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같은 보건 위기 상황, "시민들은 어떤 리더 선호할까"
'코로나19'와 같은 보건 위기 상황, "시민들은 어떤 리더 선호할까"
  • 백두산 기자
  • 승인 2021.07.0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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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공동연구팀, 전 세계 22개국 2만4천명 시민 대상 조사…"공평한 혜택 추구하는 공리주의적 리더 선호"
부산대‧UNIST 국제연구팀, ‘코로나19 상황의 도덕적 딜레마에서 정치 지도자의 의사결정에 대한 신뢰 연구’ 결과 발표
연구 결과 ‘네이처 휴먼 비헤이비어’ 저널 게재
국제공동연구에 참여한 설선혜(왼쪽) 부산대 심리학과 교수와 정동일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 교수. 사진=부산대 제공
국제공동연구에 참여한 설선혜(왼쪽) 부산대 심리학과 교수와 정동일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 교수. 사진=부산대 제공

[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보건 위기 상황에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리더 유형은 ‘공리주의적’ 선택을 하는 리더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대학교는 심리학과 설선혜 교수와 UNIST(울산과학기술원)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정동일 교수 등 국내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연구책임자: 미국 예일대학교 몰리 크로켓(Molly Crockett)]이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이 나왔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여섯 개 대륙에 걸친 22개국 약 2만4천명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수행됐으며, 정치 지도자의 공리주의적 선택이 도구적 희생(instrumental harm)을 담보로 하는지, 공평한 혜택(impartial beneficence)을 지향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제시했다.

연구를 수행한 국가는 ▲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 ▲멕시코 ▲미국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스페인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영국 ▲이스라엘 ▲이탈리아 ▲인도 ▲중국 ▲프랑스 ▲칠레 ▲캐나다 ▲호주 등 22개국이다.

전 세계 정치 지도자들은 현재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필요하다면 학교와 상업시설을 닫아야 하는지, 그렇다면 개인의 권리와 경제적 이익을 어디까지 침해해도 되는지,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방역물품을 우리나라 사람들만을 위해 비축하는 것은 어떤지, 세계 어느 곳이든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져야 하는지 등에 대해 도덕적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국제공동연구팀은 이러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하는 리더를 더 신뢰하는지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조사에 포함된 모든 국가에서 공평한 혜택을 위한 리더의 공리주의적 선택은 높은 신뢰를 받았으나 도구적 희생을 요구하는 공리주의적 선택은 신뢰를 잃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휴먼 비헤이비어(Nature Human Behaviour)』 7월 1일자에 발표된 논문 ‘세계적 보건 위기 상황에서의 도덕적 딜레마와 리더에 대한 신뢰(Moral dilemmas and trust in leaders during a global health crisis)’에 소개됐다.

연구에 따르면, 같은 공리주의적 선택이라도 그것이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을 담보하는 것인지(도구적 희생),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고르게 누리도록 하는 것인지(공평한 혜택)에 따라서 사람들의 정치 지도자에 대한 신뢰가 달라졌다.

가령, 인공호흡기가 부족할 때 어떤 리더들은 생존 가능성이 높은 젊은 사람들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이러한 도구적 희생을 주장하는 리더를 신뢰하지 않는다. 반면에 코로나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을 세계 어느 곳이든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리더는 신뢰한다.

즉 도구적 희생을 담보하는 공리주의적 결정은 신뢰받지 못하지만,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고르게 누리도록 하는 공리주의적 결정은 사람들의 신뢰를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연구 대상이 된 22개국에서 유사하게 관찰됐다.

이번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 겨울(2020.11.26.~12.22.) 6개 대륙을 포함하는 22개국의 인구비례 샘플을 사용해 2만4천명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짧은 기간 동안 동시적으로 자료 수집을 실시했으며, 도덕적 의사결정 상황 또한 실제 코로나19와 관련된 주요 정책(락다운, 확진자 추적, 인공호흡기, 개인보호장비, 의약품 등)을 사용해 시의성 높은 조사를 수행했다.

설 교수는 “전 세계적 보건 위기 상황에서 여러 조직의 많은 리더들이 도덕적 딜레마 상황에 끊임없이 직면하고 있다”며 “아무도 정답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이 딜레마의 특징이자 어려움이지만, 신뢰를 높이는 결정을 통해 이후 중요한 결정들에 대한 협조를 이끌어낼 방법을 제안해준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가 큰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도덕적 의사결정에 옳고 그른 것을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위기 상황을 함께 헤쳐 나가기 위해 사회 구성원의 신뢰를 높이는 공공 커뮤니케이션 방법에는 효율적인 정답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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