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교과형 논술 완전 정복8
통합교과형 논술 완전 정복8
  • 대학저널
  • 승인 2012.03.0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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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2012학년도 수시 기출문제

▲김성호(아이드림논술학원 원장)

3월이다.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비로소 한 학년이 올랐음을 실감하게 될 때다. 지난 겨울, 예비 고3 수험생이란 이름으로 불릴 때의 불편함과 떨떠름함도 이젠 가셨겠다. 본격적으로 신발끈을 조여매며 긴 호흡으로 한 해를 설계해야겠다. 이 칼럼에서 소개하는 실전 논제들로 논술고사의 진수를 맛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지면이 허락할 때, 소개하는 각종 어드바이스와 팁들도 놓치지 않길 바란다.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논제들을 순차적으로 제시할 예정이니, 비교적 쉬운 논제들에서부터 차분히 논술의 요체를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논술은 교과서나 입시 참고서를 통해 연마한 순발력 위주가 아니라 광범위한 독서를 통해서 교양과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온 수험생 쪽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는 시험방식이다. 논술의 재료 또한 문학의 좁은 영역을 넘어선다. 오래도록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킨 고전급 저작들이나 실생활의 경험을 통해 우리의 사고에 자양분을 공급하는 것이면 어느 것이나 다 논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논술고사에는 사회, 정치, 경제, 문화, 예술, 수리, 과학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가져온 제시문들과 자료들이 포함된다. 요컨대 논술은 문장력에 치중한 작문보다는, 논리적이고 보편적인 교양과 해석능력, 종합적 사고능력을 요구한다.

대부분의 대학교에서 채택하는 통합논술은 기본적으로,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입시의 일부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또한 통합논술은, 수험생이 대학의 교과과정을 온전히 이수할 능력을 구비하고 있는지를 평가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모든 대학들이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이른바, ‘객관성과 공정성의 확보’다. 대학입시에서 평가가 공정하지 않을 경우 수험생들에게 매우 부당한 결과를 야기할 수 있으며, 대학 또한 우수한 인재를 선발한다는 본래의 목표를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논술고사를 채택한 대학측의 의도와 기대를 이해했다면, 논술문을 쓸 때, 어떤 자세가 필요할지 짐작할 것이다. 제시문들을 외면한 주장의 전개, 글의 형식적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답안들은 가혹한 평가를 받게 된다. 논술의 특성상, 유일한 정답을 전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내용의 논술문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답이 없다고 해서 오답도 없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입장에서 다양한 견해를 펼치는 것은 가능하지만, 논거가 빈약하거나 논리적 비약이 있는 논술문, 질문의 핵심을 벗어난 논술문, 제시문의 활용을 넘어서 제시문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옮겨 놓는 논술문 등에 대해서는 결코 좋은 평가가 내려지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달의 논술 팁은 연세대학교에서 제시하는 논술 답안 작성 시 유의사항들이다. 좋은 답안에 담아야 할 요소들이 잘 정리된 글이다. 논제를 대할 때, 참조하기 바란다.

답안 작성 시 유의사항

1. 문제 의도와 상관없는 자기 주장 전개: 일부 답안은 문제에서 요구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자신이 준비한 답을 그대로 전개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2. 지나치게 긴 도입부와 결론: 일부 답안은 도입부인 서론을 너무 길게 쓰거나 결론에서 본론의 내용을 단순히 반복했다. 서론 부분은 가능한 한 짧게 작성하는 것이 좋으며, 논지파악의 문항(문항 1)에서는 서론과 결론 부분을 쓰지 않더라도 문제가 없다. 기본적으로 본론 위주의 답안 작성이 바람직하다.

3. 복잡한 문장구성과 문단 구성: 답안 중에는 한 문단이 여러 가지 생각을 담고 있거나 핵심을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표면적으로는 한 문장이지만 실은 그 안에 몇 개의 연결어에 의해 여러 문장이 연결돼 있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문장 구성과 문단 구성은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데 방해가 된다. 문단의 핵심을 담은 주제 문장을 작성하는 연습과 짧고 분명하게 문장을 작성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4. 제시문 문장 그대로 옮겨 적기: 일부 답안은 제시문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은 경우도 있으나 이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특히 논지 파악의 답안에서 이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제시문에 나타난 주장을 자신의 언어로 바꾸어 표현하며, 필요 시 제시문의 핵심 용어를 사용해 논지를 분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 적합하지 않은 예나 잘못된 인용 사용: 예나 인용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는 것은 좋으나 반드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적절한 예나 인용을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 이달의 미션
이 달에도 비교적 난이도가 높지 않은 논제를 엄선했다. 주어진 제시문과 자료를 합리적으로 독해하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들이다. 차분히 읽고, 논제에 어떻게 답할지 고민해보자. 논술 시간이 대개 2시간으로 단축되면서 문항 수도 줄고 있다. 비교적 짧은 논제 하나와 긴 논제 하나로 구성된 전형적인 문제로 건국대학교 2012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 예시문제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지구온난화는 모든 환경 문제의 근원이다. 로마클럽의 획기적인 보고서 「성장의 한계」(Limits to Growth; 1972) 및 그에 대한 토론은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낳았다. 기업인들이 자원을 하나의 생산요소로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언론에서 그 책을 해석하고 설명하는 방식은 사람들의 두려움을 자아냈다. 언론은 자원의 고갈과 자원의 부족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중략) 
경제학자들은 ‘성장의 한계’라는 주장을 ‘대체 가능성(substitutability)’으로 논박했다. 구리가 고갈되면 광섬유를 만든다. 석유가 바닥나더라도 200년간 사용 가능한 천연가스가 있다. 천연가스를 다 써버리면, 석탄을 기화해서 500년간 사용할 수 있다. ‘어떤 문제든 해결 가능하다’는 태도이다. 실제로 일부 경제학자들은 어떤 자원이 고갈되면 새로운 성장 동력, 즉 새로운 기회와 직업 그리고 혁신과 특허가 창출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들이 잊은 것이 있다. 바로 ‘보완성(complementarity)’이다. 보완적 시스템은 대체 가능한 시스템과는 전혀 다르다. 경제학은 대체성에 대한 학문이므로 모든 것을 대체 가능성이란 잣대로 생각한다. 하지만 생태계는 보완적이지 대체 가능한 것이 아니다.
보완성 개념을 쉬운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다. 어떤 사람이 겨울에 산속에서 조난을 당했다고 하자. 그가 살기 위해선 음식과 물과 온기 등 세 요소가 필요한데, 이 가운데 어느 것도 대체 가능하지 않다. 세 가지 가운데 공급량이 가장 적은 요소가 생존을 제약한다. 비상식품이 있고 눈으로 만든 동굴에서 기거할 수 있더라도 마실 물이 없다면 얼마 버티지 못한다. 물이 충분하고 온기 유지가 가능하더라도 음식이 없으면 죽고 만다. 음식과 물이 있더라도 눈보라에 노출된다면 죽는다. 
-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GBN) 회원들, 'What’s Next? 2015'에서

<나> 다음은 국제전기통신연합(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이 발표한 전세계의 유선전화와 휴대전화의 사용 정도 및 증감 추이에 관한 통계 자료를 도표로 나타낸 것이다.



  [도표 2] 거주자 100명당 휴대전화 사용자 추세(1997∼2007)
- 자료: 마누엘 카스텔 외, 「이동통신과 사회」에서

<다> ‘미디어 플레이’라는 서점은 커다란 매장을 둘로 나누어 종이책과 전자책을 동시에 판매하는 일종의 전자서점이었는데, 드넓은 휴식 공간과 시원한 에어컨, 그리고 원두커피 판매대까지 있어서 폭염을 피해 쉬면서 책 순례하기에는 참으로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의자가 놓여진 한쪽 휴식 공간에는 나이 지긋한 사람들이 한가롭게 책을 읽으며 앉아 있었고, 그 반대 켠에는 디지털게임과 디지털음악과 전자책에 몰두해 있는 청소년들이 재빠르게 컴퓨터를 조작하고 있었다. 그곳에는 가족들이 많이 왔다. 그러나 매장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어른들은 종이 쪽으로, 아이들은 디지털 쪽으로 갈라지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이책과 전자책, 활자와 영상, 그리고 구텐베르크와 컴퓨터의 대결은 전혀 살벌하지 않았다. 거기 두 세계는 조용히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었고, 두 세대의 사람들은 각기 다른 감동 속에서 각자의 매체에 심취해 있었다. 간혹 두 세계를 조화라도 시키려는 듯, 종이책들 사이에서 시디가 달려 나오는 ‘시디 책’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전자책에 싫증이 난 아이들은 때로 종이책 진열대로 넘어왔고, 종이책에 싫증이 난 어른들 역시 호기심을 가지고 디지털 진열대로 넘어갔다.(중략) 
활자매체의 죽음을 맨 처음 선언한 사람은 문화인류학자 마샬 맥루한이었다. 1964년에 쓴 「미디어의 미래」라는 책에서 그는 활자시대의 종말과 전자시대의 도래를 선언했다. 그는 이제 논리적이고 연속적인 활자매체의 ‘핫 미디어’시대는 가고, 순간적이고 비연속적인 전자 매체의 ‘쿨 미디어’시대가 왔다고 보았다. 그가 ‘쿨 미디어’라고 부른 것은 물론 컴퓨터와 텔레비전이었다. 출판사는 기념비적인 그의 저서 맨 첫 장에 ‘구텐베르크여 안녕’이라고 썼다.
마샬 맥루한의 이야기처럼 시대는 변했다. 텔레비전과 컴퓨터는 모든 가정에 보급됐고, 모든 직장의 필수품이 됐다. 도서관의 열람카드가 컴퓨터 단말기로 바뀌고 도서 대출 과정이 전산화된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고, 요즘은 종이책들을 전자책으로 바꾸는 작업이 한창이다. 교수들은 이제 은퇴 시에 대학 도서관에 장서를 기증하지 못한다. 공간이 없다고 도서관에서 인수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책의 미래를 걱정한다. 책의 개념에 코페르니쿠스적 사고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전자책이 더 많이 만들어지고, 더 많이 읽히게 될 것이다. 언젠가는 신문 배달이 없어지고 거실과 화장실에 전자신문 수신용 모니터와 단말기가 설치되며, 비행기나 기차, 버스에도 독서용 컴퓨터들이 부착될는지 모른다.
- 김성곤, 「뉴 미디어 시대의 문학」에서 (고등학교 ‘독서’교과서)

<라> 나는 침대에 걸터앉아서 멀뚱멀뚱 방 안만 둘러보았다. 이제 뭘 하지? 눈에 들어오는 거라곤 침대와 옷장, 본래의 용도에서 벗어나 잡동사니 천국이 돼버린 책상, 그리고 오래된 오디오뿐이었다. 음악이라도 듣자, 싶어서 오디오의 전원을 켰다. 시디플레이어에는 스팅이 들어 있었다. 재생 버튼을 누르자 스팅은 오래전의 어느 때처럼 노래를 불렀다. 출퇴근시간에 늘 이어폰을 꽂고 다니는데 왜 오랜만에 음악을 듣는다는 느낌이 드는지 알 수 없었다. 오래된 오디오에서 나오는 오래된 스팅은 순식간에 방 안을 가득 메우고 내 마음을 채웠다.
엠피스리로 음악을 듣느라 지금은 켜는 일이 거의 없지만 예전에 나는 이 오디오를 얻기 위해 부모님 앞에서 시위까지 벌였다. 그리고 오디오가 생긴 뒤로는 용돈의 대부분을 카세트테이프와 시디 사는 데 들이부었다. 슬슬 영화라는 경쟁자에게 밀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학창시절에 음악은 나와 손발이 잘 맞는 파트너였다. 시디를 사가지고 돌아와서 침대에 누워 음악을 들을 때면 그 뮤지션의 영혼과 접신(接神)하는 기분이 들었다.
스팅을 두 번 더 듣고 나서 나는 본격적인 음악 감상에 들어갔다. 시디박스를 열고 라디오의 주파수를 맞추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것은 십대에서 스무 살 무렵까지의 고유한 취미였다. 그러니까 사춘기 시절의 전유물 같은 것 말이다. 그때는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음악을 듣는 게 아니라 음악을 위해서 온전히 시간을 할애했다. 좋아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기 위해서 잠을 한두 시간 정도 포기하는 것은 희생도 아니었다. 그건 차라리 축복이었다. 그때는 음악이 베푼 은총 속에서 감정이 생성되고 소멸되고 중요한 일들이 결정되었다.
오래된 시디와 테이프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고 있다 보니 방문 걸어 잠그고 혼자 놀기의 진수에 빠져 있던 중고등학교 시절이 떠올랐다. 다시 한 번 그 실력을 발휘할 때가 온 건가? 아무튼 당분간은 이 방과 조금 친해져야 할 필요가 있었다.
다음날 퇴근하면서 나는 몇 년 만에 만화책을 빌려왔다. 그리고 방에 콕 박혀서 낄낄거리며 읽었다. 주말에는 거실의 비디오와 베란다에 버려진 구형 텔레비전도 방으로 들여와 연결했다. 순식간에 작은 방이 꽉 찼다. 평일 저녁에는 음악 듣는 일로 시간을 보냈다. 찍어 둔 라디오 프로그램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면서 의자에 걸터앉아 만화책을 읽으며 감자 칩을 와삭와삭 씹어 먹었다. 음악을 들으며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디제이의 멘트에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주말에는 폐업 정리하는 비디오가게에서 사온 오래된 영화들을 감상했다. 퇴행성 취미 부활 프로젝트는 그렇게 착착 진행되어 갔다. 타임머신을 타고 십대 후반이나 이십대 초반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좀 외롭고 말지, 라고 마음만 먹는다면 꽤 많은 것이 평화로울 수 있다. 혼자 놀기는 깊이를 더해 가고 짤막한 메모 형식이던 일기는 점점 길어졌다. 나는 심지어 분위기에 취해서 보내지도 않을 엽서를 쓰기도 하고 영화감상문 노트를 만들어서 나름대로 평을 쓰기도 했다. 물론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다 말고 갑자기 울컥해져서 방문을 잠근 채 몰래 눈물을 흘린 적도 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아직도 십대의 어디쯤이나 이십대의 어느 면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서유미, 「쿨하게 한 걸음」에서

※ 문제 1 :  글 [가]에 제시된 ‘대체’와 ‘보완’ 개념을 적용하여, 글 [나]의 두 도표에 나타난 유선전화와 휴대전화 사용상의 특징을 분석하시오. (501~600자)
※ 문제 2 :  글 [가], [다]와 관련하여 글 [라]에 그려진 삶의 방식을 평가하고, 미디어문화의 바람직한 미래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901~1,100자)

논·제·해·설
[문제 1]
이 논제는 평이한 1번 논제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규정자수도 짧고, 자신의 견해를 덧붙여 논하라는 요구도 없다. 제시문들을 꼼꼼하게 읽고, 논제의 지시를 성실하게 수행하면 된다. 제시문 [가] 글 속에 ‘대체’와 ‘보완’이라는 핵심어가 서술돼 있으니 이면의 뜻이나, 행간의 의미를 추론하는 어려움도 없겠다. 제시문의 핵심어들의 의미를 먼저 정리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개념들을 활용해 [나]의 도표를 해석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그래프 자료는 표 자료에 비해 많은 정보를 담지 않는다. 그러니, 주요 데이터의 추세를 꼼꼼하게 살펴보면, 자료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가]의 개념들을 잊은 채, 자료의 내용만을 말하면 안 된다. [도표 1]의 선진국 데이터를 보면, 2000~2001년을 정점으로 유선전화의 사용자수가 완만하지만,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임을 알 수 있다. 이 자료는 [도표 2]의 휴대전화 사용자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와 대비된다. 이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대체’개념을 적용해야겠지. 그에 비해, 개발도상국들은 [도표 1], [도표 2]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유선전화와 휴대전화의 사용자수가 증가하는 추세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즉 휴대전화가 유선전화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수험생들은 이런 내용을 잘 정돈하여 제시하면 된다. 자수 제한을 고려하여 [가]와 [나] 관련 분량을 잘 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 1 우수답안)
제시문 [가]에서는 대체와 보완의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먼저 ‘대체’는 기존의 한계를 새로운 혁신으로 대신하여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완’은 대체와 달리, 단순히 부족한 부분을 충족시켜 완성한다는 것이다.
위의 개념들을 가지고 [나]의 도표 1과 2에 나타난 유선전화와 휴대전화의 사용 특징을 설명할 수 있다. 먼저, 선진국에서는 유선전화 사용자의 수가 감소추세에 있는 반면, 휴대전화 사용자의 수는 크게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유선전화론 이동통신이 불가능하다는 기술적 한계를 휴대전화로 대체하고 있음을 말한다. 다음으로 개발도상국에서는 유선전화의 사용자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휴대전화의 이용도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개발도상국에서는 유선전화의 한계를 휴대전화가 대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휴대전화와 유선전화는 상호 보완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평가)
논제의 질문에 간명하게 잘 답했다. 먼저, ‘대체’와 ‘보완’개념을 정리한 후에 [나]의 도표를 해석하는 자연스런 서술방식을 택했다. 자료 해석이 정확하다. 문장 표현도 간결하고 정서법도 잘 지켜지고 있다.
쉽게 잘 쓴 답안이다. 이 문제의 난이도는 높지 않기에, 이런 정도로는 답할 수 있어야겠다.

[문제 2]
제시문 [다]에선 활자매체와 전자매체라는 상이한 미디어들이 등장한다. 또한 활자매체가 점차 전자매체로 대체되는 시대상도 보여주며, 활자매체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소개한다. 제시문 자체를 이해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 제시문과 [가]의 ‘대체’, ‘보완’개념을 이용하면 [라] 글의 의의는 분명하다. 뉴미디어들에 의해 사라지는 것들이 지닌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다. [다]에선 분명히 말하지 않았던 낡은 매체의 가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글인 것이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것은, [다]의 ‘활자매체’와 [라]의 ‘낡은 오디오와 TV, 라디오, 만화책’을 동일한 상징의 서로 다른 예들로 묶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문제를 참조해서 다시 정리하면, 이것들은 모두 사라져가는, ‘낡은 미디어’가 되겠지.
 이제 새로운 기기들, 새로운 미디어들에 의해 기억의 저편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는 이 ‘낡은 미디어’에 어떤 평가를 내려야 할까? 낡은 매체의 퇴장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니, 복고 취미에 빠져선 안 된다고 할 것인가? 아니면 이 둘을 ‘대체’의 관계로 볼 것이 아니라, ‘보완’의 관계로 설정해야 한다고 말할 것인가? 사실 이것은 각자의 가치 판단에 의해 달라질 수 있는 문제다. 이른바, 개별성과 고유성이 반영된다면 말이지. 하지만, 이른바 널리 받아들여지는 사회적 공리나 보편성의 관점을 고려한다면,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답변은 ‘보완’이 되겠지. 기나긴 인류의 역사를 떠올려 보면, 우리가 이른바 현대의 ‘디지털 시대’를 누린 기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오랜 문명의 성장과정에서 인간의 삶에 투영되고 익숙해진 생활의 도구들은 인간의 삶이나 사유양식과도 쉽게 뗄 수 없을 정도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게다가, 끊임없이 모든 것이 급격히 변하는 시대일수록, 변하지 않는 삶의 모습과 관계에서 현대인들이 안정감과 위안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분명하다. 어떤 이도 생존경쟁의 ‘광장’에서만 살 수는 없지 않겠지. 누구나 편하게 쉴 수 있는 저마다의‘밀실’이 하나쯤은 있어야 하겠지. 그러니,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오늘날엔 더욱 절실히 다가오는 시대의 공리라고 하겠다. 출제자들도 이런 미래를 기대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정리하면, ‘활자매체’로 대표되는 낡은 미디어 양식과 ‘전자매체’로 상징되는 새로운 미디어 양식을 ‘대체’의 관계로 볼 것이 아니라, 적절한 ‘보완’의 관계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정리하면 되겠다.

(문제 2 우수답안)
제시문 [라]의 화자는 어느날 문득, 오래된 오디오에서 다시 듣게 된 노래를 통해 청소년기의 취미생활을 즐겁게 회상하게 된다. 화자는 예전의 취미생활을 본격적으로 다시 하며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과 감상에 빠져든다. 이것은 새로운 미디어가 옛 아날로그 시대의 미디어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MP3로 음악을 듣는다면 휴대성이 좋고 간편하기는 하겠지만, 옛 오디오의 감성을 느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반면 오래된 오디오 기기의 경우, MP3 플레이어의 편리성과 휴대성을 따를 수 없다. 이것은 과거와 현재의 물건들이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으며, 이 두 미디어를 필요에 따라 사용해야 삶의 만족도가 극대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화자의 삶은 제시문 [다]의 표현을 빌면, 활자매체의 시대에 속해있다. [다]에 따르면, 활자매체는 쇠락해가는 낡은 형식이 되고 있으며, 순간적이고 비연속적인 전자시대가 도래했다고 한다. 화자는 이런 전자 매체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활자매체의 한 전형인 ‘종이 만화책’을 보며 기쁨을 느낀다. 물론, 이것은 화자가 무의식 중에 컴퓨터나 텔레비전과 같은 매체에 일시적으로 싫증이 나서 복고풍의 선택을 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예전 아날로그 시절의 미디어도, 현재의 미디어 못지않게 큰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의 ‘쿨 미디어’와 과거의 ‘핫 미디어’의 조화와 공존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다소의 불편을 감수하면서, 오래된 한옥생활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는 사실도 이와 관련이 있다. 바쁘게 변화하는 세태를 따라가는 것을 피할 순 없겠지만, 때론 느리게 사는 아날로그적 삶에서 더 큰 기쁨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는 현재보다 훨씬 빠르고 비연속적인 미디어 문화가 형성될 것이다. 비단 미디어 분야에만 국한되는 일이 아니다. 나날이 업그레이드되는 새로운 IT 기기들이 끊임없이 등장하여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이다. 종이책이 사라지고, 음악과 영상은 디지털 파일로만 소비되는 시대가 나날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럴수록 몸을 움직여, 사람과 만나고, 책을 집어들고, 오디오를 직접 매장에서 고르는 일은 더욱 큰 가치를 가질 수 있다. 우리 몸은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적 감촉에 더욱 민감하기 때문이다. 종이책과 전자책, 뉴 미디어와 올드 미디어가 공존하는 미래가 바람직하다.
(평가)
출제의도에 정확히 부합하는 답안이다. 문장의 표현력이 좋은 인상을 준다. 제시문의 내용을 활용하되, 적절히 자신의 언어로 재정리하여 말하는 자세가 좋다. 내용의 구분에 따른 단락 전환도 적절해 글이 쉽게 읽힌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개념 대비도 좋았다. 이런 점들이, 이 학생이 문제를 충분히 이해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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