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학령인구 감소 위기, ESG 통해 해법 찾는다

황혜원 | yellow@dhnews.co.kr | 기사승인 : 2021-10-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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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ESG위원회·포럼 발족, 관련 교과목 개설...“지속가능성 위한 필수적 선택”
중앙대 ‘2030 탄소중립 ESG 공유 포럼’ 발족식 모습

[대학저널 황혜원 기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 세계 경제와 산업에 ESG 중심 변화가 일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환경과 투명성, 사회기여 등 비재무적 요소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ESG 열풍은 기업과 공공기관 등을 넘어 대학으로까지 확대됐다. ESG 경영을 통해 탄소중립과 같은 세계적 의제를 실현하는 데 기여하고, 동시에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인한 대학의 위기를 벗어나자는 취지다. 이에 각 대학은 ESG위원회를 발족하고, 관련 교과목을 개설하는 등 ESG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건국대, 국내 대학 최초 ESG위원회 설립


국내에서 ESG 경영의 서막을 연 대학은 건국대다. 학교법인 건국대는 지난 4월 대학 최초로 ESG 경영 실천을 위한 기구 ESG위원회를 신설해 ESG경영을 도입했다.


이사장 직속으로 운영되는 ESG위원회는 산하에 환경과 사회적 책임, 투명경영 분과를 두고 있다. 각 분과는 탄소배출량 감축 노력과 친환경 에너지 도입,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고용·안전·인권 등 사회적 책임, 윤리경영과 투명성 제고 등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 추진키로 했다. 이어 지난 5월 열린 ‘학원창립 90주년 기념식’에서 다가올 100주년을 위한 전략으로 체계적인 ESG경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자은 학교법인 건국대 이사장은 “ESG경영 도입은 급변하는 시대에 법인 산하 수익 사업체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성을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역시 같은 시기 총장 직속기구로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대학의 사회적 책무를 보다 높은 단계에서 수행하기 위해 기존 사회봉사단을 사회공헌원으로 격상하는 등의 기초작업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고려대 사회공헌원은 국제공정무역기구 한국사무소와 구체적인 SDGs(지속가능개발목표)와 ESG 실현을 위해 상호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협약을 통해 공정무역을 강화하는 데 뜻을 모았다. 이를 통해 공정무역의 가치를 국내뿐만 아니라 지구촌에 정착, 환산한다는 것이다.


중앙대는 탄소중립 조기 실현과 관련 산업 선도를 목표로 ‘2030 탄소중립 ESG 공유 포럼’을 발족했다. 공동위원장 박상규 총장과 성윤모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필두로 각 산업계 전문가들이 모였다.


포럼은 ▲ESG 청정기술 플랫폼 분과 ▲탄소중립 에너지 환경 분과 ▲지능형 ESG SCM 분과 ▲규제 샌드박스 기획 분과 ▲탄소국경조정세 대응 분과 등으로 구성돼 ESG 플랫폼 기반의 데이터 공유·구독 모델을 만들어 국내외 탄소중립산업을 선도할 계획이다.



ESG 경영 가치, 지역으로 확산
전주시-전북대 등 6개 대학 ‘ESG 공동실천 협약’ 체결


대학의 ESG 경영 움직임은 각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주시와 지역 내 위치한 전북대와 전주대, 전주교대, 예수대, 전주기전대, 전주비전대 등 6개 대학은 ESG 가치 실현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ESG 공동실천 협약을 체결했다. 세부 목표로는 친환경캠퍼스를 조성하고, 재능나눔을 통한 지역사회 공헌, 학생 인권을 존중하고 평등한 대학문화 조성 등을 설정했다.


전주시와 6개 대학은 ESG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지속적인 소통과 논의과정을 거쳐 ESG 실천 과제를 최종 정립하고, 내년 말까지 단계별로 과제를 추진할 방침이다.


건양대는 개교 30주년을 맞아 ESG를 대학 정책과 학사운영의 핵심 가치로 설정했다. 건양대는 학생 중심의 교육혁신, 구성원 중심의 경영혁신, 지역사회 중심의 산학혁신을 추진전략으로 정했다. 실현 방안으로는 인공지능(AI)과 접합한 환경·기후·윤리 교육, 친환경(탈플라스틱, 일회용품제한), 사회적 가치 실현(지역상생, 사회공헌), 더 좋은 내일(학생소통, 노사상생, 성과배분) 등을 약속했다.


ESG 경영이 대두됨에 따라 이를 실천하기 위한 교과목 개설과 프로젝트 등을 운영하는 대학도 있다. 동아대는 2021학년도 2학기부터 ESG경영 실천을 교육하기 위해 ‘함께 해결하는 사회문제’ 교양과목을 개설했다. 교육 목표는 시민으로서 개인과 사회가 가진 문제와 갈등을 이해하고, 지식과 아이디어 등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진정한 ESG 경영 위해선…
‘대학의 가치, 어디에 둘 것인가’ 고민 필요


10년, 20년 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대학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유행을 따르거나 ESG 경영을 무늬만 흉내 내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우리보다 앞서 ESG 경영을 도입한 해외 대학에서 우수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하버드대학은 지난해 4월 HMC(Havard Management Company)를 통해서 ‘Net-Zero 2050’을 선언했다. 파리기후협약의 목표에 부합할 수 있도록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탄소 배출의 정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는 내용이다.


애리조나주립대학은 ESG위원회 설립을 통해 투자자와 교직원, 학생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립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성을 바탕으로 투자·위험관리를 자문하는 블랙록(BlackRock, Inc.)을 투자 담당 최고 의사결정권자로 설정했다. 또한 2019년 7월 1억 달러 규모의 Sustainable Responsible Impact Pool을 설립해 대학의 지속가능성 효능을 평가하는 등 ESG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재혁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지난 8월 ‘제7회 KU 혁신포럼’에서 ESG 경영 실현을 위한 대학의 ‘존재 이유’, ‘이해관계자’, ‘지속가능성’에 대해 강조했다.


대학의 주된 존재 이유를 교육과 연구, 지역사회 서비스 가운데 어느 부분에 더 중점을 두는지에 따라 대학의 방향성은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법인과 교직원, 학생, 수험생 등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어느 관점에서 대학을 경영할 지, 지속가능성은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심층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진정한 ESG 경영을 구현하기 위해선 학교 관계자 차원의 논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며 “대학은 대학의 ‘존재 이유’, ‘이해관계자’, ‘지속가능성’에 대해 중점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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