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믿는 자신감…수험생의 큰 자산
‘나’를 믿는 자신감…수험생의 큰 자산
  • 이승환 기자
  • 승인 2019.08.27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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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티처] 김형준 숭의여자고등학교 교사

“학생 곁에서 믿음 주는 교사로 남고 싶어”

 

[대학저널 이승환 기자] 20년차 국어교사이자 오랜 고3 담임 노하우를 바탕으로 tbs 교통방송 ‘상담 받고 대학가자’ 상담교사, EBSi ‘대입상담실’ 온라인 상담교사로 활동하고 최근에는 ‘자소서 끝판왕’, ‘면접 끝판왕’을 공동 집필하는 등 진로진학 분야 베스트 티처로 이름을 알리는 이가 있다. 숭의여자고등학교 김형준 교사다. 그런데 오랜 기간 교직에 몸담아온 진학지도 전문 교사라면 교직을 택한 계기나 자부심이 대단할 거란 애초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사실 그의 꿈은 교사가 아니었다.

 

“아버지는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 어머니와 고모, 작은 할아버지 모두 교직에 몸담았던 교육자 집안에서 자랐지만 제 장래희망은 전혀 다른 영역에 있었어요. 어린 시절에는 누구나 한 번씩 그렇듯 ‘우주의 제왕’이 되고 싶었고 역사에 관심이 많아 ‘역사학자’, 우주와 별에 꽂혀 ‘천문학자’, 체육을 잘하니 ‘스포츠교육인’으로 방황(?)을 거듭했죠. 결국 친구들은 진로를 정하고 입시에 집중하던 고3 2학기가 돼서야 ‘한국교원대학교’를 알게 됐습니다. 한국교원대로 진로를 택한 건 사실 교사를 꼭 하겠다는 마음에서는 아니었어요. 집을 떠나 기숙사 생활을 하면 인생을 더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겠다는 현실적인 요인이 컸습니다.”


늦게 택한 진로…제자들과 눈높이 맞출 수 있는 값진 경험
진로에 관한 부단한 고민, 친구들보다 한참 늦게야 비로소 갈 길을 결정한 그의 고교 시절 경험은 한편으로 지금 그가 담임을 맡고 있는 3학년 학생들이 맞닥뜨린 어려움을 오롯이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자산이 됐을지도 모른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제 경험에 비춰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교직은 천직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이 직분을 끝내기 전까지 어려움이 지속되기 때문은 아닐까요? 모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우리 학생들이 품은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 나가려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 그 자체가 어려움인 것 같습니다.”
교직에 회의감이 든 적도 물론 있었다. 불과 몇 해 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교내 생활안전부장을 맡았을 때다.
“다른 학교에 비해 규율이 엄격한 편입니다. 생활안전부장을 맡으며 아침부터 학생들과 불편한 만남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내가 왜 이런 행동을 하나’, ‘내가 교사가 맞나’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지만 ‘몸에 맞지 않는 옷’을 너무 오래 입고 있는 느낌이었죠. 올 2월 다시 고3 담임을 맡으며 ‘직업 만족도가 급상승했다’ 생각했습니다.”
학생들과 부대끼며 교직에 있는 건 아마도 ‘선생님이 되길 참 잘 했다’ 느끼는 순간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졸업한 제자들이 힘겨운 상황을 이겨내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 기특함을 넘어 고마움을 느낀다.
“첫 담임 반에서 회장을 했던 제자가 제가 사는 지역의 초등학교 교사로 있습니다. 남편과 아이들을 데리고 찾아왔는데, 제자도 그렇지만 아이들이 어찌나 예쁜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였어요. 17, 18살 때 만난 제자들이 엄마가 된 모습을 보면 늘 그런 마음입니다. 한 제자는 제 아이 학교 교사로 있더라고요. 이 자리가 인간관계 측면에서 참 매력적이라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나만 믿어라’, ‘나를 믿어라’…자신감은 수험생의 큰 자산
20년 교직생활을 하며 품은 교육철학을 묻자 그는 10년 전 스승의 날 학생들이 지어준 별명을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독재 형준이.’ 급훈을 정할 때 학생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듯 하면서도 결국은 독재자처럼 마음대로 결정한 일로 얻은 별명이다. 그해 급훈은 ‘나만 믿어라’였다. ‘독재자답네’ 생각할 수 있지만 중의적인 의미를 품고 있다.
“급훈 속 ‘나’는 담임이자 학생 자신입니다. 고3 수험생들은 입시가 다가올수록 초조함과 조급함으로 자신에 대한 신뢰가 떨어집니다. 그 친구들의 자신감을 유지시켜 주고 자신만을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급훈을 정했습니다. 맹목적일지라도 항상 자신감을 갖자고 당부합니다.”
수능이 채 80일도 남지 않은 이 시기 그가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건 첫째가 ‘자신감’ 둘째는 ‘체력’이다. 비단 고3 뿐 아니라 내년, 내후년 시험을 치를 학생들에게도 중요하다고 전한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있는데다 수면시간은 부족합니다. 그 체력으로는 공부 못 해요. 적어도 사흘은 30분 이상 운동하라고 권합니다. 시간이 없다는 학생들에게는 운동화 신고 걸어서 등하교 하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 중 하나인 지금을 온전히 버텨낼 수 있습니다.”
그는 고3 2학기는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시기가 아니라며 수험생들은 지금까지 공부해 온 것들의 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총 정리하는 기간으로 삼아야 한다 당부했다. 구체적으로 국·영·수에 비해 빠른 시간에 정리할 수 있는 탐구영역에 대한 개념과 내용을 완벽하게 해 두는 것도 방법이라는 팁도 전했다.
“이제 수험생들은 희망하는 대학을 결정하고 교사와의 상담을 서둘러 마무리지어야 합니다. 특히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학생들은 불안한 마음에 여러 명의 선생님들께 첨삭을 부탁하는데 제 기준에서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사공이 많아집니다.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선생님의 도움을 우선으로 받아 작성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고3 담임만 횟수로 8년째인 그는 입시제도가 자주 바뀌고 대학별 전형절차와 형식도 복잡해지면서 입시철이면 교사들은 학생들의 진학 지도에 과부하가 걸리게 마련이라고 전한다. 공정하고 효율적인 입시제도로의 개선도 좋지만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간소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말 성실하고 괜찮은 친구인데 유독 성적만 부족한 친구들이 학급에 한 명 이상 꼭 있습니다. 인성이 보장된 이런 학생들을 위한, 전적으로 교사의 추천서만으로 선발해 주는 전형이 있었으면 합니다. 대학, 고등학교, 교사, 학생 모두의 신뢰가 전제되어야 하지만 이런 전형이 있으면 건강한 사회를 이끌어가는 인재를 양성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국어 전공 탤런트 살려 봉사하고 싶어
최근 발간된 ‘자소서 끝판왕’과 ‘면접 끝판왕’ 공동 집필은 ‘오늘과 내일의 학교’ 밴드에 우연히 가입한데서 비롯됐다. 그는 “오늘과 내일의 학교 선생님들을 비롯한 모든 회원들이 재능 기부에 나서는 모습에서 열정과 순수함을 느낄 수 있었다”며 “오늘과 내일의 학교가 진로·진학에 부담을 갖고 있는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본다”고 밝혔다.
4년 만에 다시 맡은 담임이라 아직도 조·종례 시간이 낯설다는 그는 지금처럼 학생들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늘 한결같이 교직생활을 이어 나가고 싶다고 했다.
“틈틈이 짬을 내 한국어교원자격증을 취득했고, 이제 수어동시통역사 공부도 하려고 합니다. 이주노동자나 다문화가정 아이들, 장애가 있는 이들이 국어를 공부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 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외국어도 배워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고픈 꿈도 간직해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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