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I 논문 데이터 대학도서관 연계…발등에 불 떨어진 민간 업체들
KCI 논문 데이터 대학도서관 연계…발등에 불 떨어진 민간 업체들
  • 백두산 기자
  • 승인 2020.05.25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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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구재단 업무협약 통해 KCI 논문 무료 열람할 수 있어
논문은 공유재라 주장하는 ‘OA’ 운동 확산…“오픈액세스 플랫폼 만들어져야”

[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지난 22일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과 한국대학도서관연합회(회장 박종찬)이 학술정보 공유를 위한 업무협약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연구재단의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논문 데이터를 전국 327개 대학도서관에서 연계해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KCI 논문을 각 대학도서관 통합검색에 연계해 연구자가 KCI 사이트에 별도 접속하지 않아도 대학도서관 홈페이지에서 KCI 논문을 간편하게 검색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울러, 전체 KCI 등재(후보) 학술지 2,517종 중 KCI를 통해 논문 원문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학술지 1,052종(약 42%)에 게재된 논문 약 67만 편은 원문까지 무료로 열람하고 내려 받을 수 있게 됐다.

노정혜 연구재단 이사장은 “지난해는 국공립대학도서관협의회와 MOU를 체결한 결과, 9개 대학에서 약 5억 원의 학술지 구독료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며 “올해는 협력대상 도서관이 6배 이상 증가됐으니 예산 절감뿐 아니라 더 많은 학생과 연구자에게 질 높은 학술논문이 무료로 제공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학술 논문 대부분은 민간 데이터베이스 업체들을 통해 유통됐다. 학회가 학회 소속 연구자들로부터 저작권을 양도받은 논문들에 대한 저작권료를 받는 조건으로 민간 데이터베이스 업체에 논문을 넘기면, 해당 업체는 돈을 받고 논문 열람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문제는 이런 폐쇄적, 상업적 유통 방식을 택하다 보니 일반 대중은 물론 전문 연구자들도 논문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구독료 인상으로 인해 대학이 구독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플랫폼의 이익을 위해 학회 차원의 공적인 논문 활용도 금지하는 계약조항이 만들어진 경우도 있었다.

논문은 공유재…‘OA 운동’ 확산

이 때문에 최근 국내 학술단체 사이에서는 ‘공유재로서의 지식을 어떻게 생산하고 유통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지난 4월에는 ‘지식공유연대(새로운 학문 생산 체제와 지식 공유를 위한 학술단체와 연구자 연대)’가 창립총회를 갖기도 했다.

현재 약 40여 학회가 참여하고 있는 지식공유연대는 오픈액세스(OA, Open Access)에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많은 논문이 국민 세금이나 재단 기금 등에서 지원된 연구비에 기댔기 때문에 학술 논문에 누구나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픈액세스 운동은 논문의 저작권을 생산자인 연구자가 되찾아 와야 한다는 소극적 의미의 권리 운동과는 결이 다르다. 학술 논문은 선행 연구자들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논쟁과 비판, 인용을 거쳐 새로운 지식을 쌓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지식은 ‘공유재’라는 주장이다. 더불어, 이들은 연구자들의 연구 성과는 모든 시민이 무료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문헌정보학 관련 8개 학회는 지난 2018년 4월 민간 데이터베이스 업체와의 계약을 끊고 오픈액세스를 이미 실천 중이다.

지식공유연대 공동의장인 박배균 서울대 교수는 “학회와 자본이 공모해 지식의 자유로운 소통을 막고 있다”며 “지식 생산자들과 학술단체들이 주체가 된 오픈액세스 플랫폼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식은 공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 크다”며 학회와 정부의 오픈액세스 참여를 촉구했다.

발등에 불 떨어진 민간 디비업체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부터 학술 논문들은 민간 데이터베이스 업체들을 통해 유통돼 왔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민간 데이터베이스 업체들이 구축해 놓은 유통망이 최근 ‘OA 운동’이 확산되면서 흔들리고 있다.

연구자들이 민간 데이터베이스 업체들에게 저작권을 양도하지 않고 오픈액세스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민간 데이터베이스 업체들도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무료로 제공된 자료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자들이 연구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길을 넓히고 있다.

‘학술논문 무상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사회 이슈 관련 논문들을 무료로 공개함으로써 단순히 상업적 용도가 아닌 공익적 행동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OA‘ 취지는 좋지만 과제도 많아

논문을 대중에게 돌려주자는 오픈액세스의 취지는 좋지만 아직 해결해야 될 과제도 많다. 현재 참여하고 있는 학회보다 많은 학회들이 참여해야 하고, 민간 업체로부터 돈을 받지 않아도 학술지를 발행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학술정책 실무를 총괄하는 한국연구재단과 교육부를 비롯한 정부 기관들이 연구자들의 문제의식에 동참해야만 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 한국연구재단과 국공립대학도서관협의회, 한국대학도서관연합회와의 업무협약은 한국형 오픈액세스에 한걸음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공공도서관에서 민간 데이터베이스업체 서비스를 초기화면에 띄워두는 등 무비판적인 현실도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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