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종 불신 이유 있었다...질적 측면 관리 부실 드러나
학종 불신 이유 있었다...질적 측면 관리 부실 드러나
  • 이승환 기자
  • 승인 2019.11.0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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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자소서 기재금지 검증 시스템 없어...발견 시 조치도 미흡
입학사정관 평가의 질 담보도 어려워
대입설명회 현장(본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연합뉴스)
대입설명회 현장(본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연합뉴스)

[대학저널 이승환 기자] 교육부가 5일 발표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13개 대학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0년간 양적으로 확대되어 온 학종이 질적인 측면에서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또한 이점을 인정하고 “학종이 불신을 받는 데에 교육부의 책임이 크다.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13개 대학 학종을 통한 입학생의 출신고교를 통해 ‘고교 서열화’가 확인됐음이 가장 주목을 받고 논란이 인다.
하지만 이에 더해 학종의 운영이나 관리가 그간 불공정하거나 투명하지 못하게 운영돼 왔음을 알 수 있는 결과들 또한 다수 확인돼 이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평가요소・배점 등 공개 없어 투명성 저해

학종이 깜깜이 전형으로 불리는 것은 평가과정이나 기준이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결과 발표 중 ‘평가요소・배점 등 공개현황’을 통해, 평가정보 공개 범위가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이나, 여전히 구체적인 평가방식 및 배점 등은 공개되지 않아, 평가에 대한 투명성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서류평가의 경우 2020학년도 수시전형 기준 평가요소는 11개, 세부항목은 9개, 평가요소별 배점은 5개 대학만이 공개하고 있다. 대부분 대학은 ‘제출 서류를 토대로 지원자의 인성, 열정, 학업성취도, 성장잠재력 및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평가’한다고만 밝히고 있다.

면접 평가의 경우에도 평가 요소는 7개교, 세부항목 5개교, 평가요소별 배점은 4개교만 공개하고 있다.

학생부 기재금지 사항 검증 시스템 없어...편법 발견 시 조치도 미흡

발표에 따르면 일부 고교의 경우 학생부의 고의적인 편법 기재 또는 기재 위반 사례가 존재했다.

‘교외 경시대회명과 수상실적을 별도 목록화하여 기재’(○○고)하거나, “이에 대해 봉사단체로부터 개인 공로를 인정받음”(▴▴고), “자동차 도어 제어장치와 복합 사중창 특허를 출원함”(▽▽고) 등이다.

문제는 13개 대학 모두 학생부 기재금지 사항의 검증을 위한 시스템이 없으며, 별도 불이익 처분도 전무하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학생부 기재 주체는 교사로서, 교사의 잘못으로 학생의 평가에 불이익을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학 또한 현실적으로 고등학교에서 기록한 봉사활동, 독서활동 상황의 실제 수행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밝혔다.

학생부 뿐 아니라 자기소개서・추천서 기재금지 위반, 편법 기재 및 표절 등에 대한 대학의 불이익 조치 또한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9학년도 자소서·추천서의 기재금지 적발은 총 366건으로 대부분이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관련 사항이었다.

이러한 기재금지 판단을 위해 일부 대학(3개)은 민간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으나, 대다수 대학은 평가자가 평가과정에서 직접 확인해 적발하고 있었다. 아울러 기재 금지사항에 대한 대학별 판단기준도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평가상 불이익 처분에 해당하는 자소서 기재금지 위반에 대해 일부 대학에서 실질적 불이익 (감점, 부적격 등) 처분을 하지 않은 사례가 있었고, 추천서의 경우에는 기재금지 위반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없는 대학이 대부분이었다.

편법으로 학생부나 자소서를 작성하는 학생들에 대한 조치도 미흡할 뿐 아니라 설령 발견했더라도 이렇다 할 조치가 없다는 점에서 공정성 논란을 피할 수 없다.

특기자 전형 꼼수...특정 고교 유형에 유리

사실상 특정고교 학생이 유리하도록 전형을 만듦에 따라 결과적으로 특정유형 고교 출신이 다수 선발되는 경우도 확인됐다.

특기자전형 중 일부에 어학, 과학·수학 등을 자격, 평가요소로 설정함으로써 외고·국제고 및 과고·영재고 합격자가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A대의 인문학・사회과학인재 전형은 4년간 총 합격자 1,838명 중 외고・국제고 출신이 758명(41.2%)이었고, B대의 경우 과학인재 전형은 총 898명의 합격자 중 과고・영재고 출신이 634명이었다.

다만 2020학년도 이후 특기자 전형은 전반적으로 축소되고 있으며 2021학년도에는 2개 대학에서 254명을 선발할 예정이라고 교육부는 밝혔다.

입학사정관 1인당 지원자 수 143명...평가의 질 담보 어려워

‘입학사정관 등 평가자의 전문성·책임성’과 관련 교육부는 “전임사정관 대비 위촉사정관의 비율이 높고, 전임사정관 경력도 짧아 평가과정에서 전문성 확보에 애로가 있다”고 밝혔다.

13개 대학의 입학사정관 중 전임(채용)은 2017년 159명에서 2019년 170명으로 7.0% 증가했으나, 위촉은 같은 기간 779명에서 1,029명으로 32% 증가했다. 2019년 기준 전임과 위촉사정관 비율은 1대 5.3 수준이다. 교육부는 “학종 모집정원은 증가하는 반면, 대학의 재정여건은 열악해져 전임사정관 보다 위촉사정관의 증가율이 더 큰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위촉사정관은 입학전형 시기 한시적으로 서류・면접평가를 담당한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전임사정관은 평가 기간 중 계속 평가가 가능하나, 위촉사정관은 단기간 평가에 참여하므로 평가의 질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3년 평균(2017∼2019) 13개 대학의 사정관 1인당 지원자 수는 143명이며 대학별로 평가자 1명이 지원자 1명을 평가하는 평균시간은 최소 8.66분에서 최대 21.23분으로 크게 차이가 났다. 분석대상 5개 중 4개 대학에서 10분 미만 평가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1곳은 5분 미만 평가가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단기간 평가에 참여하는 위촉사정관의 비율이 높은데다 평가 시간 또한 대부분 5~10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 것은 개선할 과제다.

정시 비중 확대 여론이 학종의 불공정성에서 촉발됐음을 감안하면 이번 교육부의 발표는 향후 정시 확대를 축으로 한 입시제도 개선에 더욱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10년간 지속돼 온 학종이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입시제도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교육부 뿐 아니라 학종을 직접 운영, 관리하는 대학 차원의 개선 노력도 필요하다.

교육부는 이번 발표 결과를 토대로 추가조치 및 특정감사를 계획하고 있다며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요소 및 배점 등 정보 공개 확대 △특기자전형 축소·폐지 및 고른기회 전형 확대 △입학사정관 역량 강화, 평가 몰입 환경 조성 △평가 투명성·공정성 제고를 위한 학생부종합전형 공통지침 등 가이드라인 내실화 등을 학종 제도개선 방향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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