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속에 숨은 ‘잘하는 것’ 찾아야, 대입 성공의 길 보여
‘성적’ 속에 숨은 ‘잘하는 것’ 찾아야, 대입 성공의 길 보여
  • 이승환 기자
  • 승인 2019.12.26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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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준 서울 보성고등학교 교사

한 해 360여 회 강의하는 공교육 ‘진학 고수’
‘자신만만 학생부 세특 족보’ 펴내...“사교육 신봉하는 현실 안타까워”

[대학저널 이승환 기자] ‘교사를 가르치는 진학교사’, ‘자소서의 신.’
배영준 교사(서울 보성고등학교 진로진학상담교사)를 수식하는 문장에서 떠올릴 수 있듯 그는 자타 공인 ‘진학 고수’다. 전국 580여개 중・고교와 교육청, 39개 대학에서 입시전형부터 교육과정, 학생부와 자소서 작성법을 강의했다. 한 해 강의만 360여 차례. 하루도 빠짐없이 입시현장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를 만나 진로진학 노하우를 전수하는 셈이다.
전국 방방곡곡 설명회장을 누비며 학생과 학부모들을 직접 만나는 이유는 분명하다. 사교육을 맹신하는 교육 현실에 경종을 울리고 공교육 또한 학생들의 진로진학에 있어 충분히 우수한 경쟁력을 갖고 있음을 알리는 것. 더불어 입시 정보의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힘을 보태기 위함이다.

 

“가르치는 것에 보람을 느껴 사범대에 진학했고 영어교육을 전공했습니다. 자연 영어교사로 처음 교단에 섰죠. 전과를 한 건 2011년입니다. 진로진학상담교사 제도가 처음 시행된 해죠. 새로운 영역에서 전문성을 발휘해 보겠다는 생각에서 선택했습니다. 진로진학 분야에 관한 정보를 얻고 상담하는 것은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만큼 교사의 역할이 크죠. 제가 노력해 가진 역량을 발휘한다면 학생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리였고 그게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좋아하는 것’ 보다 ‘잘하는 것’ 찾아 진로 택해야
진로진학상담교사로서 그는 보성고 3학년 재학생 모두와

1년 간 2~3차례 만나 상담한다. 장래희망 등 진로에 관한 가벼운 이야기부터 학생부와 학업 성적에 따른 대학과 학과 선택, 자소서 작성법 등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성적에 맞는 입시 전략도 세운다. 상담 중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는 것은 ‘좋아하는 것’ 보다는 ‘잘하는 것’을 선택하라는 것.
“좋아하는 것은 언제든 변할 수 있습니다. 학생의 희망사항이자 부모의 욕망과도 같아서 사실 실현되기는 쉽지 않아요. 학생이 ‘잘하는 것’을 찾아 그에 맞춰 진로를 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잘하는 것은 성적에 분명히 드러납니다. 그것을 제대로 짚어 전공을 찾고 합격이 가능한 대학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수학을 잘하면 이과, 국어를 잘하면 문과를 택하면 될까. 그는 단연코 ‘아니다’라고 했다. 수학에서 100점을 맞더라도 100점 학생이 1명이 아닌 10명이라면 문제가 쉬웠던 것이지 학생이 수학에 재능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 더 구체적으로 방정식과 부등식 등 기초 수학에 뛰어나지만 ‘도형의 방정식’에서 성적이 떨어진다면? 학생은 기하학 쪽에 약점이 있다. 건축학과나 공대는 적성과도 맞지 않고 대학에 합격할 확률도, 전공을 살려 학업을 이어가기도 쉽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교과 성적 속에 숨어있는 성적의 함수 관계’
“성적은 많은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교과 성적 속에 숨어있는 성적의 함수 관계.’ 이것을 제대로 파악하고 활용해야 합니다. 국어와 사회 성적은 평범하지만 수학을 잘 하고 한국지리를 선택한 학생이 있었어요. 독서는 즐겨하지 않고 오히려 이과적 성향을 보인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그 학생은 문과 계통 언론정보학과 진학을 희망했습니다. 그럼 입학사정관에게 어떻게 어필해야 할까요? 단순히 PD나 기자가 되기 위해 지원했다고 하면 성공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자신이 잘하는 수학적 능력을 살려 ‘언론정보학’이라는 학문에서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어필해야 합니다. 대학 또한 그런 학생들을 선호합니다. 학과에서 요구하는 보편적인 능력은 조금 부족해도 잘 하는 분야를 강조하고 색다르지만 자신의 특성을 잘 살린 학생은 언론정보학과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만만 학생부 세특 족보’ 발간
그는 성적과 생활기록부가 보여주는 혹은 보이지 않는 데이터를 통해 학생의 개성과 특장점을 찾아내고 대학 평가자의 입장에서 분석해 학생에게 유리한 전형, 합격 가능한 대학과 학과를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가이드한다. 그가 진로진학의 고수로 각광 받는 이유다. 그는 2015년 그간 수집한 자료와 상담 사례, 현장 노하우를 풀어낸 ‘자신만만 학생부&자소서’를 펴낸 데 이어 최근에는 ‘자신만만 학생부 세특 족보’를 발간했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 따른 교육과정표를 쉽고 자세히 설명해 놓아 성적, 진로에 맞춰 고 2, 3때 어떤 과목을 선택하면 좋을지 안내했다. 입시를 목전에 둔 고3 학생들을 위해 국·영·수, 사회, 과학, 한국사 각 단원별 핵심과 연계하면 좋은 전공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이를 바탕으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과목과 단원을 골라 학생 상황에 맞게 변형할 수 있도록 가이드하고 있다.
“매년 300회 이상 강의 현장에 서지만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입시에 관한 정보를 얻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이걸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특히 지방의 학생, 학부모들이 보다 쉽게 유용한 정보를 접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책을 쓰게 됐습니다.”
이유는 또 있다. 사교육이 공교육보다 훨씬 우수하다는 그릇된 편견을 깨고 싶은 것.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성적, 입시 관련 데이터를 갖고 있는 학교 교육 현장이 입시에 있어 사교육보다 월등한 경쟁력을 갖고 있음에도 여전히 학부모와 학생들이 사교육만을 신봉하는 것이 안타깝다.

 

사교육 신봉하는 현실 아쉬움...공교육 우수성 알리는 데 힘쓸 터
“‘수능 문항은 수준이 높고 일선 학교 문제는 형편없다’, ‘학교 교사들은 학생들 진학에 있어 노력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마음이 아픕니다. 사교육 유명인사 단 한 명과 일선 교사들의 평균을 비교해선 안 되는데 이미 사회는 그런 잣대로 고교 교육의 수준을 낮춰 보고 있습니다. 사교육은 단어 그대로 사적인 이익을 추구합니다. 논술을 배우려 논술학원에 가면 열이면 열 이 학생은 논술 실력이 뛰어나다고 이야기하지 논술은 가망이 없으니 다른 학원을 가라 하지 않습니다. 학원을 다니게 해야 하니까요. 교육현장을 직접 경험해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정확한 정보는 모른 채 학부모 입맛에 맞춰 막연히 이야기하고 현혹하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최근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방안이 발표되는 시점에서 사교육의 일부 유명 인사들이 ‘공정성’을 논하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다는 그는 공정성 강화방안 또한 현장의 목소리가 빠진 정치적인 논리로 정책이 결정됐다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근시안적인 정책은 교육현장의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에게 혼란을 줄 수밖에 없다.
“수능과 학종은 함께 가기 힘듭니다. 내신이 조금만 나빠져도 정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아질 텐데 그렇게 되면 학교 교육은 무너집니다. 정시로 학생을 선발하면 재학생 이탈률이 높아지기에 대학도 결코 반가운 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무엇이 공정한 것인지, 어떤 정책이 학생들을 위한 것인지… 생각을 하고 보다 멀리 내다보고 교육 정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예비수험생...수능은 총점 올리기, 학종은 ‘잘하는 것’ 집중
2020학년도 대학입시가 마무리되며 이제 바통은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에게 넘어갔다. 그는 2021학년도 입시의 출발선에 선 학생들에게 학생부종합전형과 정시 그리고 논술 세 트랙 중 어떤 것에 주력할지 결정을 빨리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수능을 준비한다면 점수를 단기간 올릴 수 있는 과목에 집중해 총점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라고 조언했다. 또 학종이나 논술의 경우 내가 가장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지금 현 시점에서 꼭 집중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대학 입시를 매일, 매시간 논하지만 궁극적으로 대학을 가지 않아도 취업해 행복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겠죠. 그런데 요원을 넘어 영원히 풀지 못하는 숙제라는 생각도 듭니다. 때문에 오늘 이 시간 대학 입학을 위해 힘쓰는 학생들이 한 명이라도 더 목표에 도달해 행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단에 선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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