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융합 인재 양성으로 미래를 여는 대전 둔원고
창의・융합 인재 양성으로 미래를 여는 대전 둔원고
  • 이승환 기자
  • 승인 2019.10.25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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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짧은 역사 불구...대전 신흥 명문고 도약
교육 환경 개선 적극 투자로 공부하고 싶은 환경, 머물고 싶은 학교 조성

[고교 교장에게 듣는다 : 이재현 대전 둔원고등학교 교장]

[대학저널 이승환 기자] 대전 둔원고등학교는 2003년 3월 개교해 올 2월까지 총 5,343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학업에 최적화된 교육환경과 학생을 가족처럼 대하며 이끄는 우수한 교사들의 노력으로 서울 명문대학 진학률이 꾸준히 상승하며 최근에는 대전 지역의 신흥 명문고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2018년 부임한 이재현 교장은 글을 읽고 검소하게 살기에 힘쓰는 학교와 교사, 학생, 그리고 학부모가 가족으로 잘 어우러져야 명품교육을 실현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대전 둔원고를 이끌고 있다.
내년 8월 정년을 앞두고 있는 이재현 교장은 “평생 쌓아온 교사로서의 노하우를 이곳 둔원고에 쏟아보자 다짐했다”며 “쾌적한 환경, 공부하고 싶은 교실, 머물고 싶은 학교를 통해 학생들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우리 사회의 허리 역할을 할 인재를 양성하는 고등학교 교육의 주류인 일반고에 대한 투자가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며 “공교육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교권의 향상을 위한 정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재현 교장과의 일문일답.

 

Q. 선생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1980년대 초 교직에 몸담은 뒤 체육교사로 줄곧 학생들과 함께 하다 장학사로 승진했고 시교육청에서는 체육예술건강과장을 맡아 학생들의 체육활동, 예술, 보건, 급식 관련 분야의 일을 맡았습니다. 2018년 3월 8대 교장으로 부임한 이곳 대전 둔원고는 제 마지막 임지입니다. 정년을 앞두고 제가 평생 쌓아온 교사로서의 노하우를 이곳 둔원고에 쏟아보자 다짐했습니다. 선생님들과 학부모님, 학생들이 한 가족처럼 힘을 보태주셔서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Q. 오랜 교직 생활을 통해 얻은 성과나 보람된 일이 있다면.
“교사라면 누구나 그렇듯, 제자들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최고의 보람일 것입니다. 학교교육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다고 생각하는 것은 ‘학교스포츠클럽’을 만든 것입니다. 학교스포츠클럽은 학교체육진흥법에 따라 체육활동에 흥미가 있는 학생들로 구성된 자율적인 체육동아리로 전국에서 처음 시작된 곳이 이곳 대전입니다. 부끄럽지만 학교스포츠클럽의 제도화를 주도했고, 유의미한 교육 프로그램이라는 평가 속에 전국으로 확산됐습니다. 이제는 학교스포츠클럽이 전국 대부분 학교에 활성화 돼 있습니다. 학생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를 통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가슴이 뿌듯합니다. 요즘 가장 공을 들이는 일은 지역 일간지에 연재하는 교육 칼럼입니다. 교육의 본질, 공교육의 가치에 관한 제 소견을 밝히는 동시에 지난 교직생활을 되돌아보고 후배 교육자들에게 전하고픈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Q. 교육철학 또한 남다르리라 생각합니다.
“소학(小學)에 ‘글을 읽고 검소하게 살기에 힘쓰는 것은 집안을 일으키는 근본(讀書勤儉起家之本)’이라는 구절을 교육철학으로 삼고 있습니다. 단순히 집안뿐이 아닙니다. 학교와 사회, 국가 또한 새겨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올바른 교육입니다. 저는 글을 읽고 검소하게 살기에 힘쓰는 학교와 교사, 학생 그리고 학부모가 가족으로 잘 어우러져야 명품교육을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사는 학생을 제 자식처럼, 학생은 교사를 부모님처럼 그리고 학부모는 자녀가 바른 길을 가도록 가정교육을 충실히 할 때 교육이 바로 서고 가정과 학교가 일어서는 근본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별히 선생님들께는 학생들이 다른 길, 음침한 길을 가더라도 바로 되돌아와 정도(正道)를 걷도록 나침반처럼 이끌어주기를 청합니다. 그렇다고 남이 만들어놓은 길만을 걸으란 뜻은 아닙니다. ‘길 없는 길’을 걷기를 머뭇거리지 않고 늘 도전정신으로 창의적인 마음으로 교육에 임해달라고 당부합니다.”

 

Q. ‘자율, 창의, 봉사’를 교훈으로 한 대전 둔원고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2003년 3월 1학년 10학급으로 개교한 대전 둔원고는 올해 2월까지 총 5,343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 우수한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환경에서 훌륭한 교사들과 함께 노력한 덕분에 학업 성과도 해가 갈수록 좋아져 최근에는 대전 지역 신흥 명문고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올해 졸업한 353명의 졸업생 중 서울 명문대학에 48명이 입학했고 4년제 대학에는 280명이 진학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대전 둔원고는 2018년에는
‘교육과정자율 자율학교’로, 2019년에는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세계시민교육 연구학교’ 등으로 지정됐습니다.”

 

Q. 대전 둔원고의 교육추진 방향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설명해주신다면.
“대전 둔원고의 가족인 학생과 교사는 각각 ‘바른 인성과 꿈을 가꾸며 노력하는 학생’이라는 학생상과 ‘사랑과 열정으로 학생의 잠재력을 이끌어주는 교사’라는 교사상을 바탕으로
‘배우고 성장하는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라는 학교상을 구현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이는 곧 학교장의 경영 의지이기도 합니다. 이에 더해 대전 둔원고는 △학생성장을 지원하는 교육과정 운영 △창의융합인재 양성의 핵심역량 교육 △심신이 건강하고 안전한 학교 △나눔과 실천의 교사 전문성 신장 △소통과 참여의 학교문화 구현 등을 추진 중점으로 삼아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창의융합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역사가 비교적 짧음에도 대전 둔원고에는 전통적인 동아리가 학생활동의 뼈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각 동아리들은 대전 지역 대학, 대덕연구단지 과학 유관 연구소들의 협조 속에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배우기 힘든 다양한 전문지식을 습득하고 현장체험 기회도 얻고 있습니다.”

 

Q. 교육목표인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창의 · 융합인재 양성’을 위한 창의성, 인성, 지성 계발 프로젝트를 소개해주신다면.
“창의성(Creativity)은 ‘학생 선택 진로별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운영을 통해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학생선택 확대를 위한 교육과정을 편성(학생 맞춤형 학습 관리 지원 프로그램 활성화, 진로 설계를 위한 진로체험 프로그램 운영)합니다. 또한 교과별 학생 참여형 수업 운영, 동(다)학년 다(동)교과 수업탐구 교사공동체 운영,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학생활동중심 수업 실천 및 교과 융합 연계 수업을 통해 과정중심 평가 실천방안을 모색하는데 힘 쏟고 있습니다.
인성(Personality)은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한 세계 시민의식 함양에 목적을 두고 있으며 체험 중심의 창의적 학습 프로그램 운영으로 구체화됩니다. ‘개별화 다양화로 둔원 학력 A+’를 목적으로 한 지성(Intelligence) 계발 프로젝트는 △수준별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사교육 절감 학력증진 프로그램 운영 △공동교육과정/온라인교육과정 운영으로 실현하고 있습니다.”

 

Q. 학생들이 공부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자 특별히 심혈을 기울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교와 교사, 학생과 학부모 3자가 가족처럼 조화를 이루는 것이 명품교육을 위한 내적환경이라면 학생들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가는 것은 외적환경 조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임 후 학내 조명을 LED로 교체하는 등 학교 예산 씀씀이를 효율화하는 대신 절약한 예산은 학생들 교육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드는 데 투자하고 있습니다. 각 교실의 에어컨도 추가로 1대를 더 놓고 과학실에는 수업이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전자칠판을 설치했습니다. 3학년 각 교실에는 조명을 갖춘 독서대를 들여놓았습니다. 학생들이 잠시 쉬며 산책할 수 있도록 각종 조각상과 나무가 어우러진 중앙정원도 조성했습니다. 흙먼지 일던 운동장에도 인조잔디를 깔아 학생들이 마음껏 뛸 수 있도록 했습니다.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은 수업 몇 시간 더 늘리는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쾌적한 환경, 공부하고 싶은 교실, 머물고 싶은 학교가 학생들에게는 필요합니다.”

 

Q. 자사고, 특목고 문제로 교육계 전반이 어수선합니다. 선생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비행기나 배가 정해진 항로를 따라 바다를 건너고 하늘길을 날 듯 자사고와 특목고도 설립목표가 엄연히 있고 나아갈 길과 역할이 있습니다. 설립 당시 제반 상황이나 여건,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학교의 존폐를 이제 와 논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라 볼 수 없습니다. 자사고, 특목고를 논하기 전에 우선 일반고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일반고는 고등학교 교육의 주류입니다. 대다수 학생들이 일반고에 다니고 있습니다. 사회의 허리 역할을 할 인재를 양성하는 곳입니다. 그 중요성을 이제껏 간과한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습니다. 따라서 일반고가 보다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자사고, 특목고 문제에만 몰입하지 말고 고등학교 교육의 근간을 이루는 일반고의 학생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합니다.”

 

Q. 입시제도 개선 등 교육개혁에 관한 교육계 전반의 의견도 다양하고 혼란도 있습니다. 현 입시제도와 교육 개혁에 관해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이제 와서 정시를 확대한다면 공교육은 설 자리를 잃습니다. 정시 확대는 공부를 특출나게 잘 하는 학생들에게만 의미가 있습니다. 이제 와 드러난 수시 전형의 각종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살피고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여론에 휩쓸려 정시를 무작정 확대한다면 고등학교는 다시 혼란에 빠질 것입니다. 학교 현장의 구성원들은 사실 미래를 내다볼 여력이 없습니다. 교사도 학생도 당장 올해 입시에 ‘올인’하는 형편입니다. 그런데 내년, 내후년 입시제도가 또 바뀌면. 학교현장은 또 한 번 몸살을 앓을 것입니다. 때문에 국가의 교육정책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중심을 굳게 잡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더불어 입시제도를 개선하고자 논의하는 현장에는 ‘교사’가 있어야 합니다. 교권이 떨어져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어느 누구보다 학생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교사입니다. 유럽 어느 나라든 학생들의 진로 결정에는 교사의 역할이 지대합니다. 교권이 바로 서야 합니다. ”

 

Q. 오랜 교직생활을 마무리하는 감회가 남다를 것입니다.
“교직 생활을 이어오며 항상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내가 무엇이 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더 의미 있는 것은 내가 무엇을 남기고 가느냐’ 입니다. 교사였고 교장이었던 제가 교직생활을 하며 남겨놓은 교육 노하우의 장점만이 후배 교사들을 통해 오래도록 기억되고 이어져 우리나라 교육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제가 축구를 좋아해 교장실에 유니폼과 축구화를 두고 다닙니다. 요즘도 하루에 한 시간은 운동장에서 학생들과 축구를 하려고 노력하죠. 학생들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다가 이제는 곧잘 교장실 문을 두드리며 ‘선생님~축구하러 가요’ 합니다. 한참 뛰며 땀 흘린 후에는 밥도 같이 먹고 산책도 합니다. 가까이 다가가 부대끼다보니 이제는 담임 선생님에게 털어놓지 못하는 고민도 이야기합니다. ‘사제동행’이란 이러한 소통에서 온다고 확신합니다. 학생들과 함께 걷고 뛰고 소통하며 교육 일선에서의 생활을 잘 마무리 지을 생각입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자연과 벗 삼아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우리나라 공교육 발전에 보탬이 될 글을 오래도록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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