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격차, 교육당국과 현장의 괴리 여전
학력 격차, 교육당국과 현장의 괴리 여전
  • 장원주 기자
  • 승인 2020.12.28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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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저널 장원주 기자] 학부모들과 교육 현장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학력 격차가 발생했다고 한다. 반면 교육당국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한다.

올해 초부터 창궐한 코로나19로 각급 교육현장에서 확산한 원격수업(강의)으로 학력 격차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디지털 기기 접촉 가능성에 여부에서부터 학습 부진에 대한 보완 가능성까지 학부모들의 근심은 코로나19보다 더 깊었다.

특히 대학 입학의 성패를 가름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둔 학부모들과 수험생들은 장기화하는 비대면 수업으로 안절부절못했다. 재학생과 재수생 간 성적 격차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자 이러한 불안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교육당국은 지속적으로 “학력 격차는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지난 3일 실시된 수능일 브리핑에서 민찬홍 수능 출제위원장은 "6, 9월 모의고사 분석을 통해 졸업생과 재학생 간의 학력 격차, 재학생들 내에서 성적 분포 등에 있어 예년과 달리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수능 성적 발표 직전인 22일에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코로나19로 상위권과 중위권, 또 재학생과 졸업생 간 학력 격차가 있을 거라는 예측이 나왔지만 예년과 비교한 결과 특이점은 없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실감하는 학력 격차 우려와는 동떨어진 ‘한가한’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 실시된 2번의 모의평가와 수능 성적으로 모든 우려를 불식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갑자기 확산한 비대면 수업의 여파는 향후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팽배하다.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기존 대면 수업에서도 학력 격차는 존재하지만 비대면 수업은 이를 크게 만들고 있다”며 “원격 수업은 아이들의 정서적인 부분을 살필 수 없을뿐더러 가정 환경에 따라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크게 가를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에서 현실화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온라인 시험 전문 업체 ‘르네상스 러닝’이 지난 8월부터 10월 중순까지 전국의 초·중학생 수백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읽기와 수학 과목 시험 결과, 학력 저하가 심각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이는 전 지구적 현상이다. 유네스코(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의 자료를 보면 전 세계 23개 나라가 초·중·고교를 완전히 닫았으며 이에 따라 교육을 제대로 못받는 학생은 전세계 학생의 12.8%인 2억2406만여명에 이른다.

교육부는 이러한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태세다. 지속되는 비판에 대한 해명과 대책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교육부 담당자는 “지난 8월 발표한 종합대책 브리핑 자료를 참고하면 된다”는 다소 어이없는 답변만 내놓았다. 또한 원격 수업 지원을 위한 플랫폼 등 하드웨어 구축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모든 문제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는 격언을 교육부는 되새길 시점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현장과 괴리되는 대책은 공염불에 불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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