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얼룩 효과 이용한 고분자 배향 기술 개발…저비용·대면적 소자 제작 기대
커피얼룩 효과 이용한 고분자 배향 기술 개발…저비용·대면적 소자 제작 기대
  • 장원주 기자
  • 승인 2020.11.1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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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리소그래피 기반 고배향 유기 반도체 소자 제작
편광 현미경 관찰을 통해 관찰한 5마이크로미터 및 10마이크로미터 채널 폭에 따른 고분자 집합체가 서로 수직인 배향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사진설명=KAIST 윤동기 교수
편광 현미경 관찰을 통해 관찰한 5마이크로미터 및 10마이크로미터 채널 폭에 따른 고분자 집합체가 서로 수직인 배향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사진설명=KAIST 윤동기 교수

[대학저널 장원주 기자] 일상생활에서 쉽게 관찰되는 커피 얼룩효과를 이용해 유기고분자의 방향을 제어하는 연구가 각광받고 있다. 유연 소자에서도 사용돼 저비용 및 대면적 소자 제작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윤동기 교수, 김형수 교수(KAIST), 김봉수 교수(UNIST) 연구팀이 커피 방울이 종이에 떨어지면 방울 끝으로 커피 알갱이가 모여 방울의 외곽부분에 커피 얼룩이 생기는 커피링 효과를 이용하여 반도체 고분자 구조의 배향을 조절했다고 17일 밝혔다.

배향은 막대기 모양의 분자가 일정한 방향으로 배열돼 있는 것을 뜻하며 한 방향으로 나란히 있을수록 배향도가 높다. 배향에 따라 구조체의 광학적, 전기적 성질이 다르다.

사물인터넷(IoT)용 유연소자는 유연한 유기반도체(유연성)를 용액상, 액체상태에서 고체인 박막으로 만들어 패터닝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하지만 용매가 증발하면서 용질인 유기반도체 분자들의 배열이 달라질 수 있어 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교신저자인 윤 교수는 연구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소프트리소그래피 기반 패터닝에서 용매가 흡수되는 현상에 대해 흥미롭게 생각했ㄷ"며 "특히 유기반도체의 경우 용매의 흡수를 조절함으로써 배향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흡수속도에 따른 배향 원리에 대해 여러 의문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에 연구팀은 채널 몰드의 채널 폭에 따른 용매의 흡수속도와 수직 배향의 관계를 현미경을 통해 직접 눈으로 관찰했고 이에 기반하는 소자에서 나타나는 전기적 이방성과의 관계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용매만 통과할 수 있는 소재로 만들어진 마이크로 크기의 벽과 벽의 공간 사이에 유기반도체 용액을 채워넣었다. 벽 사이 폭을 5마이크로미터와 10마이크로미터로 다르게 했을 때 용매의 확산속도가 달라진다는 점에 착안해 용매와 함께 움직이는 긴 사슬모양의 반도체 고분자가 벽에 수직, 수평방향으로 달라짐을 관찰했다.

그 결과 폭이 좁을수록 용매의 확산이 빨라지면서 빠르게 용매가 흡수되며 채널에 수직한 방향으로 유기고분자가 배열했다. 이는 마치 연필들을 굴리면 연필의 길이방향이 아니라 그 수직 방향으로 굴러가고 연필들을 손가락으로 살살 긁으면 연필이 길이방향으로 제어되는 것과 비슷하다.

실제 이를 이용해 만들어진 트랜지스터는 전하이동성을 좌우하는 전기적 이방성이 높게 나타났다. 고분자 사슬이 정렬되는 방향에 따라 고분자와 고분자 사이에 전하가 잘 이동할 수 있는 분자체의 실제적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동그란 공의 성질을 등방성이라고 한다면 연필처럼 가로와 세로 길이가 다른 성질을 이방성이라고 한다.

윤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에 대해 "유기반도체 분야에서 분자의 배향은 광학적 및 전기적 특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이를 원하는 방향으로 제어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며 "패터닝에만 집중을 했던 기존 소프트리소그래피 관련 연구에서 벗어나 각 공정에서 중요한 변수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처음으로 패턴을 이루는 유기 분자들의 배향을 조절하는 데 성공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고성능 유기 소자를 위해서 분자 구조에 대한 연구의 중요뿐만 아니라 배향을 유도하는 각 시스템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한 이해 또한 중요하며 이러한 다양한 분석과 이해는 차세대 유기 전자 소자의 설계 및 집적 회로 등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예상된다는 것이다.

기존 한 방향으로 배열된 유기반도체 고분자가 아니라 다양한 방향으로의 고분자 집합체 배향이 가능함을 보여 향후 유기반도체가 활용되는 디스플레이 소자, 광학소자, 화학센서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 교수는 "배향을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할 경우 이진법의 사고 체계에서 벗어나 다진법 체계에서 광전자 소자 및 센서의 특성을 제어할 수 있다"며 "아울러 용액 공정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롤투롤(Roll-to-Roll) 공정을 통한 유연 소자에서도 사용돼 저비용 및 대면적 소자 제작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지난달 16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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