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 미래를 밝히는‘빛(LIGHT)’ 인천국제고
세계와 미래를 밝히는‘빛(LIGHT)’ 인천국제고
  • 이승환 기자
  • 승인 2019.09.24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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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이래 매년 우수 인재 배출로 명문고 입지 다져
배움과 익힘의 주인공은 학생...국내 명문대학과의 협력 교육 프로그램 눈길

[고교 교장에게 듣는다 : 류기서 인천국제고등학교 교장]

류기서 인천국제고등학교 교장

[대학저널 이승환 기자] 인천국제고등학교는 2008년 3월 ‘가슴으로 세계를, 지성으로 미래를’이라는 교훈과 ‘조국을 가슴에 안고 세계로 웅비하는 글로벌 인재 육성’이라는 교육목표로 개교했다. 인천 지역 첫 국제고등학교다. 매년 우수한 입시경쟁력으로 국내 7개 국제고 뿐 아니라 국공립 특목고 중에서도 손꼽히는 명문 고등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장학사와 장학관으로 오랫동안 근무하며 시 교육정책과 학생들의 학력증진을 위한 프로그램 연구와 시행에 앞장서 온 류기서 교장은 2016년 인천국제고에 부임해 올해로 4년째 학교를 이끌어가고 있다.
부임 첫 해 ‘세계와 미래를 밝히는 빛(LIGHT)’을 교육비전으로 수립하고 학생이 배움과 익힘의 주인공인 교육과정이 정착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있다. 서울대, 경희대, 인하대 등 명문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운영하는 ‘대학연계 과정’, ‘후마니타스 교양 교육’, 진로탐색 프로그램 ‘CAN(Career-Academic Navigation)’ 등은 인천국제고만의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류기서 교장은 “인천국제고는 시대 변화에 발맞춰 창의 · 융합을 키워드로 미래핵심 역량을 높이고 학생 스스로 자신의 진로에 맞는 학습을 설계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있다”며 “교육의 다양성을 실현하는 특목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학교, 학생과 교사가 즐겁게 학업에 임할 수 있는 교정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류기서 교장과의 일문일답.

 

Q. 교장 선생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교직에 몸담은 뒤 줄곧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 함께했고, 장학사가 된 후에는 인천시교육청에서 교육과정을 담당했습니다. 장학관 때는 시교육청 학력증진팀에서 소임을 맡아 인천시 학생들의 학력증진을 위한 다양한 교육정책과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시행해 왔습니다. 2016년 3월 인천국제고등학교로 발령 받아 4년째 교장으로서 교사,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Q.  교직생활 동안 성과나 보람된 일이 있었다면.
“1997년, 인천에서도 가장 외곽에 자리한 신설 고등학교 교사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학생 대부분이 입학을 원치 않던 변두리 신설학교라 당연히 학부모나 학생들의 학교 만족도는 높지 않았습니다. 3년간 학년부장을 맡으며 학생들에게 약속하고 스스로 다짐한 것이 ‘울면서 입학했을지 몰라도 웃으면서 졸업시키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교직 생활 중 그때만큼 열과 성을 다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노력했습니다. 결실도 맺었죠. 3년간 함께 동고동락한 학생들이 졸업 때는 인천에서 세 손가락에 꼽을 정도의 우수한 입시 결과를 얻었습니다. 당시 교사들과 자리를 함께할 때면 ‘내 교직생활에서 가장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합니다. 장학사, 장학관으로 한걸음 더 내딛은 것도 그때의 경험을 보다 많은 학교 학생들과 나누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습니다.”

Q.  품고 계신 교육철학 또한 남다르리라 생각합니다.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는 공자의 말씀을 새기고 있습니다. 인천국제고 취임 때 학생들에게 ‘즐겁게 즐기면서 살자, 공부를 해도 즐기며 하자’고 당부했습니다. 교사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사가 즐겁게 출근해 교실에 들어서야 교실도 즐겁고 학생들도 그 기운을 받아 학업에 임할 수 있습니다. 36년 교직에 몸담으며 가슴 깊이 체험한 건 교육은 결과가 아니라 경험이라는 것입니다. 결과라는 압박에서 벗어나 즐거운 경험이 바탕 될 때 비로소 의미 있는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Q.  ‘가슴으로 세계를, 지성으로 미래를’을 교훈으로 한 인천국제고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인천국제고는 2008년 개교한 인천 유일의 국제고등학교입니다. 현재 18학급 420명의 학생들과 교원 58명 등 총 76명 교직원이 학교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개교 당시 인천의 특목고는 인천과학고 1개교뿐이었고, 때문에 문과 계통 우수한 인재들을 위한 교육 필요성에 따라 인천국제고가 설립됐습니다.
인천국제고의 교육비전은 ‘세계와 미래를 밝히는 빛(LIGHT)’입니다. 2016년 인천국제고에 부임하며 교사와 학부모, 학생 등 구성원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비전을 고민했고 그 결과 ‘빛’이라는 단어로 구체화시켰습니다. ‘LIGHT’의 ‘L(Leadership)’은 리더적 역량을 갖춘 인재, ‘I(Intelligence)’는 지성(실력)을 갖춘 인재, ‘G(Global mind)’는 세계적 안목을 지닌 인재, ‘H(Humanity)’는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인재, ‘T(Talent)’는 창의적 재능을 지닌 인재를 의미합니다. 이 모든 비전을 배려와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고 지성을 키워가는 역량 기반 교육과정을 통해 구현하고 있습니다.”

Q.  학교만의 특별한 교육과정이나 프로그램이 있다면.
“무엇보다 인천국제고는 학생이 배움과 익힘의 주인공인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미래핵심역량 기반 교육 △학생 설계형 교육과정 운영 △교육활동의 민주성 보장 △지식의 활용 기회 확대 등을 전략으로 합니다.
인천국제고만의 특별한 교육과정 중 손에 꼽는 것은 ‘미리 듣는 대학 강의’의 성격을 가진 ‘대학연계 과정’입니다. 서울대학교 교육종합연구원과 협력해 2학년 2학기에 진행하며 학생 진로를 기반으로 학생 스스로 대학 수준의 강좌를 정규과목으로 선택해 이수하는 제도입니다. 2019학년도에는 철학, 사회학, 문화인류학, 영작문, 미학, 정치학, 언론정보학, 경영학 등 8개 분야 강좌를 개발해 현재 85명의 학생이 수강하고 있습니다.
1학년 1학기에 진행하는 ‘후마니타스 교양 교육’은 인천국제고 교사진과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가 협력해 과목을 개설하고 수업을 운영합니다. 인문학적 질문과 그 대답을 탐구하는 과정으로 설계된 교양 교육 및 글쓰기 강좌, 사회학, 지리학, 문학, 인문학, 철학 등 5개 주제에 관해 전문가 강의를 듣고 주제별로 에세이 작성과 첨삭, 월드카페 토의 등을 진행합니다.
1년에 한 차례 마련하는 ‘교과융합 PBL(Phenomenon-Based Learning)’ 주간에는 교과 융합교육을 실시합니다. 교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학생 진로와 희망을 고려해 가설의 설정, 모둠별 탐구활동, 가설의 증명, 교사 피드백, 대안 마련, 현장 답사, 산출물 발표 등으로 이뤄진 현상 기반 문제해결 능력 함양 프로그램입니다.”

Q.  학생의 진로탐색과 인문학적 소양을 넓히는 프로그램도 주목을 받습니다.
“진로탐색 프로그램 ‘CAN(Career-Academic Navigation)’은 학문 중심의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전공 분야별로 8개 주제에 맞게 학생 그룹을 편성한 후 인하대학교 교수진의 컨설팅을 통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활동입니다. 경제경영, 법, 정치, 사회학, 철학 등 10개 분야 그룹이 활동합니다. 비판적 탐구정신 함양을 위해 매월 ‘이달의 고전’을 선정, 독서를 권장하는 ‘고전읽기 프로그램’, 1,․2학년 희망자를 대상으로 원어민과 함께 사회과학 원서를 읽고 토론하는 ‘사회과학 원서 읽기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천국제고만의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국내 여러 대학들과의 협력을 통해 진행되며, 창의․융합을 키워드로 미래핵심 역량을 높이고 학생 스스로 자신의 진로에 맞는 학습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특징이 있습니다.”

Q.  매년 우수한 입시경쟁력을 보이는 것도 인천국제고의 자랑입니다.
“위에 소개했듯 학생들이 품은 다양한 자질과 역량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한 인천국제고 학생들의 우수성을 많은 대학이 인정해주고 있습니다. 첫 졸업생 배출 이래 인천국제고는 매년 서울 소재 상위권대학에 100여 명 이상이 진학하는 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국 국공립 특목고를 통틀어도 최상위권에 자리합니다. 다만 수능 성적만 놓고 보면 전국 3~4위권인 우리 학생들이 내신에서의 불이익으로 여전히 대입전형에서 저평가 받는 상황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단순히 내신등급과 성적만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닌, 역량 있는 예비대학생, 사회를 이끌어갈 준비된 인재인 우리 인천국제고 학생들의 역량을 대학이 제대로 인정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대학 입시 준비에 모범이 될 만한 학생 사례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특목고 학생은 우수한 성적을 이미 갖고 있어 무조건 명문대에 자동입학 하는 것은 아님을 사례로 말씀드렸으면 합니다. 입학 초 중위권 성적이었고 가정형편 탓에 사교육을 받기도 부담스러웠지만, 학교 정규수업에 충실히 임해 연세대학교와 육군사관학교에 합격한 학생 이야기입니다.
이 학생은 성적이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학교생활(수업, 활동)에 성실했습니다. 방과 후 학교를 비롯해 정규수업 몰입도가 높았고 부족한 부분은 늘 교무실에서 질문을 통해 해결하려 힘썼습니다. 교사의 답변을 통해 의문을 해결, 한 단계씩 지적 역량을 향상시켰고 5등급이었던 내신은 3학년 1학기에 3등급 중반으로 높아졌습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던 모습에 비춰보면 서울대에 진학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1학년 때부터 단 한 번도 흐트러지지 않고 성실한 자세로 학교 수업을 통해 성장해 온 결과가 나와 대견했습니다. 학생과 교사의 노력, 학교의 우수한 프로그램이 조화를 이룬 성과여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Q.  인천국제고를 비롯한 특목고가 품은 교육적 가치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교육의 다양성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일반고등학교에서는 위에 소개한 인천국제고의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기에 실질적인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것을 우열의 개념이라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어 안타깝습니다. 특목고에 입학한 학생들은 저마다 다양한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특성과 우수한 능력을 발굴하고 잠재적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해 인재로 양성해야 할 역할이 특목고에게 있습니다. 인재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고 사회에 나가 능력을 발휘해 사회에 다시 환원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야말로 특목고가 추구해야 할 근본 목표라고 봅니다.”

Q.  자율형사립고 재지정 평가로 교육계 전반이 어수선합니다. 이에 관한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절대적 평등이라는 것이 오히려 능력 있는 학생들이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 건 아닌지 되묻고 싶습니다. 인간의 다양성을 인정한다면 교육 또한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돼야 합니다.
(일반고에서) 우수한 집단만을 따로 구성해 더 많이 가르치는 것은 불평등을 초래하지만, 다른 역량을 가진 학생들에게 적성과 특기에 맞는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은 차등이 아닙니다.
현재 외고나 국제고의 선발방식으로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절대 선발할 수 없습니다. 영어성적(절대평가)만으로 선발하기에 특출나게 우수한 학생들만의 집단 또한 아닙니다. 선발과정이 존재하기에, 학업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입학하지 않는 것뿐입니다. 특목고가 입시 전문기관으로 전락했다는 세간의 평은 매우 큰 오해입니다.”

Q.  특목고가 우수한 교육기관으로 자리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우선 학교는 설립 취지에 맞는 교육과정을 실현해야 합니다. 외고나 국제고, 과학고가 이름에 걸맞은 교육의 다양성을 추구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대학 또한 특목고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의 능력을 인정하고 입시에 반영해야 합니다. 한 예로 과학고는 교육과정을 이수한 것만으로 90% 이상의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할 수 있지만 외고와 국제고는 그렇지 못합니다.”

Q.  현 입시제도와 교육 개혁에 관해 당부하고픈 말씀이 있다면.
“정권이 바뀌더라도 교육정책은 지속성을 갖고 유지돼야 합니다. 과거 정권에서 만든 교육정책은 정권이 교체되는 동시에 바뀌어 버리는 경우가 매번 있어 왔습니다. 문제점이 있으면 보완해 나가야지 통째로 정책 전체를 엎어버리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입시 제도도 그렇습니다. 수시전형이 없어지면 지방의 일반고등학교 학생들이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 봅니다. 현재 정시도 (재학생이 아닌) 졸업생들을 위한 선발방식으로만 존재가치가 희석돼 있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정시든 수시든 문제가 있다고 무조건 없애기 보다는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Q.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 학교 신입생 입학설명회나 입학식 때 제가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라면 절대로 인천국제고에 입학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대학 진학은 학생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과정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학교생활 동안 자신의 꿈을 가지거나 최소한의 방향을 잡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성공과 실패의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대학입시는 성공과 실패의 기준이 절대 되지 않습니다. 학생 뿐 아니라 우리 교사들, 그리고 학부모들도 당장 대학입시에 발목이 잡혀 우리 학생들이 제 꿈을 제대로 펴보지 못하고 책상머리에 갇혀 지내는 고등학교 생활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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