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폐지, 공교육 정상화로 이어질까?”
“자사고 폐지, 공교육 정상화로 이어질까?”
  • 임지연 기자
  • 승인 2019.07.2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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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저널 임지연 기자] 서울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취소 청문이 지난 24일 중앙고와 한대부고를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 

점수미달로 자사고 지정취소가 결정된 전주 상산고, 경기 안산동산고, 부산 해운대고는 청문에서 자사고 재지정평가 절차가 부당하고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자사고 단계적 일반고 전환이 현 정부의 공약이기 때문에 폐지를 결론을 놓고 부당하게 평가했다는 것이다. 지정취소가 결정된 서울 8개 자사고들도 청문에서 평가지표가 자사고에 불리하게 구성되는 등 이번 운영평가 자체가 불합리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들이 이번 자사고 재지정 평가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로는 ▲신뢰보호의 원칙 ▲절차적 정당성 ▲평가오류 정정 수단 부존재 등이 대표적이다. 이전 평가의 평가 점수가 60점이었던데 반해 이번 평가 점수가 지난해 12월 느닷없이 70~80점으로 올라 신뢰를 침해했다는 것과 평가과정과 평가위원, 청문 등을 공개하지 않아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했다는 것. 그리고 자사고에서 평가오류를 제시하면 판단을 해서 결정하는 절차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없었을 뿐더러 청문에서도 평가오류에 대한 질의가 이뤄졌으나 어떤 대답도 듣지 못해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청문 또한 ‘요식행위’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학교들은 자사고 지정취소가 확정되면 바로 효력정지를 신청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해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이렇듯 재지정 취소된 학교들은 교육부의 재지정 취소 부동의를 얻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중앙고의 경우 일반고로 전환되면 도심에 위치한 탓에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을 것을 토로하기도 했다.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이 학교의 존폐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자사고 일반고 전환에 대한 여론은 폐지 쪽에 손을 들어주고 있는 모양새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에서 지난 6월 자사고·특목고 ‘축소’에 대한 찬반을 조사했을 당시 찬성 43.1%, 반대 37.1%였는데, 이번달에 조사한 ‘폐지’ 찬반에서는 찬성 51.0%, 반대 37.4%로 간격이 더 벌어졌기 때문이다.

찬성 측은 자사고 존재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다. 자사고가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 입시 경쟁 위주의 교육과정을 도입해 고등학교가 서열화 됐고, 아이들이 초·중학교부터 입시 경쟁에 내몰리게 되면서 사교육비 부담도 가중됐다는 것이 이유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24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 취지는 일괄적으로 자사고를 완전히 폐지하거나 교육 다양성을 무시하자는 게 아니라, 모든 학생 한 명 한 명이 일반고에서도 다양한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교육 과정상 일반고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무작정 ‘자사고 죽이기’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고교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사고 폐지가 거론되자마자 ‘강남 8학군의 부활’이 이야기 되는 것은 공교육 정상화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7일 발표한 일반고 수업 선택권 강화 정책을 내놓으며 공교육 정상화에 대한 긍정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하지만 일반고의 질을 높이고 입시 위주 기조를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자사고만 없앤다고 공교육 정상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자사고를 폐지한 의미가 반감되지 않을 보다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정책을 제시해 공교육 정상화에 힘써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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