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정리-문제풀기-오답정리', 3단계 공부법의 비밀을 알려주마
'개념정리-문제풀기-오답정리', 3단계 공부법의 비밀을 알려주마
  • 김준환 기자
  • 승인 2012.03.30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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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경제학과(11학번) 박수경 씨


서강대 경제학과(11학번) 박수경 씨는 국제고 출신이다. 국제고는 일반고의 교육과정과 달리 국제경제, 국제정치, 국제문화 등 국제 분야로 특화된 과목을 중심으로 커리큘럼이 짜여 있다. 또한 한 사람이 하나의 특기를 계발할 수 있도록 악기, 무용, 검도, 스포츠 등 여러 과목을 지도한다. 국제고에서 공부한 박 씨는 고교 시절 경제학이 가장 재미있었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빈민을 위한 소액대출은행으로 유명한 그라민은행 설립자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를 존경한다고 한다. 대학에 진학한 후 심화된 경제학 이론과 거시경제·미시경제 현상을 분석하는 방법을 배우는 박 씨는 경제학의 또 다른 매력에 빠져 있다.

인터뷰에 앞서 박 씨는 “대학에 먼저 들어간 선배로서 나의 이야기가 후배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씨는 먼저 대학교와 고등학교 학습 방법에 큰 차이가 있다고 했다. 고등학교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주어진 교육과정을 모두 이수해야 했다. 하지만 대학에 와서는 180도로 달라졌다. 다양한 교양과목과 전공과목들 중 자신의 관심 분야 강의를 골라 들으면 된다. 또한 과목마다 나눠서 공부를 하는 것 같지만 경제학이 독립적인 학문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경제학에서 자유주의 경제가 어떤 식으로 발전했는지 알게 되고 정치학에서 경제사상이 등장함으로써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어요.” 생태학, 경제학, 정치학, 사회학, 지리학, 역사학, 통계학 등 개별학문에서 얻어진 지식들이 하나로 합쳐지는 학문의 ‘통섭(consilience)’을 얘기한 셈이다. 통섭이 학문적 원리라고 한다면 학문적 방법(=공부의 기술)이 궁금한 후배들을 위해 구체적인 공부 방법에 대한 내용으로 이야기를 좁혀 갔다.   

‘개념정리-문제풀기-오답정리’로 나누는 3단계 공부법
공부할 때 그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완벽하게 공부하자’다. 이를 위해 고안한 것은 개념정리-문제풀기-오답정리로 이어지는 3단계 공부법이다. 박 씨는 중학교 때부터 효율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책을 많이 읽어서 정리하는 방법, 말(읽기)을 통해 반복하면서 외우는 방법, 화이트보드에 본인의 방식대로 써 내려가는 방법 등 여러 가지 공부법을 시도해봤다. 그 중에서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아낸 게 바로 ‘3단계 공부법’이다. 특히 사회탐구가 ‘3단계 공부법’에 효과적이어서 친한 후배들이나 사촌 동생에게 이 방법을 제안했다. “실제로 현재 고1인 사촌 동생은 전교 150등에서 50등으로 성적이 급상승했다”고 슬쩍 일러줬다.    

3단계 공부법은 개념정리, 문제풀기, 오답정리에 대한 비중을 각각 50%, 20%, 30%로 나눠서 한다. 개념 파악이 50%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개념정리를 할 때는 먼저 주어진 분량을 정독한 후 큰 틀을 먼저 설정했어요. 그 다음에 세부내용으로 들어가는 식으로 정리했어요.” 문제를 많이 풀다보면 중요한 개념은 수시로 등장한다. 박 씨는 “이 과정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유인 즉슨 문제를 풀면서 개념정리 할 때 놓쳤던 부분을 다시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오답정리 비중은 30%로 문제풀기 20%보다 10%나 비중이 더 컸다. 왜 그럴까? “사람은 항상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경향이 강해서 이상하게 틀리는 부분에서 또 틀리게 돼요. 이 부분은 가장 공부하기 껄끄럽거나 귀찮은 부분인데 이 점을 완벽하게 보강하는 게 바로 오답노트예요.” 오답노트를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정한 주기를 두고 문제를 반복해서 푸는 게 중요하다는 점도 당부했다. 박 씨가 직접 경험한 3단계 공부법은 어떤 유형의 문제가 나와도 실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치밀한 공부 노하우인 것이다.      

알고리즘(algorithm) 형태로 필기하라
사람마다 개념을 익히는 방법은 다양하다. 보통 텍스트나 이미지 형태로 정리하기 마련이다. 박 씨는 이 중에서 텍스트 형태인 글로 정리하는 방법을 선호한다. 그렇다고 예쁜 글씨체로 화려한 색깔펜을 동원해 메모장을 꾸미면서 기록하는 건 아니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설명한 내용들을 “알고리즘(algorithm) 형태로 필기하라”는 것이다. 노트를 다시 볼 때 핵심을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이면 된다. “가끔 필기의 목적과 방법이 전도(顚倒)된 친구들이 있더라고요. 정말 예쁘고 알록달록하게 필기하느라 정작 기억하는 내용이 없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저 역시 그런 경험이 있답니다.”(웃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깔끔한 필기는 두고두고 보기에는 좋다. 하지만 필기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 ‘어떻게 하면 더 쉽게 기억할 수 있을까’를 염두해 둬야 한다.

그렇다면 박 씨가 얘기하는 ‘알고리즘’ 형태의 필기는 무엇일까? 알고리즘이란 어떤 문제의 해결을 위해 컴퓨터가 사용가능한 정확한 방법을 의미한다. 이 때 컴퓨터가 연산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명확성, 효율성, 입력, 출력, 종결성 등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어플을 시행하기 위해서도 간단한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실행 버튼을 눌렀을 때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이전 단계로 돌아가기 위한 버튼 설정 등 적절한 설계를 구성해야 한다. 알고리즘이 엉성한 형태로 돼 있으면 뒤죽박죽이 되고 만다. 당연히 어플을 제대로 시행할 수 없다. 결국 박 씨가 해왔던 ‘알고리즘 형태로 필기하라’는 컴퓨터가 수식을 처리하듯 명확하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다시 필요한 데이터를 불러 올 때 확실히 기억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다.      

나의 약점을 강점으로
박 씨가 고교 시절 제일 취약했던 과목이 바로 언어 영역이었다. 자신은 분명 이 답이 맞다고 생각했는데 채점할 때 다른 답이 정답이라고 하면 정말 답답할 노릇이었다. “제가 생각할 때 언어 영역은 지식보다 감각에 기초하는 공부인 것 같아요.” 사람마다 문학 작품을 이해하는 방식과 느끼는 방법이 다른데 왜 이것을 답으로 규정해 두는지가 가장 불만이었던 것. 특히 작품을 설명하는 모범 답안과 그가 해석하는 관점이 달라서 열심히 풀었지만 틀리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그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재미도 없고 보기도 싫은 과목이었지만 목표한 대학에 가기 위해서 언어 영역은 넘어서야 할 관문이었다. 그래서 그에게는 뭔가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했고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우선 문제에 접근할 때 관점을 바꾸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고2 여름방학 동안 비문학을 하나하나 분석하는 것부터 기초를 다졌어요. 모든 독해의 기본이 비문학이라 생각해 단락별 주제, 키워드, 전체 주제를 하나하나 찾는 연습을 했죠.” 처음엔 5문제 중 4문제가 틀리곤 했지만 책이 끝날 무렵에는 문제를 거의 다 맞히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그 다음에는 가장 하기 싫었던 고전문학을 정리했고 이어서 현대문학을 다시 살펴봤다. “문학을 공부할 때는 시대 배경을 파악하는 것에 중점을 뒀어요.” 고전문학은 시대를 유추하기 힘들어서 문학사조별로 고대가요, 가사, 시조로 나눈 후 그 안에 어떤 작품들이 있고 작품의 특징은 무엇인지 정리했다. 이에 반해 현대문학은 시대적 배경이 많이 나와 있어서 시대별 흐름을 먼저 읽고 전체적인 흐름 안에서 문학을 분석하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

박 씨는 고3이 시작되면서 수능 언어 시간에 맞춰 아침마다 모의고사 1회 또는 2회를 꾸준히 풀어나갔다. “원래 질문하는 걸 싫어했지만 언어 문제만큼은 항상 질문을 하기 위해 노력했고 오답을 철저히 분석하면서 비슷한 문제가 나왔을 때 실수하지 않도록 복습했어요.” 결국 고3 후반부에는 언어가 가장 믿을 만한 힘이 됐다. 박 씨는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후배들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장 취약했던 언어 영역을 자신 있는 과목으로 바꿨던 과정은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지금도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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