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희 기획처장협 회장, “등록금 동결 조치 뛰어넘는 재정지원 확대와 자율성 보장 필요”
정상희 기획처장협 회장, “등록금 동결 조치 뛰어넘는 재정지원 확대와 자율성 보장 필요”
  • 이승환 기자
  • 승인 2020.01.14 17: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 정상희 전국대학교기획처장협의회 신임 회장(호서대학교 부총장 겸 기획처장)

모든 대학 ‘동시다발적’ 재정 위기..."고등교육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
대학 재정 지원 확대, 재정에 대한 실질적 자율권 보장 필요
정상희 전국대학교기획처장협의회 신임 회장(호서대학교 부총장 겸 기획처장)

[대학저널 이승환 기자] 지난 달 제주에서 열린 ‘2019년 전국대학교기획처장협의회 동계세미나’에서 정상희 호서대학교 행정부총장 겸 기획처장이 제35대 전국대학교기획처장협의회 회장에 선출됐다. 임기는 2020년 1월 1일부터 1년.
정상희 신임 회장은 “재정 위기 등 당면한 어려움 속에서도 대학은 자구적인 노력을 통해 성장 발전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라며 “정부 또한 등록금 동결 조치를 뛰어넘는 재정 지원을 통해 대학의 이런 노력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대학에 대한 투자를 획기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학재정 확보 및 지원방안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임 회장으로서 협의회 회원교 모두 힘을 합쳐 대학이 처한 난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지혜를 모으고 국가와 대학의 상생 발전을 위해 앞장서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다음은 정 회장과의 일문일답.


신임 회장으로서의 소감과 함께 전국대학교기획처장협의회 소개를 해주신다면.

대학 발전을 위한 과제들을 해결하고 발전하기 위해 1989년 창립한 전국대학교기획처장협의회는 5개 권역 지역협의회(서울지역협의회, 경기·인천·강원지역협의회, 충청지역협의회, 경상지역협의회, 전라·제주지역협의회) 약 230개 회원교로 구성돼 있다.
매년 동·하계 두 차례 세미나 및 임원진 회의를 통해 모든 회원교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각 대학의 목소리를 반영하고자 노력해 왔다. 특히 다방면의 좋은 제언들을 교육부에 전달하고 바람직한 대학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대변혁의 시대를 맞이하며 특히 대학은 재정 위기 극복과 각종 국책사업 평가 대비, 교육 경쟁력 제고 등 수많은 당면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를 해결해 가기 위해 회원교 모두 힘을 합치고 지혜를 모아 대학이 처한 현실에 대한 목소리를 대변하고 나아가 국가와 대학의 상생 발전을 위해 앞장서 나가도록 협의회장으로서 최선을 다하려 한다.

2019년 동계세미나에서 협의회가 발표한 성명에는 ‘대학 재정이 위기’라는 공감대가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기획처장들이 체감하는 대학 재정 위기, 어느 정도인가.

현재 대학은 소위 ‘벚꽃 피는 순서’가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무너져가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학령인구 절벽과 11년간의 등록금 동결 정책으로 대학 재정이 황폐화되고 이로 인해 교육환경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은 첨단 교육공간은 고사하고 시설 개보수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대학은 추가 수입원을 확보하고자 무분별하게 외국인 학생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연구비, 실험실습비, 기계기구매입비, 도서구입비 등 핵심 비용을 크게 줄임은 물론 강의 규모를 확대하는 대신 강좌 수는 줄이는 등의 비상조치를 취하고 있다. 매년 치솟는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궁여지책으로 비정년트랙 교원 충원을 크게 늘리고 계약직원으로 대체하는 실정이다.

대학 재정의 총체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교육부 등 정부에 요청하는 바가 있다면.

정부의 등록금 동결 기조가 해제된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10여 년간 유지된 정책을 하루아침에 바꾸기에는 여러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대학의 등록금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다양하고도 폭넓은 대화와 협의, 토론을 거쳐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재정 문제 때문에 대학이 자체적인 발전방향에 따라 투자를 하지 못한다면 이는 한국 고등교육의 전반적인 교육 경쟁력 약화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등록금 동결 기조의 해결 전까지는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지원을 일시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특별 목적 사업보다는 현재의 대학혁신지원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일반재정지원비의 규모를 키우고 대학이 이를 대학 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집행하고 성과를 평가해 재정지원 책무성을 담보하면 좋을 것이다.

지난 7일 교육부는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의 등록금 인상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분명히 했다.

대학은 정부가 공고한 법정인상률 범위 안에서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지만 그럴 경우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받지 못하게 된다. 나아가 각종 정부 지원에도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당장 등록금 인상을 추진하겠다는 대학은 아직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당장 교육부와 언론의 집중포화를 받게 되는 일이기에 등록금 인상은 당장 실현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 했음에도 강의실은 허름하고, 노후 기자재 교체도 감당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대학 교육의 혁신을 도모하며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양성하는데 한계를 절감한다. 사학비리 등은 극소수 몇 개 대학에 해당되는 일임에도 많은 대학이 그로 인해 오해를 받는 상황이 안타깝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 대학은 당면한 어려움 속에서도 자구적인 노력을 통해 혁신과 성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 또한 등록금 동결 조치에 상응하는, 아니 그를 뛰어넘는 재정 지원을 통해 대학의 노력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대학이 교육 혁신을 통해 국가의 미래에 대비하는 본연의 역할을 다 하도록 해야 한다. 대학에 대한 투자를 획기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학재정 확보 및 지원방안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

협의회가 이번 동계세미나에서 발표한 성명에는 대학재정 지원 금액에 대한 실질적인 자율권 보장을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를 부연해 주신다면.

대학혁신지원사업은 사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학의 특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편성하고 종합적인 성과(재학률, 취업률, 연구업적 등)를 살피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대학이 다음 대학평가를 준비하기 위해 예산을 편성하기 때문에 애초의 자율성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현재 대학혁신지원사업비를 큰 폭으로 증액하고 집행을 인프라 투자나 경상적 인건비에도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종합적인 성과는 측정해 국민의 세금으로 구성된 재정지원비의 책무성을 담보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

재정 위기 극복을 위한 대학 차원의 자구책 또한 필요할 것이다. 대표적인 것을 꼽자면.

대학은 인적・물적 인프라가 매우 훌륭히 구축돼 있다. 학생 교육을 위해 인프라를 우선적으로 활용하되, 학생 정원이 줄며 남게 되는 인적・물적 인프라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대학 스스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교육부가 지속적으로 대학 규제 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니 하고자 하면 다양한 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
대학은 보유한 인적자원과 이를 통해 구축된 지적자산에 대한 기술이전 등으로 사회에 기여하면서 동시에 수익을 도모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고 대학 또한 대학 특성에 맞도록 기초연구나 실용중심 연구를 추진함으로써 산업계 발전이나 국가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면서도 수익을 창출해 대학과 사회가 ‘Win-Win’ 할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호서대의 경우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타 대학에 소개할 사례가 있다면.

호서대는 지난 해 『AI4U』 선포식을 가졌다. 전국 대학 최초로 단과대학으로서 AI융합대학을 설립했고 AI융합교육원에서 AI관련 기초교양, AI융합전공교육, AI전공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적용하고 있으며 전체 학과에 AI전담교수를 두고 실제적인 AI교육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이철성 총장님께서도 AI의 핵심축인 A(Algorism), B(Big data), C(Computing power)를 3대축으로 해 학교발전의 터닝 포인트로 가져가겠다고 공표했다. 전교생에게 산업체가 원하는 살아있는 AI교육을 제공해 국가와 지역발전을 선도하는 인재양성대학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호서대는 벤처에 강한 대학이다. LINC+, 창업선도대학 사업 등을 통해 강의실에서는 지역기업과 연계해 PBL교육을 활성화하고 충청지역을 선도하는 3대 주축산업인 디스플레이, 미래자동차, 바이오산업 분야를 특성화해 집중 투자하고 우수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직접적인 수익창출을 위한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기획처장 부임 후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부분에 관심을 갖고 학과, 교수님들이 교육 및 연구에 필요한 필수 공간을 할당하고 전산시스템과 공간규정을 마련해 공간효율성 제고를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학생 교육에 있어서는 단 한 명의 낙오자 없이 졸업 뿐 아니라 취업까지 책임지는 시스템인 ‘NSLB(No Student Left Behind) 프로그램’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 NSLB는 모든 학생이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학생맞춤형 역량증진 프로그램이다.
호서대는 사업과 관련 1학년 전교생들을 위한 교양과목과 비교과 시간에 각종 검사와 조사를 진행한다. 또, 조사결과를 토대로 교수들은 학생들이 비슷한 특성을 가진 학생들이 모이는 다양한 공동체에 참여하도록 지도하고 학생들 스스로 주도적으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크고 작은 성과를 내게 지도하게 된다. NSLB는 혁신사업 우수사례로 선정돼 전국 대학에 성과를 공유하는 등 주목 받고 있다.

앞으로 1년간 협의회를 어떻게 운영해 나가실지 밝혀주신다면.

2020년 1년 임기동안 5개 권역 지역협의회 및 전국협의회 정기총회와 세미나 등의 활성화로 협의회 운영에 내실을 기할 생각이다. 홈페이지 개선 및 SNS, 커뮤니티 활성화 등을 통해 회원교간 실시간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대학의 현실과 현장에서 제기되는 현안들을 공유해 수렴된 발전적 제안들을 교육부에 한 목소리로 전달해 발전적 대학 정책이 수립되도록 기여하겠다. 나아가 대학과 정부가 지속적으로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정상희 전국대학교기획처장협의회 회장 프로필
서울대학교 수의학박사
세계보건기구(WHO) 식품안전성 자문위원회 전문위원(2012~)
현 호서대학교 행정부총장 겸 기획처장(임상병리학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