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장들 ‘재정확충’, ‘평가완화’ 건의, 유은혜 부총리 “대화 통해 해결점 찾겠다”
대학 총장들 ‘재정확충’, ‘평가완화’ 건의, 유은혜 부총리 “대화 통해 해결점 찾겠다”
  • 신효송 기자
  • 승인 2020.01.22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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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부총리, 대교협 정기총회 참석해 총장들과의 대화 시간 가져

[대학저널 신효송 기자] 대학 총장들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게 재정적 어려움과 정부 평가 완화 등을 건의했다. 유 부총리는 재정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협의체를 추가로 구성해 대학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이를 완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유은혜 부총리는 22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김헌영 강원대 총장, 이하 대교협) 2020년 정기총회’에 참석해 총장들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유은혜 부총리는 인사말을 통해 지난 한 해 동안 대교협을 비롯한 대학 총장들의 협조 덕에 고등교육 정책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었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유 부총리는 “1년간 운영된 대교협-교육부 교육정책 공동TF는 정부와 대학 간 정책방향을 함께 공유하고 의견을 듣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라며 “현실적 어려움으로 제시된 의견을 모두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대학의 자율성을 조금이나마 높일 수 있는 계기였다”라고 말했다.

2020년에는 보다 나은 공동TF 운영과 고등교육재정위원회 신규 설치를 바탕으로 대학과의 소통을 이어나감과 동시에 대학들이 겪는 재정적 어려움을 완화해나갈 것이라고 유 부총리는 밝혔다. 특히 대학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고등교육에서의 규제개선을 과감히 추진할 것을 약속했다. 

아울러 최근 발표한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플랫폼’ 구축을 언급하며, 기대감과 대학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유 부총리는 “해당 플랫폼은 지역사회의 새로운 거버넌스를 만들어나갈 것이며, 대학이 중심역할을 해나갈 것”이라며 “대학과 지역사회가 유기적으로 협력·발전함으로써 고등교육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유 부총리는 대학총장들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먼저 국립대 총장들이 교육부에게 바라는 점을 하나씩 언급했다.

군산대 곽병선 총장은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플랫폼의 지원권역 확대 ▲대학혁신지원사업 평가 완화를 제시했다.

곽 총장은 “현재 지역혁신 플랫폼은 3개 지역을 선정해 지원할 예정이라 들었다. 대학 입장에서는 지역 수를 늘려줬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대학혁신지원사업비는 당초 사업기간 동안 일정하게 사업비를 배정한다고 들었는데, 실제로는 연차평가가 도입돼 매년 평가를 받음과 동시에 결과에 따라 차등 지급되고 있다. 평가에 대한 부담과 동시에 매해 평가에서 계획이 자주 수정돼 본래 목적대로 사업비를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연차평가를 폐지하고, 대신 주기적인 컨설팅 실시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경북대 김상동 총장은 지역거점국립대를 연구기술중심대학으로 육성·지원하는 방향을 건의했다. 김 총장은 “학생 수에 의존하는 기존 대학 성장철학에서 탈피해야 한다. 지역혁신 플랫폼에 더해 지역거점국립대를 연구기술중심대학으로 육성함으로써 지역사회 자체를 획기적으로 변확시키는 것이 지자체들의 요구이자 사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천대 조동성 총장은 국내 대학 간 복수학위제 활성화를 건의했다. 조 총장은 “복수학위제가 2017년 승인됐음에도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라며 “해당 제도가 활성화되면 대학들의 중도탈락율도 해결될 것이고, 진정한 학문의 융합, 대학 간 네트워킹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부가 이를 적극 장려하고 현실화되게끔 역할을 충실히 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국해양대 도덕희 총장은 대학원생의 선취업 활성화 및 지원을 제시했다. 도 총장은 “우수한 인재인 대학원생이 지역사회, 지역기업에 투입돼 선순환 구조를 이뤄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라며 “전국단위로 취업가능한 대기업, 공공기관에 지역 대학원생들이 선취업하는 제도 등을 마련함으로써 지자체가 선순환 구조로 발전하게끔 정부차원에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사항에 대해 유 부총리는 “먼저 지역혁신 플랫폼 권역 기준은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 권역별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것이며, 가장 필요로 하는 지역이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대학혁신지원사업 평가 완화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대학의 예산 자율권도 중요하나, 국고지원사업이다 보니 기획재정부와 사업 중간 협의를 거쳐야 한다. 즉 성과와 책임 문제 때문에라도 평가는 불가피하다”라며 “다만 올해 2차 평가는 합리적인 수준으로 개선할 생각이며, 특히 2021년의 경우 연차평가와 대학기본역량진단 3주기 평가가 겹치기 때문에 대학들의 부담을 완화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역거점국립대를 연구기술중심대학으로 육성하는 방안은 충분히 공감하는 부분이며, 실제 성과로 이어지게끔 법제화, 수업시수 등을 공동TF 혹은 관심있는 총장들과의 협의를 거쳐 진행하겠다고 제안했다. 국내 대학 간 복수학위제 또한 여러 방안과 아이디어를 제시해주면 필요한 지원을 적극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대학원생 선취업 제도의 경우, 최근 발표한 3단계 BK21사업에 더해 지역 일자리 연계까지도 확대해 나가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 덧붙였다.

이어서 사립대 총장들의 질의가 진행됐다. 성신여대 양보경 총장은 ▲여대의 글로벌화 ▲대학기본역량진단의 획일적 평가방식 문제에 대해 건의했다.

양 총장은 “여대는 과거 국내 여성교육 향상이라는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했다. 이제는 우리나라 여성인재들이 세계로 진출하기 위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와 더불어 전 세계 개발도상국에 국내 여대 시스템을 전파하고, 해외 유학생을 적극 유치해 국가 간 우호적 네트워킹 형성에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평가 시스템이 더욱 다양하고, 유연했으면 한다고 건의했다. 양 총장은 “한 예로 성신여대 주변에는 많은 대학들이 밀집해 있다. 이들 대학끼리 인·물적 자원을 공유할 경우, 재정낭비를 줄이고 상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평가기준에 포함시킬 경우 대학의 자율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동서대 장제국 총장은 지방 사립대의 재정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장 총장은 “수도권 대학과 지방 대학의 사정이 굉장히 다르다. 인서울 선호현상이 심화될수록 지방 대학의 인적자원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방 사립대는 장기간 등록금 동결까지 더해져 재정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 총장은 정부가 관심을 갖지 않으면, 차후 수도권과 지방 대학 간 교육의 질 차이는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신대 최일 총장도 지방대학에 대한 정부차원에서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최 총장은 “장 총장의 의견에 더해 지방 사립대 그 중에서도 광역시가 아닌 중소도시의 대학은 상황이 더욱 어렵다”라며 “대학을 없애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큰 대학은 생존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의 지원과 독려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 부총리는 “최 총장의 가슴에서 우러나는 절절한 말씀에 공감한다”며 “학령인구 감소가 대학의 폐교로 이어지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대학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도 알기 때문에 교육부 차원에서 노력해나갈 것이다. 대학들 또한 대대적인 전환기를 맞은 지금, 대학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역혁신 플랫폼과 같이 지자체, 지역기업과 함께 고민해줬으면 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장기간 등록금 동결로 사립대가 지닌 어려움은 익히 알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 정부가 추진해야 할 고등교육 정책으로 ‘등록금 부담 경감’을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대학과 학부모 간 간극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이에 올해는 공동TF에 더해 고등교육재정위원회를 신규 운영할 것이다. 두 협의체를 중심으로 재정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인재의 글로벌화는 매우 필요한 제안이라 평가했다. 유 부총리는 “현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수행해보면, 한국에서 공부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 학생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이 유학을 통해 잘 성장하고, 나아가 국가간 네트워킹 형성이 도움을 줄수 있도록 고민하겠다. 단 여성인력에 한정하지 않고, 폭넓은 실질적 지원에 대해 고민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양보경 총장이 제안한대로 대학평가에서 대학 간 공동 프로젝트 등도 감안해 평가에 반영하는 방안을 고민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유 부총리는 총장과의 대화를 마치며 “이외에도 많은 총장들께서 하고 싶은 말씀이 많으실 것이다. 여러분들의 노력과 어려움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함께 노력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하며, 올해는 고등교육의 새로운 비전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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