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를 무시할 경우
'권고'를 무시할 경우
  • 이승환 기자
  • 승인 2020.03.1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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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저널 이승환 기자]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개학이 또다시 연기됐다. 대입 일정 또한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를 감수하며 개학을 연기한 것은 ‘코로나19’가 여전히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자고 일어나면 터지는 집단감염 소식에 숨돌릴틈 없는 국민 대다수도 이번 개학 연기 결정에 동의하고 있다.

학교를 떠올리면 개학을 왜 미뤄야 하는지 짐작 가고도 남는다. 20~30명이 빼곡이 모여앉은 교실, 점심이면 모든 학생이 한자리에 모이는 식당. 매 교시 교실을 바꿔가며 이동하는 학생들, 갑갑한 마스크 벗어 제낀 채 운동장을 뛰노는 아이들.

한 명의 확진 학생이라도 있다면 요양병원이나 교회 이상의 집단감염이 일어날 여지가 충분하다. 학생들로 인한 지역사회로의 연쇄감염도 시간 문제일 것이다. 개학 연기는 그래서, 꼭 해야 했다.

아파트 상가 4층에 자리한 학원을 요즘 유심히 지켜본다. 대구·경북에서의 확진자가 크게 늘 때는 잠시 문을 닫더니 얼마 전부터는 밤 11시까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통유리로 들여다보이는 내부에서는 학생 10여명이 오밀조밀 모여 앉아 수업 중이다.

매일 100명 가까운 확진자가 여전히 나오는, 악수는 민폐고 마주앉기 조차 꺼리는 이 시기에 오직, 학원만은 여전히 문을 열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12일 42.1%였던 서울의 학원·교습소 휴원율은 나흘 뒤인 16일에는 23.8%로 줄었다. 문을 연 학원이 1만 9천여곳에 달한다.

학원들은 경영난으로 휴원을 계속할 수 없다고 한다. 수강료에 의지하는 학원 입장에서는 충분히 내세울 이유다.

정부는 휴원 권고 뿐 아니라 그에 따른 현실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영세한 학원, 일자리를 잃은 학원 강사들, 정부 권고를 충실히 따르고자 휴원에 임하는 학원만을 위한 지원이 선행돼야 휴원 권고가 효력을 발휘할 것이다.

동의할 수 없는 학원 입장도 있다.

학생·학부모가 학업 공백을 우려해 어쩔 수 없이 문을 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물론 일어나선 안되겠지만) 학원강사와 학생, 원장, 학부모가 잇달아 ‘코로나19’에 감염된 부산의 한 어학원 사례가 또다시 발생한다면 자녀를 학원에 보낼 학부모가 얼마나 있을지 궁금하다. 그래도 문을 열 학원은 몇이나 될까.

교육부는 초중고 개학 연기를 발표할 때마다 학원들도 휴원에 동참해줄 것을 줄곧 ‘권고’해 왔다.

지난 석달 간 이 권고를 강제성 없다며 가벼이 여긴 결과 많은 사람이 ‘코로나19’로 고통을 겪었다.

외국여행 자제 요청에도 이스라엘로 떠났던 여행객들, 예배 중지 권고를 무시한 성남의 한 교회 신자들, 제발 가지 말라는데 ‘설마’하며 ‘밀폐된 공간’을 찾았던 택했던 PC방, 노래방 이용자들이 줄줄이 격리병동에 갇혔다.

‘○○학원 학생 집단감염’이라는 뉴스가 결코 나와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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