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听(많이 들어라), 多念(많이 읽어라), 多说(많이 말하라)"
"多听(많이 들어라), 多念(많이 읽어라), 多说(많이 말하라)"
  • 김준환 기자
  • 승인 2012.05.31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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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고등학교 심우일 교사

심우일 교사(46)는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소래고등학교에서 중국어를 가르친다. 90년대 초에는 중국어를 배우는 학교가 거의 없어 학교에서 한문을 가르쳤다. 하지만 점차 중국과의 교류가 확대될 것을 예상한 심 교사는 중국어 교과로 전향키로 마음먹었다. 중국어 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1997년부터 1999년까지 한국외대 중국어교육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심 교사는 당시 논문 주제로 ‘시경(詩經)에 나타난 가정윤리’를 연구했고 이 덕분에 학생들을 가르칠 때 많은 도움이 된다고 얘기했다. 중국어 발음의 기본원리, 중국 문학·문화에 대한 배경지식 등을 다룰 때 깊이 있는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

심 교사는 올해로 교직에 몸담은 지 22년이 넘어 매너리즘에 빠질 법한데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3학년 부장을 맡은 것을 비롯해 시흥 YMCA이사, 시흥역사문화연구회장, 맹자학당훈장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교육 봉사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특히 맹자학당훈장을 하며 고전 강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배우는 점이 더 많다는 게 심 교사의 설명이다. 학교 안에서는 ‘중국어 교사’, 학교 밖에서는 ‘훈장 선생님’이라 그럴까? 작년부터 개량한복을 입고 다닌다는 심 교사로부터 중국어 스터디 노하우에 관한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또한 심 교사의 노하우는 중국어뿐 아니라 영어와 제2외국어 학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多听, 多念, 多说"
심 교사는 “많이 듣고, 많이 읽고, 많이 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어 표현으로는 '多听, 多念, 多说'이다. 우선 ‘多听’에 대한 학습방법은 이렇다. 음식, 여행, 관광 등 특정한 주제를 선정한 후 반복해 들음으로써 학생들이 관련 단어와 문장에 익숙해지도록 한다. 일상 생활에 필요한 부분을 많이 듣게 되면 도움이 된다는 게 심 교사의 설명이다. “그냥 듣는 데만 그치지 않고 들은 내용을 받아쓰는 연습을 하면 훨씬 도움이 돼요.” 토익 리스닝의 중요한 학습 전략 중의 하나인 ‘받아쓰기(dictation)’와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중국어 학습에서도 영어의 ‘dictation’과 유사한 학습 방법이 있는데 이를 가리켜 ‘听写’라고 한다. ‘听写’를 할 때 성조에 따라 달라지는 중국어 발음의 특성을 고려, 귀에 안 들리는 단어는 인터넷 사전 등을 이용해 바로 찾아보는 습관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다음으로 ‘多念’을 할 때는 교과서 문장들을 큰 소리로 읽는 게 가장 좋다. “수업 시간에 다른 친구들 앞에서 크게 읽게 하도록 한 뒤 틀린 발음을 교정해 주죠.” 외국어 공부는 일대일 개인지도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렇게 공부하기 힘든 게 대한민국 외국어 교육의 현주소다. 심 교사 역시 이런 점을 고려해 가급적 학급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는 형태로 중국어 학습을 시키고 있다. “(학생들에게) 동영상을 찍게 해 친구들이 읽는 모습을 보면서 관심을 유도할 수 있어요. 게다가 친구들끼리 서로 발음이 잘된 부분과 틀린 부분에 대해 얘기를 해 주면 학습 분위기도 밝아져요.”

마지막으로 강조한 학습방법은 '多说'. 심 교사는 “학생들끼리 중국어로 대화하도록 유도한다”며 “적극적으로 임하는 학생들이 중국어도 잘 한다”고 말했다. 특히 ‘동작’을 ‘언어’와 결부시켜 중국어로 표현하면 숙지하는 게 훨씬 빠르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请用吧(드세요)’라는 표현이 있다고 하자. 그냥 단순히 '请用吧'를 외우면 머릿속에 오래 남지 않는다. 하지만 식사를 권하는 동작으로 표현하면서 말하면 그 상황이 더 쉽게 머릿속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동작을 떠올리면서 얘기를 하게 되면 학생들이 금새 재미를 붙이게 되요. 자연스럽게 수업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 불러 일으키죠.”

드라마·영화 속 표현을 익혀라!
심 교사는 수업의 처음과 마무리 시간은 항상 중국어로 인사를 한다. 외국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중국어 생활화’를 실천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터. '梦想'이라고 말하면 학생들 역시 '梦想'이라고 대답한다. 우리말로 읽으면 ‘몽상’이라고 부르는데 중국어로는 ‘갈망하다.꿈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바라다’로 해석된다. 학생들이 발음에서 느끼는 재미도 있겠지만 꿈과 희망을 항상 잃지 말라는 심 교사의 좀 더 ‘깊은’ 뜻이 숨어 있다.

심 교사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 중국어 표현을 익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외국어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게 바로 영화감상을 통한 외국어 공부다. 심 교사 역시 ‘영화 속 중국어 한마디’ 같은 방식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말할 수 없는 비밀>, <쿵푸덩크> 등 중화권 인기스타 주걸륜 주연의 영화들을 많이 찾아본다. “재미있고 생활에서 유용한 표현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과 연관된 소재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쿵푸덩크>에서 주걸륜이 버려진 아기를 주워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여기에서 ‘那就拜托你了(부탁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꽤 기억에 남는 부분이예요.” 이런 종류의 문구를 수업 시간에 활용하는 것과 관련, 심 교사는 “‘那就拜托你了’가 생활 속에서도 많이 쓰이고 아이들의 정서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성어 공부는 이렇게… 한 자씩 ‘파해(破解)’
‘중국어 공부가 어렵다는 얘기는 중국인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중국의 대표방송 CCTV 진행자들도 중국어를 읽고 쓰는 데 있어 자주 실수를 범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그만큼 중국어 공부가 어렵다는 얘기다. 특히 다소 난이도가 높은 중국어를 구사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 바로 ‘성어’를 정복하는 일이다. ‘성어’는 주로 중국의 고사에서 유래해 비유적인 내용을 담은 함축된 글자로 상황, 감정, 사람의 심리 등을 묘사한 말이다. 심 교사는 “학생들에게 성어가 다소 지루하게 외워야 할 대상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며 “말의 뜻을 한자 한자씩 풀어 설명을 해 준다”고 말했다.

“‘妇女能顶半边天’로 예를 들어 보죠. 일단 이게 무슨 뜻인지 맞춰보라고 얘기해요.” 잠깐 동안 침묵이 흘렀다. “이후 ‘아는 글자가 어떤 게 있냐?’고 물어봐요. 그러면 가장 쉬운 ‘女’, ‘天’을 얘기하다가 ‘能’,‘半’까지 대답이 나오는 경우도 있어요. 간혹 ‘半’이라고 대답하면 ‘3학년 O반?’이라고 우스갯소리도 하면 여기저기 웃음소리도 들려와요.” 심 교사는 학생들이 어려워할 때쯤을 포착해 성어에 등장하는 글자 하나하나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한다. “'妇'는 ‘부녀자’, ‘女’는 ‘여자’, ‘能’은 ‘할 수 있다’, '顶'은 ‘머리에 이다’, ‘半’은 ‘반절’, '边'은 ‘근방.쪽’, ‘天’은 ‘하늘’이란 뜻이예요. 이를 조합하면 ‘여자가 하늘의 절반을 머리에 이을 수 있다’란 말이 되는 거죠.” 여기까지 설명한 후 다시 학생들에게 무슨 의미인지 맞춰보라고 한다. 결국 학생들은 자신들의 상상력을 동원해 숨은 뜻을 얘기하는 단계까지 간다. 이 과정 속에서 학생들 스스로가 결론을 도출해 내게 하려는 심 교사만의 교수법 노하우도 숨어 있다.

심 교사는 성어의 의미만 들려주는 게 아니다. 성어에 담긴 역사적 배경도 같이 들려준다. “이 성어는 마오쩌뚱이 한 말로 당시 중국은 공산당 혁명 이전, 즉 봉건사회기 때문에 여자들의 지위가 낮았어요. 사회주의 국가가 되면서부터 남녀평등과 같은 여성의 지위에 대해 공론화할 수 있게 됐죠. 그래서 ‘妇女能顶半边天’과 같은 표현도 나올 수 있었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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