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만 바라보는 교육부의 사람투자
이·공만 바라보는 교육부의 사람투자
  • 백두산 기자
  • 승인 2019.12.0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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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편집국 백두산 기자

[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까워질수록 인문·사회·예체능과 같은 학문이 소외되는 현상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문송합니다'란 말이 대표적이다. 몇 년 전부터 대학가에는 이말이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다. 취업도 잘 안 되고, 타과 학생들의 비꼼에 문과 학생들마저 자조적으로 ‘문송합니다’라고 말하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본인 적성에 맞게 문과를 선택했음에도 풍자의 대상에 오른 그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들이 활력을 되찾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함이 마땅하다. 그러나 최근 교육부가 내놓는 정책들은 문과생들에게 힘은 커녕, 되려 좌절감을 키우는 추세다.

교육부는 지난달 11일 제1차 사람투자·인재양성 협의회 겸 제15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해당 회의의 주요 안건은 ‘사람투자 10대 과제 추진 현황 및 미래 사회 첨단분야 인재 등 양성 방향’, ‘온종일돌봄 원스톱서비스 제공 추진계획’, ‘수능 이후 ’학생 안전 특별기간‘ 운영 계획’ 등이었다.

안건의 제목만 보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만한 타당한 안건들이다. 허나 사람투자 10대 과제의 세부안을 들여다 보면 투자가 한쪽 방향으로 쏠려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직업교육, 복지라는 두 가지 카테고리를 제외하면 전부 이·공계열이다.

교육부 안에 따르면 사람투자 10대 과제는 3대 분야에 나눠져 있다. ▲교육·훈련 기회의 장벽 제거 ▲혁신을 선도하는 미래인재 양성 ▲산업현장 수요에 대응한 인력양성이다.

특히, ‘혁신을 선도하는 미래인재 양성’은 인공지능(AI)대학원과 소프트웨어 중심대학 확대·운영, 스마트공장 배움터 구축 등 중소기업의 스마트 제조 혁신을 뒷받침할 전문 인력 양성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미래에 인문계열은 쏙 빠져 있는 상황이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사람투자·인재양성 협의회는 12개 이상의 정부 부처가 모여 미래를 위한 사람투자 과제를 협의하는 자리였다는 점이다.

바꿔 생각하면 정부에서 우리 나라의 미래 인재는 이공계 학생들이라 한정지어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 이전에 사람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람에 대한 이해를 키우는 학문이 바로 인문학이라는 점에서 사람투자에 인문학 과제가 단 한 건도 없다는 점은 교육부의 실책이라 여겨진다. 교육부에서 조차 인문계를 다뤄주지 않는다면 이들을 위한 정책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역대 최고의 위기를 맞은 대학들이 인문학에 투자할 수 있을까? 그도 아니면 수익 극대화를 원하는 기업이 지원할 것인가? 결국 기초학문 및 학문의 균형 발전은 정부에게 주어진 몫이다.

무엇보다 정부 차원에서 인문학과 미래사회를 접목하는 방안이 꾸준히 논의됐으면 한다. 얼마 전 한 국립대에서는 인문·사회·예술계열 학생들을 대상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상을 그려보게 하는 공모전을 열었다. 기술의 발전이 상상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시대에 문과생들의 상상력을 필요로 한 의미있는 행사라 생각된다. 이·공계열 만이 시대발전의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부가 더 넓은 시야를 갖고 사람투자에 나서길 바라며, 다음에는 인문계를 위한 정책도 있기를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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