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상위 1%, "비결은 끊임없는 반복"
수학 상위 1%, "비결은 끊임없는 반복"
  • 김준환 기자
  • 승인 2012.03.05 11: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남과학고 2학년 최재훈 군

95명 중 39등. 경남과학고 1학년 시절 최재훈 군의 전교 석차다. 하지만 2학년 1학기에 3등, 내신 수학성적 상위 1%, 2학년 때 참여한 도내 과학경시대회에서 은상(물리부문) 수상 등 성적이 눈부시게 향상됐다. 특히 수학·과학 영재들이 모인 과학고에서 거둔 성적이었기에 재훈이에겐 더욱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재훈이는 공부를 할 때면 늘 “분명한 목표를 두고 자신을 향해 질문, 반복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한다.

고교 시절 재훈이의 꿈은 CTO(Chief Technology Officer: 최고기술경영자)가 되는 거였다. ‘CTO가 되자’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고 자신의 꿈에 대한 자기암시를 반복하다보니 공부 스트레스는 점점 감소됐다. 반대로 학습량은 배로 늘어났다. “긍정의 힘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요. 공부를 하기 전 꿈을 이루고 난 후의 자신을 상상하면서 ‘이런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내가 지금 어떤 일을 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반복해서 던지는 노력이 필요해요.”  올해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에 진학한 것도 실력 있는 CTO가 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

공부를 재미있게 만드는 ‘마인드 컨트롤’제안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학습량을 늘려 학습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럼 학습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바로 공부를 즐기면서 하는 거다. 사실 공부 잘 하는 비결이 간단하다고 하지만 막상 하려면 어려운 게 공부다. 공부와 관련된 격언 중에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재훈이 역시 ‘마음 다스리기’ 일종의 ‘마인드 컨트롤’을 제안한다. “‘공부가 재미있다’는 생각을 언제, 어디서나 되뇌이는 거죠. 중요한 것은 그냥 생각으로만 재미있다고 반복할 게 아니라 자신이 진짜 공부를 즐기는 것처럼 느끼는 거예요.”

대부분 학생들은 공부가 재미있다고 몇 번만 생각한 후에 포기하고 만다. 이렇게 하면 효과가 없다. 계속 반복하면서 게임이나 운동을 할 때처럼 정말 즐거운 느낌이 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생각과 감정을 일치하도록 하는 게 포인트다. “저 역시 공부를 오래 하는 것이 싫었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공부가 재미있어요’가 아니라 ‘공부를 재미있게 만드는 방법이 있어요’라고 말하는 게 훨씬 공감이 가겠네요.”

낮 동안 계속 수업을 듣고 저녁을 먹은 뒤 공부를 하는 경우라면 졸음이 몰려온다. 억지로 공부를 하게 되면 능률도 안 오르고 스트레스만 받는다. 이 경우엔 공부가 재미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누가 공부하고 싶겠는가! 공부가 안 되는 이유 즉, ‘졸음’ 때문이라면 잠깐 휴식을 취하고 공부를 하는 것이다. 이처럼 공부를 재미있게 만드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수학, 반복학습이 최선
수학을 공부할 때 상당수 학생들이 착각하는 부분이 있다. 문제집을 최대한 많이 봐야 점수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두 권의 문제집만 가지고 수학을 공부하는 학생은 찾기 힘들다. 문제집 권수 늘리기에만 급급하다. 이는 최악의 공부법이다. 다양한 문제를 접하는 건 맞지만 한 문제도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여러 권을 풀어봐야 아무 소용도 없다.

“「수학의 정석」을 많게는 6~7번까지 풀 정도로 반복적으로 문제를 풀었어요. 수학은 틀린 문제를 또 틀리게 되는 경우가 많죠. 맞은 문제도 다시 풀면 더 빠르고 명확한 풀이가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복 학습만큼 중요한 게 없어요.”

실제로 수능 수리영역 만점자들은 ‘반복학습’의 중요성을 이구동성으로 얘기한다. 문제는 똑같은 문제를 몇 번 이상 푼다는 게 지겨운 과정으로 느껴져 학생들이 (반복학습을) 포기해 버린다는 점이다. 하지만 몸에 배지 않으면 실천하기 어렵다. 재훈이도 똑같은 수학 문제를 여러 번 풀다보면 지겨울 때가 있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아무생각 없이 문제를 풀면 지겹고 ‘언제 다 할 수 있을까’라는 한숨부터 절로 나오게 돼요.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확실히 아는 부분을 제외하다보면 반복학습의 지겨움을 극복할 수 있어요.” ‘이번엔 어디까지 꼭 풀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수학문제를 계속 풀면 성취감도 느낄 수 있으며 명확하게 아는 부분이 많아지면 시간도 단축시킬 수 있다는 게 재훈이의 경험담이다.

‘궁금증을 해결하는 습관’, 공신이 되는 지름길 
재훈이는 궁금한 내용을 반드시 해결해야만 직성이 풀린다. 공부를 하다보면 궁금한 점이 반드시 생기기 마련이다. 공부를 잘 하든 못 하든 마찬가지다. 여기서 공신이 되느냐 마느냐가 갈린다. 궁금한 점을 반드시 해결하는 습관이 생기면 다음에 비슷한 문제가 나와도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궁금하면 반드시 해결하라’는 원칙을 가진 재훈이는 자신의 경험을 상세히 들려줬다. 수학의 적분과 통계 과정의 치환적분 문제를 풀고 있을 때였다고 한다. 흔히 수학책에 ‘어떤 변수를 치환해 새로운 변수로 만들어 적분을 수행하면 된다’라는 내용에 따라 치환적분이 가능한 문제이면 그냥 아무렇지 않게 치환 적분을 수행하고 답을 냈다.

하지만 (수학책 대로) 치환을 해도 답이 계속 맞지 않았다.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1시간 정도 고민했지만 도저히 알 수 없었고 수학을 잘 하는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친구는 “치환 적분은 그 구간에서 계속 증가하거나 계속 감소하는 변수(단조함수)를 치환해야 한다”고 일러줬다. 이후로 비슷한 유형의 문제가 나오면 친구 얘기가 떠올랐고 절대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궁금증이 생기면 그 문제를 고민해 보는 시간이 필요해요. 모른다고 곧바로 해답을 찾거나 고민하는 과정 없이 누군가에게 의지하면 절대 기억에 남지 않아요.”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한 이유는 생각하는 동안 수학의 원리와 개념을 머릿속에 확실히 집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학은 개념 이해가 중요하므로 ‘어떻게 문제를 풀어야 할까’를 한참 고민하면 문제해결력이 길러진다. 같은 내용의 문제가 나오더라도 새로운 해결책을 찾는 데 익숙해지고 어려운 문제가 나오더라도 핵심 개념을 재빨리 포착해낼 수 있다. 

일상 생활에서의 궁금증은 어떻게 해결할까? 표현력, 사고력, 논리력을 중요시하는 최근 면접 트렌드로 봤을 때 교과 과목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방식만 중요한 게 아니다. ‘어떻게 하면 성공한 인생일까’, ‘진보와 보수 중 어느 쪽이 옳은 것일까’, ‘이성과 감성이 충돌할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등 일상 생활에서 발생하는 궁금증은 문제집과는 전혀 다르다. 즉 인생의 가치관과 신념, 태도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것.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상황 변수들이 작용해서다. “이런 경우 많은 사람들의 견해를 들으려고 노력해요. 인터넷으로 대중들의 의견을 살펴보거나 중간 정도의 입장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이 펴낸 책을 모두 읽는 방법은 제가 궁금증을 해결하는 방법이죠.”

재훈이는 문제집과 일상 생활의 궁금점을 해결하는 방식이 다르지만 둘 다 공통점이 있다고 얘기한다. “하나는 ‘해결하지 않으면 또 다시 같은 문제를 만난다’, 또 하나는 ‘혼자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이 아닐까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