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 여부 뜨거운 ‘학종'...해결책은 없나
존폐 여부 뜨거운 ‘학종'...해결책은 없나
  • 이승환 기자
  • 승인 2019.10.1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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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종 공정성 지적 잇따르자 존폐 여부 두고 갈등 야기
폐지...학종 문제점 해결 여지없어 vs 폐지 반대...정시확대는 또 다른 불평등 낳아
교육부 미봉책에 비판 한 목소리...입시제도 잦은 개편 피해는 결국 수험생이
자유한국당 조경태 의원이 9월 23일 대입 학종 폐지와 정시 확대 요구 기자회견을 갖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대학저널 이승환 기자]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 등 수도권 학생들의 학생부 ‘세부능력 및 특기적성’(이하 세특) 기재 여부가 학교와 교사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는 조사 결과가 발표된 데 따른 것이다. <관련기사 : "학종 공정성 기대 어려워" 국감서 정시확대 주장 제기돼>

사실 세특의 불공정성 문제가 불거진 건 이미 예견된 일이다.

교육부가 지난 9월 학종의 비교과영역 폐지 여부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9월 30일 “비교과영역 폐지만으로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며 “내신은 학교 간 학력 차가 존재하고, 교과 세부활동 및 특기사항, 그리고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도 학교‧교사 간 기재 차이가 있으며, 면접은 정성적 요소가 강해 결국 불공정 논란의 불똥이 이들 전형요소로 옮겨갈 뿐 공정성 확보를 담보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병욱 의원은 지난 17일 국정감사에서 분석결과, 학생부 세부능력 및 특기적성 기재 여부가 고교별로 천차만별이라며 입시에 반영 시 불공정시비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 김병욱 의원실)

실제로 조국 법무부장관 딸의 부정 입학 의혹으로 더욱 커졌지만 학종 공정성 문제는 올해뿐 아니라 지난 몇 년간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학종을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고 정시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으로 학종의 몇몇 불공정성만으로 폐지를 거론하는 것은 또 다른 혼란을 불러온다며 학종의 본래 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의 개선 방안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학부모 "몇 번을 고쳐도 학종은 학종, '정시확대'가 답"

학종의 폐지 또는 축소를 주장하는 이들은 학종으로 인해 입시제도가 복잡해졌으며 (세특 조사에서 보듯) 학생부 기재 내용의 차별, 그리고 소위 ‘깜깜이 전형’이라고 불리는 대학의 학종 평가기준의 불투명성으로 입시 공정성이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공교육 활성화와 더불어 만연한 사교육의 확산을 막기 위한 비교과활동은 또 다른 사교육 시장을 형성했고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비교과활동의 우위가 갈리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학부모단체인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은 지난 9월 18일 발표한 성명에서 “학종 취지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평가항목이 존재하면 편법과 불공정 등의 문제가 있고, 반대로 공정성과 투명성을 위해 평가항목을 대폭 줄이면 사실상 학생부교과전형으로 70% 이상 선발하게 되는 딜레마에 빠져 있어 학종의 문제점 해결은 사실상 불가능”이라고 밝혔다.

어떤 식으로든 문제를 양산하는 학종을 대신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의 정시전형 확대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9월 18일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이 정부서울종합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모습

교사·대학 "학종 순기능 무시 못해, 수능중심은 곧 교육역행"

반면 학종이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한 바가 크고 10년 동안 안정적으로 자리잡아왔으므로 몇몇 불공정 문제로 폐지를 논하는 건 교육 일선의 학생과 학부모 뿐 아니라 교육계 전반에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학종 폐지나 축소에 반대 입장을 보이는 이들은 학종으로 학내에서의 비교과 활동이 활발해졌고 이는 공교육 활성화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고 전한다.

대학 또한 일회성 수능이 아닌 3년간의 고교생활을 학종을 통해 종합평가해 창의력과 잠재력을 갖춘 맞춤형 인재를 선발할 수 있으며, 실제로 중소도시 일반고 학생들의 서울 소재 대학 진학률 또한 학종 덕분에 높아진 것도 유의미한 점이라고 전한다.

수도권 일반고의 한 교사는 “학종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할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나, 여러 데이터를 봤을 때 학종이 가진 순기능을 포기할 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서울 지역 10개 대학의 최근 3년간 입시 결과를 분석한 결과 수시가 정시에 비해 일반고와 비수도권 지역 학생들에게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시가 ‘금수저 전형’이라는 일각의 주장과 배치되는 결과”라고 했다.

아울러 “정시가 확대된다는 것은 학교 현장에서 교사가 수업시간에 수능 문제를 푸는 것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수능은 아무리 포장해도 결국 오지선다형 객관식 문제다. 수능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은 학생의 교과지식 외에 아무것도 없다. 음악 시간에 수학 공부를 하는 학생이 시험을 잘 봐 수학과에 합격한다면 그것이 과연 공정한 입시제도인지 되묻고 싶다”고 밝혔다.

국회 교육위원회 서영교 의원이 공개한 '서울대 신입생 최종 선발 결과 3개년' 자료(상단 표). 자료를 보면 일반고 출신, 비서울 출신 학생들의 선발 비율이 높아졌음을 알수 있다. 또 다른 자료인 '2015~2016학년도 서울소재 10개 사립대 학종 입학생' 자료(하단 표)를 보면 학종 입학생이 수능 입학생보다 학업성취도가 높고, 중단탈락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복되는 미봉책에 교사들 한숨…멀고 먼 공정성의 길

한편 학종 논란과 관련 교육부가 발표한 일련의 대책에 대해서는 미봉책 남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학생부나 시험점수 조작 등 입시비리가 불거질 때마다 ‘학종 불신’ 여론을 무마하고자 정시 비율 확대나 비교과 폐지 등의 단편적인 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근본적인 개선책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서울 소재 일반고의 한 교사는 “세특 기재는 교사의 의무사항이 아니며 교사와 학교, 일반고와 자사고・외고의 상황이 모두 달라 기재유무의 잘잘못을 따질 성격도 아니고 불공정성의 잣대를 대는 것도 아니라 본다”며 “비교과활동보다 더 불공정할 수 있는 것이 세특인데 세특의 불공정성 제기만으로 이제 (교육부는) 세특도 없애려 할지 모른다. 매번 이런 일의 반복”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교사는 “많은 시간 공들여 생활기록부를 작성하지만 현장의 교사들에게는 물리적으로 버거운 일이다. 그런데 매번 이런 공정성 시비가 불거져 안타깝다”며 “생활기록부 작성을 없애면 수업에 더 집중할 수 있으니 차라리 (생활기록부를 작성해야 하는) 수시를 없애고 수능만 치르는 게 (학생이나 교사들에게) 낫겠다는 회의적인 토로도 교사들 사이에서 종종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 입시제도는 특정한 계층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어떤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공정성 문제는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교육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최대 피해자는 수험생·학부모…학종·수능 모두 아우른 개선안 필요

문제는, 거의 매년 바뀌다시피 하는 입시제도로 인해 혼란이 가중되고 이 피해는 수험생과 학부모가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만도 자사고와 특목고 재지정 평가와 일반고 전환 논란부터 학생부종합전형의 비교과활동 폐지·축소 검토 등 고입・대입 전 과정에서의 개편 논의로 인해 새로 바뀔지도 모를 입시제도의 당사자인 중 2~3학년 학생과 학부모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교육열이 남다른 우리나라의 특수성에 비춰, 대입 정책의 변화는 신중하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 준비해야 하고, 공정성에 문제를 일으킨 학종의 각 세부사항에 대한 면밀한 점검을 통해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는게 이들의 요구다.

올해 7월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수시박람회 현장. 매년 7만여 명의 관람객이 찾을 정도로 대입에 대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다.

불공정 행위에 대한 처벌을 한층 강화하고 대학의 학종 평가기준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학 외 구성원의 평가 참여 등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이 같은 개선안 또한 성과를 보이지 못할 것에도 대비해 정시 확대 등의 개편안도 여론의 수렴을 거쳐 준비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수능이 이름 그대로 대학에서의 ‘수학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이 되려면 보다 발전적인 형태로의 연구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교육 관계자 대부분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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