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2년 넘은 고교 상피제…사립학교 법적 규제 근거는 '아직'
시행 2년 넘은 고교 상피제…사립학교 법적 규제 근거는 '아직'
  • 임지연 기자
  • 승인 2020.10.14 0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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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학내 비리에 사립학교 '상피제' 적용 필요성 높아져
교육부, 사립교원 국·공립학교 파견 근무 허용 등 적용한 사립학교법 개정안 마련 중
위 사진은 내용과 관련 없음
시행 1년이 넘은 ‘고교 상피제’가 일반직 공무원으로 확대되는 등 영역을 확장하고 있지만 아직 사립학교에 적용할 근거는 마련돼 있지 않아 조속한 법 개정이 필요한 실정이다. 위 사진은 내용과 상관 없음.

[대학저널 임지연 기자] 시행 2년이 넘은 ‘고교 상피제’가 일반직 공무원으로 확대되는 등 영역을 확장하고 있지만 아직 사립학교에 적용할 근거는 마련돼 있지 않아 조속한 법 개정이 필요해 보인다.

 

전국 16개 시·도교육청 고교 상피제 시행 중
올 하반기 인사부터 일반직 공무원에도 도입

상피제는 관료체계의 원활한 운영과 권력의 집중·전횡을 막기 위해 일정범위 내 친족이 같은 관청 또는 통속관계에 있는 관청에서 근무할 수 없게 하거나, 연고가 있는 관직에 제수할 수 없게 한 제도다.

지난 2018년 ‘숙명여고 쌍둥이 시험문제 유출’ 사건을 비롯해 교내 비리 사건이 잇따르자 같은 학교에 부모와 자녀가 함께 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고교 상피제’ 필요성이 제기됐고, 2019년 본격 시행됐다.

현재 전북교육청을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이 고교 상피제를 시행 중이다. 전북교육청은 고교 상피제 도입은 거부했지만 교사인 부모가 희망하면 국·공립학교는 전보를, 사립학교는 법인 내 전보 또는 공립학교 파견·순회 근무 등의 방안으로 시행하고 있다.

상피제는 올 하반기 인사부터 일반직 공무원에게도 도입됐다. 이에 따라 일반직 공무원 역시 전보 시 중·고등학생 자녀가 있는 동일학교에 전보 배치하지 않는다.

다만, 현재 근무 중인 학교에 중·고등학생 자녀가 배정받을 경우 학생의 교육권을 우선으로 해당 공무원을 차기 정기인사 시 전보한다.

자녀현황을 기재해 전보시 반영하는 형태로 진행되며, 동일기관 2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전보 서류를 받아 근무희망 조서에 중·고등학교 자녀현황 등을 기재, 파악 후 전보시 반영한다.

강원도교육청의 경우 내년 중학교 입학 배정에도 일반직 공무원 상피제를 적용할 예정이다. 학교군이 설정돼 있는 강원도 내 8개 지역(춘천, 원주, 강릉, 속초, 동해, 태백, 삼척, 양구)이 대상이다.

다만 읍·면 단위는 학교가 1개만 존재하는 경우가 다수이고, 타 읍·면 지역으로 학생 배정 시 원거리 통학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입학배정 시 상피제를 적용하지 않고, 교원 전보를 통해 교원과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닐 수 없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잇따른 사립학교 내부 비리 사건에 '고교 상피제' 적용 필요성 ↑
교육부 '사립학교법 개정안' 입법예고

이처럼 고교 상피제는 확대되고 있지만 사립학교에 고교 상피제를 적용할 법적 근거가 아직 마련돼 있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강원도의 한 사립고에서는 교사가 같은 학교 재학생인 본인의 자녀 수업을 동료 명의를 빌려 맡으면서 성적까지 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 전주 한 사립고 교무실무사와 전 교무부장은 전 교무부장 아들의 답안지를 조작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전 교무부장은 지난해 2월까지 아들과 함께 학교를 다녔으나 전북교육청에서 실시한 자발적 상피제에 의해 공립학교로 파견,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교육위 소속 김철민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안산시상록구을)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시도별 교원-자녀 동일고교 근무-재학 현황'에 따르면, 2020년 7월 기준 전국 162개교에 273명의 교원이 284명의 자녀와 같은 고등학교에 소속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사와 자녀가 같이 다니는 학교가 가장 많은 곳은 전북(23교)이었고 서울(22교), 충남(19교), 경남(17교), 전남(14교), 인천(11교)이 뒤를 이었다. 교사 수를 기준으로 하면 충남이 (46명)으로 가장 많았고, 전북(41명), 경남(32명), 서울, 전남(27명) 순이었다.

반면 광주와 세종은 자녀와 같은 학교에 소속된 교사가 한 명도 없었다. 

교사가 자녀와 같이 다니는 학교는 사립학교(149교)가 공립학교(13교)에 비해 11배 이상 많았고, 교사도 사립학교(256명)가 공립학교(17명)에 비해 15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5교), 충북(3교), 인천(2교), 강원(2교), 제주(1교)를 제외한 12개 지역에서는 자녀와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공립학교 교사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시·도교육청이 공립학교에 대해서는 2019년부터 상피제를 도입해 전보 등의 조치를 취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현재 사립학교의 경우 교원 인사권을 교육감이 아닌 학교장이 갖고 있어 상피제는 권고사항이다. 학교 측에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으면 교원과 교원의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것을 막을 방도가 없다. 재단 내 타 학교로 전보하는 방식도 진행 중이지만, 재단 내 하나의 학교만 있을 경우 전보가 불가능해 이 역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교육부는 내년부터 사립교원 국·공립학교 파견 근무 허용 등을 적용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한 상태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공립학교 파견 대상은 자녀와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나 폐과 또는 학생수 감축으로 과원이 발생한 경우에 한하며, 파견 기간은 기본 2년에 1년 연장 근무가 가능한 ‘2+1’ 방식이 가장 유력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관련 안은 법제심사 후 11월 말 국회에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 중”이라며 “현재 자녀현황을 기재해 교사와 자녀가 함께 한 학교에 다니지 않도록 조정하고, 학교가 부족한 시골에서는 부모 교사, 학생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상황이 불가피 할 수 있어 부모 교사가 학생 평가업무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배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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