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천 지역 자사고 평가 결과 9일 발표…갈등 ‘최고조’
서울·인천 지역 자사고 평가 결과 9일 발표…갈등 ‘최고조’
  • 임지연 기자
  • 승인 2019.07.0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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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교 대상, 점수 등 비공개…취소고교는 교육부장관 동의 시 일반고로 전환
최근 취소된 상산고 놓고 의견 분분한 상황…서울·인천 결과 파장 클듯
연합뉴스 사진자료

[대학저널 임지연 기자]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를 둘러싼 찬성 측과 반대 측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특히 서울·인천지역 자사고 13곳의 평가 결과가 9일 공개되기로 예정돼 있어 결론을 둘러싼 갈등과 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서울지역 13개 자사고 재지정 결과 9일 발표
평가위원, 점수 등은 비공개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9일 서울지역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자사고는 5년 마다 운영성과 평가를 통해 재지정 여부가 결정되는데, 서울지역의 경우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70점 이상을 받아야 자사고로 재지정 될 수 있다. 점수 미달 시 자사고 지정 취소 절차가 진행되며 일반고로 전환된다.

올해 평가 대상은 ▲경희고 ▲동성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이대부고 ▲이화여고 ▲중동고 ▲중앙고 ▲한가람고 ▲한대부고 등 13개교다. 현재 서울 자사고들은 최종 평가보고서가 교육청에 제출돼 있고,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 평가결과 심의와 조희연 교육감 결재가 남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교육청은 이번 평가의 평가위원, 점수 등은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평가위원을 공개할 경우 개인정보 유출과 악의적 비난으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며, 점수가 공개되면 학교 간 위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도교육청별 기준 점수 달라 ‘형평성 문제’ 불거져
재지정 취소 학교들 “평가를 받아들일 수 없다” 반발

서울시교육청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최근 논란이 된 ‘상산고 0.39점 논란’과 같은 상황을 방지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

앞서 6월 20일 전북도교육청은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를 결정했다. 전북교육청은 상산고의 평가 기준 점수(80점)에서 0.39점 미달한 79.61점을 받아 지정 취소한다고 밝혔지만, 다른 시·도교육청의 기준 점수가 70점인데 반해 전북교육청만 80점으로 책정됐다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가 발생했다. 

논란에 대해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일반고도 70점 이상 받는다”며 “상산고는 다른 자사고와도 수준이 다르다고 자부하는 학교인데, 최소한 기준점이 80점은 돼야 한다”고 일축했지만, 상산고는 지난 2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 교육청의 자사고 평가가 편법으로 이뤄진 증거가 여러 개 발견됐다”며 “교육청은 자사고 지정 취소 결정을 취소하라”고 주장했다.

상산고에 따르면 도교육청이 통보한 ‘2019년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계획’에서 평가 기간은 2014년 3월 1일부터 2019년 2월 28일까지이며, 평가목적 및 주안점은 ‘최근 5년(2014∼2018학년도)간 학교 운영과 관련한 감사 등 부적정한 사례 검토'로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이번 평가에서 활용된 자료는 2013학년도 학과 일정에 해당하는 2014년 2월 25일부터 27일 실시한 학교운영 감사 결과일 뿐만 아니라 2012년과 2013년도에 이뤄졌던 행위에 대한 징계 등으로 이번 평가에는 적용할 수 없는 감사 자료였다고 상산고는 주장했다.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 평가와 관련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상산고는 도교육청이 지난 5년 동안 총 15회에 걸쳐 관련 업무에 ‘학교 자율로 정한 비율에 따라 선발’ 또는 ‘3% 이내 선발’이라고 공고 또는 통보해 왔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적법하게 사회통합전형 대상자를 선발했는데, 평가 직전에 갑자기 10% 선발을 마치 의무규정인양 기준점을 적용해 4점 만점의 평가에서 2.4점이 감점된 1.6점을 부여했다며 “도 교육청의 자사고 평가는 결과를 정해놓고 짜 맞추기식으로 한 것이다. 교육부가 자사고 지정 취소에 대해 동의하면 법적 대응을 강구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상산고 이외에도 최근 자사고 지정 취소가 된 학교는 경기 안산동산고, 부산 해운대고 등이 있다. 두 학교 역시 “평가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삼옥 전주 상산고등학교 교장이 2일 오전 전북도의회에서 자사고 지정취소에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자료)
박삼옥 전주 상산고등학교 교장이 2일 오전 전북도의회에서 자사고 지정취소에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자료)

자사고 존폐 여부 ‘찬성 vs 반대’ 대립 팽팽
최근 자사고 재지정 취소로 해당 내용이 이슈가 됐지만, 자사고 존폐에 대한 논쟁은 지난 수년간 끊임없이 지속돼 왔다. 자사고가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 입시 명문고가 돼 버렸다며, 이들 학교를 일반고로 전환해 고교 서열화를 완전히 해소해야한다는 입장과 학교의 교육열이 높고 교육환경이 우수한 자사고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

자사고 폐지 찬성 측은 자사고가 중학교에서 우수 학생을 선점해 일반고가 황폐화되고, 당초 설립목적과는 달리 입시위주 교육에만 특화돼 교육본질의 훼손된다는 이유를 들어 자사고 지정 취소를 환영하고 있다. 자사고의 학비가 일반고에 비해 높아 소득격차가 교육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며 학생·학부모 수요에 비해 자사고 수와 학생 정원이 많다는 점, 특정지역 편중 현상, 우수한 학생을 우선적으로 선발할 수 있는 특혜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자사고가 교육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설문을 토대로 자사고 폐지 쪽에 힘을 싣고 있다. 전교조 서울지부가 6월 30일 서울지역 고교 교사 1418명을 대상으로 자사고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자사고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71.8%(1018명)가 ‘부정적’라고 응답했다. 이들 중 563명(39.7%)는 ‘매우 부정적’, 455명은 ‘부정적(32.1%)’이라고 응답했다. ‘긍정적이다’라는 응답은 20.4%였다. 자사고 교사들의 경우 71명(44.3%)이 ‘긍정적’이라 응답한 반면 72명(45%)이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향후 고교체제의 개편 방향에 대해서도 ‘일반고 중심의 평준화 체제로 재편’해야 한다는 응답이 1035명(73%)으로 가장 많았다. 

이같은 결과에 전교조 서울지부는 “현장 교사들의 인식과 맥을 같이 해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시키고, 고교체제를 일반고 중심의 평준화 체제로 만들어 나가는데 앞장 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도 “오영훈 국회의원과 2012년 전국 17개 시·도 중3 학생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자사고 진학 희망 중3 학생들의 고액 사교육비가 일반고 진학 희망 중3 학생들보다 최대 4.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입경쟁을 크게 유발하지 않는다던 자사고의 주장과 달리 실제 중3 학생들은 고교서열화로 인해 자사고 등 진학을 위한 과도한 사교육을 하고 있었다. 희망 고교유형별 사교육비 격차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8일 사걱세와 전교조 등 32개 단체가 속한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8일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고 폐지를 촉구했다.

서울교육단체협의회가 8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자료)
서울교육단체협의회가 8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자료)

이와 반대로 자사고 폐지 반대 측은 자사고 존폐 여부를 미래 교육환경과 비전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국가 차원의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하며, 정책을 일방·일률적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 주장하고 있다. 

자사고학부모연합회(자학연)는 3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양성을 존중하는 자사고의 폐지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자기 스스로 자사고를 선택한 학생들의 교육열과 꿈을 꺾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 역시 서울·인천지역 자사고 재지정 평가가 있는 9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사고 존폐는 민주적 절차를 통한 학교구성원들의 합의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법령을 개정해 교육감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 및 결정 권한을 박탈하고, 교육당국은 자사고 운영에 관한 지도·감독만 할 수 있도록 그 권한을 제한해야 한다”며 “한 학교라도 재지정이 취소된다면 이는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학생과 학부모를 유린한 교육농단이다. 그 책임을 물어 조 교육감의 퇴진 촉구 및 고발 검토를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도 지정 취소 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유은혜 부총리는 기자간담회와 국회 답변에서 “정해진 절차와 법적 근거에 따라 합리적으로 (자사고 취소 결정 동의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교육청이 한) 운영성과 평가의 기준, 방식, 적법성 등을 면밀하게 살피고 법에 따라 장관의 권한을 최종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9일 서울·인천 지역 자사고 운영평가 결과가 나온 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교육청의 지정취소 결정에 ‘동의’하면 해당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이 확정된다. 결과 발표 이후 갈등과 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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