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온라인 개학] 첫 원격수업, 무리 없을까?
[4월 온라인 개학] 첫 원격수업, 무리 없을까?
  • 임지연 기자
  • 승인 2020.03.31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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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부족’, ‘교육의 질적 저하’ 우려 여전
학부모, "등교 미뤄져 다행...원활한 수업 진행 의문"
교사, "온라인 수업 준비 기간 빠듯"...예체능 과목 교사들도 난감
경남교육청의 원격수업 시범운영 모습

[대학저널 임지연 기자] 교육부가 31일 유치원을 제외한 전국 모든 초·중·고 및 특수학교, 각종 학교에 단계적 온라인 개학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근 확진자 발생 현황과 감염증의 통제 가능성, 학교의 개학 준비도, 대입에서 지역 간 형평성 및 개학에 대한 국민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이에 따라 4월 9일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의 온라인 개학을 시작으로, 4월 16일에는 고등학교 1~2학년·중학교 1~2학년·초등학교 4~6학년이, 4월 20일에는 초등학교 1~3학년이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에 들어간다.

‘인프라 부족’, ‘교육의 질’ 우려에
교육부 온라인 개학 이후 원격수업 현장 안착 위한 방안 마련

하지만 온라인 개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가장 많은 의견은 ‘인프라 부족’이다. 원격수업을 진행하기 위한 학습여건이 구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려면 영상을 볼 수 있는 기기와 인터넷 장치는 필수다. 대부분의 가정에 컴퓨터, 모바일, 태블릿PC가 구비돼 있고, 무선인터넷도 잘 구축돼 있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도 많다. 이에 따른 소외학생 정보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교육의 질도 우려된다. 대부분의 학교에는 온라인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다. 사실상 개학이 1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 많은 학교가 온라인 교육을 위한 시스템과 장비를 구축해야 하는 셈이다.

거기에 원격교육에 익숙하지 않은 교사들도 원활하게 교육을 진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외에도 학생들의 참여도 저조, 학습 콘텐츠 부족, 맞벌이와 다자녀 가정의 관리 어려움 등이 온라인 개학에 대한 우려 사항으로 꼽힌다.

이런 우려 때문에 교육계에도 온라인 개학을 반대하는 여론이 있었다.

이재정 교육감은 30일 SNS를 통해 “학교, 교사, 학생 모두 온라인 수업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고3 학생만이라도 온라인 개학을 하자는 교육부 등의 의견은 ‘무리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고3에게 4월부터 온라인 수업을 실시하고 이를 평가한 뒤 온라인 수업에 대한 정책을 만들 수는 있지만, 결정권자는 결국 학생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사들 역시 학사, 입시 일정 상 불가피하지만 정규수업 대체는 어렵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27~29일 전국 고교 교원 9,6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모바일 설문조사(95% 신뢰수준에서 ±1.01%)에 따르면, 학사, 입시 일정 상 불가피하지만 정규수업 대체는 어렵다는 응답이 45.7%, 온라인 개학 자체를 반대하는 교원이 44.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산어촌, 저소득층, 맞벌이 부부 자녀와 장애학생 등의 온라인 격차가 뻔한 상황에서 이를 정규수업으로 인정하는 데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 교육급여 수급권자(중위소득 50% 이하)를 대상으로 시도별 스마트기기 및 인터넷 지원 계획을 마련하고, 원격수업 도중 접속오류 등 발생 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콜센터를 운영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 가정에 IT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농산어촌 및 도서지역의 학생들을 위한 학교 시설 활용도 추진한다.

이외에도 교사의 원격교육 역량 강화, 관계부처 협력을 통한 중장기 방안 등을 마련해 온라인 개학 이후 원격수업 현장 안착에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개학’ 소식에 학부모, 교사 모두 대혼란

그렇다면 온라인 개학에 대한 반응은 어떨까? 학부모들은 학습의 질 저하, 늦어지는 학교 적응, 장시간 컴퓨터 사용에 따른 시력 저하 등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경기도 용인의 한 학부모는 “보호자가 옆에 같이 있지 않으면 자기주도 온라인 학습은 불가능하다. 집중시간 짧고 자기통제 안되니 저학년은 어려울 것 같다”며 “집에 엄마가 있으면 그나마 몇 시간은 본다 해도 하루 이틀도 아니고, 모두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경기도 부천 거주 학부모 역시 “모든 집에 컴퓨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최대한 스마트 기기를 늦게 사용하도록 교육해왔는데 노력이 모두 물거품 됐다”며 “옆에서 부모가 지켜보고 있어도 집중하기 힘든데, 맞벌이 등으로 인해 지켜볼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학습의 질에 대해 우려스럽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교사들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아직 교육부에서 정확한 가이드를 제시하지 않아 혼란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전광역시에서 체육을 가르치고 있는 한 중학교 교사는 “체육 교과목의 특성상 실습 위주의 교육이 필요한데, 온라인 교육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현재는 과제제시형으로 고민 중이나 차후 제시된 가이드에 따라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원도 원주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한 고등학교 교사는 “학사일정상 개학을 미루는 것이 어려워 온라인 개학을 진행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빠른 시간 안에 온라인 교육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 속에 놓여 있는 교사들은 어려움을 호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온라인 강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학교별 재량에 의한 온라인 강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데, 과연 빠른 시간 안에 준비가 될 것인가’와 ‘각 학교에서 실시하는 온라인 강의가 쌍방향으로 가능할지’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만기 소장은 “교사가 강의 내용을 녹화해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형태라면 수강 확인부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온라인 강의는 교육부가 추천하는 EBS 온라인클래스 등 강의툴(TOOL)의 사용부터 결정해야 할 것들이 있고, 또 그것을 사용하는 교사의 IT 운용능력이나 강의력에서 차이가 나게 되면 이 또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강의는 전달력도 전달력이지만 IT적인 운용능력도 강의의 효용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때문에 온라인 강의의 메커니즘(mechanism)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강의만을 찍어 올리면 학생들의 집중도나 호응을 얻기가 어렵다는 것. 

이 소장은 “교사들은 애써 온라인 강의를 제작해 강의하는데, 학생들은 사설 인터넷 강의를 듣는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며 “이번 온라인 개학을 계기로 그동안 교재연구를 비롯한 강의준비, 수업 등에서 소홀히 해왔던 분들과 그렇지 않은 분들의 차이가 학생들에게 보다 분명하게 인식될 수 있다. 교사들의 강의력 차이가 학생들 사이에서 회자(膾炙)될 가능성도 있어 교사들이 가지는 부담감은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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