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
  • 이효정 기자
  • 승인 2020.04.23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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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안산강서고등학교 교사

입시를 넘어 교사와 학생 사이 신뢰 형성이 중요

[대학저널 이효정 기자] 학력고사 마지막 세대였던 이주민 안산강서고등학교 교사. 진로를 고민할 틈도 없이 1점이라도 더 올리는 것이 중요했던 그 시절, 그가 교직에 대한 꿈을 품게 된 계기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어느 토요일 자율 학습 전, 점심을 느긋하게 먹고 들어오다 담임선생님께 걸려 호되게 혼이 났다. “그게 그때는 좀 억울했어요. 그래서 ‘내가 더 뛰어난 교사가 되겠다’고 다짐을 했죠.” 그 다짐은 그를 국어국문학과로의 진학, 교육대학원 수료까지 이끌었다. 생각해보면 지금의 그가 있는 것도 그 은사님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평범하지만 가치 있는 교육관
이 교사의 교육관은 언제나 모두에게 그렇듯이 최선을 다 하는 것이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 해야겠지만 특히 자신의 수업과 자신이 맡은 학생들에게 늘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사라는 직업으로만 본다면 작년에도, 올해도, 그리고 내년에도 학교에서 특정 학년을 맡아 가르치게 된다. 교사에겐 늘 똑같은 고1이지만 그 안에 있는 학생들은 달라진다.
“매해 비슷한 수업을 하지만 그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다릅니다. 수업이나 다른 학년에서 다시 저를 담임으로 만난다 하더라도 2020년의 고1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교사는 매 순간 학생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만약 지금 그에게 지금 다른 직업을 선택하라고 하면 그는 과연 교사를 선택할까? 그의 대답은 당연히도 ‘교사’였다. 예를 들어 의사와 교사를 비교해보자. 의사와 환자의 관계는 발전 가능성이 낮지만 교사와 학생의 관계는 발전성이 높다고 말하는 이 교사.
“졸업 후에도 찾아오고 만나게 되는 그 관계는 1년 혹은 3년을 넘어 평생을 같이 갑니다. 사제 관계를 넘어 이 사회를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으로 어떤 유대감을 갖게 됩니다. 특히 제가 담임을 했던 제자들과는 더 끈끈한 유대감이 생겨서 매년 한번 씩은 만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반면 가장 견디기 힘든 일은 제자를 먼저 떠나보내는 일과 겪지 않아도 될 아픔을 겪는 제자를 보는 일이다. 급성 백혈병으로 먼저 보낸 제자, 급류에 휩쓸려 떠나보낸 제자도 있었다. 무엇이 더 슬픈 일인지 아픔의 크기는 가늠할 수 없지만 이 교사에게 세월호 참사의 흔적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입시란 살아있는 생명체와도 같아
이 교사는 오랜 교직 생활 동안 많은 학생을 만나며 입시와 진로를 지도했다. 때문에 자연스레 데이터가 쌓이면서 이 교사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터득했다. 그의 노하우는 과연 무엇일까. 이 교사는 입시란 ‘살아있는 생명체’라고 생각한다. 입시의 어떤 전형이든 합격했던 학생이 다시 접수하면 또 합격한다는 보장은 없고, 반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확신 또한 없기 때문이다. 또 지원하는 학생 집단, 학생 개인의 성향, 입시 정책 등 변화 요소가 너무 많다.
이 교사는 입시를 준비하는 교사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생을 꼭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며, 학생이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이나 학과의 전년도 결과를 분석해 달라진 점을 비교해 지도 방향을 설정하고 다른 선생님과 협업하는 것이 그의 노하우이다.
또한 이 교사는 진로나 진학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 하는지, 어떤 것에 행복을 느끼는지 찾아봐야 근본적으로 진로와 진학 결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학교는 교육을 위한 곳…입시만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니다
잦은 입시제도의 변화 속 현재 화두가 되고 있는 건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이다. 이 교사는 크게 세 가지 의견을 내놓았다.
첫째, 정규교육과정 외 활동 대입 반영 폐지는 외부 요인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교육과정은 학교가 구성하게 되는데 자칫 학생 개인의 역량이 아니라 학교의 역량 평가가 될 우려가 있다.
둘째, 평가의 투명성 강화에서 학교프로파일 폐지는 고교정보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지만 반대로 학생이 어떤 환경에서 성장해 왔는지에 대한 정보가 줄어들게 됐다는 단점이 있다.
셋째, 대입전형 구조개편에서 수능 위주 전형 40% 이상 확대와 논술 전형, 특기자 전형 폐지가 가장 큰 이슈였다. 그는 수능 위주 전형을 40% 이상 확대하는 것은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평가했다.
“수능으로 선발하는 방법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수능 전형 확대 취지가 학종과 논술위주 전형으로의 쏠림 현상을 줄이고자 한 것과 잘 맞지 않게 됩니다. 사교육 등 외부 영향이 큰 전형인 논술전형을 수능전형으로 유도한다는 방침도 문제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이 수능 공부를 위해 사교육을 택하는 점은 간과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수능 체제가 서술형으로 변할 것이라는 예고와도 잘 맞지 않습니다.”
교육 환경이 변화하고 있으므로 당연히 입시 제도도 변화해야 하지만, 중요한 교육은 빠져 있다고 말하는 이 교사.
“이 사회에서 필요한 역량은 단순히 주어진 문제를 잘 풀어내는 역량이 아닌 문제를 스스로 만들고 해법을 제시하는 역량입니다. 그렇다면 학교가 그 역할을 다 해야겠지요. 고등학교는 다양한 수업으로 학생의 역량을 키워 내고, 대학은 자신들의 인재상에 맞는 역량을 지닌 학생을 선발하고, 정부는 그 과정에서 부정이 없는지를 감시하는 역할만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를 규제할수록 통제는 더 어렵게 됩니다.”

 

모든 입시의 기본은 학교 생활…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올해 입시의 큰 흐름은 작년과 다르지 않다.
“모든 입시에서 기본은 학교 생활입니다. 학교에서 보내는 8시간은 매우 소중합니다. 학교 수업이 수능과 별개라는 생각을 하지만 학교 수업도 수능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습니다. 그리고 학교 수업에 충실한 것은 학생부종합전형이나 학생부교과전형에 대비하는 출발점입니다.”
이 교사는 입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에 대한 고민 없이 외부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찾다 보면 결국 정보는 왜곡되고 합리적인 판단을 못 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판단을 할 때에는 하나의 기준이 필요하다. 자신이 원하는 기준 하나를 먼저 정해야 그 기준에 맞춰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이 교사의 입시 포인트다.

 

이주민 교사의 계획은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자신을 많이 찾아오게 하는 것이다. 교사란 근본적으로 학생을 만나는 직업이기 이전에 사람을 만나고 같이 성장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는 이 교사. 졸업했다고 끝나는 관계가 아닌 더 끈끈하고 친근한 인간관계를 맺고 싶다고 그는 전한다.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수업이나 입시를 넘어 교사와 학생 사이의 신뢰 형성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저는 학생들과 신뢰를 쌓으면서 더불어 성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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