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교육과 연구는 대학의 두 날개"
[울산대]"교육과 연구는 대학의 두 날개"
  • 한용수 기자
  • 승인 2010.07.06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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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김도연 총장
▲ 김도연 울산대 총장

‘인터넷 강의 공개’ 바람 일으킨
김도연식 대학 경영 주목
무차별 평등주의 안돼... ‘개방과 경쟁’ 원칙
‘기업재단 대학’ 성공 모델... “총장 자율 운영” 비결


김도연 총장은 1952년생으로 서울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원과 프랑스 블레즈-파스칼대에서 각각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9년부터 1982년까지 아주대 공대 교수로 재직한 뒤 1982년부터 2008년 9월 초까지 서울대 교수로 일했다. 서울대 공대학장 등을 역임했으며 2008년 3월부터 8월까지는 이명박 정부의 초대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현재는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도 겸하고 있다. 한국공학한림원의 젊은 공학인상, 과학기술훈장 진보장, 대한금속재료학회 학술상, 서울대 공대 훌륭한 공대 교수상 등을 수상했으며 ‘우리시대 기술혁명’, ‘나는 신기한 물질을 만들고 싶다’, ‘기후, 에너지 그리고 녹색이야기’ 등 저서가 있다.


‘강의 인터넷 공개’, ‘자발적 학생정원 감축’, ‘교수 성과 연봉제 도입’, ‘학부장 공채, 교원 상시채용’..... 김도연식 대학 경영이 대학가에 경쟁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개방과 경쟁’이란 대학 경영 원칙을 밝힌 김도연(金道然·58) 울산대 총장은 “변화의 큰 줄기는 이제 잡혔다”면서 지난 2년간을 되돌아 봤다.

“대학은 마땅히 교육과 연구에 충실한 교수님들을 찾아내 이들을 더욱 대접해야 합니다. 교수사회에 만연해 있는 무차별 평등주의로는 발전을 이루기 어렵다고 확신합니다.” 맞는 말이지만 쉽지 않은 얘기다. 교수사회 철밥통 이야기가 어제 오늘 나온 것이 아닌 것처럼 대학 교수사회의 변화는 요원해 보였다. 하지만 김도연 총장이 선택한 ‘개방과 경쟁’원칙은 먹혀들고 있다.

김 총장은 교수사회 변화를 감지한 듯 “대학이란 곳이 그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곳은 아니니까. 남은 임기 중에도 계속 대외적으로 개방하고 아울러 구성원간의 경쟁을 촉진하는 일에 매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국내 대학 중 첫 도입한 ‘강의 인터넷 공개’는 대학가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서울대를 포함해 전국 80여개 대학이 700여개 강의를 인터넷을 통해 일반에 공개했다. 교수에겐 부담스럽겠지만 결국 강의 수준이 올라가기 마련이라는 것이 김 총장의 생각이다. 학교 밖의 평가도 뒷바람을 타고 있다. 올해 교육역량강화사업과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 지원사업에 잇따라 선정됐다. 또 올해 조선일보-QS대학평가에서도 좋은 점수를 얻었다.

성과에 따른 연봉제를 도입하고 우수 학술지 게재 장려금 제도를 도입해 1년 만에 교수들의 논문 수가 2배 이상 획기적으로 늘었다. 여기에 1년에 1000여명의 학생을 외국에 보내면서 국제화 부문 지수가 향상된 때문이다. 김 총장은 “대학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대학이 여러 측면에서 보다 개방되어야 하고 또 경쟁에도 나서야 한다고 믿는다”면서 “치열한 내부 경쟁 없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것은 불가능한 꿈”이라고 강조했다.

현대그룹 창업자인 아산 정주영 선생이 설립한 울산대가 대표적인 기업 경영 대학의 성공 모델이 된 비결을 묻자 “창업자의 개척과 도전정신을 대학을 통해 이어가려는 기업의 배려가 오늘의 울산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재단의 정몽준 이사장은 대학의 모든 운영 권한을 총장에게 일임하고 있다.

여느 기업 운영 대학과 달리 총장의 자율 운영이 가능한 것도 울산대가 도전하고 발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취임 2년을 맞은 김 총장은 연임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연임 여부는 미래의 일”이라고 답하고,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했다.

“미래에 대해 확실히 아는 것은 지금과 다르다는 사실 뿐”이라고. 2년 뒤 울산대의 모습과 함께 김 총장의 행보가 사뭇 궁금해진다.

▶ 다음은 김 총장과의 일문 일답

취임 2년이 되었습니다. 서울대 교수에서 통합 교육과학기술부 첫 장관 등 개인적으로도 커다란 변화였을 겁니다. 지난 2년 어떻게 지내셨나요.
“지난 2년간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네요. 일류 선진국을 여러 측면에서 정의할 수 있지만 저는 지역에 좋은 대학이 있는 나라가 일류 선진국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울산대학교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에 아주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세계와 경쟁하는 대학’을 목표로 그 동안 노력했습니다.”

총장께서는 그동안 교육과 연구의 수월성을 특히 강조해오셨고, 인터넷 강의 공개를 적극 추진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교수사회 변화 움직임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교육과 연구는 대학의 두 날개입니다. 대학은 마땅히 교육과 연구에 충실한 교수님들을 찾아내어 이들을 더욱 대접해야 합니다. 교수사회에 만연해 있는 무차별 평등주의로는 발전을 이루기 어렵다고 확신합니다. 이런 목적으로 울산대에서는 교수연봉제를 시행하면서 제반 교육 및 연구 여건도 개선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처음 시작한 강의 인터넷 공개는 국내 대학에 바람을 일으킬 정도로 교수사회에서 새로운 변화가 되고 있습니다. 강의를 공개하면 강의 수준은 높아지고, 결국 대학경쟁력도 올라갑니다.”

1년 만에 교원당 논문 수가 2배 이상 확대됐습니다. 그 결과 ‘2010 조선일보-QS 아시아 대학평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요. 비결은 무엇인가요.
“언론의 대학 평가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믿습니다. 대부분의 평가 지표는 정량화가 가능한 대학의 연구 성과이기에, 결국 평가는 연구중심대학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부교육에 치중하는 대학들에 대해 순위를 매기는 일은 의미도 없으며 바람직하지도 않지요.

연구는 경쟁이며 그 성과에서 우열이 확연하지만 교육은 학생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여하튼 우리 대학의 경우 교원당 논문 수가 전년도에 비해 크게 늘었고, 1년에 1000명 가까운 학생들을 외국에 보내면서 국제화 부문 지수가 향상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논문 수가 증가한 것은 젊고 유능한 교원을 많이 확보하면서 우수 학술지 게재 장려금 제도를 도입한 데 따른 것입니다.”


지난 2년 동안 참 많은 일을 해오셨는데요.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정책과 주요 성과를 정리하신다면.
“대학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대학이 여러 측면에서 보다 개방되어야 하고 또 경쟁에 나서야 한다고 믿습니다. 치열한 내부 경쟁 없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것은 불가능한 꿈입니다. 울산대는 ‘개방과 경쟁’을 대학 발전을 위한 정책 기조로 삼고 있습니다. 강의 및 강의자료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학부장 공채 및 교원 상시채용제도 및 획기적인 교수연봉제 도입 등이 그 예입니다.

아울러 국내외 최고 석학들로 구성한 펠로우 프로페서(Fellow Professor)제도 도입, 전 신입생들이 참여하는 프레쉬맨 세미나(Freshmen Seminar) 등은 학생교육 면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자발적으로 입학정원을 감축해 내실 있는 교육을 지향하면서 조선해양, 생명화공, 생명과학에 이어 기계와 전기 분야에 대해서는 일류화사업을 통해, 연구를 통한 대학경쟁력 제고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울산대는 기업이 설립한 대학 중 대표적인 성공 모델입니다. 울산대의 성공 비결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아시다시피 울산대는 현대그룹 창업자인 아산 정주영 선생이 설립하신 대학입니다. 우리나라 경제대국을 이끈 창업자의 개척과 도전정신을 대학을 통해 이어가려는 기업의 배려가 오늘의 울산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재단의 정몽준 이사장께서는 대학의 모든 운영 권한을 총장에게 일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율 운영이 가능한 것도 울산대학교의 강점입니다.”

최근 내놓은 ‘2030 발전전략’을 보면, 울산대는 융합학문분야를 육성하고 조선해양, 생명화공, 생명과학, 전기, 기계 등 5개 학문분야의 세계적인 연구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입니다. 중점 육성분야 선정이나 교수임용 계획 등 구체적인 방안을 설명해 주신다면.
“그 동안 중점 육성분야는 산업도시 울산의 유망산업과 관련한 이공분야 학문을 중심으로 했던 것이 사실이나 앞으로는 인문사회계로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그리고 학부장 공개채용과 교원상시채용 제도를 통해 유능한 교원을 계속 모실 방침입니다.

우수한 교수진은 대학발전의 요체라고 생각합니다.” 발전전략에는 산학협동교육 강화도 포함돼 있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인가요. “울산대는 우리나라 최대의 산업도시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메리트입니다. 산학협동에 아주 유리한 환경이기에 당연히 이것이 울산대의 강점이 되었습니다. 6개월간의 장기 인턴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여기에 국내 최대 규모의 전직 CEO 출신 산학협력교수들이 교육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졸업생들의 취업경쟁력은 국내 최상위 수준입니다.”

올해 ‘교육역량강화사업’에 이어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 지원사업(ACE)’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울산대의 교육역량을 평가하신다면.
“오늘날 대학은 급속한 세계화와 교육환경의 변화로 새로운 교육과정 개발과 교육방법 혁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울산대가 이번 사업에 선정된 것은 그 동안의 학부교육 혁신 노력과 교육역량을 인정받은 것입니다. 2006년도부터 정규직 취업률 4년 연속 ‘전국 최우수’를 달성한 것도 울산대의 교육역량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앞으로 정원을 줄여 소수정예교육을 하면 더욱 좋아질 것입니다.”

울산대가 2011학년도 신입생 선발에서 120명의 정원을 감축하고, 이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현재 정원의 37.5%를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감축 배경은 무엇이며, 적지 않은 진통도 예상되는데요.
“소수정예교육을 통해 최고의 학부교육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정원감축을 통한 체질 개선과 특성화 교육으로 국내 최고 대학으로 발전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았습니다. 현재 폐과가 결정된 일부에서 반대의견이 있지만, 대학 발전 차원에서 이해해 주리라고 생각합니다.”

정원감축은 대학 재정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등록금을 높여야 할 수도 있을 텐데요. 정원감축에 따른 손익계산이나 재정 확충 계획은 무엇인가요.
“등록금에 의존하는 대학재정의 패러다임은 결국 바뀔 것입니다. 우선은 직접적인 교육재정 이외의 제반경비를 아끼고 장기적으로는 대학자체 수익사업을 강구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수한 교육성과를 올려 정부의 지원도 더 많이 받아야 할 것입니다. 물론 재단의 재정지원도 확충될 것입니다.”

울산대의 포지셔닝이 궁금합니다. 학생 분포로 보면 울산대는 이공계중심 대학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개교한 울산과기대와 관계 또는 역할 설정이 필요할 듯 보입니다.
“울산과학기술대는 이공계와 경영학 분야 특성화 대학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울산대는 다양한 학문분야의 종합대학으로서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이공계 학문 분야들은 선의의 경쟁을 동해 상호 발전할 것입니다. 경쟁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상생 역할을 할 것입니다.”

‘비전 2030 발전전략’을 보면, 2년 동안 교양·기초교육 후 전공을 선택하는 자유전공제 도입이 있습니다. 전공교육 기간이 줄어들 텐데요.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현 전공 및 학부제는 1학년은 교양교육과정을 이수 받고, 2학년은 전공기초교육과정을 이수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자유전공제가 도입되더라도 전공교육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지도를 하면 적성에 맞는 전공을 찾는다는 자유전공제 취지에 맞게 학생들을 경쟁력 있는 인재로 배출할 수 있습니다.”

대학들이 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울산대의 경우는 신중한 모습인데요. 울산대가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우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입시 방침을 소개해 주십시오.
“사실 우리 대학은 입학사정관 제도를 매우 늦은 속도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다져가자는 의미지요. 2011학년도에는 학교장추천 전형 29명 등 모두 107명을 사정관제도로 선발합니다. 창의성과 잠재력이 높은 인재 선발을 위해 현장교육경험이 풍부한 퇴임 교장을 입학사정관으로 위촉했으며, 이 분들이 직접 개발한 전형 내용과 면접 문항으로 입학생을 선발할 것입니다.”


앞으로 울산대가 해결해야 할 과제와 남은 임기 중 어떤 일을 하실 생각이신가요. 또 총장 4년의 임기가 짧다는 의견이 많은데 연임 의사는 있으신가요.
“‘개방과 경쟁’의 큰 줄기는 이제 잡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학이란 곳이 그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곳은 아니니까, 남은 임기 중에도 계속해서 대학을 대내외적으로 개방하고 아울러 구성원간의 경쟁을 촉진하는 일에 매진하겠습니다. 연임 여부는 미래의 일입니다. 피터 드러커는 “미래에 대해 확실히 아는 것은 지금과 다르다는 사실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도 여기에 동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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