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너도 나도’ 인공지능 학과, 괜찮을까?
[기자수첩] ‘너도 나도’ 인공지능 학과, 괜찮을까?
  • 황혜원 기자
  • 승인 2021.06.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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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저널 황혜원 기자] 지방대 위기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항상 나오는 이야기는 ‘대학별 특성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백화점식 학과 개설도 지양해야 한다고 한다. 대학별 대입전형 계획을 보면 납득이 가는 지적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최근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것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이다. 이런 사회적 흐름은 곧바로 대학에도 연결된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의 분석에 따르면 2022학년도 대입에서 AI 관련 학과·학부를 모집하는 대학은 48개 대학으로 총 2588명을 모집한다. 2020학년도 5개 대학에서 205명을 선발했던 것에 비해 1144%나 증가했다. 12개 대학에서는 빅데이터 관련 학과·학부를 신설해 모두 46개 대학에서 2006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학령인구 감소로 입학자원은 줄고, 지방의 우수 인재는 수도권으로 떠나 신입생 충원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수요가 급성장한 AI·빅데이터 학과를 신설해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회적 요구가 곧 취업률로 이어지고, 취업률이 대학 평가의 핵심 지표가 된 현 시대에서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우려가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입학 자원이 줄어든 상황에서 인기학과 개설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2010년대 들어 공학계열 인재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학과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여전히 전자전기·화공·기계 공학계열 학과는 ‘취업 불패’라고도 불리며 높은 인기를 구가한다. 그럼에도 많은 대학이 유사한 학과를 개설함으로써 개별 대학의 특성을 살리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영남권 A대학 총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2021학년도 입시에서 전국적으로 공대에서 신입생 미달이 많이 발생했다. 대학이 획일적으로 비슷한 학과를 개설하고, 또 지나치게 학과(전공)를 세분화해 불러온 결과다”며 “각 대학의 특성화 분야를 살려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호남권에 위치한 B대학은 2021학년도에 인공지능학과를 신설하고, 신입생 모집에 나섰지만 정시에서 2대 1 미만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사실상 정원 미달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대학이 올해 AI와 빅데이터 관련 학과를 개설하고 신입생 모집에 나선다. 유행에 따른 학과 개설이 단기적으로 효과적일 수는 있으나 반드시 정답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각 지역의 고유 학문과 특성을 강화할 수 있는 장기적인 대책을 모색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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