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종합감사 앞두고 긴장·불안·불만
대학들, 종합감사 앞두고 긴장·불안·불만
  • 백두산 기자
  • 승인 2019.06.29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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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연세대 등 16교 종합감사 예고…교육부 "사립대 책무성 강화할 것"
대학 입장에서 큰 부담, 행정마비 우려…전문성 보장 안된 시민감사관 투입도 부정적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진: 교육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진: 교육부)

[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사학비리 척결을 위한 교육부 종합감사가 7월부터 실시돼 대학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신뢰회복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반면, 행정마비를 우려하는 대학들도 적지 않다. 또한 감사에 투입될 시민감사관의 신뢰성과 전문성에 문제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 확고한 의지 속 고려대, 연세대 등 16개교 2021년까지 종합감사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1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개교 이후 종합감사를 받지 않은 재학생 수 6000명 이상의 대규모 사립대 16곳을 우선 종합감사 대상으로 선정해 올해 7월부터 2021년까지 차례로 검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이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회계‧채용‧입시 부정 등 비리가 발생한 대학의 집중관리와 대학 자체감사에 대한 교육부의 감독을 강화해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 지 나흘만에 이뤄진 조치다.

유 부총리는 “20일 대통령 주재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논의된 사학 혁신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라며 “사학혁신의 목표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국민세금이 투입되는 곳은 투명하게 관리하고, 교육기관으로서 사립학교의 책무성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종합감사 대상이 된 16개 대학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서강대, 연세대, 홍익대(이상 서울), 가톨릭대, 경동대, 대진대, 명지대 용인캠퍼스(이상 경기 강원), 건양대, 세명대, 중부대(이상 충청권), 동서대, 부산외국어대, 영산대(이상 영남권) 등이다.

그간 교육부 인력부족으로 사립대 40% 종합감사 경험 없어

교육부 종합감사는 회계감사나 특정감사와 달리 사립대학 법인, 인사, 회계, 시설, 학사, 입시 등 전 분야를 감사하는 것을 말한다. 교육부는 그동안 인력의 한계로 모든 사립대학의 감사를 할 수 없어 2004년부터 회계, 인사, 시설, 법인 등 중점분야 부분감사를 통해 종합감사를 대체해 왔다.

문제는 별다른 인력 보충이 없는 상황에서 대학 설립 이후 교육부 종합감사를 한 번도 안받은 대학이 약 40%에 달한다는 점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개교 이래 종합감사를 받지 않은 사립대는 111곳이다. 278개 사립대를 기준으로 했을 때 40%이며, 대학원대학과 사이버대학을 포함할 경우 수치는 더 증가한다.

교육부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사학감사인력 증원 등을 통해 연간 종합감사 대상 기관수를 점차 확대하겠다”며 “국민신고센터 및 사학비리‧부패신고센터 등 현장 모니터링을 통한 상시감사체계를 유지해 비리사학에 대해서는 특별감사로 선제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그동안 감사인력 부족으로 인해 매년 5개 정도의 대학에 대해 종합감사를 진행해왔다. 비리 제보가 많았던 대학 3, 4곳을 우선 감사 대상으로 하고 나머지 한, 두 곳은 종합감사를 받지 않았던 대학 가운데 ‘무작위’로 선정하다 보니 종합감사를 한 번도 받지 않은 대학이 많았다는게 교육부의 해명이다.

대학들 "종합감사 필요하지만 '행정마비' 배제할 수 없어"

현재 대학계에서는 이번 종합감사가 그간 비리의 온상으로 지적된 사학비리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의 C대학 관계자는 “감사 대상 대학이 되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나 한 번은 짚고 가야될 문제”라며 “이를 통해 보다 깨끗하고 신뢰받을 수 있는 학교가 된다면 굳이 감사를 거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규모 종합감사가 대학 입장에서 부담이 될 것으로 보는 대학도 적지 않다. 종합감사는 특정감사와 달리 법인, 인사, 회계, 시설, 학사, 입시 등 전 분야를 감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교 행정에 엄청난 부담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특히, 수시와 정시모집을 하는 시기에는 대부분의 부서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기 때문에 종합감사와 겹치는 것을 우려하는 의견이 많다.

서울의 A대학 관계자는 “감사가 시작되면 감사관들이 요구하는 각종 자료들을 거의 실시간으로 제공해야 한다”며 “어느 한 부서만이 아닌 회계, 입시, 학사 등 관련된 모든 부서원들이 긴장한 상태로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B대학 관계자는 “수시나 정시 등 입시 준비기간에 종합감사를 받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며 “만약 감사와 시기가 겹칠 경우 학교 행정은 ‘마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16개 대학 가운데 어딜 먼저 감사할 지는 학생 수, 적립금 등 여러 가지를 종합해 정할 것”이라며 “해당 대학에는 2주 전에 통보하겠다”고 24일 밝힌 바 있다.

또한 이러한 우려에 대해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매년 종합감사는 진행해 왔다”며 “대학들의 우려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방학이나 바쁘지 않은 시즌을 고려해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민감사관 투입에 대학들 "신뢰성, 전문성 문제 있어"

이번 종합감사가 과연 공정하게, 믿을 수 있게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교육부는 올해 5월 ‘시민감사관’ 제도를 통해 사학비리 감사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6월 초에는 사학비리부패신고센터를 개설하기도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시민감사관에 200여 명이 서류 지원을 했고 이 중 15명에 대한 인선은 끝난 상태다. 추후 5~10명 정도 추가될 예정이다. 

D대학 관계자는 “무엇보다 시민감사관의 전문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학 감사를 하기 위해선 고등교육에 대한 이해 뿐만 아니라 전문성이 요구되는 위치인데 과연 시민감사관이 어느 정도의 이해와 전문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치적 성향, 혹은 교육관에 따른 문제를 지적한 관계자도 있었다.

E대학 관계자는 “교육에 대한 관점은 생각보다 정치적 성향이나 교육관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인다”며 “데이터 상의 숫자 오류나 잘못된 부분에 대한 지적이 아닌 다른 부분들이 언급될 경우 대학들이 많이 곤혹스러울 것 같다”고 전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시민감사관을 뽑으면서 관련분야 전문성을 우선적인 기준으로 봤다”며 “감사는 기본적으로 데이터로 이뤄지기 때문에 정치적 성향이나 교육관이 개입할 여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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