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業一致, 그 즐거운 삶을 위해’
‘덕業一致, 그 즐거운 삶을 위해’
  • 이승환 기자
  • 승인 2019.10.25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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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선 부평고등학교 교사

학교 울타리 넘어 정말 잘 할 수 있는 나의 ‘일’ 찾길…

 

 

[대학저널 이승환 기자] 15년간 국어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던 이진선 교사(부평고등학교)는 6년 전 ‘진로진학상담교사’로 전과했다. ‘진로진학상담교사’는 학교의 진로교육에 관한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운영하고, ‘진로와 직업’ 수업을 담당할 뿐 아니라 학생들의 개별적인 진로상담을 전담한다. 대학 진학, 더 넓게는 진로를 결정할 중요한 시기에 있는 고등학생들에게 진로진학상담교사는 꼭 필요한 존재다. 자칫 진로설정에 혼란을 겪는 학생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나침반’ 역할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아이들을 가르쳤어요.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때도 과외 교사를 했는데 아이들을 가르치는게 너무 좋았고 또 제 수업을 아이들도 곧잘 따르고 잘 이해해줬습니다. 때문에 별다른 고민 없이 교사가 천직이다 생각하며 진로를 택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만약 학창시절 저와 같은 진로진학상담교사를 만났다면…어쩌면 교사가 아닌 또 다른 진로를 택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만큼 진로진학상담교사라는 자리에 애착이 많습니다.”

 

진로진학상담교사로의 전과...살아오며 가장 잘 한 일
진로진학상담으로의 전과는 교직생활을 하며 겪은 슬럼프 때문이기도 했다. 교사의 가장 중요한 일은 수업인데, 가르치는데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른 업무가 많았기 때문이다. 수업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학생들에게 미안했던 적도 여러 번이었다.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에 몹시 지치고 힘들었다. 마침 ‘진로진학상담교사’ 선발 공문을 보고 그는 진지하게 ‘진로’를 고민했다.
“전과는 큰 모험이나 다름없었습니다. 700시간의 부전공 자격연수를 마치고 진로진학상담교사가 된 이후에도 ‘내가 정말 잘 결정한건가’ 확신이 없었죠. 그런데 지금은 살아오면서 가장 잘 한 일이 전과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과의 상담도, 진로・진학 교육을 준비하며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도, 각계각층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만나는 일도 즐겁습니다. 이 기운을 우리 학생들에게 전해주려 노력하고요.”
그는 진로와 관련된 학교 프로그램, 예를 들어 ‘직업인과의 만남’ 이나 ‘직업체험 프로그램’ 등을 총괄한다. 학생들 진로와 진학 개별상담도 그의 몫. 교육청이나 진로교육 담당기관과 협력해 자료를 발굴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외부 강의도 나선다. 진로교육 관련 정책 추진 업무도 담당한다.

 

학생 한 명 한 명 모두가 ‘특별한’ 존재
‘모든 아이들은 다르다.’ 이진선 교사는 그의 교육철학을 새기며 학생들을 만난다. 천편일률적으로 학생들을 대하기보단 학생 개개인의 특징을 잘 살피고 다른 방식으로 다가가 도움을 주려 노력한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저 아이는 이렇게 했는데 넌 왜 이렇게 하느냐’입니다. 학생 한 명 한 명이 특별한 존재인데 왜 굳이 비교할까요. 예전엔 학급당 학생 수가 많아 사실상 개별적인 교육이나 상담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상황이 나아졌어요. 해당 학생을 위한 상담과 지도, 진로교육을 위해선 그 학생에 대해 잘 알아야 합니다. 보다 가까이 다가가 그 학생만의 심리상태, 특징을 제대로 파악하려 노력합니다.”
상담현장에서 마주치는 요즘 아이들은 어떨까. 모두가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이고 개성이 ‘톡톡’ 튀는 나이임에도 한창 꿈을 키워나갈 시기에 현실적인 고민에 힘겨워하는 모습이라고 그는 전한다.
“인터넷이나 TV 등을 통해 접하는 뉴스가 있어서인지 요즘 학생들은 ‘취업’이 잘 되는 직업이 무엇인지 관심이 많아요. 안타깝죠. 자신은 문과 계열이 적성에 맞는데 이과가 취업이 더 잘 된다고 그쪽으로 진로를 정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학생도 있어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간의 일자리를 기계가 대체하는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습니다.”
나이에 걸맞지 않은 현실적인 고민과 막연한 두려움에 빠진 학생을 볼 때마다 그가 늘 강조하는 것이 있다. 세상의 변화를 지켜보는 ‘혜안’을 갖자는 것, 그리고 학교에서의 성적이 결코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성적이 미래 담보하지 않아...자신의 실력 발휘할 ‘일’ 찾는데 눈 뜨길
“학교는 성적을 가지고 학생들을 판단하지만, 사회는 실력으로 우리를 평가한다고 늘 얘기합니다. 자신이 실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끊임없이 탐색해 가보자고 권하죠. 성적에 매몰돼 있지만 사실 학교의 성적만이 미래를 담보하지 않잖아요. 학생들이 학창시절에 경험할 수 있는 직업의 세계는 굉장히 한정돼 있습니다. 때문에 세상에는 지금 아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일거리가 있고, 어떤 일이든 그 분야에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성공한 삶이라고 이야기해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성적만을 요구하는 학교, 잦은 입시제도 변화는 학생들에게 큰 부담을 준다. 그는 서열화 된 대학, 그리고 학벌사회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는 풀기 어려운 숙제라고 생각한다.
“대학이 피라미드화 되어 있고 누구나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고 싶기에 경쟁이 심해집니다. 그러다보니 어떤 입시제도라도 과열양상은 항상 있습니다. 학종이 문제 있다고 정시를 확대하는 것은 교육현장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일입니다. 수능을 잘 보기 위해 문제풀이식 수업을 할 수 밖에 없어요.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교육은 아니지 않습니까? 현재의 학종은 십여 년 간 개선을 거듭해왔습니다. 이제 이 제도를 어떻게 현장에 잘 정착시킬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지, 폐지하네 마네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암 덩어리는 그대로 둔 채 몇몇 염증만 도려내는 격이죠. 공정성이란 프레임에 갇혀 학생 선발 방식이 기계적이고 정략적인 측면으로 흐르는 것은 아주 잘못된 것입니다. 공정성보다 더 중요한 건, 이 대학, 이 학과에서 공부할 만한 학생을 뽑을 수 있는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진선 교사는 얼마 전 청소년교육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청소년 문제에 좀 더 관심을 갖고 해당 분야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청소년 시기를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성인이 됐을 때의 삶의 질이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청소년 시기를 보다 건강하게 지내는 것은 중요하죠. 특히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을 국가적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 분야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거기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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