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이 시기에 입시조사? 학생선발은 어떡하라고"
대학들 "이 시기에 입시조사? 학생선발은 어떡하라고"
  • 신효송 기자
  • 승인 2019.09.27 15: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육부 입시실태조사에 해당 대학들 한숨, 올해 입시 차질 예상
학종 늘리라더니 이제는 조사대상…입학관계자 "이치에 맞지 않아"
26일 열린 제13차 교육신뢰회복 추진단에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출처: 교육부)<br>
26일 열린 제13차 교육신뢰회복 추진단에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출처: 교육부)

[대학저널 신효송 기자] 교육부가 입시제도 전반 실태조사를 발표하자 해당 대학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 입시로 바쁜 시기에 어떻게 대응하냐며 한숨을 쉬고 있다. 여기에 그간 학생부종합전형을 장려하더니 이제는 조사받는 처지에 놓였다며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지난 26일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율과 특목고·자율형사립고 학생 선발 비율이 높은 대학 13곳에 대한 입시제도 실태조사 추진을 발표했다.

조사 대상 대학은 건국대, 광운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포항공대, 춘천교대, 한국교원대, 홍익대 등 13개교다. 교육부는 '학생부종합전형 조사단'을 꾸려 해당 대학을 신속히 조사해 10월 말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해당 대학 입학관계자들은 말그대로 패닉상태다. 대부분 통화가 어려운 상태였으며 겨우 연락이 닿은 조사대상 대학 모 입학처장은 "그렇잖아도 이 문제로 계속 회의 중이다.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말과 함께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

특히 대학들은 조사시기에 불만을 표했다. A대학 입학처장은 <대학저널>과의 통화에서 "우리 대학은 조사대상이 아니지만, 다른 대학 처장들과 얘기해보니 분위기가 말이 아니었다. 왜 조사하는지 모르겠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밝혔다.

A처장은 "9월 말은 수시지원자 분석과 실기고사 준비에 정신이 없을 시기다.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조사단이 들이닥친다면 입시 진행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 애꿎은 수험생과 학부모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너무 급하게 진행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간 장려해오던 학생부종합전형을 주된 조사대상에 올린 것도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 몇 년 동안 교육부는 '고교 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구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통해 대학에 학생부 영향력 강화, 대학별 고사 축소를 요구한 바 있다.

B대학 입학처장은 "우리 대학은 교육부 요구대로 대학별고사를 줄이고 학생부 위주전형을 늘려왔다. 그런데 이제 와서 학생부종합전형 비율이 높은 대학을 조사하겠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 조사의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발표한 '2015년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 참고자료 중 일부. 문서처럼 학생부위주 전형을 장려하거나 이를 평가점수로 삼았으며, 이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으로 변경된 후에도 전형 간소화, 학생부 공정성 강화 등을 내세웠다. (출처: 교육부)
교육부가 발표한 '2015년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 자료 중 일부. 자료처럼 학생부위주 전형을 장려하거나 평가점수에 포함시켰으며, 이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으로 변경된 후에도 전형 간소화, 학생부 공정성 강화 등을 내세웠다. (출처: 교육부)

B처장은 이번 조사가 학생부종합전형을 더욱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을거라 경고했다. "지난 4월 전국 입학처장들이 교육부에게 학생부 간소화 방안이 오히려 대학 서열화를 공고히 한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학생부에 담을 내용이 줄어들면 고교 진로교사가 수험생에게 합격가능성이 있는 대학만 권장할 것이고, 결국 점수를 매기는 것처럼 변질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정량적 역량이 부족해도 정성적 역량이 높은 학생이 원하는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게다가 교육부가 실태조사와 함께 언급한 비교과영역 미반영 여부는 이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지금도 평가항목이 적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활용해야 하는 실정이다. 여기서 평가항목이 더 줄면 최악의 경우 대학 자체적인 기준이나 제도를 새롭게 만드는게 불가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당사자를 제쳐놓고 대입제도를 개편하는 것에도 아쉬움을 표했다. B처장은 "교육부가 대교협이나 대학 입학 종사자들과 논의도 없이 바로 당정청 협의에 들어가버렸다. 이것은 교육이다. 교육문제는 교육으로 접근해야 한다. 교육 당사자가 한데 어울려 올바른 대입제도 개편이 추진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