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태의 공부비략] 버릴것 없는 것은 교과서 뿐!
[강성태의 공부비략] 버릴것 없는 것은 교과서 뿐!
  • 대학저널
  • 승인 2012.06.2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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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수학이 왜 재미없는지, 실생활에 수학이 어떻게 적용되는 지와 그것을 위한 최고의 교재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그 교재가 다름 아닌 교과서였다. 하지만 대한민국 학생들의 수학 기본서는 교과서가 아닌 J (정석) 교재다. 아마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후배들 중에 책꽂이에 이 책 한 권이 없는 학생이 없을 것으로 본다.

이 교재에는 실생활과 연관지어 설명하는 내용이 거의 없다. 공식과 그 유도 과정, 그리고 문제만 빽빽하게 들어차 있을 뿐이다. 지겨울 수밖에 없다. 이런 교재로 공부한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인내심이 아닐 수 없다. 아직도 머리 싸매고 사전만한 책에 머리를 박고 공부하고 있을 후배들을 생각하면 측은하기 그지 없다.

실생활과 연관된 설명이 부족한 건 그렇다 치고 수능을 위해서 J교재를 붙들고 있는 건 그다지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무엇보다 이 교재엔 수능에 출제 안될 내용들이 적지 않다. 교과서에 없는 내용은 기본적으로 수능에 출제되지 않는데 그런 내용이 이 교재엔 있다는 뜻이다.

물론 그런 내용을 학교 수업시간에 배웠다면 내신시험에선 나올 수 있겠지만 수능엔 나오지 않는다. 지금까지 수능 기출문제를 쭉 돌아본다면 교과서에 나온 개념들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수능 이외의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수능을 볼 후배들이라면 굳이 어려운 길을 택해 공부하지 않길 바란다.

솔직히 말하면 J교재 덕분에 수학에 부담을 갖고 수학을 포기하게 된 학생들을 너무 많이 봤다. 두께부터가 살인적이기 때문에 시작할 엄두가 나질 않고 개념 공부를 마치고 문제풀이 들어가면 문제는 왜 이렇게 많고 어려운지 일반적인 학생이라면 연습문제까지 한 단원도 제대로 마치기가 어렵다.

실제로 연습문제까지 제대로 마친 학생을 거의 본 적이 없다. 중간에 다 포기한다. 대학교재 같은 말투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 책은 마치 ‘수학은 너 같은 평범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학은 원래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진 책 같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교과서를 보지 않는다. 왜 보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너무 쉽잖아요’, ‘빠진 내용이 있을 까봐요’ 라고 대답을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학 때문에 죽 쓰고 있다는 학생 중에서 교과서 연습문제 제대로 푸는 학생을 본 적이 없다. 쉽다고 무시하는 교과서도 제대로 못푸는데 다른 교재 붙들고 있는것이 과연 순서가 맞는 것인가?

교과서가 쉽다는 말은 맞다. 설명이 명쾌하게 학생 수준에 맞게 잘 돼 있다. 하지만 꼭 어려운 내용을 공부해야 된다는 노이로제에서 벗어나라.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지만 수학은 특히나 자신감이 너무나 중요한 과목이기 때문에 다른 교재 공부하면서 좌절의 늪에서 헤매이지 말고 일단 교과서를 완파해보길 바란다. 진도나가기도 쉽고 교과서를 마스터하고 나면 확실히 자신감이 붙을 것이다.

교과서는 버릴 것이 거의 없는 책이다. 교과서를 공부할 땐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라는 것보다 하나도 빠짐 없이 다 보는게 좋을 것이다. 공식이랑 연습문제 정도만 푸는 후배들이 있는데 오히려 심화학습이나 실생활 적용에 대한 부분이 응용문제로 활용되기는 훨씬 쉽다.

특히 문제는 몰라도 개념설명은 교과서 만큼 명쾌하고 단순하게 설명한 교재는 시중에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많은 경우 공식만 외우고 치워버린다. 보통 개념설명이 나온 뒤 공식으로 마무리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런 개념들이 있는데 결국 문제를 풀 때는 이 공식을 활용하면, 간단히 조건들만 대입시키면 답이 나온다 이런 식이다.

공식만 달랑달랑 외우는 후배들이 많은데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공식이란 것은 그저 풀이과정을 압축시켜 놓은 것에 불과하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물론 풀이과정을 압축시켜 놓았으니 문제를 푸는 시간은 단축시켜 준다. 또한 그 공식을 염두에 두고 공식 적용 훈련을 해보기 위해, 그 공식을 위해 만들어진 문제라면 공식만 알아도 풀 수 있다.

하지만 수능에서 그런 문제가 나오지 않는다. 입장바꿔 생각해보라. 여러분이 출제위원이라면 수능에 공식 대입하면 바로 나오는 문제를 내겠는가? 그런 문제는 첫 페이지에 거의 워밍업으로 나오는 단순 대입 문제들 뿐이다.

이 때문에 공식은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는 공신 선배도 있다. 공식을 외우는 습관이 오히려 수학공부에 마이너스가 된다는 뜻이다. 이 분 같은 경우엔 교과서에서 외워야 할 공식을 가리고 공식의 유도 과정만을 공부했을 정도다. 결국엔 공식은 외워야 하는 것이지만 최소한 공식만 봤을 때 그것이 어떤 원리로 도출되었는지 유도과정을 적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수능에서 문제를 풀 수 있다.

공식만 외우는 것은 물론 편하지만 공식에 구애받지 않길 바란다. 오히려 공식이 나오기까지 과정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다양한 상황에 맞춰 접목시킬 수 있을 것이다. 수능 수리영역이 원하는 바이기도 하다.

지난 칼럼부터 교과서에 대해 상당히 강조를 하고 있다. 왜냐면 이 부분이 내 공부에서도 안타까운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나도 학창시절 공부할 때 교과서를 제껴두고 다른 기본서로 공부했다. 교과서는 왠지 빠진 내용이 있을 것 같았고 설명이 충분치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주변에 내신시험 기간을 제외하고 교과서로 공부하는 친구가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으니 사실상 교과서는 나의 공부 목록에서 완전히 제외돼 있었다. 그러다 수능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서 정리하는 차원에서 막판에 교과서를 펼쳐들었는데 그때서야 교과서의 숨겨진 위력을 알게 됐다.

막상 교과서를 찬찬히 뜯어보니 오히려 내가 생각했더 것과는 반대였다. 다른 기본서를 보느라 교과서에도 없는 불필요한 내용을 머리에 집어넣느라 고생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교과서 설명이 보기 편하고 간단 명료했다. 무엇보다 타 교재를 볼 때는 처음 시작할 때 비장한 각오가 필요할 정도로 시작할 엄두가 안났다. 하다가도 조금 보다보면 지겨워져서 책을 덮어버리니 수백 번 마음을 다잡고 다시 공부를 시작하면서 꽤나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연습문제를 풀다가 ‘이건 도저히 사람이 할 짓이 아니야’ 좌절하고 그냥 집어던져버리기도 했다. 수능이 다가 와서야 ‘J교재를 보더라도 그것을 공부하기 전에 교과서를 완파했다면 훨씬 공부가 쉬웠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땐 이런 아쉬움조차 마음에 담을 여유는 없었다.

수학이 그렇게 어렵다면 다른 것보다 수학에 교과서 한 권만 죽어라 파보라 말해주고 싶다. 교과서 내용이라면 누군가 불시에 물어봤을 때 대답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 교과서야 말로 수학에 자신감을 되찾고 수학을 단기간에 완성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교과서가 무료라고 질이 나쁜 것은 결코 아니다. 어떤 책보다 학생을 배려하고 어떤 책보다 심혈이 기울여져 만들어졌으며 검정과정을 거친 책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지금이라도 차분히 교과서 구석구석 살펴보기 바란다. 아마도 금새 수학 교과서의 매력에 빠져 들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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