는 사례들을 활용한 설명들이 많이 나와 있어요. 수학적 원리와 개념이 적용되는 설명들을 글로 옮겨 놨기 때문에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면서 읽어야 해요. 그러면 해당 단원에서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수학적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되죠.”

이런 의미로 구 교사는 예습을 할 때 참고서를 보는 것보다 교과서를 읽는 게 훨씬 낫다고 설명한다. 선생님은 교과서를 바탕으로 가르치기 때문에 배울 내용을 미리 읽어두면 수업 시간에 관심과 흥미를 갖고 참여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 강의를 들으면서 교과서에 나와 있는 증명들이 선생님이 판서와 말로 나타낼 때 어떻게 표현이 되는가를 잘 확인하면 도움이 돼요. 이렇게 되면 수업에 재미를 느끼게 되고 열심히 참여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죠.”

구 교사는 교과서에 나온 문제는 굳이 집에서 따로 풀지 말고 학교에서 완전히 소화시킬 것을 학생들에게 주문한다. 교과서는 대부분 기본이 되는 문제로 구성돼 있어서 고난이도의 사고력을 묻는 문제가 많지 않다. 따라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나가면서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를 유발할 수 있고 수업시간에 들었던 선생님 설명을 상기하게 됨으로써 자연스럽게 복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교과서 학습의 또 다른 장점이다.

공부의 가장 큰 적은… 다름 아닌 ‘해답’
구 교사는 “수학 공부의 가장 큰 적은 해답”이라고 잘라 말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학 문제를 풀다 막히면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지 않아요. 다른 과목도 공부해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하다고 일단 해답부터 보거나 수학 잘 하는 친구, 수학 선생님에게 풀이 과정을 물어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죠. 하지만 웬만하면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다른 사람에게 문제 풀이 과정을 들었을 때에는 막상 이해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며칠 지나서 다시 그 문제를 접하게 되면 또 다시 헤매게 되는 게 바로 수학이다. 구 교사는 문제 풀이와 관련해 “처음에는 오래 고민하고 고생하면서 문제와 씨름할 수밖에 없겠지만 수학 실력이 한 단계 높아지게 되는 임계점(臨界點)을 넘어서면 확실히 수학 성적이 향상된다”고 단언한다. “수학 과목에서 60점을 맞는 학생들이 있다고 쳐봐요. 해답지를 보면서 공부하는 방식으로는 아무리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결국 60점을 벗어날 수 없어요. 이 학생은 더도 덜도 아닌 딱 60점 정도 맞을 수 있는 문제만 풀고 있는 거예요.”

구 교사는 “어떤 참고서는 문제 바로 옆에 힌트가 같이 나오기도 한다. 잠깐 눈을 돌렸는데 힌트 문구 몇 마디가 눈에 들어와서 풀리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라며 “이 때도 자신이 문제를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고 말한다. 그런데 해답과 문제 힌트를 절대 보지 말라고만 하면 공부하는 학생 입장에서 너무 답답하지 않을까? 이에 구 교사는 다음과 같은 해결책을 제시했다. “오랜 시간 문제와 씨름한 후, 적게는 30분에서 많게는 2~3시간 정도 고민해도 해결되지 않을 때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와 함께 ‘거의 모든 문제들이 지문 안에 해결의 실마리가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해요. 가령 문제에서 ‘직사각형’이 핵심어라면 직사각형의 수학적 성질(내각의 합이 90도)을 떠올려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죠.”

“겨울방학, 수리 영역 기초 실력 다져야”
겨울방학은 예비 고3 수험생을 비롯한 모든 고등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한 시기다. 특히 예비 고2부터 인문·자연 계열로 나뉘고 학교 교과과정의 수학, 탐구영역 진도가 수능 출제범위와 겹쳐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된다. 종합적 사고력과 문제 이해력을 요구하는 수능의 특성상 예비 고2 때부터 수리 영역의 기초 실력을 미리 쌓아 둬야 된다는 뜻이다.

구 교사 역시 1·2월 겨울방학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이들을 위해서몇 가지 조언을 당부했다. 예비 고2는 방학 기간을 이용해 고1 때 배운 수학을 복습해 두는 게 유리하다. “상당수 학생들이 고1 수학 과정이 수능에 나오지 않는다고 고1 수학 과정을 우습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판단이에요. 고등학교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게 바로 고1 때 배운 수학이에요. 수능 문제를 풀면서 방정식, 부등식, 함수의 성질 등 실질적인 답을 구하는 풀이 과정을 보면 대부분 고1 수학 시간에 배우는 것들이잖아요.”

또 구 교사는 “예비 고3 수험생들은 수능을 처음으로 준비하는 기간인 만큼 남다른 각오로 겨울방학에 임하겠지만 수능은 장기적인 전략에서 준비해야 된다”고 말한다. “예비 고3이 되는 입시생들은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체적·정신적 리듬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해요. 이를 위해 학교 도서관을 적극 이용할 것을 추천하고 싶어요. 요즘 학교마다 방과후학교 수업도 잘 돼 있어서 수업을 듣고 학교 도서관에 와서 공부하며 규칙적인 학습 패턴을 유지하면 도움이 될 거예요. 또 공부에 과한 욕심을 부려 생활 습관이 바뀌는 학생도 종종 있어요. 이 학생들의 경우에는 새벽 늦게까지 공부하면서 취침 시간이 늦어지고 부족한 잠을 보충하기 위해 낮잠을 자는데 결과적으로 건강도 해치면서 나쁜 공부 습관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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