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비리 손종국 전 경기대 총장 복귀 안된다"
"사학비리 손종국 전 경기대 총장 복귀 안된다"
  • 임지연 기자
  • 승인 2019.09.26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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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저널 임지연 기자] 최근 경기대 학내 구성원들은 이사장실을 점거하고, 농성을 진행 중이다. 사학비리의 주범인 손종국 전 총장이 경기학원(경기대) 이사 후보로 선임, 학교로 복귀한다는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손종국 전 총장은 경기대 설립자 아들로, 2004년 12월 교수 채용을 빌미로 1억 원을 받아 챙기고 교비 49억 원을 부당 전출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과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또 법인과 대학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인물이다. 때문에 5월 진행된 간담회에서 손 전 총장의 이사 선임 가능성이 언급됐을 당시 학내 구성원들의 반대가 거셌다. 그럼에도 경기대 법인 이사회는 손 전 총장을 이사로 선임하겠다고 밝혔고, 내홍을 겪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들이 손 전 총장의 복귀를 반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사회 임원으로서 자격이 없기 때문. 그리고 대학의 정상화 노력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상지대도 비슷한 이유로 학내분규 사태를 겪은 바 있다. 

1974년 임시이사였던 김문기 씨는 상지대를 인수한 뒤 편입생 부정입학, 교수 무더기 재임용 탈락 등 파행적인 학교운영을 거듭하다 1993년 부정입학 등의 혐의로 구속, 1년 6개월의 징역형을 받았다. 이후 10년간 상지대는 임시이사체제로 운영됐고, 학내 구성원의 노력으로 학교도 안정을 찾아갔다. 그러나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2010년 김문기 전 총장의 이사회 복귀를 허용해 2014년 김 씨가 상지대 총장 자리에 복귀했고, 이 때를 기점으로 상지대 신입생 충원율·재학생 등록률 동시 급감, 교육부 대학구조개혁평가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지정 등 존폐 기로에 설 정도로 위기에 빠졌다.

이에 구성원들은 김 씨에게 총장직을 내려놓으라고 요구하고, 학생들은 집단농성에 들어가는 등 학교운영에 파행을 빚게 됐다. 결국 교육부의 요구로 김 씨는 총장직에서 해임됐고, 2016년 교육부의 구재단 측 이사들 취임 승인 취소와 대법원의 정이사 선임처분 취소 판결이 나서야 사태가 일단락됐다. 하지만 상지대는 정상화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또 다시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지정됐다.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대출을 제한하지 않는 예외상황에 놓여있지만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 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에는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상지대의 사례를 보면 경기대 구성원들이 손 전 총장의 복귀를 반대하는 이유는 더욱 뚜렷해진다. 사학비리 주범이 다시 대학으로 복귀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대학의 피해를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부가 이사 승인을 결정하면 사학비리 주범이 돌아오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 이것이 사학비리를 한 번이라도 저지른 사람은 대학에 복귀하지 못하는 법적 장치가 필요한 이유다.

대만의 경우, 이사들이 직무를 남용해 범죄를 저지르고 유죄 선고판결을 받으면 이를 이사의 결격사유로 규정, 학교법인 임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박탈하는 ‘사립학교법’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8년 6월 19일 사립학교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할 당시 ‘비리 종전이사 영구아웃제’ 도입을 주장했지만, ‘헌법상 보장된 사학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허용되지 않았다. 

경기대 법인 이사회는 교육부에 손 전 총장의 이사 승인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대학을 위기로 내 몰 수 있는 결정이 교육부에 달려있는 것이다. 우리는 여러 사례를 통해 사학비리 주범이 대학에 복귀했을 때 어떤 상황이 발생하는지 봐왔다. 학내 구성원의 우려는 당연한 것이고, 막으려는 움직임은 합당하다.

대학의 주인은 이사장이 아니라 대학을 구성하는 구성원들이다. 구성원들이 원하지 않는 인사, 누가 봐도 문제가 있는 인물이 대학으로 복귀하는 것이 정당할까? 교육부는 학내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뜻을 존중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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