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교과형 논술 완전 정복6
통합교과형 논술 완전 정복6
  • 대학저널
  • 승인 2011.12.05 14: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논술

통합교과형 논술 완전 정복
새롭게 시작하는 논술

 

▲글-김성호
12월이면 한 해의 대입 논술시험 일정은 대개 마무리된 상태가 된다. 대입 수능시험 직후부터 2주 정도 기간에 2차 수시모집 논술고사가 집중 배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젠 고2 학생들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논술고사 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하는 때가 되겠다. 내신과 교과공부에 치중했던 학생들은 미처 논술고사 대비를 하지 못한 채로 겨울방학을 앞두고 불안감을 가질 수 있겠다. 그래서 이 칼럼에서는 새내기 수험생들을 위해, 논술고사를 준비하기 위한 가이드를 정리해본다.




논술고사는 시험이다.

논술이란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글쓰기가 아니다. 제시된 글을 읽고 주어진 논제의 요구에 부합하는 글을 써야 한다. 그렇기에 수험생들에겐, 제시된 지문을 읽는 연습과 논제를 분석하는 연습 그리고 논제에 부합하는 글을 쓰는 연습이 요구된다. 물론 이런 것들이 단 시간에 이루어지기 어려우므로 평소에 시간을 들여 노력해야 한다. 자신이 지원할 학교의 논제를 최종 목표로 해서, 단계적으로 논제의 난이도를 높여가는 연습이 필요하다.

어떻게 읽을 것인가?

논술에서 제시문으로 나오는 글들은 보통 인문, 사회 및 자연을 포함하는 다양한 영역에서 발췌된다. 지문은 해당 분야의 고전급 저작에서부터 현대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선정되며 내용 또한 까다로운 것이 많다. 이 제시문들만 보면 막연한 두려움이 솟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제시문 독해엔 중요한 원칙과 가이드가 있으니 그리 겁먹지는 말자. 제시된 예문들은 저자의 사상을 보여주기 위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수험생들의 읽기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나온다. 따라서 문제는 제시문을 얼마나 분석적이고 비판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가이다. 이것은 논제의 요구사항에 따라 읽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러니 논제 분석과 파악이 중요하다.

어떻게 분석하나?

논제 속에는 수험생이 써야 하는 답안의 내용과 방향이 포함된다. 따라서 논제를 잘 분석하는 것이 곧 좋은 답안을 쓰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이 된다. 긴 문장 혹은 여러 문장으로 이루어진 논제는 짧은 문장의 조합으로 변형시켜본다. 논술문제의 논제는 간혹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을 수 있지만 대개는 긴 복합문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올바른 논제 분석을 위한 첫걸음은 긴 문장을 여러 개의 짧은 문장으로 바꿔보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긴 복합문의 논제를 여러 개의 짧은 문장으로 바꾸었다면, 다음으로 그 문장들의 논리적 관계가 무엇인지 따져보도록 한다. 이 논리적 단계는 곧 논술문 구성의 내용을 예시해줄 뿐만 아니라 논술문을 작성하는 순서에 대한 지침을 주기도 한다.

어떻게 쓸 것인가?

논술은 논증적 글쓰기를 요구한다. 따라서 논술문을 쓴다는 것은 단순히 자기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논제의 요구에 따라 내용을 구성하는 것이다. 물론 평소에 글을 많이 써보는 것이 중요하지만 엄밀한 논증을 갖춘 글을 쓰기 위해서는 특별한 훈련이 필요하다. 단락 구분과 함께 단락 간의 논리적 연관을 생각하면서 글쓰기를 하는 훈련을 한다. 글은 처음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서로 밀접한 연관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 경우 논지를 구성하는 각 부분의 순서가 바뀐다면 전혀 다른 글이 될 것이다. 그러니 어떤 순서로 논지를 전개할 것인지, 사전에 잘 가다듬어야 한다. 이런 개략적 구상을 연습지에 개요로 정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특히 내용을 쓸 때는 제시문에서 제시된 중심문장들을 찾아 자신의 어휘와 문장으로 재구성하는 훈련을 한다. 제시문을 길게 직접 인용하는 것은 짜깁기에 불과하다. 제시문 내용을 자기 언어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2013학년도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위해 비교적 평이한 논제로부터 연습을 시작해보자. 이달의 작성 및 분석 대상은 동국대학교 논제다. 비교적 분량도 적은 편에 속하고, 제시문들의 난이도도 그리 높지 않은 만큼 용기를 내어 도전하기 바란다. 동국대학교 2011학년도 2차 수시 실전 기출문제로 총 4 개의 문제 중 3 개 문제를 담았다.

1, 2 번 문제는 규정자수가 작은 만큼 압축적으로 요지만 담을 수 있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영어 제시문의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으니 겁먹지 말고, 차분히 읽고 주요 내용을 정리하기 바란다. 마지막 문제는 동국대학교 논제들 중 가장 요구 분량이 긴 4번 문제다. 내용에 따른 적절한 단락 구분이 필요함을 잊지 말고 답하기 바란다.

※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사람들이 생활하는 가운데 생겨나는 이해 관계의 대립이나 분쟁을 조정해 주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다. 사람들은 경제 활동을 통하여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과정에서 각자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 하기 때문에 분쟁이 발생하기 쉽다. 이때 각종 분쟁의 조정과 해결을 돕는 것이 정치이다. 또한 정치는 분배와 관련하여 형평성을 추구하기 위하여 합리적 제도나 정책을 마련하며, 생산과 관련하여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개입함으로써 경제 활동을 지원한다.
- 고등학교 경제, 법문사, 2007.

[나] Politics is inevitable. The only way to avoid politics is to avoid people. Politics is often associated with power as if they’re one and the same. Sometimes politics involves going around or bending rules, but more typically it’s about positioning your ideas in a favorable light and knowing what to say, and how, when, and to whom to say it. It is about listening to and relating to others and making choices that advance everyone’s goals. Politics is nothing without acquiring the power of persuasion. Persuasion is about encouraging another person to choose to think or act in your preferred manner. A lot of persuasion has to do with tact-with the way something is worded. Much of political persuasion resides with in mere word choices. Language makes all the difference. Without the ability to influence through persuasion, political activity amounts to a lot of wheel spinning.
- Kathleen Reardon, It’s All Politics, 2005.

[다] 롤즈에 따르면 정의는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사회적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바람직한 사회구조와 제도 속에서 구현되어야 한다.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실질적인 기회 평등을 보장하여 최선의 자아실현이 가능하도록 최대로 돕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이기 때문이다. 롤즈는 정의로운 사회의 원칙으로 “평등한 자유의 원칙”과 “차등의 원칙”을 제시했다. 두 원칙 중 보다 중요한 것은 차등의 원칙이다. 차등의 원칙은 “기회 균등의 원칙”과 “최소 수혜자 최대 이익의 원칙”으로 나누어진다. ‘최소 수혜자’는 사회적으로 가장 불리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로서, 이들에게 최대의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역(逆)차별적인 분배’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최소 수혜자 최대 이익의 원칙”이다.

[문제1] 제시문 [가]와 [나]의 내용을 요약하시오.
<5~6줄(150~200자), 15점>

[문제2] 제시문 [다]의 “차등의 원칙”이 현실화 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을 제시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문 [가]와 [나]를 참조하여 서술하시오.
<11~13줄(350~450자), 20점>

※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가라타니 고진은 「윤리 21」이라는 저서에서 “타자(他者)를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하라”라는 말을 통해 모든 타자와의 ‘공존’을 위한 윤리의 실천을 주장한다. 이 주장에서 특히 그는 과거를 상징하는 ‘죽은 자로서의 타자’와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 세대’에 대한 윤리적인 책임의 문제를 중요하게 거론한다. ‘죽은 자’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는 모두 침묵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점에서 분명 ‘타자’의 영역에 속한다. 이처럼 ‘과거의 역사’와 ‘미래’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타자’에 대한 윤리적 책임의 문제로 놓여 있는 것이다. 현재를 정당화하기 위한 역사의 합리화와 현재의 욕망충족을 위한 환경파괴에 대한 책임을 우리 앞에 놓인 윤리적인 문제로 제시하고 있는 그의 주장은, 이 점에서 21세기의 새로운 화두인 ‘공존의 윤리’, ‘세계윤리’와 맥락을 같이 한다. 특히,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의 문제가 ‘지속 가능한 성장’의 문제와 관련이 있는 이유를 그는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오늘날의 산업 자본주의는 지금까지와 같은 자연환경의 리사이클이 가능했던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와 같은 방식으로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식량위기가 일어날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러므로 현재 선진국에서는 지속가능한 순환적 사회를 제창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서 후진국 사람들에게 경제성장을 그만두라는 것은 부당하다. 게다가 대재해는 환경오염에 책임이 없는 후진국에서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들의 합의를 필요로 한다. 덧붙여 말하면 오히려 위기를 체험하는 것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사람들이다. 살아 있는 어른들의 ‘행복’만을 생각해서는, 또 그들 사이의 ‘합의’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윤리성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의 타자와의 관계에서도 존재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현재의 행복을 위해 미래의 인간에게 그 계산서를 돌린다면, 그들을 목적으로서가 아니라 수단으로만 대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 「윤리 21」 중에서

결국 이런 생각에는 합의란 단순히 ‘말할 수 있는 자’, 곧, 합의에 참여한 자 뿐만 아니라 그 합의의 과정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는 모든 타자에 대한 책임까지 포함될 때만 ‘공정한 것’ 혹은 ‘정의로운 것’이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자연, 환경, 식물, 동물 등 이 세계에 존재하는 타자들 중에는 합의에 참여하여 ‘발언할 수 없는 자’가 무수히 많다는 점에서 “타자를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하라”는 말은 ‘세계 윤리’와 직접적으로 통하는 말이기도 하다.

[나] 1993년 한스 큉은 생명존중, 연대성 문화, 공정한 경제 질서, 관용의 문화, 평등, 남녀 양성의 동반자 정신을 기초로 하는 ‘세계윤리’를 주장한다. 이런 그의 주장은 현재 인류가 직면한 환경파괴, 자원고갈 등 새로운 위기에 대한 해결방안이 ‘지속 가능한 발전’에 있다는 생각으로 모아지면서 21세기를 새로운 윤리가 필요한 시대로 규정하는 흐름을 형성한다. 특히, 진화 심리학에 근거하여 인간의 협력, 상호 이타주의 등의 사회성을 진화의 결과로 바라보는 매트 리들리는, 이기적 유전자의 경쟁적 진화과정 속에서 역설적으로 이타적 유전자가 진화되었고 그 결과 ‘협동적 본능’에 의한 사회성이 나타났다고 주장한다. 결국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의 사회성을 보여주는 협동, 상호존중, 미덕, 공존 등의 윤리성은 생존을 위한 경쟁과정에서 인간 심리의 진화가 도달한 고차원적인 본성에 해당된다.

[다] 매트 리들리는 「이타적 유전자」라는 책에서 인간의 미덕, 협력, 공존의 윤리 등에 대해 다음과 같은 “늑대의 딜레마”라는 게임 상황을 제시함으로써 역설적으로 협조와 소통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더글러스 호프스태터(Douglas Hofstadter)는 사슴사냥의 현대판격인 <늑대의 딜레마>라는 게임을 내놓았다. 스무 명의 사람이 각자 작은 칸막이 속에 앉아 손가락을 버튼 위에 올려놓고 있다. 아무도 버튼을 누르지 않고 기다리면 10분 후에는 모두에게 1,000달러씩 배당되지만, 누군가 버튼을 누르면 그 사람은 100달러를 받고 나머지 사람은 한 푼도 받지 못한다. 영리한 사람이라면 버튼을 누르지 않고 기다렸다가 1,000달러를 받을 것이다. 그러나 좀 더 영리한 사람이라면 누군가가 멍청하게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아주 작은 확률이 존재하며, 이 경우에는 차라리 자기가 먼저 눌러 버리는 것이 이익임을 눈치 챌 것이다. 그러나 아주 영리한 사람이라면 앞의 좀 더 영리한 사람이 그 같은 추론의 결과 먼저 버튼을 누를 것임을 알기 때문에 자기가 먼저 버튼을 눌러 버릴 것이다. 죄수의 딜레마에서처럼 논리적으로 옳은 판단이 집단적 재앙을 가져온다.”
- 「이타적 유전자」 중에서

문제3] 제시문 [가], [나], [다]의 공통된 주제와 내용을 요약하여 서술한 뒤, [다]에서 제시된 게임의 딜레마를 ‘제한된 자원’, ‘환경파괴’ 등의 문제와 관련시켜 설명하고, 전체의 이익을 위해 ‘지속 가능한 성장’이 필요한 이유와 그 과정에서 요구되는 조건을 제시하시오.
<18~25줄(600~800자), 40점>

논제해설

[문제 1]
제시문 [가]와 [나]는 ‘정치의 필요성’ 내지 ‘정치의 필요불가결성’을 말하고 있는 글들로서, [가]에서 정의하는 ‘정치’ 개념이 전통적, 소극적 해석이라면, [나]에서 말하는 정치는, 그 대상과 범위를 생활의 여러 영역으로 확장하여 설명하는 현대적 의미의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정치는 ‘사회적 희소 자원의 권위적 배분과정’으로 인식되며, 한 사회의 다양한 갈등을 조정, 통합하여 공동체의 발전을 지향하고자 하는 활동이다. [가]와 [나] 제시문에서 나타나듯 정치 현상은 인류가 집단을 형성하여 살아가는 경우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때 정치는 분쟁조정은 물론 형평성과 공정경쟁을 위한 합리적 제도와 정책을 마련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현대적, 적극적 의미의 정치는 공동체 목표의 설정과 실현 노력을 중시하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회적 대립과 갈등의 이해 당사자에 대한 설득력이며, 정치적 설득력의 핵심은 적절한 단어의 선택이다. 강자의 배려와 양보 그리고 약자의 동의와 동참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적절한 단어의 선택을 통한 정치적 설득이야말로 사회통합의 지름길이며 이것이 정치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수험생들은 이런 내용을 150~200자의 짧은 분량으로 압축하여 서술하면 된다.
참고로 영어 지문의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정치는 불가피하다. 정치를 회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사람들(집단과 사회)을 피하는 것이다. 정치는 대체로 권력 또는 권력투쟁과 같은 것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정치는 또한 정해진 규칙을 드러내 놓고 위반하지는 않지만 그것을 편법적으로 우회하는 것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정치는 자신의 주장과 견해가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이다. 동시에 정치는 당신의 주장과 견해를 누구에게 어떻게 언제 전달해야 가장 많은 호응과 지지를 받을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기도 하다. 정치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견해를 청취하고 서로 연결시켜 공동체의 목표를 실현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우리 모두의 선택을 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설득력 없는 정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설득이란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따라서 설득은 어떻게 어떤 단어로 표현하는가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단순하게 보면 정치적 설득은 적절한 단어를 선택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어떤 단어를 선택했느냐가 설득의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결정적 요소이다. 따라서 설득력 없는 정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문제 2]
제시문 [다]는 존 롤즈의 「사회정의론」의 내용이다. 존 롤즈는 정의로운 사회의 원칙으로 “평등한 자유의 원칙”과 “차등의 원칙”을 제시하고, 이 가운데 후자가 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차등의 원칙”은 다시 ‘기회 균등의 원칙’과 ‘최소 수혜자 최대 이익의 원칙’으로 나뉜다. 최소 수혜자 최대 이익의 원칙을 위해 역차별적 분배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제시문의 주장이다.

그런데 역차별적 분배는 기득권 세력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강자를 배제하고 약자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차별적 분배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대립과 분쟁이 불가피하게 나타난다. 이때 정치가 필요하다. 공정경쟁과 형평성 그리고 공동체 목표 설정과 실현을 위해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정치이기 때문이다. 이는 정치의 전통적이며 수동적 역할이다. 희소한 자원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상황을 조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적극적이며 현대적 의미의 정치는 공동체 목표의 설정과 실현을 위한 주도 역할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해 당사자들에 대한 설득이다. 강자의 배려와 양보 그리고 약자의 동의와 참여를 통해 사회 통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설득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설득력은 단어선택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해당사자가 공감하고 공동체 목표 설정과 실현에 적극 동참하도록 할 수 있는 단어의 선택이 설득의 핵심인 것이다.

문제 2 우수답안
차등의 원칙이 현실화되기 위해선 사회적 약자들에게 이익이 되게끔 역차별적인 분배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회 구성원들 중 기득권 집단의 이익이 반발이 예상된다. 그들의 조세부담률이 높아질 수 있으며, 시장의 자율성이 침해되어 기회 균등에 따른 합리적인 자원 배분이 곤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복지 과잉이라는 비판이 거세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정치의 역할이다. 공동체의 목표를 둘러싼 이해 관계의 대립이나 분쟁을 조정하는 중재 기능이 필요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나]에서 말하는 설득이 필요하다. 기득권 계층과 사회적 약자 계층 간의 갈등을 조정하여 사회 통합을 유지할 수 있도록 대립하는 쟁점들을 토론하고, 상호 설득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노력이 긴요한 것이다. (공백 포함 419자)

평가
출제의도에 정확히 부합하는 답안이다. 논제의 요구에 낱낱이 답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제시문 내용도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짧은 글이나, 세심하게 논지를 구분하여 간략히 기술하는 능력이 매우 우수하다. [가]와 [나]의 중심 문장과 핵심어를 잘 살려서 서술하였다.

[문제 3]
제시문 [가], [나], [다]의 공통된 주제와 내용을 찾고 요약하는 독해력과 표현력, 그리고 제시된 게임의 딜레마의 숨겨진 논지를 파악하여 다른 글의 논지와의 관련성을 파악하는 분석력, 그리고 제시문 전체의 가장 핵심적 논지인 ‘지속 가능한 성장’이 필요한 이유와 그 전제조건을 추출하는 문제해결력 등을 측정하기 위한 세 개의 복합적인 질문으로 구성된 문제이다. 특히 세 가지 질문을 순서적으로 해결하여 하나의 논지를 지닌 글로 완성하기 위한 종합적 추론 능력과 통합적 사고력은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필요한 가장 중요한 능력이다.

제시문 [가], [나], [다]는 모두 현재 인류가 직면한 환경파괴, 자원고갈 등 새로운 위기에 대한 해결방안을 ‘세계윤리’, ‘지속가능한 발전’ 등과 관련시켜 서술하고 있다. 특히 21세기를 새로운 윤리의 시대로 규정하면서 생명존중, 관용, 협력, 합의, 공존이 인간의 이타주의적 본성과 윤리의식에 기초한 하나의 대안적 가치임을 주장하고 있다.

제시문 [가]는 가라타니 고진이 「윤리 21」에서 칸트의 정언명령인 “타자를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하라”를 21세기적인 상황에서 새롭게 해석하고 확대하여 ‘타자’에 대한 윤리의 중요성을 주장하는 근거로 활용하고 있는 부분을 요약, 인용하고 있는 글이다. 이 글의 특징은 ‘타자’의 범위가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과거의 역사적 대상을 상징하는 ‘죽은 자’와 ‘미래’를 상징하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를 포함한다는 점이다. 결국, 합의, 공존, ‘공정한 정의’의 실천을 위해서는 합의에 참여할 수 없고, 침묵할 수밖에 없는 타자에 대한 책임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글의 주장이다. 수단이 아니라 목적인 타자는 이 점에서 자연, 환경, 식물, 동물 등 ‘발언할 수 없는’ 영원한 타자와의 공존을 위한 윤리로서 ‘지속 가능한 성장’, 제시문 [나], [다]의 세계윤리, 이타적 유전자, 사회적 본성에 의한 협동적 본능, 전체의 이익을 위한 합리성 등과 같은 맥락을 구성한다. 특히 제시문 [다]는 게임의 딜레마를 제시했는데, [다]에서 제시된 “늑대의 딜레마”는 역설적으로 협조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이 게임은 논리적으로 영리한 판단이 이기심에 기초할 경우, 오히려 전체의 이익을 감소시키고 손해를 불러오는 딜레마를 보여준다. 이 게임은 타자에 대한 신뢰, 미덕, 협조 등이 배제된 상태에서 이기적인 최선의 행위가 전체를 위해서는 최악의 행위가 됨을 보여준다. 이런 게임 상황은 결과적으로는 협조와 소통이 배제된 이기적 합리주의로는 ‘제한된 자원 문제’나 ‘환경파괴’ 등 인류공동체가 직면한 새로운 위기의 극복이 어려움을 보여준다.

문제는 복합형의 네 가지 질문을 함축하고 있는데, 앞에서 말한 제시문의 공통된 주제, 내용을 요약 서술하는 과정, 게임의 딜레마에 함축된 내용을 분석하여 환경 파괴, 제한된 자원 등 현재의 위기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가치관을 유출하는 과정, ‘지속가능한 성장’이 필요한 이유와 요구되는 윤리적 가치를 정리하는 과정 등이다. 그래서 서술 내용은 요약을 제외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공존, 합위, 협조, 소통, 정의 등의 윤리적인 실천이 핵심적인 키워드에 해당한다.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는 경제와 문명의 발전은 필수적이지만 그것은 ‘한정된 자원’이라는 문제 때문에 어렵다. 이 점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은 인류의 공존을 위해 가장 어려운 문제인 ‘지속’과 ‘발전’을 해결하기 위해 선택된 최선의 길이다. 결국. 환경의 리사이클을 유지하면서도 경제성장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이타주의와 전체의 이익을 위한 협조, 소통, 합의 등을 기초로 하는 윤리적 책임의식이 개인의 이기심을 넘어서 타자와의 ‘공존’을 위한 이타심으로 확장되어야만 한다.

문제 3 우수답안
제시문 [가]~[다]에서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존, 합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가]에서는 미래 세대가 환경오염의 책임을 지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재 세대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세대가 합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나]에서도 환경파괴, 자원고갈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협동, 공존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다]에서는 늑대의 딜레마라는 상황을 제시하면서 협조와 소통이 없을 때, 더 큰 집단적 재앙이 초래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인류 공동체의 구성원들 사이의 상호 협조와 이타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것이다.

제시문 [다]의 늑대의 딜레마는 제한된 자원의 문제를 보여준다. 이 딜레마에 등장하는 배당금을 제한된 자원이라고 보면, 이 게임의 결과 집단 전체의 손해가 유발되는 상황이 곧 인류가 처한 자원고갈의 상황인 것이다. 사람들은 타인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타인과의 합의, 협조, 공존의 윤리 등이 필요하다. 타인과의 합의를 통해 자원을 분배하게 되면 특정 집단이나 개인의 탐욕을 넘어 더 큰 이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류 전체의 차원에서 본다면, 자원고갈의 위험성을 슬기롭게 타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에서 말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일 것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은 인류의 공존과 지속성을 보장하는 유일한 길이라 할 것이다.(공백 포함 725자)

평가
논지의 흐름이 매우 자연스럽고, 단락 구분도 적절하여 논지의 가독성이 높은 글이다. 제시문 내용 이해도 정확하고, 논제의 요구에도 충실히 답하는 자세가 엿보인다. 제시문 내용을 문제에 맞게 적절히 가공한 것도 좋았다. 다만, ‘지속 가능한 성장’이 필요한 이유와 그 과정에서 요구되는 조건을 논제가 지시한 순서대로 서술하지 않은 것이 다소 거슬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