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교과형 논술 완전 정복7
통합교과형 논술 완전 정복7
  • 대학저널
  • 승인 2011.12.2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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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2011학년도 2차 수시 기출문제

통합교과형 논술 완전 정복
-숙명여대 2011학년도 2차 수시 기출문제-

 

▲[글] 김성호
2013학년도 대학입시의 대장정을 시작하는 새내기 수험생들은 논술고사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으리라. 스스로 돌아볼 때, 내세울 만큼 독서량이 충분한 것도 아니고, 2학년 때까지 이러저러한 이유로 논술 준비를 미뤄왔던 학생들의 경우, 내심 두려움이 솟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나만 준비가 미흡한 것은 아닐까’하는 걱정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것이 보이는 듯하다. 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당당하게 정면 돌파하는 각오가 필요하겠다. 내신 성적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한 무한 경쟁의 현실을 고려하면, 사실 여러 분야에 걸친 풍부한 독서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과제라는 점도 위안이 될 수 있겠다. 게다가 교육과정에 습득한 다양한 교과 지식이 또한 논술의 지적 자산이란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논술고사를 준비하기 위한 첫걸음은 실제로 논술문을 작성해보는 것임을 명심하자. 어떤 지식도, 습득 과정의 수고 없이는,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떠올려보자. 학문엔 왕도가 없다고 하던가. 그러니 하루아침에 논술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비결을 찾는 허망한 꿈을 버리고, 한 걸음씩 견실히 내딛는 거다. 다만 우격다짐의 좌충우돌로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선 몇 가지 지침들을 실천하는 게 필요하다. 이 지침들을 정리해 보자. 먼저 짧고 쉬운 논제들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둘째, 기출문제들을 풀어보아야 한다. 셋째, 자신의 글에 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받아야 한다.

아래에 첨부된 평이한 논제로부터 논술고사의 실체를 파헤쳐보자. 가능하면 직접 써보는 것이 좋다. 적어도 논제 분석 글을 읽기 전에 스스로 간략한 개요라도 짜본 다음, 설명글과 예시 답안을 읽어보길 권한다.
서강대에서 정리한 논술 달인을 위한 10계명을 소개한다. 논제를 대할 때, 참조하기 바란다. 

 

논술 달인을 위한 10계명

1. 논제와 출제의도를 정확히 파악한다.
2. 정확히 읽고 효율적으로 요약한다.
3. 제시문의 논리적 연관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한다.
 (제시문을 그렇게 구성하고 배치한 출제자의 의도가 있다.)
4. 논제 해결에 필요한 논거를 우선 제시문에서 적절히 파악하고,
 자신의 평소 지식과 정보 및 경험에서 축적한 논거들과 효율적으  로 융합하여 새로운 발견적 사유를 추론한다.
5. 자신의 논지와 주장이 합당한 논거에 근거하고 있는지, 반론에   취약하지 않은지 반성한다.
6. 핵심 아이디어와 키워드를 정리한다.
7. 효율적인 개요를 작성한다.
 (가능하면 적정 분량까지 잘 계산한다.)
8. 제시문보다 문제를 먼저 읽는다.
 (문제를 읽고 난후 문제해결을 위한 제시문을 찾는다.)
9. 제시문에 그래프나 도표가 나온 경우 철저히 이해한다.
10. 글(단락, 문장)의 구성력(통일성, 일관성, 완결성)을 제고하고    어문규정 및 분량을 준수한다.


이달의 미션
비교적 난이도가 높지 않은 논제를 엄선했다. 주어진 제시문과 자료를 합리적으로 독해하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들이다. 차분히 읽고, 논제에 어떻게 답할지 고민해보자. 특히 제시문 <나>에 소개되는 세 가지 유형의 공포를 잘 분별해야 한다. 숙명여대 2011학년도 2차 수시 기출문제다.

<가> 토요일 늦은 오후였고 도서실에서 강당까지 끌려가는 동안 나는 교정에 단 한 사람도 얼씬거리는 걸 보지 못했다. 더욱이 강당은 본관에서 운동장을 가로질러 아주 까마득히 멀리 떨어져 있었다. 재수파들은 모두 일곱 명이었다. 그들은 무언극을 하듯 말을 아꼈다. 그러나 민첩하고 분명하게 움직였다. 기표가 웃음을 벗어던진 다음 바른손에 거머쥐고 있던 사이다병을 담벽에 깼다. 깨어져 나간 사이다병의 날카로운 유리조각이 그의 걷어 올린 팔뚝에 사악사악 그어갔다. 금간 살갗에서 검붉은 피가 꽃망울처럼 터져 올랐다. 기표가 그 팔뚝을 내 눈 앞에 들이댔다. 핥아! 기표 아닌 다른 애가 말했다. 내가 고개를 옆으로 비키자 곁에 둘러선 서너 명의 구두 끝이 정강이에 쪼인트를 먹였다. 진뜩한 액체가 혀끝에 닿자 구역질이 났다. 오장이 뒤집히듯 역한 것이 치밀었다. 나는 비로소 온몸을 와들와들 떨기 시작했다. 나 자신도 헤아릴 길 없는 거센 공포로 해서 나는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을 비벼댔다. 그들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 내 바지에서 혁대가 풀려나간 다음 벗겨져 맨살이 드러난 허벅지에 칼끝이 박히는 것 같은 아픔이 왔다. 나는 그들에게 양쪽 겨드랑이를 잡힌 채 몸부림쳤다.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다. 칼끝은 상당히 오랜 시간 허벅지에 박혀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드디어 허물어져 내리듯 의식을 잃어갔다. 그런 몽롱한 의식 속에서 기표가 씨부려댄 한 마디 말소릴 놓치지 않았다.

“메시껍게 놀지마!”
어처구니없게도 그들이 내게 린치를 가한 이유란 단지 그것이었다. 2학년 재수파들이 나를 첫 표적으로 삼은 것은 내가 그들 눈에 메스껍게 보였기 때문이다.
“유대야, 너 그대로 참을 꺼냐”
분식집에서 만난 형우가 슬쩍 내 심중을 떠보고 있었다. 내가 입 한번 벙긋하지 않았는데도 그 소문은 파다했다. 소문이 쉬쉬 떠도는 며칠 동안 나는 심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 소문이 학교 선생님들에게 알려져 문제가 생길 경우 십중팔구 나는 결딴이 나고 말 것이다. 기표는 그런 일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아이였다.
“그 새낀 악마다.”
형우가 동정어린 눈으로 나를 충동질했다. 그러나 나는 대답 없이 빙그레 웃어보였을 뿐이다. 누구에게나 그렇게 해 보였다. 그것은 이미 겪은 우월감 같은 오만감이었다. 나는 나를 충동질하는 형우의 눈에서 자기도 미지에 당해야 하는 공포와 아울러 내게 대한 선망이 깔려 있음을 놓치지 않았다. 형우가 기표에게 당할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그것은 기표와 같은 배에 오른 우리들의 공동 운명이었던 것이다.

<나> 모든 생물은 공포를 체험한다. 인간도 동물도 두려움을 갖는다. 동물생태학자들은 동물이 생명을 위협받을 경우 셀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반응을 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반응은 인간이 자기의 신체와 재산을 위협받았을 경우와 동일하게 나타나는 반응, 즉 도망치느냐 아니면 맞서 싸우느냐 중 하나에 해당하는 ‘일차적 공포’이다. 그러나 동물과 다르게 인간은 이차적 공포, 즉 사회 문화적으로 파생되는 ‘파생적 공포’를 체험한다. 인간은 자신이 기대어 살고 있는 사회 질서의 지속 가능성과 안정성이 위협당하거나 생존의 위기에 직면했을 때, 또는 사회적 지위나 정체성을 위협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그러한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이처럼 파생적 공포는 그것을 초래하는 위험과 직접 마주쳤던 과거의 경험에서 나온 침전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침전물은 실제 경험이 끝난 뒤에도 끈질기게 남아 더 이상 자신의 생명이나 존엄성이 위협받지 않는 상황에서조차 희생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불안감과 무기력감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공포를 불식시키려고 방어적 혹은 공격적 행동을 하지만, 실제 위험에 대한 적절한 처방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공포는 아마도 가장 무시무시한 영역이 될 것이다. 감각이 통하지 않고 정신이 산 란해지는 회색의 영역, 그 영역에는 실체가 불분명한 ‘유동적 공포’가 스며들어 있다. 유동적 공포는 예측 불가능하고 인간의 이성이나 의지로 어떻게 해볼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것으로 현대사회 곳곳에 숨어 있다. 이 공포는 마치 야심이 지나치거나 운이 나쁜 마법사가 실수로 마법의 병을 쓰러뜨려 한꺼번에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온갖 재난이 쏟아지는 상황에 비유할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주식시장이 붕괴되고 시장가격이 혼란에 빠져 소중한 자산이 물거품이 된다거나, 제트여객기가 충돌하여 수천 개의 화물과 수백 명의 승객들이 공중에서 산산이 흩어지거나, 갑작스럽게 발전소가 폭발하는 바람에 너무나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서비스가 일시에 마비되거나, 또는 수많은 대기업이 한꺼번에 붕괴하는 사태가 벌어져 수만 개의 일자리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대재난이 부글부글 끓어 넘쳐 모든 사람들의 삶을 단숨에 삼켜버린다. 우리는 위험의 종류가 점점 늘어나고, 그 가짓수도 증가하고 있음을 감지하고 있다. 그러나 얼마나 더 많은 위험이 남아 있는지, 어떤 위험이 어딘가 숨어서 예고 없이 터질 준비를 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가장 확실한 것은 단 한 가지뿐이다. 내일은 오늘과 같지 않으리라는 것, 현재 겪고 있는 모든 것들이 사라지거나 없어질 것이라는 것, 또한 그러한 경험이 끝없이 되풀이되고 영구히 재현될 것이라는 점이다.

<다> 2001년 9월 10일 이전까지 테러는 미국인에게 최우선 관심사가 아니었다. 테러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미국인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9·11테러가 발생하기 오래 전부터 테러의 위험성을 어리석을 정도로 무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점에서 9·11테러는 일종의 예고된 긴급사태였다.

9·11테러 발생 직후 테러 위험은 미국이 당면한 가장 급박한 문제로 부상했다. 테러와의 전쟁을 둘러싼 미국인들의 의견 대립은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테러 위험이 심각하고 실질적인 문제라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 동의하며, 비용이 아무리 많이 들더라도 충분한 예방조치를 원하고 있다. 2006년 퓨 리서치센터는 미국인의 80퍼센트 정도가 테러리즘으로부터 국가를 수호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인들이 무엇보다 테러를 가장 민감한 문제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한 9·11테러 직후 미국인의 88퍼센트는 수개월 안에 제2의 테러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고 믿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인의 절반 정도는 자기 가족이 테러의 희생자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인의 40퍼센트 이상은 테러가 자신들의 거주지나 직장에서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이후의 다른 조사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테러에 대해 높은 관심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으며, 언제든지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믿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2006년 8월에 진행된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정도는 자신 또는 가족이 테러의 희생자가 될 개연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다소 우려’하거나 ‘대단히 우려’한다는 응답을 했다. 또한 응답자의 절반 정도는 몇 주 안에 미국이 테러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거나, 매우 높다고 대답했다. 물론 911테러 직후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지만, 향후 또 다른 공격이 발생한다면 대중들이 느끼는 두려움의 정도가 다시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다.

대중의 여론에 힘입어 미국 연방정부는 테러리즘과 관련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중대한 조치를 취했다. 체니 부통령의 ‘1퍼센트 독트린’*이 좋은 예이다.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간 대응책은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이었다. 2005년 9월 미국의 재무부는 이라크 전쟁에 2,120억 달러의 예산을 책정했다. 또한 이라크 전쟁과 관련한 전체 비용은 미국 2,550억 달러, 우방국 400억 달러, 이라크 1,340억 달러로 총 4,290억 달러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2006년 5월 1일 시점에는 미국 측의 비용만 3,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결국 미국이 부담한 전쟁 비용은, 소요 비용이 3,250억 달러로 추정되는 교토의정서**의 부담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물론 이라크 전쟁의 동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미국에 대한 위협’이 아니었다면 미국 정부가 전쟁을 선택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미국 정부는 테러리즘에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법안과 다양한 규제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경도되어 있으며, 이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엄청난 규모의 에너지와 자원을 투입하고자 하는 의지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
* 상대가 위협이 될 가능성이 1퍼센트만 있어도 이를 차단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정책상의 원칙
** 기후 변화 협약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관한 의정서

<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이하 PTSD)는 심리적 외상 사건을 겪은 후에 발생하는 불안장애이다. PTSD를 일으킬 수 있는 외상 사건으로는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전쟁 상황이나 홍수·지진·폭풍 같은 자연 재해, 자동차나 비행기 사고, 폭행·강간·테러 등의 개인적인 사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일반인의 76퍼센트 정도가 외상 사건에 노출된다. 외상을 겪은 사람들에서 외상 후 초기 단계에 PTSD의 증상인 외상 사건의 반복적 경험, 과도한 각성 및 회피반응 등이 나타날 수 있다. PTSD 증상이 지속되는 환자들의 두 가지 특징이 보고되었다. 이들 중 일부는 사고 후 세상이 극도로 위험하며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전혀 없다는 믿음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있었고, 다른 일부는 스스로를 매우 무기력한 사람이며, 다른 사람이었으면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고, 자신의 증상은 자신이 취약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명확한 증거라고 믿고 있었다.


1. 제시문 <나>를 바탕으로 제시문 <가>의 유대와 형우가 경험한 공포를 설명하시오. (300자 ± 30자)
2. 제시문 <나>, <라>와 아래의 <그림 1>, <그림 2>를 활용하여 제시문 <다>의 사회현상을 분석하시오. (900자 ± 90자)

논·제·해·설
[문제 1]
이 논제는 평이한 1번 논제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규정자수도 짧고, 자신의 견해를 덧붙여 논하라는 요구도 없다. 제시문들을 꼼꼼하게 읽고, 논제의 지시를 성실하게 수행하면 된다. 제시문 <나>를 바탕으로 하라고 했으니, 먼저 제시문 <나> 내용을 정독한 후 필요한 정도로 가볍게 핵심을 간추려 주면 좋겠다. 제시문에서 설명하는 공포의 유형을 잘 분별한 후, 제시문 <가>의 유대와 형우가 경험한 공포를 설명하는 순서가 바람직하겠다. 중요한 것은 세 가지 공포 중에서 더욱 적합한 유형을 선택하는 것이다. 거듭 읽고 잘 선택해야 한다. 이 선택으로 답안의 완성도가 갈린다.

[문제 1 우수답안 1]
제시문 <가>에서 유대는 기표와 그의 무리에게 폭행을 당했다. 그들의 표적이 된 이유는 단지 2학년 재수파들의 눈에 밉보였기 때문이다. 유대는 그 과정을 거쳤지만 아직 형우가 남아있다. 형우도 그들에게 당할 것은 당연했고, 그도 이를 알고 공포에 떨고 있다.
제시문 <나>에 의하면 유대와 형우는 파생적 공포를 겪고 있다. 파생적 공포란, 사회 질서의 안정성이나 사회적 지위 등이 위협당할 때 느끼는 것이다. 유대와 형우 또한 기표 무리의 지속적인 폭력으로 삶의 안정성이 무너질 수 있기에 이런 공포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평가]
간명하게 논제에 답했다. 제시문들에 대한 간략한 서술과 설명이 논제의 취지에 부합한다. 300자 논제는 굳이 단락을 나누지 않고 답해도 된다. 원고지 답안의 경우, 규정자수 구간을 넘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문제 1 우수답안2]
제시문 <나>는 모든 생물이 갖는 공포 중에서도 인간만이 느끼는 이차적 공포 즉 ‘파생적 공포’에 대해서 말한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제시문 <가>를 보면, 유대와 형우가 느끼는 공포가 이차적 공포임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유대와 형우는 자신들이 재수파에게 괴롭힘을 당한 사건이 선생님을 비롯한 사람들에게 알려짐으로써 발생되는 문제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① 다시 말해, 이 두려움과 공포는 제시문 <나>에서 설명한,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되는, 사회적 정체성을 위협하는 ‘파생적 공포’와 동일한 것이다.

[평가]
전체적으로 논지가 출제의도에 부합하는 짜임새 있는 답안이다. 습관적으로 <가>로부터 시작하는 답안이 많은데, 이 답안은 논지의 적절한 순서를 고려하였음을 보여준다. <가>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나> 내용 정리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짧은 논제이니만큼, 제시문 요약이 길어지지 않게 주의하면서 서술하는 태도도 좋은 인상을 준다. 다만 ①은 부주의한 서술로 약간의 감점을 유발한다. <가>의 주인공들이 느끼는 공포는 기표 무리에게 다시 폭행을 당하거나, 보복을 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것을 분명히 표현하지 못했다.

[문제 2]
여러 제시문들에서 필요한 내용을 간추려 특정한 사회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가를 묻는 평이한 문제다. 텍스트 이면의 함의를 힘들여 찾아내는 수고가 필요 없다는 점에서 쉬운 문제라고 하겠다. 9·11 테러 이후 미국사회에 만연한 불안의 실체를 다른 제시문과 자료를 참조하여 분석하라는 것이다. 제시문 <라>와 <그림 1>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설명하는 것은 전혀 어려운 과제가 아닐 것이다. <그림 2>의 자료 역시 단순하고도 분명한 해석만을 허용한다. 의외로 까다롭고, 제법 많은 학생들이 실족한 지점은 제시문 <나> 활용 대목이었다. 제시문 <나>에 따르면, 공포는 크게 세 가지로 대별될 수 있다. ‘일차적 공포’와 ‘파생적 공포’, ‘유동적 공포’가 그것이다. 이 중 어느 것으로 <다>의 현상을 설명하는 것이 적절할까? 당연히 ‘유동적 공포’를 선택해야 한다. 9·11 테러는 부분적으로는 파생적 공포의 속성도 갖고 있으나, 파생적 공포가 직접적이고 개인적인 공포 체험에서 비롯되는 것을 고려할 때, 이것으로 설명하는 것은 부족하다. 9·11 테러가 예측 불가능하고, 불가항력적인 위험에 해당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다>에서 미국인들이 보여주는 공포는 바로 ‘유동적 공포’라고 할 것이다. 이점은 중요하다. 이런 설명과 분석을 요구하는 논제의 경우, 빗나간 선택은 상당한 감점을 유발하게 되기 때문이다.

[문제 2 우수답안]
제시문 <다>는 9·11 테러 이후 미국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9·11 테러 이전에 미국인들은 테러와 그 위험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9·11 테러가 발생한 이후, 테러 위험을 가장 민감한 문제로 여기고 있다. 미국인들은 또 다른 테러가 발생할 개연성과 자신의 가족이 희생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 우려한다. 또한 정부는 1퍼센트 독트린을 채택하여 테러의 위험과 미국에 대한 위협을 줄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제시문 <다>의 이런 사회현상은 유동적 공포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제시문 <나>에 따르면 유동적 공포란, 예측 불가능하고, 인간의 의지나 이성으로는 바꿀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것이다. 온갖 재난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느끼는 공포가 이에 포함된다. 9·11 테러란 엄청난 재난을 겪은 미국인들이 갖는 공포심이 이를 잘 보여준다. 테러가 언제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기에 이런 공포는 더욱 커져간다. 또한 유동적 공포는, 공포의 원인이 되는 경험이 되풀이되고 영원히 재현될 것이라는 생각을 심어준다. 제시문 <다>의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우려와 또 다른 위험성에 대비하는 정부의 모습에서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미국인들은 제시문 <라>에서 언급한 PTSD를 겪고 있다. 그들은 테러를 대비하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와 비용을 투입하고, 항상 테러가 다시 일어날지 모른다는 위험에 떨고 있다. 이런 사회적 현상에서 PTSD 증상을 찾을 수 있다. <그림 1>에서는 미국이, PTSD로 인해 장애를 겪은 합산 시간의 수치가 가장 높은 범주에 속함을 알 수 있다. 또한 <그림 2>를 보면, 2001년 9월 이후, 미국 사회의 범죄가 증가한다고 답한 비율은 높아지고, 감소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9·11 테러 이후 미국 시민들의 갖는 불안한 심리상태를 여실히 보여준다.

[평가]
출제의도에 정확히 부합하는 답안이다. 논제의 요구에 낱낱이 답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제시문과 자료 내용도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내용의 구분에 따른 단락 전환도 정확하게 이뤄지고 있다. 쉽게 잘 쓴 답안이다.

[문제 2 오답 사례]
먼저 제시문 <다>는 9·11 테러를 통해 환기된, 테러에 대한 미국인들의 두려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9·11 테러가 발생하기 전까지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테러의 위험성을 무시해왔다. 그러나 9·11 테러가 발생하고 나서 미국인들은 언제 다시 일어날지 모르는 테러에 대해 극도로 불안해하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제시문 <다>는 말한다.① 그리고 이에 대한 결과로 미국 당국은 많은 예산을 들여 이라크와의 전쟁을 감행하고, 테러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책을 실행했다고 제시문의 필자는 밝힌다.①제시문 <나>의 내용을 바탕으로 제시문 <다>의 현상을 보면, 제시문 <다>의 미국인들이 느끼는 공포가 제시문 <나>의 ‘파생적 공포’임을 알 수 있다.② 즉, 미국인들이 9·11 테러라는 경험을 통해 또 다시 테러가 일어난다면 초래될 문제들을 예측하며, 그에 대한 공포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그림 2>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2>를 보면, 9·11 테러가 일어났던 2001년 9월 이후, 미국 사회의 범죄가 1년 전에 비해 증가했다는 응답이 급격하게 늘었음을 알 수 있으며, 제시문 <나>의 내용과 상응하는 결과인 것 또한 알 수 있다. 또한 9·11 테러 이후 이라크 전쟁 감행 등 미국이 시행한 테러 대응책은 제시문 <나>에서 말한 대로 불안감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적절하지 않은 공격적 방법이다.

그리고 제시문 <라>를 통해 제시문 <다>의 현상을 보면, 9·11 테러라는 외상을 겪은 후 미국인들이 두려움에 떨거나 무력감에 빠져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9·11 테러 이후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불안장애의 일종인 스트레스 장애(PTSD)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상황은 <그림 1>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림 1>을 보면, 미국의 경우, 인구 10만명 당 PTSD로 인한 장애를 겪은 시간이 세계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평가]
 논지의 구성은 적절하였으나 내용상의 중대한 약점으로 상당한 감점을 당한 답안이다. 두 번째 단락에서 <다>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선택한 ‘파생적 공포’가 세심하지 않은 선택이 되었다.② 가벼운 약점으로, ①도 언급할 수 있겠다. 비슷한 보고식 술어가 반복되는 것이 문장을 단조롭게 만든다. 보고식 표현을 제한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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