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교과서는 최고의 교재"
"수학 교과서는 최고의 교재"
  • 대학저널
  • 승인 2012.03.05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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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태('공부의 신' 저자)
지겨운 수학! 왜 이렇게 수학이 재미 없나부터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학만큼 재미없는 과목이 없다고들 말한다. 그런데 수학을 재미없다고 하는 친구들을 보면 점수 또한 좋지가 못하다. 반대로 재미있어 하는 친구들은 수학을 잘한다. 수학에 흥미를 느끼면 가능성이 있단 이야긴데, 그럼 어떻게 해야 수학이 재미있어질까?

수학이 재미없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수학을 통해 배운 지식이 우리 주변에서 접할 일도 없고 머리에 그림이 잘 잡히지도 않기 때문이다. 국어과목은 소설을 읽으면 흥미진진하기도 하고 비문학 지문을 읽으며 새로운 분야의 지식을 쌓을 수도 있다. 영어는 단어 하나를 알 때마다 영어로 된 신문이나 간판을 읽을 수 있게 되고 듣기와 말하기를 배우면 타향만리 외국인과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사회과목에선 자랑스런 우리나라 역사를 배우면서 자부심을 느끼기도 하고 우리가 시장에서 사는 물건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또한 우리나라 사회 구조와 법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배울 수 있다. 과학 분야에선 생명체의 신비를 배울 수 있고 신기한 실험들을 포함해서 물체를 높은 곳에서 떨어뜨렸을 때 바닥에 닿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그 때 충격이 어느 정도가 되는지도 알 수가 있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행렬, 삼각함수, 원의 방정식 이런 것을 써먹어 본적이 있는가? 써먹기는커녕 어디에 사용되는지도 알지 못한다. 수업시간에 보통은 진도나가고 문제 푸느라 급급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도대체 책과 칠판 그리고 연습장 속에 숫자들의 나열 속에서 어떤 흥미를 찾을 수 있을까? 수학은 대한민국 학생들을 괴롭히기 위해 배우는 과목이란 생각이 드는 것도 결코 무리가 아닐 것이다.

어떻게 해야 수학이 재미있어질까? 수학이 재미있어지려면 우리가 배우는 수학의 원리들이 어디에 사용되고 왜 배우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이것을 선생님께서 알려주시면 더욱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으니 괜찮은 책 한 권을 추천하려고 한다.

보통 수학 교재는 개념 설명과 문제 또 개념 설명과 문제로 되어 있다. 우리가 가장 많이 쓰는 기본서인 J 책을 보더라도 벽돌만한 두께를 자랑하지만 왜 이 개념을 배워야 하는지는 나오지가 않는다. 그저 수학적인, 논리적인 설명들뿐이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은 시작부터가 해당 내용을 왜 배우는지부터 설명이 되고 있으며 등장하는 문제들 또한 대부분 실제 생활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우리가 수1 과정에 올라가면 처음 등장하는, 생전 처음 배워서 매우 생소한 ‘로그’(log) 라는 개념을 어떤 식으로 설명하고 있는지 살펴 보자. 단원을 펼치자마자 표지에 아래와 같은 설명이 나온다.

지수와 로그 : 지구의 크기, 빛의 속도, 컴퓨터의 정보량 등과 같은 큰 수나 세포의 크기, 원자의 크기 등과 같은 작은 수는 지수를 사용해 간단하고 명확하게 나타낼 수 있다. 그리고 지수법칙과 로그의 성질을 이용하면 매우 큰 수와 극히 작은 수의 계산을 간편하게 할 수 있다.

옆에는 친절하게 우주 사진도 실려있다. 이 문장만 조금 신경써서 읽어본다면 지수와 로그를 왜 배우는지 대충은 알 수 있다. 지구나 우주 같이 엄청난 크기의 숫자들을 다뤄야 하는 경우에 지수와 로그를 사용하면 매우 간편해진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로그를 사용하면 241256478941251123 같은 수도 순식간에 구해낼 수 있다.) 이것은 지수로그 대단원의 표지였고 로그 소단원으로 들어가보자. 단원을 시작하기 앞서 로그를 왜 배우는지 아래와 같은 설명이 나온다.

지진의 피해 정도는 그 세기에 따라 달라진다. 지진의 세기는 지진파의 최대 진폭에 따라 결정되는데, 진폭을 나타내는 값은 너무 복잡해 실생활에서는 다루기가 쉽지 않다. 이와 같이 복잡한 수를 로그를 사용하면 간단히 나타낼 수 있다.

여러분은 아마도 뉴스에서 지진 소식을 접할 때마다 ‘리히터 규모 몇의 지진이 일어났다는 소리를 수없이 들어봤을 것이다. 지진이 날 때마다 리히터 규모, 리히터 규모하는데 그게 뭐야라는 생각을 한 번쯤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위 설명이 나온 뒤 바로 밑에는 1999년에 일어난 대만 지진 사진이 나오며 지진의 세기를 나타내는 리히터 규모가 로그라는 사실을, 또한 이 단원을 배우고 나면 리히터 규모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한 장을 더 넘겨 보면 실제로 지진이 났을 때 진폭(땅이 흔들리는 폭)이 100 10(마이크로) 인 경우 리히터 규모 얼마가 되는지 구하는 문제가 나온다. 문제를 풀어보면 마이크로 단위의 매우 작은 숫자를 로그를 통해 이해하기 쉬운 수로 변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번엔 반대로 리히터 규모 3.5일 때 로그를 통해 실제 땅이 흔들린 진폭을 구하는 문제가 나온다. 이 문제까지 풀고 났다면 아마 다음부터 뉴스에서 리히터 규모에 대한 설명이 나오면 지진이 나서 땅이 이 정도로 흔들렸구나라는 사실까지도 알 수 있다.

상용로그 부분에서는 산성비로 죽은 나무의 사진을 보여주며 산성비를 예로 든다. 우린 종종 산성비가 심각한 정도를 pH 정도로 나타내는데 이것은 물 1L에 수소 이온 농도를 의미한다. 물 분자도 아니고 수소 이온의 농도이니 그 수치가 얼마나 작겠는가? 하지만 로그를 사용하면 훨씬 이해하기 편해진다. 실제로 이 부분 문제에서 로그를 통해 pH 4.7인 포도주스 수소 이온 농도를 구하는 문제가 나온다. 수소 이온이 얼마나 들어있고 그것 때문에 얼마나 신 맛이 나는지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가 적금을 들고 몇 년이 지난 후 원금과 이자가 얼마가 되는지 로그를 통해 쉽게 계산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피아노 음의 높낮이가 어떻게 다르게 표현되는지 원리를 이해할 수 있고 도시의 인구, 별의 밝기와 같은 큰 수치를 로그를 통해 간단히 구하는 방법까지도 설명해주고 있다. 이렇게 실제 생활에서 사용되는 예를 풍부하게 보여주고 있으니 로그를 왜 배우고 어떻게 쓰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쯤 되면 이 교재가 무엇인지 눈치챈 후배들도 있을 것 같다. 수학 교과서다. 여러분들 모두 한 권씩 가지고 있는 책이다. 공신닷컴 멘토로 활동해야 하니 나도 나름 공부법 책과 교재로 나온 시중의 책은 거의 다 본 것 같다. 그런데 수학을 왜 배우는지 부담되지 않으면서도 시험과 직결되게 설명해 주고 있는 책으로 교과서 만한 교재를 본적이 없다.

교과서만큼 풍부하고 다양하게 실제 생활의 예를 담고 있는 책은 없었다. 앞서 말한 벽돌 같은 기본서들에는 이런 다양한 사례가 없다. 공식과 유도 과정을 보여주고 문제로 가득채워져 있다. 좀 천박하게 표현하자면 현실을 배제한 채 숫자 놀음만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런 교재들 때문에 우리가 수학 공부를 왜 해야 하는 것인지라는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은 실제 생활과 내용이 시험에 출제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응용문제도 쉽게 생각하면 바로 이것이다.

우리는 늘상 수학을 왜 배우나, 도대체 어디다 써먹나, 실생활과 무슨 관련이 있나라는 의문을 정말 많이 던져왔다. 하지만 그 대답은 너무나 가까운 곳에 있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너무나 가까워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다. 교과서는 사실상 교재의 질로만 따지면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어떤 책보다도 비싸야 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십 만원짜리 책이라 생각하고 지금이라도 수학 교과서를 한 번 열어보길 바란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실생활의 예를 접하고 이해하다보면 어느 순간 여러분은 수학이 어떤 학문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수학에 대한 자신감 심지어는 수학에 대한 사랑과 흥미까지도 느끼게 될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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