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 성희롱, 사적인 대화가 아닌 '범죄'
단톡방 성희롱, 사적인 대화가 아닌 '범죄'
  • 임지연 기자
  • 승인 2020.01.29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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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편집국 임지연 기자

[대학저널 임지연 기자] 최근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단톡방)에서 여학생을 성희롱하거나 성적으로 모욕해 논란을 빚은 청주교대 남학생 2명이 검찰에 송치됐다. 이 학생들은 단톡방에서 동기 여학생의 사진을 올려 외모를 비교하거나 비하하고, 교육실습을 하며 만난 초등학생들을 조롱하는 대화를 나누는 등 성희롱 발언을 했다. 특히 피해자들은 가해자들이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뒤에서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충북대, 국군간호사관학교 등 지난해 여러 대학에서 비슷한 사건이 연달아 터졌다. 충북대 일부 학생들은 같은 동아리 동기들을 상대로 “퇴폐업소 에이스 같다”고 말하는가 하면, 국군간호사관학교 일부 학생들은 남자 연예인의 공연에 환호하는 동기 여생도들을 보고 “회음부간호 X되게 하겠네” 등의 말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불거진 대학들은 모두 대자보나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삼았다. 때문에 대대적으로 공론화 됐지만 여성들을 성적 대상화하는 숨어있는 단톡방 성희롱 범죄는 지금도 만연하다.

2018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가 발표한 상담통계에 따르면, 단톡방 성희롱 사건에서 적용될 수 있는 사이버 명예훼손·모욕죄 관련 상담은 전체의 19%에 달했다. 하지만 단톡방 성희롱 중 밝혀진 것은 0.1%도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내부고발 없이는 외부로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친한 사람들끼리 뭉치는 단톡방의 특성상 이견을 제시하면 따돌림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휩쓸리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여성을 성적 도구화하는 문화가 여전히 팽배하다는 점’이다. 때문에 이런 행동이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사적 대화를 왜 검열하느냐’, ‘사생활침해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전문가들은 ‘외부로 알려지지만 않으면 된다’, ‘사적인 이야기라 괜찮다’는 안일한 인식 때문에 단톡방 성희롱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며, 잘못된 행동임을 알면서도 단톡방이라는 ‘은밀성’이 범죄라는 생각을 무뎌지게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법적으로 단톡방 성희롱도 새로운 성폭력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피해자가 법적 대응에 나서도 현행법상 ‘대학가 단톡방 성희롱’ 사례 대부분이 성범죄에 속하지 않아 가해자가 명예훼손이나 모욕죄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는 등 적절한 처벌을 받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가벼운 처벌로 인해 가해자와 철저한 분리가 되지 않는 등 피해자가 2차 가해를 입는 경우도 발생한다. 단톡방 성희롱 문제를 변화된 플랫폼 문화 안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여성 대상 성폭력으로 인정하고, 피해자들이 성폭력 피해자로 신분보장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인식 전환이다. 이를 위해 대학은 물론 많은 단체, 기관에서 성인지감수성을 기르기 위한 교육과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적절한 처벌을 하지 않는다면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이 문제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는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단톡방 성희롱 문제를 성폭력 범죄로 인식, 적절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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