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기획]누구나 쓰는 한글, 누구나 못 쓰는 '글꼴'
[한글날 기획]누구나 쓰는 한글, 누구나 못 쓰는 '글꼴'
  • 백두산 기자
  • 승인 2019.10.08 16: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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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문제로 처벌 가능성…학교 소송까지 번진 상황
공공 무료 글자체 있지만 완성도·접근성 낮아 개선 시급
전통소품 (사진: 한국저작권위원회)
(사진: 한국저작권위원회)

[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10월 9일은 573돌 한글날이다. 세종대왕은 백성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자로써 한글을 널리 알렸으며, 현재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한글의 위대함과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세종대왕의 바람과 달리 아무나 쓸 수 없는 한글로 인해 우리사회 곳곳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로 글꼴(글자체)이다.  

글자체란 컴퓨터 화면에서 여러 모습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글자의 모양으로,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을 통해 쉽게 다운받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자칫 잘못 사용했다간 저작권법 위반으로 처벌받게 된다. 이를 해결한 무료 글자체가 존재하지만, 낮은 완성도와 홍보 부족으로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따르면, 인터넷 상에서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공유되는 글자체 파일을 다운받아 이용할 경우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다. 특히, 무료로 배포된 파일이라 할 지라도 이용 범위나 조건에 따라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전국의 학교들에 글자체 디자인 업체 측으로부터 내용 증명이 잇따라 발송된 바 있다. 무심코 썼던 글자체로 인해 소송 당할 위기가 된 것이다.

글자체 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곳은 일선 학교부터 영세 사업장까지 그 범위가 굉장히 넓다.

소송에 직면한 사람들은 “저작권법을 무시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현재 인터넷 상에서 무료로 쓸 수 있는 글자체는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렵다. 국가에서 국민들이 편하게 쓸 수 있는 글자체를 만들어 줬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의 한 영세업자는 “영세업자들에게 몇 번 사용하지 않을 글자체로 거금을 부담하도록 하도록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국가가 나서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쓸만한 좋은 글자체를 만들던가 단발성으로 글자체 사용이 가능하도록 해야만 저작권법 위반도 줄어들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부나 공공기관들의 노력 덕분에 저작권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많이 개선됐다. 그러나 국민들이 이를 실질적으로 행할 수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인터뷰에 응한 사람들 대다수가 현재 글자체 저작권 관련 문제로 지적한 점은 크게 ▲인터넷에서 검색되는 무료 글자체들 중 쓸만한 글자체가 별로 없다는 점 ▲부분적 무료/유료 구분이 어렵다는 점 ▲글자체 관련 정리된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 등을 꼽았다.

현직에 종사하는 한 출판 디자이너는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다양한 무료 글자체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지만, 막상 써보면 완성도가 낮아 실사용에 어려움을 겪는다"라며 "사용가능한 글자체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지도 않아 접근성도 떨어진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유료 글자체(좌)와 무료 글자체(우)로 작업한 출판물 일부. 무료 글자체는 특정숫자나 특수기호 적용 시 오류가 발생해 일일이 수정해야 하는 불편함이 발생하기도 한다.
유료 글자체(좌)와 무료 글자체(우)로 작업한 출판물 일부. 일부 무료 글자체는 특정숫자나 특수기호 적용 시 오류가 발생해 일일이 수정해야 하는 불편함이 발생하기도 한다.

한국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대학저널>과의 통화에서 “현재 지적되고 있는 부분은 위원회에서도 인지하고 있다. 무료 글자체는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며 "홈페이지 내에 200여 개의 무료 글자체가 게시돼 있으며, 관련 저작권법도 확인 가능하다. 다만, 유료 글자체의 판매와 관련해서는 판매 업체의 의중에 달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업체들이 고민해 볼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 무료 글자체 (사진: 한국저작권위원회 화면 캡쳐)
한국저작권위원회 무료 글자체 (사진: 한국저작권위원회 화면 캡쳐)

한편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공개하고 있는 무료 저작권 이미지, 영상, 음악, 어문, 글자체 등은 https://gongu.copyright.or.kr/gongu/main/main.do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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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호 2019-10-08 19:13:16
국어연구원이나 문화관광부 교육부에서 일반국민들이 다양하게 사용가능한 더 많은 글꼴을 개발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