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상이 석사학위와 동급? '스승상' 승진 특혜논란
언론사 상이 석사학위와 동급? '스승상' 승진 특혜논란
  • 임지연 기자
  • 승인 2019.06.03 1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육부-조선일보 공동주최 '올해의 스승상', 교사 승진에 활용돼 논란
교육부, 승진가산점 폐지 결정…교사들 "근본적 문제 해결 안돼, 상 자체를 폐지해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2월 7일 조선일보사(사장 방상훈)와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2018년 올해의 스승상 시상식을 개최. 축사를 통해 “교육 현장에서 학생 지도에 헌신의 노력을 다하시는 선생님 한 분 한 분이 모두 최고의 스승“ 이라고 하면서 “수상자들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해 행복한 교육을 만들어 가는 데 앞장서 주시길 바란다”라며 축하와 격려를 전했다. (2018. 12. 7. 한국프레스센터)<br>
2018년 '올해의 스승상'에 참석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출처: 교육부)

[대학저널 임지연 기자] 교육부가 최근 논란이 된 '올해의 스승상' 시상과 관련, 교사 승진 가산점을 18년 만에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교사들은 공적 기능을 수행해야 할 교육부가 민간 언론사와 결탁해 스승상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며, 공동 시상제도 자체의 폐지와 교사 승진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교육부는 3일 조선일보와 공동주최해 온 '올해의 스승상' 수상자에 대한 연구실적평정점을 올해부터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올해의 스승상은 교육에 헌신하는 참스승을 발굴해 격려한다는 취지로 교육부가 2001년 제정, 운영하고 있다. 제정 당시 상의 영예를 제고하기 위해 연구실적평정점을 부여하고, 2002년부터 조선일보·방일영문화재단과 공동주최하면서 수상자에게 상금 1000만 원을 수여해왔다.

하지만 최근 올해의 스승상을 공동 주최해온 교육부와 조선일보, 방일영문화재단이 예비 수상자들에게 연구보고서를 받아놓고 법규로 규정된 공개 절차를 밟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특히 수상자에게는 상금과 함께 교원 승진점수를 1.5점씩 부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논란이 거세졌다. 교사들은 "스승상 취지에 부합하지 않고, 타 포상과 비교해 과도한 혜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부장관상이나 대통령상을 받은 교원도 승진점수를 받지 못하는데, 언론사가 주는 스승상 수상자에게 연구(승진) 점수를 준다는 게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교육부 '연구대회 관리에 관한 훈령' 별표1에 따르면, 전국규모연구대회 20개 가운데 17번째로 '올해의 스승 교육발전연구실천대회'가 포함돼 있다. 예비 수상자들에게 보고서를 쓰게 하는 방식으로 전국 단위 1등급을 줘 승진점수 1.5점을 받는 형태다. 이 점수는 전국단위 1등급을 받거나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을 때 얻을 수 있는 매우 높은 점수다. 

5월 25일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성명서를 통해 “일개 신문사가 교원의 승진에 이토록 깊은 영향력을 행사해도 되는 것인지 교육부는 입장을 모든 국민과 교사 앞에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교육부가 ‘올해의 스승상’ 공동 주최자 명단에서 빠질 것 ▲법적 근거가 없는 연구점수 부여를 당장 중단할 것 ▲조선일보는 시상을 명분으로 교원, 군인, 경찰 등의 승진 인사에 개입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할 것 ▲교사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승진제도를 개선할 것 ▲교육부는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적극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광주시교육청도 5월 29일 공식보도를 통해 “최근 과도한 승진점수 부여로 논란이 되고 있는 '올해의 스승상' 폐지를 교육부에 공식 건의한다”며 “앞으로 '올해의 스승상'이 계속 수여될 경우 광주시교육청은 어떤 협조도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또한 5월 30일 성명을 통해 “훈령에 '올해의 스승 교육발전연구실천대회'라는 것을 만들어 특혜 승진 점수를 부여하는 편법을 동원한 것은 교육부가 해마다 비교육적 행위를 앞장서 실천해 왔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일개 언론사가 교원 승진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정부가 조력해 왔다는 사실을 개탄한다”고 지적했다.

전교조 정현진 대변인은 <대학저널>과의 통화에서 “논란의 핵심인 연구실적평정점이 폐지된 건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교사들의 주된 요구는 스승상의 승진가산점 유무가 아닌, 공적인 교육을 담당해야 할 교육부가 특정 언론사와 함께 이런 상을 공동주최를 하는 것이 맞는가라는 점”이라며 “그 부분은 계속 유지하겠다는게 교육부의 입장이기 때문에, 스승상 폐지를 놓고 다시 문제제기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대변인은 “무엇보다 이번 사태는 교원 승진 자체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돼 왔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교원 승진제도 자체에 대한 근본적 대책과 개정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