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의 핵심] 통합교과형 논술 완전 정복X
[논술의 핵심] 통합교과형 논술 완전 정복X
  • 대학저널
  • 승인 2012.06.0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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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학년도부터 주요 대학 논술고사 유형에 제법 큰 변화가 감지된다. 대학 입학에서 차지하는 수시모집 선발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수시모집 응시학생수가 비약적으로 늘었고, 이에 따라 평가해야 할 논술고사 답안들도 산더미처럼 쌓이게 됐다. 전형 일정에 따라 단기간에 답안을 평가해야 하는 각 대학들의 고충도 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각 대학들의 논술고사 문항수가 줄어들고, 시험 시간도 단축되는 것도 불가피했을 것이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사유들이 존재하겠지만 시험 관리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최대한 고려해야 하는 점이 아마도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연세대도 예외는 아니어서 2008학년도 이래 세 문항을 유지하던 관행을 깨고 두 문항의 구성을 선보였다. 올해도 최근 경향처럼 두 문항으로 출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 문제 유형을 잘 익혀두는 것이 필요하다.

2011학년도부터 연세대는 인문계 논술 시험을 인문계열과 사회계열로 분리하여 출제하고 있다. 시험 시간도 120분으로 단축되었으며, 전체 답안 분량도 대략 2600자 남짓에서 2000자 정도로 줄어들었다. 제시문들은 크게, 여러 저술에서 가져온 세 개의 텍스트 지문과 한 개의 실증적 조사 자료로 구성되는 특성을 보인다. 이런 외형은 2008학년도 이래 유지되는 연세대의 고유한 DNA라고 할 수 있겠다. 논술고사라는 동일한 이름을 걸고, 주요 대학마다 나름의 고유한 문제 유형을 개발하고 스스로를 차별화한다는 점은 한 편으론 신기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수험생들로서는 학교마다 문제 유형이 다르다고 불평을 할 수도 있지만, 생각하기에 따라선 이런 차이가 수험 준비를 용이하게 하는 점도 있다고 위로할 수도 있겠다. 자신이 선택한 학교의 논술문제가 어떻게 나올지 전혀 짐작할 수 없게 가변적이라면, ‘대략 난감’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게다가 논술 능력은 자신이 경험한 특정한 문제 유형에서만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학별 문제 유형의 차이로 골머리를 썩일 필요는 없다. 주어진 문제 하나 하나에 정성들여 답하고, 논제의 취지를 객관적으로 분석해 나가다 보면, 어떤 문제에도 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연세대 논술고사의 첫 번째 문항은 세 제시문을 비교하라는 것이다. 논술고사의 주제와 관련하여 다양한 제시문들의 관점을 다각도로 비교하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제시문 각각에 대한 신중한 독해를 통해 제시문들의 차이를 분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시문들을 순서대로 하나씩 요약하는 것으로 대처해서는
안 된다. ‘요약하라’는 요구와 ‘비교하라’는 지시가 어떻게 다른지 잘 새겨둬야 한다. 두 번째 문항은 이 제시문들과 대개 수치를 포함하는 실험 자료 혹은 실증적 조사 자료를 연결하여 해석하고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라는 문제다. 제시문들의 대립 구도를 잊은 채로 자료 자체를 해석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제시문들과 자료의 연관관계를 염두에 두고 독해한다면 과히 어렵지 않게 숨은 연결고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수험생들의 독해력과 분석력이 드러나게 된다. 분량 안배에 신경을 써서 논제가 요구하는 ‘자신의 견해’도 적당한 분량으로 답할 수 있어야 함을 잊어선 안 된다.

>> 이 달의 미션

연세대 2011학년도 수시모집 인문계열 논술고사 문제로 연습해보자. 예년에 비해 논술 문항 수가 하나 줄었고, 시험 시간도 줄어들었다. 제한시간이 120분이니 한 눈 팔지 말고 집중해서
써보자. 시간이 없다고 구상도 없이 펜을 들어선 안 된다. 몇 개의 단락으로 답할지, 각 단락은 대략 어느 정도의 분량을 담을지 가닥을 잡아준 후에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

 아래 제시문을 읽고 문제에 답하시오.

<제시문 가> 인간은 생명체로서의 본능이 약화된 존재이므로 동물계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다른 모든 종과 대조해 볼 때 부인할 수 없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 동물 집단과 그 집단 내 의사소통, 연대성, 공격성에 대해 아무리 연구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 특수성이 덜해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이러한 특수성이란 이 세상에서 자신의 고유한 삶을 넘어서서 생각하거나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인간의 타고난 능력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죽은 자들을 매장하는 것은 인간됨의 근본 현상이 된다. 매장은 죽은 자를 신속하게 숨기는 것이 아니다. 또 그것은 무겁고 영원한 잠에 빠져 꼼짝하지 못하는 자에게서 받은 충격적인 인상을 재빨리 지우는 것도 아니다. 그 반대로 인간은 상당한 노동과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죽은 자와 함께 머무르고자 하며 죽은 자를 산 자 가운데 꽉 붙잡아 놓고자 한다. 우리는 고대의 무덤들에서 발견되는, 죽음을 애도하는 여러 형태의 유물들을 보면서 그 풍요로움에 놀란다. 이런 유물들은 인간 존재를 영구히 보존하는 방식이다. 그것들은 죽음이 끝이 아님을 보여준다. 우리는 그것의 가장 근원적인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이는 종교적인 사안도 아니고 종교를 세속적인 관습이나 도덕으로 전이시키는 문제도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인간됨을 이루는 근본이며 그것에서 인간 실천의 특수한 의미가 파생된다. 우리가 여기서 다루는 것은 자연 질서의 궤도에서 벗어난 생활양식이다. 가령 새들에서 관찰할 수 있는 삶의 본능도 놀랍지만 그 새들이 같은 종에 속하는 새들의 죽음에 대해 기피하거나 완전히 무시하는 그런 행태는 더욱 놀라운 것이다. 이러한 대비는 인간이 생존에 대한 자연적인 삶의 본능을 어떻게 거스르기 시작했는지를 잘 설명해 준다.

<제시문 나> 1980년 8월 5일 한 학생이 비소케산(Visoke Mt.)의 경사면에서 먹이를 먹고 있는 고릴라들을 보고 있었다. 관찰을 시작한지 30여 분 후에 30미터 아래의 완만한 지대에서 이카루스가 ‘후-후-후-’하는 낮은 음조의 연속음을 내고 가슴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고릴라들은 소리가 난 곳으로 향했고 그 학생도 고릴라들을 따라갔다. 우두머리인 베토벤의 아들 이카루스가 나무 아래에서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늙은 암컷 마체사를 발로 차고 주변의 풀을 쳐대고 가슴을 두드리고 있었다. 마체사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의식하지 못하는 듯했다. 마체사는 아마 죽었거나 혼수상태였던 것 같다.

고릴라들은 주위에 몰려들어 이카루스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에피를 제외한 모든 고릴라들은 마체사의 사체를 잠깐씩 지켜보았다. 두 시간 가까이 과시행동을 하고 난 후에 이카루스는 나무 아래에서 마체사를 끌고 나와 때리기 시작했다. 이 폭행은 세 시간이나 더 지속되었고, 베토벤만이 때때로 찾아와 이카루스가 마체사의 시체를 끌고 가려는 것을 저지했다. 이카루스의 공격은 더욱 격해졌다. 때리는 것으로 모자랐던지 온 힘을 실어 마체사의 사체 위로 뛰어 내렸다.

다음 날 아침 고릴라들은 여전히 마체사의 사체 주위에 모여 있었다. 이카루스는 밤새 그녀를 몇 미터 떨어진 곳으로 끌고 가 폭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잠시 쉴 때만, 불쌍한 미란다는 움직이지 않는 어미의 차가운 팔 아래를 기어 다니거나 젖을 빨려고 했다. 다른 어린 고릴라들은 조심스레 마체사의 입이나 항문을 나뭇가지나 혀로 살펴보았다. 에피의 52개월 된 딸인 파피가 마체사 위로 올라가서 반응이 없는 몸을 밀고 때렸다. 거의 의례적인 반복 공격을 하던 이카루스가 쉴 때마다, 무라하는 할머니 곁에 가서 털을 골라주었다. 고릴라들의 이런 행동은 적어도 이 집단의 경우에는 죽은 고릴라에게서 모종의 반응을 이끌어 내려는 것 같았다.

<제시문 다> 데모크리토스에 따르면, 사람들이 부패를 피하는 것은 부패하는 것들의 악취와 추악한 모습과 관련이 있다. 왜냐하면 건강과 아름다움을 갖춘 사람들이라도 죽으면 그런 상태로 전락해 버리기 때문이다. …… [중략] …… 밀론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갖고 있었다 해도 죽으면 얼마 안 가서 해골이 되고 결국에는 최초의 자연으로 해체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사체를 묘지로 보내는 것이다. 건강하지 않은 안색이나 아름답지 못한 모습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도 이는 마찬가지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자신이 들어갈 곳이 장차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낼 만한 호사스러운 묘가 아니라 간소해서 볼품없는 묘라는
것을 예측하고 비탄에 빠지는 것은 지극히 우매한 일이다. ……
[중략] ……

사람들이 죽음에 대한 생각 자체를 기피하는 것은 삶에 대한 애착 때문이다. 이 애착은 삶의 즐거움이 아니라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죽음의 모습이 눈앞에 선명하게 보일 때, 죽음은 사람들에게 느닷없이 다가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유언을 써놓는 것조차도 두려워하며 죽음에 사로잡히게
되고, 데모크리토스에 따르면 “곱빼기 식사를 꾸역꾸역 집어넣을 수밖에 없게 된다.”

<제시문 라> ‘배설물’과 관련된 말이나 상황이 죽음에 대한 연상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실험을 했다.

[실험1]

50명의 피험자를 무작위로 집단 ‘갑’과 집단 ‘을’로 나누었다.
‘갑’에 배정된 피험자 25명에게는 “‘배설물’에 대한 다른 표현이나 동의어, 은어 등을 세 개 쓰시오. 예를 들면 ‘똥’이라고 쓰시오.”라는 질문지를 주어 배설물에 대해 떠올리도록 유도했다. 반면 ‘을’에 배정된 25명에게는 “‘친구’에 대한 다른 표현이나 동의어, 은어 등을 세 개 쓰시오. 예를 들면 ‘벗’이라고 쓰시오.”
라는 질문지를 주어 배설물이나 죽음과 전혀 상관없는 것을 떠올리도록 했다. 잠시 후 두 집단의 피험자 모두에게 미완성된 12개의 단어를 동일하게 주고 완성하도록 했다. 그 12개에는 죽음과 연관시켜 완성할 수 있는 단어가 6개 포함되어 있었다. 예를 들면 ‘시__’는 ‘시체’로, ‘__례’는 ‘장례’로 완성할 수 있다. 이러한 12개 중 몇 개가 죽음과 연관된 단어로 완성되었는지를 세었다.

[실험2]

한 대학의 기숙사에서 성별과 학년이 동일한 50명의 기숙사생을 상대로 [실험1]처럼 단어를 완성하도록 요청했다. 집단 ‘갑’은 방금 화장실에서 나온 학생 25명이고, 집단 ‘을’은 화장실과 멀리 떨어진 복도를 지나가는 학생 25명이다. 두 집단 모두에게 미완성된 5개의 단어를 동일하게 주고 완성하도록 했다. 이 5개 중
2개는 죽음과 연관시켜 완성할 수 있는 단어였다. [실험1]과 마찬가지로, 완성된 단어 중 죽음과 연관된 것의 수를 세었다.

아래 표는 각 실험에서 죽음과 연관시켜 완성된 단어 수의 집단별 평균을 정리한 것이다.

[문제 1] 제시문 <가>, <나>, <다>에 나타난 죽음에 대한 태도를 비교하시오. (1,000자 안팎, 50점)

[문제 2] 제시문 <가>, <다> 각각의 입장에 근거하여 제시문
<라>의 실험 결과를 해석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쓰시오. (1,000자 안팎, 50점)

>> 논제 해설

[문제 1] 이 문제는 연세대 논술의 전형적인 첫째 문제 유형으로 복수의 제시문들의 논지를 비교하라는 것이다. 연세대는 ‘통합 논술’이라는 표현보다 ‘다면 사고형 논술’이라는 표현을 선호한다. 특정한 주제나 이슈에 대한 견해는 다양할 수 있기에 크게 두 개의 상반된 입장으로 구획하는 시각을 넘어서길 기대하는 것이다. 수험생들은 세 개의 제시문들을 꼼꼼히 독해해 각 제시문 속에서 죽음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를 발견해야 한다. 주의할 것은 이 논제가 제시문들을 비교하길 요구한다는 점이다. 즉 제시문들 각각에 대한 충실한 요약에만 그쳐선 이 논제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점이다. 적지 않은 답안이 제시문 자체에 대한 정확한 독해에도 불구하고, 각 제시문에 대한 단순 요약에 그치는 결과를 보여준다. 요약은 결코 비교를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더욱 적극적인 비교를 수행해야 한다. 적극적인 비교의 한 방법은 여러 비교 기준을 들어 제시문들을 분류하는 것이다. 예컨대, ‘죽음에 대한 인식의 유무’, ‘관계의 단절과 영속성’, ‘죽음을 바라보는 물질적 관점과 정신적 관점’, ‘죽음에 저항하는 상이한 방식’ 등의 기준을 제시하며 제시문들을 재분류하고 평가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런 저마다의 비교 기준을 얼마나 적확하게 제시할 수 있는가에서 답안의 완성도가 달라질 수 있다.

 
[문제 2] 이 문제는 주어진 실험 자료를 제시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려는 것이다. 즉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해석이 아니라, 특정한 견해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학구적인 독해능력을 평가하려는 것이다. 그러니 먼저 제시문 (가)와 (다)를 대별한 후에 실험 결과와 논리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시문 <라>의 실험 1, 2의 공통된 결과는 배설물(똥)과 관련된 말이나 상황에 노출되면 죽음에 대한 연상을 억제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실험 결과는 가령 (1) 제시문 <가>, 즉 인간은 죽음을 부패와 소멸로부터 분리시켜 삶과 연속시켜 신성화(초월)하려 한다는 입장에 주목하여 해석해 볼
수 있고, (2) 제시문 <다>, 즉 부패와 악취에 대한 회피가 죽음에 대한 공포와 거부를 반영한다는 입장에 주목하여 해석해 볼 수 있다.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이러한 각각의 해석을 제시한 후 한 쪽 해석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다른 쪽의 해석을 지지하거나 둘 모두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수험생 본인의 종합적인 혹은
대안적인 해석을 제시하기를 요구한다.

(문제 1 우수답안)

제시문 (가), (나), (다)는 모두 공통적으로 죽음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제시문 (가)는 동물과는 대비되는 인간만의 특수한 죽음에 대한 인식을, 제시문 (나)는 고릴라들의 죽음에 대한 인식을, 제시문 (다)는 인간들이 죽음을 두려워하고 기피하는 이유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제시문들은 죽음을 죽음으로 인식하는지, 하지 못하는지 또 그 죽음에 대한 태도는 어떠한지에 대해 차이를 보인다.

먼저 제시문 (가)와 제시문 (다)는 죽음을 죽음으로 인식하는 반면 제시문 (나)는 인식하지 못한다. 제시문 (가)에 따르면, 인간은 동물과는 다른 특수성을 띠는데 이는 바로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더 나아가 내세에 대해 생각하는 점이다. 마찬가지로 제시문 (다)도 죽음을 인식하는데 (다)에 따르면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공포를 갖기에 죽음을 생각하나, 이를 기피하고 삶에 대한 애착을 더 드러낸다.

그러나 제시문 (나)에서의 고릴라들은 죽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나)에 따르면 늙은 암컷 고릴라의 죽음을 맞은 다른 고릴라들이 죽은 고릴라를 폭행하거나 살펴보고, 털을 골라주는 등의 반응을 보인다. 이러한 행동들은 죽은 고릴라의 반응을 이끌어 내려고 하는 것이다.

또한 각 제시문들은 이 죽음에 긍정적 또는 부정적 태도를 보이는데 제시문 (가)는 긍정적 태도를, (나)와 (다)는 부정적 태도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제시문 (가)에 따르면, 인간들은 내세에 대한 생각으로 매장문화를 만들어내었으며 이를 통해 죽은 자와 영원히 함께 하고자 한다. 즉 죽음을 끝이 아닌 인간 존재의 영원한 지속으로서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다.

반면 제시문 (나)에서의 고릴라들은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산 자와 같은 반응을 얻고자 한다는 점에서 죽음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제시문 (다)에 따르면 인간들은 죽으면 부패하여 추악해진다는 생각에 죽음을 두려워하고 기피하는 부정적 태도를 보여준다.

(평가)

‘죽음’은 모든 생물체에게 필연적인 것인데, 죽음에 대처하는 생물체들의 행동이나 관습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다. 위의 제시문에 나타나 있듯이 죽음을 맞이하면서 인간과 동물은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인간들 사이에도 서로 다른 반응이 나타난다. 때로는 죽음을 초월하거나 삶의 일부로 영속화하려는 경향을 보여주고, 때로는 죽음을 부정하려고 하며, 또한 때로는 죽음을 회피하거나 거부하려는 반응을 위의 제시문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답안은 제시문들 속에 나타나는 죽음에 대한 다양한 반응과 태도를 효과적으로 기술했다. 먼저 인간과 동물들이 죽음을 대하는 근본적인 차이를 비교한 다음 제시문 (가)와 (다)의 시각 차이도 적절히 대비하는데 성공했다. 말하자면, 두 개의 비교기준을 설정한 다음 제시문들을 적극적으로 비교하는 다각적 접근자세가 잘 드러나고 있다. 다만 죽음을 긍정적으로 보느냐, 부정적으로 보느냐로 구분한 것은 다소 안일하고 상투적인 느낌을 준다. (가)를 죽음에 대한 긍정적 시선이라 단정한 판단이 다소 성급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겠다.

(문제 2 우수답안)

제시문 (라)에서 드러난 실험 결과는 제시문 (가)와 (다)에서의 죽음에 대한 태도가 각각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우선 두 실험에서 배설물에 관한 단어를 연상하거나 화장실을 다녀온 이들은 상대적으로 죽음과 연관된 단어를 적게 완성하였다. 친구에 관하여 연상했거나 복도를 지나간 이들이 죽음과 연관된 단어들을 더 많이 완성하였던 것이다.

실험 1에서 제시된 ‘배설물’이라는 단어는 제시문 (다)에서 ‘악취와 추악한 모습’을 연상시키는 단어로, ‘친구’라는 단어는 (가)에서 ‘죽은 자와 함께 머무르고자’하는 사람의 ‘인간됨’을 드러내는 단어로 볼 수 있다. 배설물에 대해 떠올린 사람들은 제시문 (다)에 따르면 부패, 추악한 모습, 악취 등을 연상하면서 죽음과 이에 대한 두려움을 자연스럽게 함께 떠올렸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사람들이 ‘죽음에 대한 공포’를 맛보게 되고 ‘유언을 써놓는 것조차도 두려워’할 정도로 죽음에 대한 언급을 피하게 만든다. 죽음에 대한 단어를 완성시키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죽음에 대한 개념을 본능에 의한 두려움이 아닌, 사람들과의 우정과 관계 면에서 볼 때 사람들의 거부감과 두려움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가)에서처럼 죽음 자체를 초월할 수 있다는 태도를 지니게 되고, 따라서 자신이 아닌 타인에 대한 애정을 떠올리면서, 스스로의 죽음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을 누를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죽음에 대한 단어를 보다 많이 완성하는 결과에서 볼 수 있다.

실험 2에서 제시된 화장실을 다녀온 상황에서 피험자들은 죽음에 대한 공포를 더 강하게 느낄 수 있다. 밀폐된 공간에서 홀로 있는 시간을 보내고 부패와 관련된 악취나 추악한 모습 등을 접할 수 있는 화장실의 특성 때문이다. (다)에서의 말과 같이 사람들은 죽음에 사로잡혀 이를 잊으려는 노력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부패나 악취 등과 관련이 없고 외딴 공간이 아닌 보다 개방된 공간인 복도에서는 타인과의 교류나 관계 등을 누리고 주고받을 수 있는 복도의 특성상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상대적으로 덜 느낄 가능성이 높다. 이는 화장실을 다녀온 이들보다 복도를 지나는 이들이 죽음에 대한 단어를 더 많이 완성한 것에서 볼 수 있다.

(평가)

이 답안은 제시문들과 실험 결과에 대한 이해가 매우 정교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의외로 제시문들과 실험 결과를 적절히 연결한 답안이 많지 않았다. (가)의 입장에서 실험 1, 2의 갑의 반응을 설명하려는 시도가 대표적이다. 마찬가지로 (다)의 입장에서 을의 반응을 해석하려는 시도도, 유의미한 결과를 낳을 수 없었다. 더 적합한 견해를 빌어 한 쪽의 반응을 설명하는 것이 합리적이었다. 즉 (가)로는 각 실험에서 보인 을의 반응을, (다)로는 갑의 반응을 설명할 때 합리적인 해석에 이를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이 답안은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답안은 상당한 감점을 유발하는 치명적인 결함도 보여준다. 그것은, 논제가 지시한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가 누락되었다는 점이다. 마지막 부분에서 한 단락을 할애하여, 한 쪽 해석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다른 쪽의 해석을 지지하거나, 둘 모두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자신의 종합적인 혹은 대안적인 해석을 제시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이 답안은 반면교사의 사례가 되겠다. 어떤 점에서 좋았는지 어떤 점에서 미흡했는지를 잘 분별하여 이해한다면, 더욱 완성도 높은 논술문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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