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이 아쉬웠던 숙명여대 이슈
포용이 아쉬웠던 숙명여대 이슈
  • 백두산 기자
  • 승인 2020.02.12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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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지난달 30일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 여성이 숙명여대 법대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합격의 주인공인 A씨는 지난해 10월 법원에서 성별 정정 허가를 받고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첫 숫자도 ‘1’에서 ‘2’로 바뀐 여성이다.

A씨는 정시모집 전형을 통해 숙명여대 법과대학 합격증을 받았으나 학내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지난 7일 입학을 포기했다.

A씨는 한 커뮤니티에서 ‘숙대 등록 포기합니다’란 글을 통해 “대학을 가고자 하는 당연한 목표조차 누군가에게는 의심과 조사의 대상”이라며 한국 사회에서 소수자로 살아가는 것의 어려움을 밝혔다.

A씨의 입학을 반대한 학생들은 ‘성전환을 한 학생이 대학에 입학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꼭 여대에 입학할 필요는 없다’, ‘여대는 남성보다 기회가 적었던 여성을 위해 탄생한 공간인데 왜 얼마 전까지 남성이었던 사람이 입학하려 하는가’, ‘최근 여대에 사건‧사고가 많아 불안하다’ 등의 이유를 들었다.

이와 관련해 지난 4일 숙명여대‧덕성여대‧동덕여대‧서울여대‧성신여대‧이화여대 페미니즘 동아리 등 서울지역 6개 여대의 23개 여성단체는 ‘여성의 권리를 위협하는 성별 변경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통해 A씨의 입학을 반대했다.

이들은 성별은 임의로 바꿀 수 없으며, 여대는 오로지 여성만을 위한 공간이라고 주장한다. 남성으로서 권력을 누리며 안락하게 살다가 돌연 여자가 되기로 결심한 사람을 위해 우리가 불편을 감수하고 희생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게 요지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여대는 오직 시스젠더(Cisgender, 타고난 ‘지정성별’과 본인이 정체화하고 있는 성별이 동일한 사람) 여성만의 공간인 셈이다.

여대는 본래 교육에서 소외되어온 여성들에게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세워진 대학으로, 여기서 ‘여성’을 단순히 성별의 차이로 볼 것인지, ‘사회적 약자’로서의 여성을 일컫는 말인지에 대한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여대가 처음 세워졌던 취지와 달리 현재는 일반 대학에도 여성들이 충분히 입학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따라서 성별적 ‘여성’ 보다는 ‘사회적 약자’에 초점을 맞춰 이번 이슈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만큼 국민들의 의식도 변하고 있지만 아직 소수자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 이번 이슈를 지켜보며 사회적 약자에 대해 새롭게 인식 할 수 있도록 포용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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