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대학 아닌 ‘미래 준비’하는 대학으로의 진학 필요
‘좋은’ 대학 아닌 ‘미래 준비’하는 대학으로의 진학 필요
  • 이효정 기자
  • 승인 2020.05.26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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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무 논산대건고등학교 교사

입시는 정보와 분석 중요...“교사도 학생만큼 공부해야 올바른 진로진학 이끌 수 있어”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수석대표...교사간 자료 공유 통해 체계적 지도틀 구축

[대학저널 이효정 기자] 논산대건고등학교 한상무 교사는 고등학교 때까지 뚜렷한 장래희망이 없었다. 한편으로 이것저것 두루두루 관심이 많았고, 특히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넘쳤다. 고향 부여에서 대전 최초의 남녀공학 고등학교로 유학 아닌 유학을 가 하숙하며 공부했던 그는 사범대 진학도 교직과는 아무 연관이 없었다고 한다. “생각보다 학력고사를 못 봐서 재수를 고민하는데, 부모님께서는 절대 재수는 안 된다고 하셔서 반수를 생각하며 등록금이 가장 저렴한 대학을 찾았어요. 그게 공주사범대학이더라고요.”
하지만 대학 생활을 하면서 교직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교사를 양성하는 대학 특유의 분위기가 그를 교사라는 꿈으로 이끌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특별한 교육철학은 없다…‘나는 항상 부족하다’ 마음에 새겨
격 없이 친구들과 어울리며 은사를 ‘아버지’라 부르며 따랐던 한 교사의 학창시절과 달리 요즘은 아이들과 친구가 되고, 서로 믿고 함께하는 분위기를 만들기까지가 긴 시간이 걸린다. 그는 처음 교직에 들어섰던 서툴던 때를 가끔 떠올린다.
“처음엔 그저 제가 아이들에게 지시하고, 아이들과 함께 하면 다 되는 줄 알았어요. 제 은사님들보다 조금 더 열심히만 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한 교사는 자신의 학창시절과 너무나도 다른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을 온전히 이해하기까지 1년이 걸렸다고 한다. 아이들과 친해지기 위해 많은 시도를 했던 그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주 상담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담임 때면 7시 이전에 교실에 도착해 등교하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며 하루를 시작했고 점심과 저녁 시간에는 아이들과 상담을 통해 신뢰를 쌓았다.
“요즘 아이들은 쉽게 자신에 대해 터놓고 말하지 않아요. 다만 아이들과 신뢰가 생겨야 친구들의 어려움을 말해주고, 한 걸음 더 친해지면 자신의 어려움도 말하게 됩니다.”
한 교사에게 특별한 교육철학이나 교사상은 없다. “단지 저를 가르치신 담임 선생님들만큼, 아니 좀 더 잘 하고 싶어요. 저는 아이들이 선생님의 정을 느끼도록 해 주고 싶어요. 아이들 보다 먼저 와서 기다려주고, 하고 싶은 말을 들어주면서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그런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아마도 고등학교 때 제 담임 선생님 세 분을 잘 합치면 그런 선생님이 될 것 같아요.”

 

입시는 자료 분석이 핵심…교사도 끊임없이 공부해야
학생들과 부대끼며 그들의 진로를 함께 고민하고, 입시에 지친 학생들을 다독여가며 얻은 노하우로 그는 현재 전국진학지도협의회의 수석대표를 맡고 있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는 전국 17개 시도의 지역 진학지도협의회에 소속돼 활동하는 교사들 중, 타지역의 교사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더 많은 연구와 자료를 공유하고 싶은 교사들의 자발적인 연구 모임으로 모집요강 팀, 학생부종합전형 팀, 대학별고사 팀, 교육과정 팀, 특별전형 및 전문대 팀, 입시결과분석 팀 등 6개 연구팀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학점은행제 및 공동교육과정 등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맞춰 교육과정팀을 신설했다. 또한 전국 진학교사들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 자료를 분석하고 공유한다. 협의회의 가장 큰 행사는 전국 교사를 대상으로 각 연구팀에서 분석한 자료를 공유하는 ‘수시바라기’다. 한 교사는 입시에 있어서는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도 입시의 흐름과 결과 분석 등에 대해 끝없이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담임 선생님 혼자 전체 학급 학생들의 입시를 준비하기는 너무 어렵습니다. 주위 선생님들과 입시 정보와 자료를 공유해야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전국진학지도협의회가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진로 교육은 어떠하며,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할까? 그는 기술과 사회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새로운 사회 변화에 맞춰 기존의 지식이해 중심의 교육에서 한 발 나아가 배운 지식을 실제의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맞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의 흐름을 아직 입시에서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방향과 일치하는 평가가 있어야 합니다.”

 

“대학은 학생의 미래를 그리는 곳입니다”
한 교사는 좋은 진학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대학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 교사의 입시 노하우는 첫째, 학생을 잘 아는 것이고 둘째, 학생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학생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은 단순히 학생부 성적과 기록, 모의고사 성적만이 다가 아니다. 학생의 성향과 부모님, 집안의 분위기와 경제력 또한 잘 파악하고, 이를 기본으로 상담을 진행해 학생에 대해 정확히 판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는 분석과 정보를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교육부가 발표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교육적 고려 없이 정치권의 요구에 따라 정권에 입맛에 맞추기 위해 우리나라의 입시 정책을 바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입 제도가 고등학교 교육의 방향을 결정하는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을 감안해도 고교 교육과정을 흔드는 정책입니다. 학생들의 인성과 적성을 길러주는 교육에 중심을 두고 고민하는 그런 대입정책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대입제도 공정성을 위한다면 16개 대학이 아니라 전국의 모든 대학에 적용해야 하고,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길러 주기 위해서는 비교과 영역이 학생부에 기재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교사는 우리 교육 제도 아래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교육단체 모두를 만족시키는 대학 입시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해마다 바뀌는 대입제도로 인해 대학, 학생, 학부모 그리고 고등학교도 모두가 힘든 것 같아요. 고등학교는 변화하는 사회 흐름에 맞춰 학교교육과정을 정상화하고 대학입시는 대학에 위임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문제가 있다면 문제가 있는 곳에 제재를 가했으면 합니다.”

 

코로나19로 교육 현장은 비상
‘코로나19’ 사태로 사상 초유의 5월 개학을 맞이한 지금, 대학 진학의 맨 앞자리에 있는 고3 학생들은 불안함과 초조함을 많이 느끼고 있다. 올해 고3 학생들은 학교에서 교사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교과 및 비교과에서 학생부에 기록될 수 있는 유의미한 활동이 적을 수 밖에 없다. 한 교사는 고3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입시에서 자신의 위치를 잘 파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연하면 학생 자신의 적성 뿐 아니라 가고자 하는 대학의 특성과 전형방법을 잘 분석하고 준비하는 과정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중심을 잃지 않고 힘든 입시 생활을 견딜 수 있다고 그는 조언한다.
한 교사는 제자들을 가르쳐 사회에 내보낼 때마다 ‘늘 그때 더 잘 했었더라면’ 하는 후회를 매번 한다. 지금 당장 자신은 ‘좋은 교사’가 아니라고 애써 자신을 낮추는 그는 앞으로 학생들뿐만 아니라 선생님들도 자신을 필요로 하고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그런 교사, 모두로부터 신뢰 받을 수 있는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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