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정원 자율감축, 지방대 죽이는 '비수'될 것"
대학들 "정원 자율감축, 지방대 죽이는 '비수'될 것"
  • 신효송 기자
  • 승인 2019.08.08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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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부터 정원감축 대학 자율에 맡겨
지방대 황폐화 우려…경쟁력 있는 지방대 덩달아 피해 예상돼
대학혁신 지원 방안 발표 현장 (출처: 교육부)

[대학저널 신효송·임지연 기자] 향후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정원감축을 대학 자율에 맡기기로 결정되자 지방대학들이 '지방대 죽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경쟁력 있는 지방대학들의 피해가 예상되면서 불만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교육부는 지난 6일 '대학혁신 지원 방안' 발표에서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계획을 언급했다.

앞서 교육부는 대학기본역량진단의 전신인 2015년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통해 대대적인 대학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교육부에 따르면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통해 2013학년도 대비 2018학년도 입학정원이 4만 4000명 감축됐다. 2018년 진행된 2주기 대학기본역량에서는 2021년까지 총 정원 1만 명 감축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감축은 1주기에는 A~E, 2주기에는 자율개선대학, 역량강화대학 등 대학별 등급을 매기고, 등급별로 정원을 줄이지 않거나, 일정 비율 줄이는 방향으로 유도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는 정부가 더 이상 인위적 정원감축을 하지 않고,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원을 조정할 계획이다. 대신 평가지표에 신입생·재학생 충원율 비중을 강화하는 것으로 대체된다.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대학입학 자원은 약 49만 7000명이며, 2024년에는 37만 3000명으로 나타났다. 현행 입학자원 수준을 유지할 경우 12만 4000명이 부족하다. 입학자원 부족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충원율을 높이려면 각 대학이 상황에 맞게 입학정원을 조정할 것이라는게 교육부의 판단이다.

하지만 이번 발표 이후 대학가에서는 "말만 자율이지, 사실상 대학에 구조조정을 떠넘긴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자율적 감축이 수도권대학 선호현상을 부추겨 경쟁력 있는 지방대학에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도 있다. 1~2주기 때 높은 등급을 획득해 정원감축을 피한 지방대학도 3주기 때는 대대적인 정원감축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지방 사립대 관계자는 "이번 계획은 지방대학에 매우 불리한 것으로, 지방대 죽이기가 더욱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2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의 경우, 정원 감축이 권역별(수도권, 비수도권), 형태별(국립대, 사립대)로 안배돼 있어 어느 정도 브레이크 역할을 해줬다. 하지만 이번 계획처럼 정원 감축을 자율에 맡긴다면, 그 부담이 지방대에 더욱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지방 사립대 관계자도 "지방대학이 충원율 경쟁에서 수도권 대학에 이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대적인 정원감축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며 "다만 2주기 평가처럼 수도권대학과 지방대학을 분리해 평가하는 방식을 취한다면 납득할 수준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대의 경우 대체적으로 이번 계획을 수긍한다는 입장이다. 한 지방 국립대 관계자는 "교육부도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일 것이다. 기존 평가 방식에 대한 반발이 있어왔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고 밝혔다. 또 다른 지방 국립대 관계자도 "아무리 운영이 잘 되는 대학이라도 학령인구 감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미 내부적으로 정원 감축 얘기가 심심찮게 흘러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측은 "지방대학을 배려해 일반재정지원대학 선정 시 권역 비율을 확대하는 등 지방대학 여건과 특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대학기본역량진단을 추진할 예정"이라 해명했다. 아울러 '(가칭)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사업' 등을 신설해 지역대학과 지자체가 함께 발전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 덧붙였다.

* 공동취재: 신효송·임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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