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시작은 '개념 이해'부터
공부의 시작은 '개념 이해'부터
  • 김준환 기자
  • 승인 2012.11.2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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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T대학 오진영 씨

GIST대학 기초교육학부 1학년인 오진영(20) 씨는 GIST대학 구성원인 것에 자긍심이 대단하다. 소수정예로 선발됐다는 점과 다른 이공계 중심 대학과 차별화된 이 대학만의 독특한 교육방식 때문이다. GIST대학은 2010학년도부터 전국에서 매년 소수의 우수학생만을 선발해 미국의 명문 이공계 대학인 Caltech(칼텍·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을 벤치마킹한 소수정예교육을 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는 아주 큰 강의실에서 교수님 한 분이 거의 100명 가까운 학생들을 데리고 수업하는 풍경을 떠올렸어요. 하지만 GIST대학에서 수업을 듣고 보니 제가 생각했던 강의실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한 수업에 평균 20여 명의 학생들이 강의를 듣고 교수님에게 누구나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면학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GIST대학에 오기 참 잘했구나’라고 생각했죠.”

오 씨는 과학과목 수업뿐만 아니라 인문사회교육과 교양교육이 풍부한 점을 GIST대학의 또 다른 장점으로 꼽았다. 오 씨는 현재 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생물학 연구원이 되는 게 목표다. 특히 한 가지 분야만 잘 하는 게 아니라 타 분야까지 폭넓은 지식을 보유한 ‘T자형 인재’가 되려고 노력한다. 그의 생각은 GIST대학이 제시하는 인재상과도 일맥상통한다.

사실 오 씨는 GIST대학에 입학할 정도로 성적이 상위권 수준은 아니었다. 중학교 시절 전교생 430명 중 평균 100등을 유지하는 정도였다. 중학생 때는 부모님이 학원에 다니라고 말해야 공부하는 수동적인 학습에 익숙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자기주도적 학습’에 눈을 뜨게 되면서 학원의 도움 없이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전교 5등 정도로 성적이 급상승했고, 2~3학년 때는 전교 1~3등을 놓치지 않으면서 자신이 원하는 GIST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오 씨의 경우는 대다수가 중위권인 학생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케이스인 것! 이제 그가 말하는 공부 잘하는 노하우에 귀를 기울여 보자.

답안지를 가능한 멀리 해라
오 씨는 문제집을 풀면서 답안지를 멀리 하는 데 무엇보다 중점을 뒀다. “많은 학생들이 문제를 풀 때 잘 풀리지 않는다 싶으면 우선 답안지를 보고 그 풀이를 눈으로 한번 쭉 보는 경향이 있어요. 고민하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해 차라리 풀이 과정을 익히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거죠.”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나중에 같은 문제를 다시 봤을 때 똑같은 사고 방식으로 문제를 풀고 똑같은 방식으로 틀린 후에 또 다시 답안지를 보는 형태의 악순환 과정을 반복한다. 만약 비슷한 유형의 문제가 우연찮게 수학능력시험에 나왔다면? 이 학생은 억울하게도 풀어본 문제를 또 틀릴 가능성이 높다.

오 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막연히 시간 관리라는 목적으로 답안지를 자주 보았다”며 “문제집에 나온 문제와 거의 흡사한 과학 문제를 같은 방식으로 틀린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오 씨는 이때부터 답안지를 보지 않고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공부 습관을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또 오 씨는 문제집 풀이와 관련 다수의 문제집을 한 번씩 풀기보다는 한 권을 여러번 반복해 보는 게 훨씬 낫다고 얘기한다. “책마다 다수의 문제들이 숫자들만 조금씩 변형해서 만들어진 거예요. 결국 문제 풀이 방식이 겹치기 때문에 한 권의 문제집을 여러 번 풀어 보는 게 더 효과적이에요. 한 가지 팁(tip)을 드리자면 문제 풀 때마다 주관적인 난이도를 따로 표시해 두는 거예요. 문제를 다시 볼 때 우선 순위를 정하기도 수월하고 마지막 정리가 필요할 때 시간이 절약되는 장점도 있어요.”

공부의 시작은 '개념 이해'부터
오 씨의 공부법 핵심은 바로 개념잡기다. “문제를 많이 풀다보면 자연스럽게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아요. 문제 풀이보다 더 중요한 게 바로 개념을 명확하고 깊이 있게 이해하는 일이에요. 특히 저는 다른 학생들보다 개념 정리에 더 많은 신경을 썼죠. 어떨 때는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각 과목마다 기본 개념을 정확하게 정립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어요.”

오 씨는 수많은 참고서 가운데 개념 정리가 잘 된 책을 선생님께 직접 추천해 달라고 부탁했다. 책을 고른 후 자신이 확실히 알지 못하는 개념들이 나온 부분을 목차에서 고르는 작업을 진행했다. 오 씨에 따르면 ‘개념을 안다’는 것은 그 개념을 떠올릴 때 막연히 ‘알고 있다’로 그치는 게 아니다. 해당 개념의 의미는 물론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고, 문제에서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는지에 대해 충분히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핵심 포인트다.

오 씨는 개념 익히기에 유용한 또 다른 팁을 공개했다. “정확한 수식을 통한 개념에 대한 내용은 이전에 나왔던 평가원 모의고사나 수능 문제를 찾아 보면 ㄱ, ㄴ, ㄷ 중에 맞는 것을 모두 고르는 유형의 문제들이 있어요. 이런 문제들은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으면 예시를 살짝 변형만 해도 틀리기 쉬우므로 개념 익히기를 할 때 반드시 필요한 학습 과정이기도 해요.”

오 씨는 자신이 제안한 공부법과 관련해 최근 수학능력시험 수리영역에 나온 문제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일단 이런 유형의 문제를 풀 때 문제 유형과 핵심 내용들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게 중요하죠. 문제풀이를 외울 게 아니라 풀이 과정을 도출하기까지의 사고 과정을 연습하는 훈련을 해야 돼요.

이 문제의 경우 행렬에 관한 내용이므로 ‘역행렬이 존재하는가’, ‘교환법칙이 성립하는가’ 등과 같은 명제들을 생각해 올바른 답을 유도하는 사고 과정이 필요해요. 여기에서는 제 방식대로 각각의 풀이 과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겠네요.”

ㄱ. 풀이 : 2A2+AB=A(2A+B)=E를 통해서 A-1을 쉽게 찾을 수
있다.
ㄴ. 풀이 : 이 문제를 푸는데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보통 행렬식에서는 성립하지 않는 교환법칙이 이 식에서는 성립한다는 점을 발견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역행렬에 대한 성질 AA-1=A-1A=E를 이용해 (2A+B)A=2A2B+BA에서 AB=BA를 추출해 낼 수 있다. 이를 AB+BA=2A+E에 대입함으로써 2AB=2A+E → A(2B-2E)=E → A-1=2B-2E → 2A+B=2B-2E를 얻을 수 있다.
ㄷ. 풀이 : 주어진 식의 특징을 잡아내는 게 중요하다. ‘식에 A가 없다 → A 대신 B를 이용해 나타내야 한다’는 사고 과정이 필요하다.

적당한 수면시간, 학습 능률 올린다
사당오락(四當五落). 네 시간 자면 대학에 붙고 다섯 시간 이상 자면 떨어진다는 말이다.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왔음직한 얘기다.

하지만 굳이 공부법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이제 무작정 잠만 줄이는 식의 공부법은 능사가 아니라는 점에 대다수 사람들은 동의한다.

그런데 막상 수험생이 되면 잠을 줄여가면서 공부를 해야 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다. 왜 그럴까? 잠을 억지로 줄여가면서까지 공부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인 그 역시 직접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알게 된 깨달음이 컸다고 고백한다.

“고등학교 1학년 9월까지 거의 매일 새벽 2시에 자고 아침 6시에 일어나는 것을 반복했어요. 하루 평균 4시간 정도 밖에 잠을 못 잤어요. 밤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으니까 부족한 잠은 결국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에 잘 수밖에 없었어요. 결국 집중력이 약해지고 멍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학교 생활에 지장을 주게 됐죠. 그래서 그해 10월부터는 완전히 생활태도를 바꿨어요. 밤 12시나 12시 30분 사이 잠자리에 들고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났어요. 정말 신기하게도 학교에서 전혀 잠이 안 오고 야간자율학습 마칠 때까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어요.”

오 씨의 경우를 보더라도 수면 시간은 몸 컨디션과 직접적 관련이 있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수험생들에게 ‘적정 수면 시간 → 건강한 신체리듬 유지 → 집중력 향상’의 상관 관계를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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