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 연극, 영화의 힘
한양대학교 연극, 영화의 힘
  • 대학저널
  • 승인 2010.09.0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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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와 충무로를 움직이는 두 개의 수레바퀴


대학로와 충무로는 한국 연극과 영화의 메카와 같다. 이 곳을 무대로 살아가는 예술인 가운데 둘 중 하나는 한양대 출신이라는 얘기는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만큼 한양대 연극영화과는 연극, 영화 분야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우리가 흔히 예능이라 불리는 방송에서는 다소 활동이 둔하다. 이는 연예인보다 예술인을, 그것도 ‘진짜 예술인’이 되기를 바라는 이 학교 학풍 때문이기도 하다.

한양대 연극영화과의 저력은 무엇보다 반세기에 달하는 깊은 역사에서 기인한다. 1960년 영화과로 개설되었다가 1968년 연극영화과로 이름이 바뀌어 올해 50주년을 맞았다. 국내 최초로 연극연출과 영화 창작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학문으로 연구한 연극영화과는 지금까지 수많은 연기자와 연출가를 배출했다. 2007년 5월 연극학 전공, 영화학 전공으로 분리하면서 예술학부로 독립되었지만, 연극영화과의 뿌리는 하나라고 동문들은 입을 모은다.

인간과 사회 향한 ‘따스한 프레임’, 영화학 전공
한양대 영화학 전공은 올해 학과 개설 5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2월 25일부터 2일간 대학로에서 열린 ‘제6회 한양영화제’는 총 48편의 작품이 출품돼 심사를 통과한 12편의 작품이 상영됐다. 여기에 1학년 학생들의 작품 4편과 동문감독 초청 작품이 함께 상영돼 동문들의 화합의 무대가 되기도 했다.

특히 ‘와니와 준하’의 김용균 감독과 ‘모던보이’의 정지우 감독,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 등이 각각 학생시절에 연출한 작품들을 선보여 관객들로부터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학 전공 정태수 교수는 “올해는 창과 5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라면서 “영화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앞으로 우리 연극영화학과가 문화 패러다임의 한 축을 담당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영화는 영상과 음향을 통한 미학적, 집체적, 사회학적 예술미디어로 통한다. 이 분야의 예술기관으로서 가장 전통이 깊은 한양대 영화학 전공은 우수한 교수진과 최신 시설로 연극, 영화, 방송예술인을 배출해 내고 있다. 세계 영화시장을 향한 미래지향적 영화인을 양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영화학 전공은 역사의 진보에 기여하고 세계 문화와 예술의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다짐한다. 이러한 교육적 성과는 영화창작이 단순한 미학적 표현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인간과 사회, 역사를 아우르는 매체임을 깊이 인식한데 따른 것이다.

학생들은 학부과정을 통해 영화학, 예술학, 인문학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쌓고, 실질적인 영화 작업과의 결합을 통해 창작능력을 갖추게 된다. 또한 영화산업에 관계된 현장실무자 특강으로 산학연계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학생들은 졸업논문을 디지털 영화와 영화작품으로 제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영화학 전공의 자랑은 아무래도 한양영화제와 최고의 동아리 ‘촬영금지’를 들 수 있다. 촬영금지는 1994년 구와바라 시세이의 사진집 ‘촬영금지’에서 이름을 따 온 것으로 많은 영화감독들과 촬영감독들이 거쳐 간 곳으로 유명하다. 촬영금지는 스틸 카메라로 인물, 사물에 대한 정사진과 다큐멘타리 사진 등을 찍어보고 현상해보면서 영화연출 및 촬영의 미학적 연구와 실험을 하는 ‘영화의 인큐베이터’ 같은 곳이다.

졸업생들은 대부분 영화와 방송 분야에서 일하지만 요즘은 언론사 진출이 두드러지게 늘어나고 있다. 영화학 전공 내에 ‘언론고시 준비회’가 있어서 방송사, 신문사 등에 기자, PD, 카메라 등으로 입사하려는 3학년, 4학년의 발길이 붐빈다. 매주 1회 이상의 모임을 갖고 논술, 작문, 교양, 시사상식, 한국어, 토론 등 언론사 필기시험 및 면접 준비를 위한 스터디를 진행한다.

휴머니티 갖춘 ‘진정한 예술인’ 키우는 연극학 전공
연극의 사전적인 의미는 “배우가 연희(演戱) 장소에서 희곡 속의 인물로 분장하여 관객 앞에서 몸짓과 대사로써 만들어내는 예술”로 정의한다. 이에 대해 ‘한국 연극계의 대모’ 한양대 연극학 전공 최형인 교수는 “인간은 본능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욕구를 내재하고 사는 동물이기 때문에 몸짓과 언어를 통한 연극(연기)은 아주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얘기한다.

따라서 최 교수는 “우리가 일상에서 자칫 간과할 수 있는 ‘인간에 대한 것’을 전달하는 것이 연극”이라고 강조한다. 24년 동안 한양대 연극학 강단을 지키면서 수많은 걸출한 제자들을 키워 낸 최 교수는 연극은 끝내 풀리지 않는 실타래와 같이 난해한 것이라고 말한다. 일상의 몸짓과 말이 연기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쉽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어려운 것이 연극이란 의미다. 때문에 최 교수는 평소에는 밥집 아줌마처럼 푸근하지만 연기에 있어서만은 한 치의 물러섬을 두지 않는다.

인성교육을 유난히 강조하는 것도 거기에서 연유한다. 최 교수는 “내가 왜 연극을 하는지, 왜 모르는 사람에게서 망신을 당하려 하는지 근원적 의문을 가지고 출발해야 비로소 무대에 설 수 있다”고 단언한다. 자신을 희생하여 타인에게 기쁨과 연민(페이소스)을 주는 배우의 숙명을 감당하려면 자신은 물론 남을 근원적으로 사랑하는 ‘휴머니티’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얘기다.

최 교수는 한양대 연극학 전공의 자랑을 교수와 제자 사이에 흐르는 ‘인간적 유대감’이라고 귀띔한다. 반짝하는 연예인이 아닌 ‘진정한 예술인’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연극에 대해 믿음이 같은 사람이 공동의 작업을 해야 한다”고 전제한다. 이런 전제가 형성되지 않으면 학생들이 학부과정 내내 연극과 연기에 대한 자신의 가치와 철학을 쌓지 못한 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 교수는 이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제자들과 부대끼며 얘기를 들어주는 것을 좋아한다.

지금 방송과 스크린에서 활약을 하고 있는 스타들 중에 최 교수가 손수 차려준 밥상을 받아보지 못한 제자가 드물다. 그처럼 최 교수는 교수와 제자 사이에 흐르는 교감을 중요시하는데 이는 다른 교수들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손끝부터 발끝까지 온 몸을 써서 자신의 감정을 표출해서 타인을 감동시키려면 교수와 제자의 ‘교감’은 필수라는 지적이다.

연극학 전공은 거듭되는 신체훈련과 철학적 지식을 쌓는 작업이 연기로 승화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런 과정을 무수히 거듭해야만 연기의 대상과 내가 하나가 되는 ‘메소드’를 구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고난도 연기를 체득하려면 무엇보다 인성이 갖추어져야 한다고 최 교수는 거듭 강조한다.

연기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강한 경우와 억눌렸던 무엇이 폭발하는 경우 성장의 속도가 빠른데 전자는 유오성, 후자는 설경구라고 비유한다. 하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자기 언어와 몸짓으로 상대방에게 감동을 준다는 의미에서 둘은 같다고 한다.

한양대 연극학 전공은 특히 이미 만들어진 ‘기성 연예인’을 데려와서 홍보용으로 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무명에서 유명으로 만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보람도 있다. 그 중심축 역할을 한양레퍼토리가 해 왔다. 한양레퍼토리는 졸업 후 무대에 서는 코스로 학생들이 선택한 작품으로 2~4학년이 같은 무대에 선다. 설경구, 유오성, 이문식, 박미선, 조혜련 등 인성을 갖춘 걸출한 배우들이 거쳐 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연극학 전공과 영화학 전공으로 분리되어 있는 데 대해 소통의 어려움은 없지 않느냐는 의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오히려 기존의 학제에서 연극영화과가 같이 있어 생기는 불필요한 과목을 전공필수로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서 공부하기가 더 자유로워졌다고 말한다. 연극학 전공에 입학하기를 원하는 수험생에 대해 최 교수는 “너무 많이 연기를 배워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한다.

연기는 선행학습보다는 백지상태에서 배우는 것이 더딜지 몰라도 생명력이 오래 간다는 뜻이다. 또 무엇보다 “자만하지 말고 겸손한 자세로 남이 아프면 내 맘도 같이 아파하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학생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에게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을 연출해 온 최 교수는 요즘 연기전문 대학원 설립이 꿈이라고 한다. 일생을 두고 존중받는 진정한 예술인을 양성할 소양과 테크닉을 실기 위주로 가르치는 기관은 어쩌면 연극계가 가지고 있는 숙제일지도 모른다.

그 곳에서 최 교수는 최고 90학점을 소화하는 스파르타식 교육으로 ‘진짜 배우’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최 교수는 다시 한번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얘기한다. 따라서 대입을 앞둔 수험생은 자기 일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전한다.

‘Best of the best’, 예술학부로의 비전
예술학부의 학장을 맡은 바 있는 신일수 명예교수는 “사실 다른 분야가 아니라 무용과 연극, 영화는 그 뿌리가 같은 인접예술이다”라고 말한다. 신 교수는 ‘Best of the best, 예술학부’를 위하여 “단순한 테크니션이 아닌 이론과 실기가 균형 잡힌 예술인을 양성하는 것이 대학이 할 일”이라며 “이를 위해 예술학부는 현장에서 뛰고 있는 겸임교수를 늘리는 것과 동시에 이론적 지식을 전수할 수 있는 우수한 전임강사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또 “아직 교과목 수준에 그치고 있는 타 학교와 달리 국내 최고의 예술대학으로의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양의 예술학부가 세계 속에서 밝게 빛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예술학부는 경영대와 연계된 예술 경영 마케팅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연극, 영화, 무용의 전공 공부는 저학년 때 튼튼히 하고, 고학년의 경우 경영대에서 관련 분야, 즉 예술 경영 마케팅 과정을 이수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전공 실력은 기본이고 관리자나 기획자 역할을 수행하는데 있어 더 큰 경쟁력을 갖춘 준비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방학동안 심화 수업을 바탕으로 군부대 위문 공연, 지역주민 대상 공연을 열어 한양예술학부 학생들이 지역사회와 국가 문화수준 향상에 도움을 주는 기회를 마련, 최고의 예술학부를 향한 야심찬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무대와 스크린이 안방인 ‘화려한 동문’
예술학부로 통합되면서 학과가 분리되긴 했지만 연극영화과의 전통은 든든한 동문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연극영화과 동문회에서는 현재 정기총회, 체육대회 등을 비롯해 모교 방문 행사 등을 주최하고 있다. 연극영화과 동문회는 그 역사가 길지 않지만 무대와 스크린이 동문회일 정도로 활약이 눈부시다.



 ▶  연기자  ◀

최불암(60학번), 임현식(64학번), 노주현 (66학번), 문영수(66학번), 김자옥(71학번), 임하룡(71학번), 한정국(73학번), 이일재(80학번), 이혜숙(81학번), 박순애(84학번), 권해효(85학번), 유오성(85학번), 박미선(85학번), 설경구(86학번), 전수경 (86학번), 이문식(87학번), 조혜련(89학번), 류현경(02학번), 정유미(02학번), 오지은(03학번), 이성미(04학번) 등

▶  영화감독  ◀
변장호(62학번. 만무방), 백일성(65학번. 한 줌의 시간 속에서), 박종원(79학번. 구로 아리랑), 김동원(81학번. 투사부일체), 김정진(81학번. 복카치오 91), 나홍균(81학번. 신혼여행), 김영남(82학번. 꼭지딴), 김영빈(82학번. 김의 전쟁), 이규형(82학번.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 구성주(83학번. 그는 나에게 지타를 아느냐고 물었다), 이주엽(84학번. 싸이렌), 박용운(85학번. 역전에 산다), 송해성(85학번. 파이란), 이상인(85학번. 어머니, 당신의 아들), 정초신(85학번. 몽정기), 한지승(85학번. 고스트 맘마), 김상진(86학번. 광복절 특사), 심광진( 86학번. 불후의 명작), 오기환(86학번. 작업의 정석), 윤종찬(87학번. 청연), 김영준(88학번.  비천무), 김용균(88학번. 와니와 준하), 이시명(88학번.흡혈형사 나도열), 이정철(88학번. 가족), 이 한(88학번. 연애소설), 정지우(88학번. 해피 엔드), 정용기(89학번. 가문의 위기), 이석훈(90학번. 방과 후 옥상), 강지은(90학번. 도마뱀), 정윤철(90학번. 말아톤), 김지훈( 93학번. 화려한 휴가), 박찬옥(94학번. 질투는 나의 힘), 유선동(94학번. 미스터 주부 퀴즈왕), 박수영(96학번. 판타스틱 자살 소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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