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교과형 논술 완전 정복4
통합교과형 논술 완전 정복4
  • 대학저널
  • 승인 2011.10.0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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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의 핵심은 차이점 서술에 있다"

 

 글_ 김성호(아이드림논술학원 원장)

흔히 통합교과형 논술고사의 첫 번째 문제로 등장하는 것이 비교 논제다. 때론 공통점과 차이점을 설명하라고 묻기도 하고, 비교·분석을 요구하기도 하며, 차이점을 비교하라고도 한다. 모두 비교 논제라고 하겠다. 비교의 사전적 정의는, ‘둘 또는 그 이상의 사물이나 현상을 견주어 서로 간의 유사점과 공통점, 차이점 따위를 밝히는 일’이다. 그러니 비교하라는 문제는 뒤집어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는 문제라고 이해해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비교 대상이 아무런 공통점도 갖고 있지 않은 경우, 비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하지만, 뚜렷이 구분되는(대개는 상반되는) 차이점이 없을 경우, 비교하라는 말은 또 다른 넌센스가 된다. 공통점과 차이점 중 어느 쪽이 중요할까?

정답은 차이점이다. 적지 않은 경우, 공통점은 대개, 유사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수준을 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이 제시문들은 대립하는 상황을 해결하는 서로 다른 방식에 관한 것들이다.’라는 식이다. 그래서 일부 논제들에선 이런 공통점을 아예 밝혀주면서, 차이점을 논술하라고 묻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니, 비교 논제에 답할 때는 늘, 차이점을 강하게 부각시켜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필요하다. 흔히 비교 대상의 제시문들은 2개나 3개로 구성된다. 4개 이상의 제시문들을 비교하라는 문제도 가끔 등장하나, 이 경우는 대개 상반되는 2개의 입장들로 분류하여 비교하길 요구하므로 제시문 직접 비교 문제와는 다르다.

두 제시문 비교의 원칙
두 제시문을 비교할 때는, 상반되는 하나의 특징만 서술하는 안일한 사고습관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 대개 이건 한 눈에 보이는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가능한 한 여러 개의 차이점들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나서 우선 순위를 매겨, 중요한 차이점과 부차적인 차이점을 구분하여 제시하는 게 필요하다. 이렇게 여러 차이점들을 찾아서 대비하는 것이 학구적인 자세라는 것을 잊지 말라. 이건 어떤 학문에서도 필요한 기본적인 자세란 걸 명심하길 바란다. 만약, 공통점과 차이점을 묻는 문제라면, 공통점을 서술하는 문단과 차이점을 서술하는 문단을 구분하여 제시하는 것도 논지를 더욱 간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란 걸 잊지 않아야 한다.

세 제시문 비교의 원칙
세 제시문을 비교할 때는, 심사숙고해야 한다. 일단 두 제시문씩 비교하게 되면, A와 B 비교, B와 C 비교, A와 C 비교의 세 가지가 필요하다. 네 제시문 비교에 이 방법을 적용하면, 즉 6개의 조합이 가능하다. 이런 비교를 시작하게 되면, 곧 수습하기 곤란한 카오스 상태에 빠지기 십상이다. 뭔가 잔뜩 비교하고 있는데, 도무지 무슨 말을 하는지 갈피를 잡기 어렵게 된다. 그러니 이렇게 둘씩 비교하는 방법은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그래서 이런 세 제시문 비교 시엔 제시문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비교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가능한 첫 번째 방법은, 뚜렷이 구분되는 핵심어(키워드)를 부각시키면서 비교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 방법은, 일정한 비교의 기준을 제시하면서, 다각도로 비교하는 것이다. 세 번째 방법은, 1 : 2로 크게 대비한 후, 같은 입장의 두 제시문을 다시 비교하는 방법이다. 이 세 가지 방법을 잘 적어서 개별 사례에 적용해 보기 바란다. 어느 쪽이 더 적합한지는 제시문들 구성에 따라 다르니, 신중히 판단을 내려야 한다.

<이달의 미션>

아래 논제를 읽고 논술문을 작성해보자. 세 개의 제시문을 어떻게 비교할 것인지 신중히 판단한 후에 구상을 가다듬어야 한다. 연세대학교 2010학년도 예시문제다. 예시답안을 첨부하니, 먼저 자신의 답안을 작성한 후 비교해보기 바란다.

아래의 제시문을 읽고 문제에 답하시오.

<제시문 가>
연민은 우리가 고통 받는 자의 입장에 서서 느끼게 되는 감정이다. 이 감정은 미개인에게는 형체가 뚜렷하지는 않지만 강렬하게 나타나고, 문명인에게는 그 윤곽이 선명하지만 미약하게 나타난다. 연민은 고통을 목격하는 동물이 스스로를 고통을 당하고 있는 동물과 동일시하면 할수록 더욱 강해질 것이다. 그런데 이 동일시하는 성향이 이성이 지배하는 상태보다 자연 상태에서 훨씬 깊었으리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기심을 낳게 하는 것은 이성이다. 그리고 이성을 반추하는 것은 이기심을 강화시킨다. 이성은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게 하여 자신을 흔들어놓거나 고통스럽게 하는 외부의 모든 것으로부터 격리시켜준다. (...중략...) 미개인에게는 이러한 훌륭한 재능이 없다. 이성적이지도 현명하지도 못한 그는 바보스럽게도 항상 인간 본연의 감정에 따라 움직인다. (...중략...)

연민이 하나의 자연스러운 감정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연민은 각 개체 안에 있는 자기애의 수위를 조절함으로써 종 전체가 보존될 수 있게 해 주는 감정인 것이다. 남이 고통 받는 모습을 보고 깊이 생각하지 않고 바로 나서서 도와주게 되는 것은 연민 때문이다. 자연의 상태에서는 연민이 법과 도덕과 미덕을 대신해주며, 이때에 아무도 연민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저항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다. 생존에 필요한 것을 다른 곳에서 발견할 가능성이 있는 한, 건장한 미개인이 약한 어린 아이나 노인이 어렵게 획득한 식량을  강탈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연민이다. “남이 해주길 바라는 대로 남에게 행하라”는 합리적이고 숭고한 정의의 원리 대신에, 그다지 완전하지는 못하지만 더 유용하다고 할 만한, 인간은 본래 선하다는 믿음에 기초한 또 다른 원리인 “타인의 불행을 되도록 적게 하여 너의 행복을 이룩하라”를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품게 하는 것이 연민이다. 요컨대 인간이 악을 행했을 때 느끼게 되는 혐오감의 근원은 교묘한 논리에서보다는 오히려 자연의 감정 속에서 찾아야 하며, 이는 교육의 여러 원칙과는 별개로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이성을 통해 덕을 얻는 것이 소크라테스나 그 부류 사람들의 덕택일지는 모르겠지만, 인류의 생존이 개인들의 추론에만 달려 있었다면 종으로서의 인간은 오래 전에 사라졌을 것이다.

<제시문 나>
심리학적 ― 좀 더 엄밀히 말하면 정신분석학적 ― 연구는 인간성의 가장 깊은 본질은 원초적 성격을 가진 본능적 충동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인간이 가진 충동은 모두 비슷하며, 그 목적은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이 충동 자체는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충동이 인간 공동체의 욕구 및 요구와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우리는 충동과 그 발현을 선과 악으로 구분한다. 사회가 악이라고 비난하는 충동 ―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이기적인 충동과 잔인한 충동을 들 수 있다 ― 이 모두 이러한 원초적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을 마땅히 인정해야 한다.
(...중략...)

‘악한’ 본능을 변화시키는 것은 같은 방향으로 작용하는 두 가지 요인 ― 내적 요인과 외적 요인 ― 이다. 내적 요인은 에로티시즘 ― 가장 넓은 의미로 해석하면 사랑에 대한 욕망 ― 이 악한(이기적인) 본능에 행사하는 영향력이다. ‘에로틱한’ 요소가 섞여들면, 이기적 본능은 ‘사회적’ 본능으로 바뀐다. 우리는 남에게 사랑 받는 것을 커다란 이익으로 평가하는 법을 배우고, 사랑 받기 위해서라면 다른 이익은 기꺼이 희생해도 좋다고 생각하게 된다. 외적 요인은 가정교육이 행사하는 강박이다. 가정교육은 문화적 환경의 요구를 나타내며, 성장한 뒤에는 그 환경의 직접적인 압력이 계속해서 외적 요인을 이룬다. 문명은 본능의 만족을 포기함으로써 얻어진 것이고 문명세계에 새로 들어오는 모든 사람에게도 그것을 포기하도록 요구한다. 개인이 평생을 살아가는 동안 외적 강박은 끊임없이 내적 강박으로 대치된다. 문명의 영향은 이기적인 경향에 에로틱한 요소를 첨가하여 그것을 이타적이고 사회적인 경향으로 바꾸고 그런 변화는 계속 늘어난다. 결국 인간이 발달과정에서 느끼는 모든 내적 강박은 원래 ― 즉 ‘인류의 역사’에서 보면 ― 하나의 외적 요인에 불과했다고 가정할 수도 있다. 오늘날 태어나는 사람은 이기적 본능을 사회적 본능으로 바꾸는 경향을 어느 정도는 유전적 소질로 갖고 있다. 이러한 소질은 조금만 자극을 주어도 이기적 본능을 사회적 본능으로 바꾼다. 본능을 더 많이 변화시키는 것은 개인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이룩해야 하는 일이다. 이처럼 인간은 당면한 문화적 환경의 압력을 받을 뿐만 아니라 조상들의 문화적 역사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제시문 다>
코스타리카에서 조사를 하고 1983년 캘리포니아로 돌아온 생물학자 제럴드 윌킨슨은 조금은 섬뜩한 얘기를 보고했다. 그가 코스타리카에서 연구한 흡혈박쥐는 낮에 고목에 매달려 있다가 밤이 되면 짐승들을 찾아가 몰래 살갗에 작은 절개창을 내고 조용히 피를 빨아먹는다. 그러나 마땅한 대상을 찾지 못하거나 찾았다 해도 상대에게 들켜서 피를 빨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배를 자주 곯는 불안정한 생활을 한다. 노련한 박쥐는 열흘에 하루 꼴로 이러한 불행을 겪지만 어리고 미숙한 박쥐는 보다 자주 굶게 된다. 박쥐는 60시간 동안 피를 먹지 못하면 아사 위기에 처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박쥐들은 하루 필요량 이상의 피를 빨아두었다가 잉여분을 다시 토해내서 다른 박쥐에게 줄 수가 있다. 이런 좋은 해결책이 있지만, 박쥐의 처지에서 본다면 이것은 하나의 딜레마이다. 여분의 피를 서로 나누는 박쥐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 박쥐들보다 이익이다. 그러나 먹이를 얻기만 하고 주지 않는 박쥐가 가장 큰 이익을 얻으며, 주기만 하고 받지 못하는 박쥐는 가장 큰 손해를 본다.

박쥐는 같은 장소에 여러 마리가 함께 서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들의 수명은 8년 이상으로 제법 길기 때문에 특정 상대와 여러 차례 게임을 반복할 기회가 있다. 통계적으로 볼 때, 한 장소에 사는 박쥐들이 가까운 친족은 아니기 때문에 이들의 아량을 친족애로 설명할 수는 없다. 윌킨슨은 박쥐들이 맞대응 게임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과거에 피를 제공한 박쥐는 그 상대로부터 피를 보답 받는다. 남은 피를 주지 않은 박쥐는 다음에 피를 얻지 못한다. 박쥐들은 이 규칙을 성실하게 준수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서로 털을 손질해 주는 행위는 아마도 이 규칙을 강제 이행하기 위한 것으로 짐작된다. 그들은 서로의 깃털을 손질해 줄 때 피를 저장하는 위가 있는 부위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인다. 그 때문이라도 포식으로 불룩해진 배를 다른 박쥐에게 들키지 않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속임수를 쓰는 박쥐는 쉽게 적발된다.

<제시문 라>

 

흰색 동그라미: 이기적인 쥐
검은색 동그라미: 이타적인 쥐
          [그림: 쥐의 생식 모형]
어느 가을 들녘을 상상해 보라. 한 해 동안 땀 흘려 추수를 하고 나서 볏짚들을 들판에 쌓아놓았다. 볏짚 더미는 들쥐들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보금자리이다. 각 볏짚에 두 마리의 들쥐가 서식을 시작했다고 가정해보자. 쥐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한 부류는 같은 볏짚 내에 살고 있는 다른 쥐들을 돕는 이타적인 쥐들이며, 다른 부류는 남을 도울 줄 모르는 이기적인 쥐들이다.

 

그림에서 세모는 볏짚을 나타낸다. 그 속에 그려진 조그만 동그라미는 각각의 볏짚 속에 서식하는 쥐들이다. 검은색은 이타적인 쥐를, 흰색은 이기적인 쥐를 각각 나타낸다. 그리고 밑에 그려진 동그라미들은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 볏짚을 제거했을 때 각 볏짚에서 나온 쥐들 중 1세대인 부모세대를 제외한 번식 결과를 나타낸다.

두 마리의 이기적인 쥐들에 의해 점유되었던 첫 번째 볏짚에서는 두 마리의 이기적인 쥐들이 나왔다. 한 마리의 이기적인 쥐와 한 마리의 이타적인 쥐에 의해 점유되었던 두 번째 볏짚을 제거하자 거기서도 두 마리의 이기적인 쥐들만 나왔다. 반면 두 마리의 이타적인 쥐들이 서식하던 볏짚에서는 올망졸망 많은 수의 이타적인 쥐들이 나왔다.

이 모형은 개인선택과 집단선택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각 볏짚은 집단을 나타낸다. 볏짚 내부에서는 개인선택이 진행되었다. 두 번째 볏짚을 보면 이기적인 쥐들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쥐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타적인 쥐들이 모두 없어져버리고 말았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집단선택과정을 통해서는 이타적인 쥐들이 전체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즉 이타적인 쥐들이 많은 집단(볏짚), 정확히 말하면 이타적인 쥐들만 사는 볏짚에서는 더 많은 쥐들이 태어날 수 있었고, 그렇지 않은 집단에서는 오직 두 마리의 쥐들만이 태어날 수 있었다. 각 볏짚에 이타적인 쥐들이 얼마나 많이 포함되어 있느냐에 따라 집단이 얼마나 번성하게 되는지가 결정되고, 그 결과 전체적으로 이타적인 쥐의 비율이 증가할지 안 할지도 결정된다. 바로 이것이 집단선택과정이다.

문제 1】
제시문 가, 나, 다는 이타적 행위에 대해 서로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 그 차이점을 비교·분석하시오. (30점: 800자 내외로 쓰시오.)   

문제 2】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기업들의 거액 기부가 증가하지 않는 대신 개인들의 소액 기부는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한국에서 구세군 자선냄비의 모금액이 경제위기 상황인 2008년에 사상 최대치에 달했다고 한다.
이타적 행위에 관한 제시문 가, 나, 다의 해석 가운데 가장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것 하나를 선택하여 위의 예시에 나타난 기업과 개인의 기부 행태를 설명하시오. (30점: 800자 내외로 쓰시오.)

문제 3】
제시문 라에서 “다수의 이타적인 쥐로 구성된 집단만이 종족 번성의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제시문 가, 나, 다의 핵심 논점을 활용하여 이러한 주장을 반박하시오. (40점: 1,000자 내외로 쓰시오.)

논제해설】 
이 문제는 한 사회가 공동체로 존속하기 위해 필요한 덕목의 하나인 이타심이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될 수 있는가를 논의하려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 만약 모든 개인이 이기적 태도로 살아가게 되면 사회의 구성이 힘들거나 비록 사회가 구성된다고 하더라도 수많은 갈등과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타심은 공동체 구성의 필수요소로 간주된다. 이러한 이타심은 여러 근원으로부터 나올 수 있다. 이타심은 때로는 타인에 대한 동정심이라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의 발로이기도 하고, 때로는 인간이 살아오면서 받은 교육과 사회적 압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인간의 행동이 기본적으로 개인의 이익추구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 제기되면서 이타심의 근원이 이기심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주장도 제시되고 있다.

이 문제는 이타심에 대한 이러한 다양한 주장들을 비교하고 각 주장이 가진 현실적 적합성을 따져볼 것을 요구한다. 수험생은 우선 제시문의 분석을 통해 이타심에 대한 다양한 주장의 차이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하는데, 특히 개인들이 이타심을 갖게 되는 동기가 무엇이며 이렇게 형성된 이타심이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는지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특정한 사회적 현상(기부행위)을 제시문에서 보여준 다양한 이타심의 동기에 근거하여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더 나아가 이타심의 다양한 형태 및 근원에 대한 논의에 의거하여 생물계의 진화를 설명하는 이론모형을 비판적으로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1. 【문제 1】 해설
문제 1은 제시문 가, 나, 다를 이타적 행위에 대한 해석을 중심으로 읽고 그 차이점을 분석하기를 요구한다. 제시문 가, 나, 다는 인간 혹은 동물 사이에서 나타나는 이타적 행위의 동기와 작동방식에 대해 서로 다른 설명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타적 행위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는 조건들에 대해서도 상이한 설명을 내놓는다. 또 그러한 설명들은 인간이나 동물의 본성에 대한 특수한 이해에 토대를 두고 있기도 하다. 출제자는 수험생들이 아래 제시한 차이점들 가운데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때 차이점들을 무원칙하게 나열하지 않고 일관된 기준을 가지고 논리적으로 비교하면 훌륭한 답안이 된다. 

※ 동기의 차이
<제시문 가> 상대방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타인 지향적)
<제시문 나> 상대방에게 사랑을 받거나 사회적으로 비난받지 않기 위해(타자 혹은 사회의 인정) 
<제시문 다> 상대방을 돕는 행위가 궁극적으로 자신의 이익이 되므로(자기 중심적)

※ 작동 방식의 차이
<제시문 가> 고통 받는 사람에 대한 공감 혹은 감정이입을 통해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를 하게 된다.
<제시문 나> 가정교육과 문화적 환경(사회)의 강박이 스며들어(내면화되어) 이기적인 본능을 변화시키거나 포기하게 됨으로써 남을 돕는 행위를 하게 된다. 
<제시문 다> 내가 도움을 주면 상대도 내게 보답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므로 남을 돕는 행위를 한다.

※ 인간관의 차이
<제시문 가> 연민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이타적 행위는 인간 본성의 자연스러운 발현이다.
<제시문 나> 인간에게는 자신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본능적 충동이 있는데, 다른 욕망이나 사회의 요구가 이러한 이기적 본능의 만족을 포기하게 만든다. 본능이 제어되어야만 이타적 행위가 가능하다.
<제시문 다> 동물(혹은 인간)은 어떤 경우에나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 개체들이 서로 돕거나 협동을 하는 이유는 이기적인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 이타적 행위를 촉진하거나 저해하는 조건의 차이
<제시문 가> 이성과 합리성, 추론의 능력을 발전시키는 교육이나 문명화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의 발현을 억제한다.
<제시문 나> 문명화될수록 이기적 본능을 이타적(사회적)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능력이 강화된다.
<제시문 다> 개체들은 게임(상호적 행위)의 반복을 통해 호혜성의 규칙을 습득하게 된다.

2. 【문제 2】 해설
문제 2는 이타적 행위를 설명하는 모델로서 가장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제시문 가, 나, 다 가운데 선택해서 예시한 사회현상을 설명하기를 요구한다. 여러 가지 답변이 가능하지만, 자신의 주장을 일관된 논리로 설득력 있게 제시하면 훌륭한 답안이 된다. 다음은 가능한 답안 방향이다.

※ <제시문 가>를 선택할 경우 
<제시문 가>의 관점에 따르면, 기부행위는 고통 받는 다른 사람에 대해 생기는 연민에서 일어난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기업의 거액기부가 증가하지 않는 이유로는, 이익을 추구하는 계산적·합리적 주체인 기업은 위기 상황에서 더욱더 자신의 이익(이기심)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기업의 경우와는 달리, 개인들에게서는 경제위기 시에 오히려 경제적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 대한 동일시가 더 강하게 일어날 수 있다. 위기 상황에서는 자기 보존을 위한 이기심이 커질 수도 있지만 타인의 고통에 더욱더 민감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때 사람들은 이성보다는 연민과 동정심에 따라 행동하게 된다. 자선냄비 옆을 지날 때, 자신의 손익 계산을 하기 전에 손은 이미 지갑을 열려고 움직일 수 있다.

※ <제시문 나>를 선택할 경우 
<제시문 나>의 관점에 따르면, 사회적 규약, 제도 또는 관습이 이기적 충동을 억압함으로써 기부행위가 가능해진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공동체나 사회는 구성원들에게 혼자만 잘 살겠다는 이기적 충동을 억제하도록 강하게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사회나 학교에서 ‘연대성’에 대한 요구 혹은 압력은 보통 기업보다는 개개인을 향하는 경향이 강하다. 도덕적 의무나 요구를 내면화한 개인들은 위기상황이 야기한 절박한 요청에 더욱 적극적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느낄 것이다.

영리적 주체인 기업의 경우는 위와 다르다. 위기 상황에서는 사회적 평판이나 인정에 대한 욕구가 영리적 욕구를 조절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자신의 기본적 욕구(경제이윤)에 더욱 충실하게 될 것이다. 또한 한국에서는 기업의 기부 문화가 상대적으로 덜 정착되어 있기 때문에 경제위기 시에 기업의 기부는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

※ <제시문 다>를 선택할 경우
<제시문 다>의 관점에서 볼 때 기부행위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상대방을 돕는다면 이후 자신이 어려울 때 상대방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기반한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경제위기 시에 개인들의 기부행위가 활발해지는 이유는, 호혜성의 규칙에 대한 믿음으로 설명할 수 있다. 사람들은 어려운 시기에 상대방을 돕는 행위가 장기적인 측면에서 경제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또 전체 경제의 차원에서 보자면, 다른 구성원들의 극한적 빈곤 상태는 자신의 이익에도 반하는 결과를 야기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도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 보자면, 기업의 기부행위는 시혜-수혜의 논리에 의해 작동하며 호혜의 논리가 작동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적다. 기업이 기부행위를 통해 얻는 직접적 혜택은 기업의 평판을 높이거나 좋은 이미지를 심는 것이다. 물론 이는 장기적으로는 경제이익과 연관된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은 이러한 장기적 이익에 관심을 기울일 여유가 없을 것이다. 경제위기 시에는 기업이 기부를 통해서 기부 대상과 호혜적 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더욱 줄어든다.

3 【문제 3】 해설
문제 3은 제시문 가, 나, 다에 나타난 이타성에 대한 논의에 의거하여 제시문 라에서 도출한 주장을 반박하기를 요구한다. 이타성에 대한 다양한 논점들을 가능한 한 많이 활용하여 제시된 주장을 논리적으로 반박하면 훌륭한 답안이 된다. 다음은 가능한 답안 방향이다.

※ <제시문 가>에 의거한 반박
<제시문 가>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인 연민이 자기애의 수위를 조절하여 종 전체를 보존해준다고 말한다. 학습이 아닌 본성 또는 자연적 감정에 의해서 이타성이 생기게 된다는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남을 위해 계속 희생하는 다수의 이타적 쥐로 구성된 집단만이 종족 번성의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수긍하기 어렵다. 약육강식의 동물생태계에서 이타적인 종이 이기적인 종보다 종족번식이 용이하다는 가정은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제한된 환경의 배양능력을 고려하면 이기적인 종이 오히려 경쟁력이 있고 따라서 생존과 번성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 <제시문 나>에 의거한 반박
<제시문 나>에 따르면 교육, 훈련 등 일련의 문명과 도덕 학습을 통해 이기심을 극복함으로써 이타성이 증가하게 된다. 두 번째 볏짚의 이타적인 쥐들이 (이기적인 쥐들에게 양보하느라 먹지도 못하고) 멸종될 것이라는 <제시문 라>의 주장은 이러한 문명 훈련, 학습을 통한 이타성 증진의 가능성을 지나치게 낮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타적인 쥐들만 사는 집단보다 이타적 쥐와 이기적 쥐가 함께 사는 집단에서 교육과 학습의 기회가 더 많을 수 있으며 따라서 그러한 집단이 더 번식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제시문 나>에 의거하면, 종족의 번성 여부는 이타적인 구성원이 얼마나 많은가가 아니라 구성원들에게 학습의 기회가 얼마나 많이 주어지느냐와 학습결과의 내면화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다.

※ <제시문 다>에 의거한 반박
<제시문 다>도 다수의 쥐들이 이타적이어야만 종족 전체가 번성할 수 있다는 가정을 반박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효과적인 교환관계 게임의 반복을 통해서 이타적 행위가 생겨난다는 <제시문 다>에 주장에 따르면, 집단 전체의 번성은 이기적인 쥐와 이타적인 쥐가 각각 얼마나 있느냐에 달린 것이 아니라 그 집단의 구성원들이 반복적인 호혜성 게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경험했느냐에 달려 있다. 따라서 종족번성의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이타적 쥐의 수가 많을 때보다는 이기적 계산을 통해 이타성을 키워가는 호혜성의 반복 실험이 종족 전체에 공유될 때라는 반론을 제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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