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전공은 내가 만든다” 숭실대 DIY 자기설계융합전공
“내 전공은 내가 만든다” 숭실대 DIY 자기설계융합전공
  • 백두산 기자
  • 승인 2019.09.26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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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숭실대학교 DIY 자기설계융합전공
교내 개설 과목뿐 아니라 국내외 교류 대학 교과목까지 선택 폭 넓혀

 

[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4차 산업혁명은 하나의 전공에 갇힌 지식이 아닌 학문간의 경계를 뛰어넘는 융 ·복합적 지식을 요구하고 있다. 숭실대학교(총장 황준성)는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제도적 틀을 깨는데 앞장서고 있는 대학이다. 지난 2017년 개교 120주년을 맞이해 ‘숭실 4.0’ 비전을 선포한 숭실대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융 ·복합교육이라는 목표 아래 2017년 1학기부터 ‘DIY 자기설계융합전공(이하 DIY 전공)’을 도입했다.

DIY 전공 제도는 학생 스스로 교과목을 구성해 학교의 승인을 받은 후 전공을 이수하는 제도다. 즉 ‘내’가 원하는 ‘수업’별로 담아서 자신만의 전공을 새롭게 만들 수 있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DIY 전공의 장점 중 하나는 학생 본인이 갖추고자 하는 역량을 스스로 설정하고 그에 맞춰 학습을 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게 된다는 점이다. 또한 전공을 만든 학생뿐만 아니라 숭실대 학생이면 누구나 해당 전공을 선택해 이수할 수 있다.

기존의 융합전공은 학과 간 결합을 통해 교과목을 지정하거나 신설해 학생들에게 선택하도록 했다면 DIY 전공은 학생이 모든 교과목을 스스로 구성하게 했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교내에서 개설되는 과목뿐만 아니라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교류 대학의 교과목까지 구성할 수 있도록 해 학생의 선택 폭을 대폭 넓힌 점도 눈에 띈다.

처음 도입될 당시 DIY 전공은 △사물인터넷 네트워크 △과학철학 △인간 및 사회통섭 △유비쿼터스 의공학 △디자인플래닝 △스포츠 매니지먼트 △IT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융합 전공 등 7개였으나 이후 공모전을 통해 △나노생체시스템 △아동철학교육 △문화콘텐츠비즈니스 △주거복지도시행정 △네러티브디지털아트 △프레임/사회이슈기획 △메카트로닉스공학 △사회공동체혁신 등 8개 융합전공이 승인됐다.

<대학저널>이 지난해 개설된 ‘아동철학교육’과 ‘주거복지 도시행정’을 전공하고 있는 김기문, 김지영 씨를 만나 숭실대 ‘DIY 전공’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아동철학교육’ 전공 김기문 씨(좌), ‘주거복지도시행정’ 전공 김지영 씨(우)
‘아동철학교육’ 전공 김기문 씨(좌), ‘주거복지도시행정’ 전공 김지영 씨(우)

:Q: 본인이 설계한 전공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김기문(이하 문): 내가 설계한 전공의 명칭은 ‘아동철학교육’ 전공이다. 어린이와 함께하는 철학을 실현할 수 있도록 철학과 교직 및 전공교직 그리고 유아교육학을 주축으로 융합전공을 구성했다. 우리 사회의 교육이 직관력과 통찰력을 기르는 교육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며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세상이 던지는 질문들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아이들이 철학적 사고를 갖춰 그를 통해 철학적 겸허를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커리큘럼의 목표다.

김지영(이하 영): 내가 설계한 전공은 ‘주거복지도시행정’ 융합전공이다. 도시재생과 주거복지에 관심이 많아 설계한 전공으로, 주전공 학과인 사회복지를 기반으로 행정학과, 경제학과, 평생교육학과, 건축학과의 과목들로 전공을 구성했다. 주거와 관련된 과목으로는 부동산경제학, 부동산금융 등이 있고, 도시와 관련된 과목으로는 도시행정론, 지방행정론, 도시계획 등의 과목이 있다. 또한 지역사회 커뮤니티 프로그램과 같은 소프트웨어도 중요하기 때문에 지역사회교육론이라는 과목도 포함했다.

Q: 어떻게 DIY 전공을 선택하게 됐나.

문: 고교시절부터 ‘아동철학’을 하고 싶었다. 정규 커리큘럼을 통해 학사과정에서 할 수 없었던 공부를 DIY전공을 통해서라면 실현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하던 꿈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할 기회가 되겠다고 생각돼 도전하게 됐다.

영: 주거복지 쪽으로 진로를 두고 싶은데 사회복지 영역에서는 아직 주거복지가 크게 발달된 분야가 아니라 관련된 수업을 찾을 수 없었다. 주거복지의 특성상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이해, 도시재생과 같은 연관 정책의 이해, 커뮤니티 활성화 및 도시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내게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지식들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마침 DIY 전공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신청하게 됐다.

Q: DIY 전공의 장점과 특징에 대해 설명해 달라.

문: 개인적으로 타 학교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큰 메리트였다. 하고 싶은 공부가 있어도 소속된 대학에 수업이 없다면 들을 수 없지만, DIY 전공은 공유대학플랫폼에 있는 서울 대학들은 학점 교류가 가능하다. 내 전공의 경우 숭실대와 인접해 있는 중앙대에서 유아교육학과 수업을 통해 학점을 채울 수 있었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학사로는 자신의 전문성을 드러낼 수 없지만 DIY 전공은 내가 얼마나 적극적이고 관심이 있는지를 충분히 알리고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영: DIY 전공의 가장 큰 장점은 자율성과 효율성이라고 생각된다. 자기 진로와 관심사에 걸맞은 수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관심 없는 다른 과목까지 들을 필요가 없다. 특히 듣고 싶은 과목이 3개 이상의 과에 포진돼 있다면 더 유용하다고 여겨진다. 이수 단위가 ‘전공’이 아니라 ‘수업’ 단위라는 특징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Q: 자신만의 전공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문: A+B가 C가 되는 것은 아니다. 철학과 유아교육을 전공한다고 아동철학교육이 되는 것이 아니다. 두 개를 더하는데 섞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수업을 찾는게 어려웠다. 특히, 수업을 선택하는데 있어 강의명과 커리큘럼만 보고 적합도를 따져봐야 하는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 그래서 실제로 수업을 들은 학생들을 찾아 내용을 들어보는 과정을 거치는 등 이 부분이 전공 설계 과정에서 가장 오래 걸렸던 것 같다.

영: 어려웠던 점은 크게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 부족으로 과목 선택이 어려웠던 것, 다른 하나는 학교 자체에 관련 과목이 적어 다른 과목으로 채워야 했던 점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거복지 관련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나 서울주택도시공사의 직무기술서를 보고 필요한 지식과 역량이 어떤 것인지 파악했다. 또한 건축이나 경제 분야의 경우 해당 학과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등 과목 선택을 위한 나름의 노력을 했다. 그리고 부족한 과목의 경우에는 공기업에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일반적인 조직, 정책, 갈등관리 등에 대해 배울 수 있는 행정학과 수업을 선택했다.

Q: 향후 DIY 전공을 통해 이루고 싶은 계획과 비전이 있다면.

문: 현재 한국에는 아동철학 연구소가 많지 않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나만의 아동철학 연구소를 설립해 한국의 아동철학교육 대중화에 이바지하고 싶다.

영: 내 꿈은 취약한 주거환경에 거주하고 계신 분들에게는 주거이동과 안정을, 공공임대아파트에 살고 계신 분들에게는 주거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관련 공기업에 들어가 국민들의 주거안정과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가는데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

Q: 향후 DIY 전공을 하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문: DIY 전공은 많은 메리트를 갖고 있다. 다만 처음에 커리큘럼을 설계할 때 꼼꼼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메리트 중 하나가 타 전공과 타 학교 수업을 듣는 것이지만 혼자서 수업을 듣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때때로 외로운 일이다. 그래서 교내에서도 DIY 전공을 팀으로도 접수를 받는데 마음에 맞는 친구와 도전을 해본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영: 자신만의 꿈과 목표가 뚜렷한, 열정적인 후배님들에게 DIY 전공은 정말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배우면서 학교를 다니는 기쁨이 있다. 정해진 커리큘럼에 끌려가기 보다는 주도적으로 나의 배움을 선택한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제도다. 36학점이 결코 적은 학점은 아니기 때문에 보다 많은 고민과 희망 분야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전공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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