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찼던 ‘정부-대학 공동TF’, 체감변화는 미미
야심찼던 ‘정부-대학 공동TF’, 체감변화는 미미
  • 신효송 기자
  • 승인 2020.01.23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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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대교협 공동TF 1년 성과 공개, 평가지표 줄고 사업비 늘려
대학 숨통 트는 등록금 인상, 평가 축소는 이뤄지지 않아…올해 소통창구 늘려도 기대심 낮을듯
교육부-대교협 공동TF 현장 (출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교육부-대교협 공동TF 위촉식 현장 (출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저널 신효송 기자] 대학의 의견을 정부가 수렴하는 소통창구인 공동TF의 1년 성과가 공개됐다. 소소한 개선은 있었지만, 대학들이 요구한 재정확충, 평가축소에서는 기대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아 반쪽짜리 전략으로 마무리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교협은 지난 22일 2020년 정기총회에서 ‘교육부-대교협 공동TF’ 2019년 협력 성과를 발표했다. <대학저널>이 주요 개선사항을 하나하나 짚어봤다.

"대학-정부 간 소통창구 역할 하겠다" 야심차게 출발한 공동TF

교육부-대교협 공동TF(이하 공동TF)는 2019년 1월 23일 열린 2019년 정기총회에서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최초 제안했다. 당시 유 부총리는 “최근 대학들로부터 국내 고등교육에 대한 규제가 여전히 많다는 비판과 국가 간 지식경쟁 수준에서 국내 고등교육의 수준이 매우 경직됐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대교협과 함께 고등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도출하고 논의할 수 있는 ‘고등교육정책TF’ 운영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2019년 대교협 정기총회에서 발언하는 유은혜 부총리

공동TF는 대학이 겪고 있는 애로사항을 공동TF를 중심으로 해소해나갈 것이라 밝혀 관심이 모아졌다. 당시 대학들의 주요 요구사항은 ▲대학평가 완화 및 자율성 확보 ▲등록금 인상을 비롯한 대학재정 확충 ▲국가장학금 2유형 기준 완화 ▲강사법 관련 예산 확보 및 부담 완화 ▲고등교육 규제개선 등이었다. 

특히 대학들이 강력하게 요구한 것은 대학평가, 대학재정 분야였다. 획일적인 평가방식 혹은 달성이 어려운 지표들로 인해 중소규모 대학 혹은 지방대학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각종 평가들로 인한 행정피로도 호소했다. 평가부담을 줄여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학재정 또한 어려움이 크다. 10년 이상 등록금 장기동결로 재정적 어려움은 물론, 교육의 질 저하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등록금을 조금이라도 인상했다간, 각종 평가에서의 불이익은 물론 국가장학금 2유형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평가지표 줄이고, 사업비 늘리는 성과 보여

이후 공동TF는 2019년 2월 첫 회의를 시작으로 12월까지 총 13회에 걸쳐 진행됐으며, 대교협은 2020년 정기총회에서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완화 ▲사업비 집행 자율성 ▲국가장학금 2유형 조건 완화 ▲고등교육 규제개선 등으로 나눠 성과를 발표했다.

먼저 2021년 시행되는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의 경우 기존 1·2단계로 나뉜 진단방식이 통합진단으로 바뀌며 지표 수도 축소된다. 권역별 선정과 전국 단위 선정 비중은 기존 5:1에서 9:1로 늘어난다. 이는 절대 점수가 높은 지방대학이 권역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하는 배려로 풀이된다. 기존 평가지표였던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률’은 3주기 진단에서 폐지된다. 진단에 참여하지 않은 대학은 각종 재정지원사업에 참여가 불가했으나, 3주기 진단부터는 지자체 특수목적 재정지원사업과 같은 경우 허용되는 걸로 바뀐다. 새로운 지표이자 대학들의 부담이 큰 충원율 배점은 신입생-재학생 충원율 각 10점에서, 신입생은 12점, 재학생은 8점으로 조정됐다.

대학혁신지원사업 사업비 자율성은 사업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프로그램비, 경상비, 중복·이중지원 성격의 경비와 같은 용도제한 항목이 완화됐다. 사업 예산 규모도 2019년 5,688억 원에서 2020년 8,031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2% 늘렸다.

국가장학금 2유형의 경우, 2차 요건인 ‘전년 대비 자체노력 규모 유지’는 그대로 유지하되, 2020년 교내장학금 지급률이 2016~2018년 평균 지급률보다 높을 시 이를 대체인정 해주는 방식이 추가됐다. 또한 전체대학 평균 이상의 교내장학금을 지급할 경우 최대 10%의 추가지원이 예정돼 있다.

고등교육 규제개선에서는 모집단위(입학정원)가 없는 융합학과 설치의 허용, 수익용·교육용 기본재산 처분 관련 지침 명확화, 강사법 개정 후 비전임교원 임용보고 부담 완화, 행정제재 대상 대학의 전문대학원 설립 조건 완화 등이 추진됐다.

등록금 인상, 평가 축소는 수용 불가…올해 소통창구 늘리지만 기대치 높지 않을듯

공동TF의 지난 1년간 성과를 돌이켜보면, 분명 운영 유무에 따른 대학의견 반영 및 개선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있음을 알수 있다. 그러나 대학들이 처음 요구한, 그리고 꾸준히 요구 중인 ▲법정 한도 내 등록금 인상 수용 및 그에 따른 제재 완화 ▲평가방식의 대대적 개선 및 부담 완화와 같은 실질적으로 숨통을 트이게 하는 요소에는 큰 변화가 없다.

현재 대학들은 초유의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물가상승율을 감안했을시 대학등록금은 사립대가 2001년, 국립대가 2005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장기간 등록금 동결 및 인하에 따른 여파다. 교육의 질이 하락함은 물론 존폐위기로까지 몰린 상황이다. 

이에 대학들은 매년 발표되는 법정 인상 한도만이라도 등록금을 인상하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정부재정지원사업 참여 불이익과 더불어 국가장학금 2유형 참여 제한이라는 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가장학금 2유형 참여 1차 요건으로는 ‘전년 대비 수업료 동결’이 명시돼 있다. 대학들은 해당 기준을 완화해달라 거듭 요청했으나, 결국 수용되지 못했다. 

재정적 어려움이 한계에 달한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소속 대학들은 2019년 11월 등록금 인상을 위해 연합체제를 구축했으나, 지난 1월 유은혜 부총리는 등록금 인상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어버려 사실상 없던 일이 돼 버렸다.

분명 공동TF를 통한 의견수렴으로 대학혁신지원사업 예산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재정적 어려움을 해소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대학들의 생각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예산을 늘려도 100개가 넘는 대학들이 나눠갖다보니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 보기 어렵다. 오히려 대학자율역량강화사업(ACE+), 대학특성화사업(CK), 산업연계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PRIME) 등 대학혁신지원사업으로 통합되기 전의 사정이 훨씬 나았다고 본다. 잘 하는 대학은 더 많은 사업비를 획득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거기에 대학혁신지원사업 미선정 대학의 경우 그림의 떡과 같은 존재일 뿐이다.

각종 평가도 소소한 개선은 있었지만, 대학들의 부담을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다. 1년 전 한 대학총장이 “총장들이 퇴임할 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교육부로부터 평가만 받으며 4년을 보냈다.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였다. 대학의 모든 것이 평가와 관련돼 있다. 대학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없다”라는 아쉬움을 토로했음에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특히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의 핵심지표인 충원율은 학생자원이 부족한 지방대학에게는 부담이 크다. 그러나 지표 간 점수 조정만 있었을 뿐, 실질적인 지표 총점은 변함이 없다.

오히려 기대와 달리 대학혁신지원사업 연차평가와 같은 부담만 가중됐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 군산대 곽병선 총장은 “대학혁신지원사업비는 당초 사업기간 동안 일정하게 사업비를 배정한다고 들었는데, 실제로는 연차평가가 도입돼 매년 평가를 받음과 동시에 결과에 따라 차등 지급되고 있다. 평가에 대한 부담과 동시에 매해 평가에서 계획이 자주 수정돼 본래 목적대로 사업비를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한 바 있다.

2020년 대교협 정기총회 현장

분명 나아진 점은 있지만, 아쉬움도 컸던 공동TF의 1년 성과. 교육부는 2020년에도 공동TF를 운영함과 동시에 재정관련 소통창구를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유은혜 부총리는 “공동TF를 운영한 결과, 현실적 어려움으로 제시된 의견을 모두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대학의 자율성을 조금이나마 높일 수 있는 계기였다”라며 “장기간 등록금 동결에 따른 대학들의 어려움은 익히 알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 정부가 추진해야 할 고등교육 정책으로 ‘등록금 부담 경감’을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대학과 학부모 간 간극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이에 올해는 공동TF에 더해 고등교육재정위원회를 신규 운영할 것이다. 두 협의체를 중심으로 재정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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